안녕하세요.

개인적으로 웹툰을 즐겨 보는데요. 재능 있는 분들이 적지 않게 모여서 그런지 상당한 작품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 중에 어떤 작품은 영화화 되기도 했지요. 영화화 되어 흥행에 성공했다 ! 라고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요......

근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어쨌든 웹툰은 만화고 만화를 영화화 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작업이며, 또 흥행도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화는 만화고 영화는 영화거든요. 무슨 이야기냐면 비슷해 보여도 쟝르가 다르면 어울리는 내용도 다르고, 따라서 각 쟝르에 맞게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영화로, 혹은 게임을 애니로 바꾸었을 때 늘 나오는 '원작이 더 재미있다' 는 것도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고요. 소재 자체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이 처음 만들어진 쟝르에 적합한 경우가 많거든요.

그나마, 비슷한 점이 많아 비교적 쉽게 쟝르 전환을 할 수 있는 것이 만화를 애니로 바꾸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장면은 미리 나와 있으니 콘티 짜는데 비교적 쉬운 편이고, 감성도 비슷하니까요. 또 만화에서 요구되는 개연성이 애니에서 요구되는 개연성과 비슷한 정도이기도 하고.(만화나 웹툰을 영화화 했을 때 가장 어려운 점 중에 하나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이 움직이는 경우와 실사가 움직이는 경우에 요구하는 개연성이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마법소녀가 마법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고 했을 때 애니의 경우는 그리 위화감이 없는데, 실사라면 '저게 뭐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요. 또, 스토리상의 개연성도 영화에 비해 애니메이션에 좀 더 관대한 편이구요.)

뭐, 사설이 길었네요. 아직 우리나라에선 시도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앞으로도 시도될 지 어떨지 모르지만, 웹툰 중에 애니화 되었으면 하는 작품들이 있으신가요?

저는 다음의 작품들이 애니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네이버 웹툰을 보니 거기 연재되고 있거나 연재되었던 작품입니다.


1.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 좀 특이한 좀비물입니다. 좀비와 인간의 싸움,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그리는 영화나 애니, 게임들은 많지만, 이렇게 치료제가 개발된 후의 상황과 그로 인한 갈등을 묘사한 작품은 없었던 것 같거든요. 일단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스토리 전개도 깊이가 있고 좋습니다. 한마디로 무척 재미있습니다.
- 그림체는 동글동글 귀엽고 저런 소재랑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실제로 보면 위화감 아주 잘 어울리는 것이 작가분의 연출력이 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림체는 귀여운데, 내용은 정반대인 것은...... 흠, 게임 '쓰르라미 울적에' 를 연상시키는 군요.
- 다만 애니화된다면 그림체는 조금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이 어떨까 하구요, 애니화 되었으면 하는 기대작 1순위 입니다.

2. 쿠베라

- 환타지물. 스토리도 좋은 편이고, 그림도 예쁩니다. 원래 소설로 만들 예정이었던 작품이라고 하네요.
- 장면장면 구성도 좋고, 애니화 하기에 가장 무난한 것 같네요.

3. 제페토

- 내용 참신. 스토리 좋음. 그림 좋음. 적당한 액션.
- 그냥 무난하게 애니화 할 수 있을 듯. 반전도 좀 있고요.

4. 개판

- 스토리 좋고, 그림도 좋습니다. 그림에서 힘이 느껴지는......
- "나는 간다, 너도 가봐." ....... 안 보신 분은 '이게 뭐야?' 하시겠지만, 보신 분에겐 토드를 가장 멋진 캐릭 중 하나로 기억되게 만드는 대사일 겁니다. 단순한 한 마디지만, 분위기가 맞물려 최고의 느낌을 줍니다.
- 주요 인물들 외에 조연들도 다 개성이 살아있고 멋지지요. 고양이과 동물들이 멋있게 나온 장면이 많아 한 때 "범판" 으로 불리기도 했다는......

5. 죽음에 관하여

- 이건 장편 보다는 몇몇 이야기를 추려서 옴니버스로 만들면 괜찮을 듯. 나름 감동적인 장면들도 많고요.

6. 웨스트우드 비브라토

- 악기 수리공의 이야기.
- 소재도 괜찮고, 감동적인 장면도 있고요. 악기 수리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배경음악으로 잘 활용하면 괜찮을 듯.

7. 세 개의 시간

- 인물들의 특징이 잘 살아 있는 편이고, 그림체도 예쁨
- 어찌보면 평범한 작품이지만, 연출하고 만들기에 따라선 '토라도라' 같은 입덕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8. 3단 합체 김창남

- 소재도 좋고 내용 전개도 나쁘지 않고요.
-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시보레가 활짝 웃는 장면은 정말 마음이 아프더군요. 연출하기에 따라 최고의 장면이 될 수 있을 듯......


대충 이정도입니다. 뭐, 결국은 제가 좋아하는 웹툰들인 건 맞지만, 그 중에서도 무난히 애니화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애니화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것들을 추린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웹툰이 애니화 되었으면 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