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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2/23 09:46:43
Name 戰國時代
Subject [일반] [부자들의 정치]의 문제점
이명박 내각의 평균재산이 수십억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 오히려 부자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부자는 장관도 못하나? 부자가 죄냐?

일리 있는 얘깁니다. 부자라는 자체가 무슨 죄도 아니고 부자라고 장관이 못될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부(!) 언론과 대다수 국민들은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 것일까요?

옛 속담에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가재는 게편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

[동병상련]

결국 사람은 남의 처지보다 자기 처지를 먼저 생각하고, 자기와 관계없는 사람보다 자기와 가까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는 얘기입니다.

굳이 마르크스의 얘기를 꺼내지 않아도 자본주의 사회란 결국 자본가와 비자본가(노동자, 서민)의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양자의 이익을 절충하는 방안보다는 한쪽의 이익을 대변하는 법안이나 방안을 꺼내 들어야 할 순간이 많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정책을 쓰면 집값이 오르는데, B라는 정책을 쓰면 집값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에서는 A정책은 경기부양책이고, B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죽이는 자살카드라고 떠들어 대겠죠)

이럴때, 부동산 알부자들로 이루어진 내각은 심정적으로 어느쪽 정책을 선택할까요?

그들이 특별히 욕심이 많아서나 서민들을 생각할 줄 모르는 나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생활환경과 주변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보고 듣는 주위 의견들 자체가 그들에게 A라는 정책이 절대로 좋은 정책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들은 [이성적으로] A가 압도적으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해 버리게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이론은 재벌개혁이니, 노사문제니, 정규직/비정규직 문제 등등 경제 전반에 걸쳐서 유효합니다.

어떤 대립적인 정책이 발생해도 그들은 반드시 [가진자][힘있는자]를 위한 정책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걸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이 [나쁜 사람]이나 [부도덕하게 부를 축적한 자]라서가 아닙니다. 인간이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미약한 존재에 불과하고 그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부자들, 가진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구 선진국에서 비례대표의원이나 내각을 구성할 때, 사회계층과 직업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다 이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100% 부동산 부자들 만으로 이루어진 이명박 내각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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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탐구자
08/02/23 10:10
수정 아이콘
결론 부분인 "다시 말하지만 그들이 [나쁜 사람]이나 [부도덕하게 부를 축적한 자]라서가 아닙니다. 인간이란 환경의 지배를 받는 미약한 존재에 불과하고 그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부자들, 가진자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구 선진국에서 비례대표의원이나 내각을 구성할 때, 사회계층과 직업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다 이런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또한 100% 부동산 부자들 만으로 이루어진 이명박 내각에 대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라는 부분이 감정적이지 않고 깔끔해서 좋군요.

저 역시 동감합니다. 세상에는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습니다. 다만 조건에 맞춰 이익을으로 추구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새 정부 내각의 구성원들이 처해있는 '조건'은 새 내각이 사회 공익을 대변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도록 할 수 있습니다.
명왕성
08/02/23 10:1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새로 임명된 분들이 모두 정당한 부자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서민 경제를 살리는 실용정부를 만들겠다면서 장관은 전부 부자로 인선한다는건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면서 장관을 전부 한쪽 지역 출신으로만 뽑는다거나
양성평등을 이루겠다면서 장관을 남성 혹은 여성으로만 채우는거랑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오소리감투
08/02/23 10:26
수정 아이콘
깔끔한 글입니다..
종부세 폭탄이라고 떠들던 족벌언론들이 잠잠한 걸 보니 가재는 게편 맞네요..
현재 이름 올린 장관 내정자들이 그대로 인준된다면 차기정부는 땅투기 정부, 부동산축재 정부 이렇게 불려야 될 것 같습니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요새 참 잘 와닿네요..
08/02/23 12:16
수정 아이콘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토스희망봉사
08/02/23 14:22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동감 합니다 부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고 하는 소리는 정치인들에 대한 정확한 검증을 해야할 본질을 흐리게 만들려는 말장난일 뿐입니다.
환타스틱
08/02/23 14:30
수정 아이콘
대표관료제를 하는 이유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서죠.
현 조각인준을 보면 이런 가치를 무시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08/02/23 14:57
수정 아이콘
핵심을 잘 짚어 주셨네요...
돈 많은 것 자체로 뭐라 하는 게 아니니까요...
08/02/24 03:46
수정 아이콘
두 가지 말만 인용하면
율리우스 카이사르 "남의 위에 서는 자는 그만큼 자유가 제한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내가 쌀밥을 먹으면서 백성들에게 보리밥 먹으라고 할 수 없고 내가 다도를 즐기면서 백성들에게 누룽지로 대신하라 할 수 없다. 사치하는 헤이께는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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