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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2 17:27:28
Name 쌈등마잉
Subject [일반] [신앙] 루카치의 꿈과 나의 꿈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한 기독교인)
[신앙] 루카치의 꿈과 나의 꿈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한 기독교인)


이 글은 사실 <잡글웹진>에 연재하는 두괴즐의 잡글입니다.
오프모임은 그럭저럭 잘 돌아가는데 웹진은 망해서, 사실 글을 써도 독자가 없습니다 ㅠ.ㅠ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다원적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전체주의자로서의 기독교인이죠.

분명 pgr21에도 기독교인들이 있을텐데, 자신의 신앙을 어떻게 지켜가고 또 의미화시키시는지도 궁금하고 해서 이렇게 남겨봅니다.

* 출처: http://cafe.daum.net/essaywebzine/8ARU/20

======================================

제 18화: [신앙] 루카치의 꿈과 나의 꿈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환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게오로크 루카치, <소설의 이론>


다음(Daum)에서 웹툰 <에이스하이>를 보는데 위의 문장이 인용되어 있었다. 사실 <소설의 이론>은 예전에 문예비평 공부를 하면서 읽었던 책인데 별로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다. 도통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남은 기억이 있다면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이 아닌 그 '해설'정도.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 특히 그 누군가가 대(大)학자라면 더욱 대략난감이다. 어쨌거나

루카치는 뭔가, 당시의 사회적 상황을 길 잃은 시대로 본 것 같다. 그리고 별빛이 선명히 밝혀주던 길의 시대를 그리워하는 듯 보인다. 그 별이 이상적 사회주의를 뜻하는 것이라면 위의 문장은 진담이 될 것이고, 만약 그 별이 중세적 가치관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농담이 되지 않을까. 앞서 말했듯 위의 텍스트를 읽다 소화불량이 된 나로서는 진실을 알 수 없다. 그래도 상관없다. 이 글은 루카치에 대한 글이 아니라, 나의 잡글이기 때문이다.

포스트 모던이 어쩌구, 다원적 적대가 어쩌구, 보편적 폭력이 어쩌구, 상대적 다원주의가 어쩌구- 막 이런다. 막 이러는 이유는 보편적 윤리랄까, 가치랄까 그런게 뭐 있냐 라는 회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믿었던 이성이, 과학이, 윤리가 흔들리는 이 때 우리는 너무 많은 별들이 떠 있는 창공을 볼 수 있다. 네온사인인지, 인공위성인지, 진짜 별인지 잘 가늠이 안 간다. 루카치의 그리움이 우리의 안녕과 무관할까?




"너는 다 좋은데 교회다니는 것이 흠이다."

가끔 듣는 소리이다. 물론 '다 좋을'리가 없겠지만, 그렇게 말을 한다. 당연히 방점은 뒤에 있는 것일게다. 얼마 전 교회 수련회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인터넷에서 기독교를 모독하는 세력에 대항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전사로 추대한 사람이 바로 '나'다. 적합성의 기준은 전공이고 내가 학부 때 문학을 했기 때문이다. 어른의 방식은 대게 이런 식이고 목사님도 어른이니까. 아, 물론 나도 어른이다.

내 생각은 그렇다. 솔직히 너무한다. 기사화 되는 교회와 목사님도 너무하고, 댓글들도 너무한다. 건축에 금 칠하는 교회도 너무하고, 딸 같은 성도를 건드리는 목사도 너무한다. 그리고 그것을 기독교 전반에 일반화하는 댓글들도 너무한다.

믿기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체주의자다. 다워적 가치를 존중하고 그 차이의 겹침(공공선)을 고민하는 21세기에 나는 아직도 2000년 전의 믿음에 빠져있다. 루카치가 그리워하는 혹은 조롱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그 맹목의 인간이 바로 나다. 나로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개독의 가치이지, 기독교의 가치가 아니다.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원수를 갚지 말고 그를 위해 기도하라"
"가장 약한 자에게 행하는 것이 곧 나(신)에게 행하는 것이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강도가 들어 너의 속 옷을 뺏았거든, 겉 옷도 내어줘라"

예수님의 가르침은 가히 신적이다. 사실 그래서 문제다. 이건 뭐 신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으면 도무지 할 수가 없는 일들이다. 그래서 대중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점 점 세속화되고 예수의 선명한 명령보다는 '내 사람을 잘 챙겼던' 유대인의 야훼를 선호하게 된다. 율법은 새언약을 채택하면서 복은 구약에서 찾는다.




내가 생각하는 천국은 그런 곳이다. 서로가 서로를 자신의 가장 소중한 가족처럼 여기고 사랑하는 곳. 그래서 자신의 소유물들이 그 사람을 위해 존재하게 되고 공유의 정신이 자연화 되는 곳. 사랑하면 내꺼 니꺼 따지지 않게 되지 않던가. 그런 곳이라면 당연히 폭력도 없을 것이고, 위 아래도 없는 수평적 공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런 곳이 끔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재미없다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천국은 결코 도래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결국 개인적이고 세속적인 욕망과 싸우는 재밌고 난해한 사연들 속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국은 '잠정적' 유토피아일 뿐 우리의 현실 세계에서 가능하진 않다. 선악과를 따먹은 선조 탓을 하든, 그들을 꼬신 뱀 탓을 하든, 아니면 그 모든 것을 창조한 신 탓을 하든 별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존재니깐.

나의 소망은 기독교인들이 불가능을 쫓는 낭만을 가졌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자신이 신(혹은 아들)이면서도 간절히 기도했다. 왜냐하면 행하지 않는 진리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진리를 몰라서 기도한 것이 아니다. 진리를 행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기 위해 한 것이었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은가. 예수는 자신을 고문하고 못박아 죽이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삶에 피날레를 날렸다. 하지만 그 예수를 자신의 메시아로 믿는다는 우리네 교회의 역사는 대개 그 반대의 삶을 살았다.

우리는 그렇고 그런 존재고, 그래서 당연히 예수님의 가르침 앞에 대략 난감이다. 그래도 애써 부인하거나 엉뚱한 방식으로 합리화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 비겁한 합리화의 역사가 '사랑'의 상징을 '개'로 만든 것이니깐. 실패할 수 밖에 없고 결코 도달할 수도 없겠지만, 지속적으로 실패하고 그래서 더욱 성실히 실패하는 길을 향해 가는 것. 그런 낭만이 있었으면 좋겠다. 인류를 감동시킨 예수의 사랑을 조금은 본 받을 수 있게끔.

루카치가 꿈꿨던 세상, 그리고 많은 혁명가들이 꿈꿨던 세상.
그들의 꿈과 나의 꿈이 그렇게나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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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등마잉
13/03/22 17:28
수정 아이콘
지나치게 종교적인 글이어서 올리기 망설였는데, 문제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
레지엔
13/03/22 17:48
수정 아이콘
비기독교랄까, 반기독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기독교의 교리는 너무나 이상적인데 기독교인이 이에 못따라가서 문제다'의 뉘앙스, 그리고 특정 부분을 발췌해서 현대적 미덕에 부합시킨 후 '기독교의 교리는 영원불멸한 진리의 속성을 가진다'는 주장에 모두 동의하지 못하는지라... 그리고 쌈등마잉님이 생각하시는 천국이 과연 기독교 교리에 부합한 천국인지도 의문이 들고, 오히려 본인의 이상을 기독교에 전적으로 투영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다소 무엄한 반론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는 기독교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쌈등마잉
13/03/23 10:39
수정 아이콘
저는 기독교 집안 4대째로 우리나라에 기독교라는 것이 들어온 이래로 집안이 쭈욱 믿어왔다고 볼 수 있죠. 그 만큼 기독교 문화와 가치가 자연스럽게 교육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읽는 성경과 목사님들의 설교에 점점 간극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역사적 맥락에 대해 읽기 시작했죠. 위의 견해정도는 대부분의 기독교인이라면 공감할 것입니다. 사실 상 4복음서의 카피이기 때문이죠. 교회 생활을 하다 보면 그 공동체가 성경적 가치에 공감해서 모였다기 보다는 자신의 누추한-외롭고 고단한 삶의 초월적 의지를 투영하기 위해 모인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성경의 혁명적 메시지보다는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게 되고, 그 위로와 힘은 신앙적 성공이 아닌 세속적/물질적 성공을 지향하게 됩니다. 성경의 핵심은 '무조건적 사랑'과 '영구적 평화'인데, 이상하게 '지금 내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나는 신을 믿으니 결국 다 잘 될거야'라는 현실긍정이 기독교 가치의 중심에 서게 되버렸죠. 저는 처세가 되어버린 기독교를 원래의 정신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레지엔
13/03/23 13:29
수정 아이콘
뭐 기독교 내부에서의 변화는 비기독교인인 제가 뭐라 평가할 부분은 아니고, 결국 같은 레퍼런스를 두고 취사선택의 싸움을 하는 것인데, 그 옳고 그름은 어느 레퍼런스에서 찾아야 하느냐라는 모순을 기독교 내부에서는 절대로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온전한 기독교' 혹은 '올바른 기독교'라는 표현이 어불성설이라고 봅니다. 성경에서는 폭력과 차별의 메시지도 얼마든지 읽어낼 수 있죠. 성경의 모든 구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가정한다면 말입니다. 성경의 모든 구절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면, 성경이 중요한게 아니라 취사선택이 중요한 것이고, 이미 기독교는 '신의 가르침'의 지위를 상실하는 셈이니 그 정체성에는 크나큰 장해가 되겠죠. 그래서 기독교가 원래의 정신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사회에, 혹은 인류에 별로 도움이 못될거라고 보는 쪽입니다.
hwanta01
13/03/22 17:53
수정 아이콘
"율법은 새언약을 채택하면서 복은 구약에서 찾는다." 마음에 와닫는군요.
조금더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지만 pgr에서는 아닌듯 하네요.^^
쌈등마잉
13/03/23 10:43
수정 아이콘
목사님들에 의해 가공된 설교가 아닌 성경을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느낀 가장 큰 의문이었어요. 그래서 신학을 전공한 선배들에게 묻기도 하고 집안 어르신들에게 묻기도 했죠. 신약의 복이란 사랑을 향한 희생과 끊임없는 나눔과 섬김이니까요. 한 전도사님이 그러더군요. 교회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있다고. 기독교의 가치를 그대로 전한다면 대부분의 성도들이 나갈 거라는 것이지요. 당시 저는 심한 배신감을 느꼈는데, 나이를 먹으니 이해가 되기도 하더군요.
13/03/22 17:59
수정 아이콘
PGR이 기독 사이트라 생각하신다면 이 글을 그대로 두셔도 좋습니다.
제 생각에 PGR이 기독 사이트는 아닌 것 같습니다.
쌈등마잉
13/03/23 10:44
수정 아이콘
음,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불편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하후돈
13/03/23 15:47
수정 아이콘
아니 꼭 기독사이트에만 기독교 글을 올려야 되나요? 뭔가 이상한 논리의 잣대를 들이대시네요..
자유게시판은 말그대로 모든 주제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공간입니다. 물론 종교 자체가 민감한 주제이긴 하지만 이 글이 무신론자를 비판하는 내용도 아니고 쌈등마잉님 본인의 신앙과 기독교에 관해 담담히 풀어놓는 글이기에 크게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13/03/22 18:15
수정 아이콘
자유게시판이고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역사에 관한 많은 글이 올라오는데 왜 종교글은 되지 않을까요? 당연히 자삭할 필요는 없을 거 같구요.
다만, 내용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는 힘들 것 같네요. 여튼 글은 잘 봤습니다.
쌈등마잉
13/03/23 10:44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저글링아빠
13/03/22 18:25
수정 아이콘
분위기가 필요 이상으로 까칠하네요.
적어도 기독교 관련 글이라고 올라오지 말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고, 글의 논지나 수위 역시 제가 보기엔 자유게시판에 올라오기에 아무 문제 없어 보입니다. 기독교 사이트여야 올라올 수 있는 글은 아니어보이네요.

관심 가지고 계신 분들끼리 대화하시면 되죠. 다른 분들이 글을 내려라 마라 논의를 할 수 있겠다 못하겠다고 할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사티레브
13/03/22 18:34
수정 아이콘
"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원수를 갚지 말고 그를 위해 기도하라"
"가장 약한 자에게 행하는 것이 곧 나(신)에게 행하는 것이다"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
"강도가 들어 너의 속 옷을 뺏았거든, 겉 옷도 내어줘라"

예수님의 가르침은 가히 신적이다. 사실 그래서 문제다. 이건 뭐 신의 경지에 도달하지 않으면 도무지 할 수가 없는 일들이다. 그래서 대중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점 점 세속화되고 예수의 선명한 명령보다는 '내 사람을 잘 챙겼던' 유대인의 야훼를 선호하게 된다. 율법은 새언약을 채택하면서 복은 구약에서 찾는다.

---

좋네요 흐흐 *.*
아주 짧게 현재의 기독교와 사회를 다 보여주는 듯 하기도 하구요 비난은 없으면서도

종교글을 지양하는 의미는 종교를 디스, 안티, 저격하는 글의 의미겠지요 라고 생각합니다 흐흐흐
13/03/22 18:49
수정 아이콘
뭐... 자기성찰 내지는 자기반성에 가까운 글인데, 별 문제가 될까요...;;
제발 파이어가 되지 않기를 바래 봅니다...
13/03/22 19:11
수정 아이콘
저는 신본주의 가르침을 믿지 않습니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내용은 잘 모르지만 피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예수님도 인간으로 살다 돌아가셨는데 어찌 사람이 그 가르침을 따라가고 전파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신의 가르침이 아니라면, 그 대상은 굳이 기독교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길도 많으니까요. 물론 진실로 그 길을 걸어가시는 분들은 존경합니다.

아, 그리고 중간에 다워적 가치를 디워적 가치로 보고, 글쓴분께서 생각하는 꿈과 심형래가 꿈꾸는 가치랑 뭔 연관이 있는가 순간 고민했습니다. (...)
2막2장
13/03/22 21:07
수정 아이콘
기독교의 교리상 예수님은 100%인간이자 100%신이다라고 합니다.
사실은 교회 오래 다니고 배울만큼 배운 저도 이해가 잘 안되는 개념입니다만, 아무튼 그렇긴 합니다.
그러므로 신과 인간 둘 다를 잘 알고 이해한다고 가르치죠.
아잘남
13/03/22 19:3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실 복음서를 읽다보면 멘붕이 올때가 한두번이 아니죠.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걸 하나씩 되새겨보면서

내가 이렇게 살고있나? 라고 질문을 해보면 전혀 아니올시다... 가 나오니깐요...

많은 분들도 말씀해 주셨지만 "율법은 새언약을 채택하면서 복은 구약에서 찾는다."

이 부분은 참 와닿네요.
나사못
13/03/22 20:57
수정 아이콘
저는 무신론자이지만, 이런 글은 좋은데요...

신약에 나온 예수님의 행적을 생각해보면,
그 꿈을 따르는 사람의 이상과 루카치나 혁명가들이 꿈꿨던 이상이 그리 다르지 않을겁니다.
2막2장
13/03/22 21:04
수정 아이콘
당시 주류였던 유대교 지도자들에겐 충분히 급진적(radical)으로 보였을 겁니다.
반동분자죠 흐흐
아잘남
13/03/22 21:19
수정 아이콘
크크 반동분자로도 모잘라지 않았을까 싶어요 수십수백명이 죽이려고 달려들었으니;;
사티레브
13/03/22 21:17
수정 아이콘
젤럿들의 지도자 정도로 보였겠지요
쌈등마잉
13/03/23 10:53
수정 아이콘
기독교의 역사를 보면, 기독교가 탄압을 받다가 결국 주류 종교로 득세하기 시작(로마)한 이후 가장 먼저 청산 대상이 된 세력이 주류되기를 거부한 기독교 세력이었지요. 유대시대 당시 예수의 가르침은 가히 혁명적이었고, 그건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초대교회는 공산주의였고 사도만이 있는 평신도 공동체였죠. 이후 교회가 로마 정식 종교로 채택되었고 이를 거부한 세력은 학살을 당합니다. 기독교 가치와 세속적 권력은 이질적이라고 보고 낮은 공동체를 지향했던 집단은 공인된 이단 딱지의 희생물이 됩니다.
13/03/22 21:20
수정 아이콘
신앙에 관한 글 읽는 것 좋아하기에 이 글도 좋습니다. 다만 레지엔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기독교가 정말로 이상적인 종교인 것이 아니라 현대 인본주의와 타협한 기독교 중에서도 다시 극히 (내가 추구하는 호구들의 천국이라는 개념과 잘 들어맞는) 일부만을 뽑아서 나만의 기독교를 만들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쌈등마잉
13/03/23 10:57
수정 아이콘
그렇게 이해하실 수도 있고, 그런 면이 분명 있을거예요. 제가 인문/사회학을 공부하는 학생이기도 하고요. 다만 제가 놀라는 건 (저의 기준으로)이미 2000년 전에 가장 이상적인 공동체 상이 선언되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급진성은 권력과 끊임없이 부딪힐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기독교의 역사 자체가 타협과 배제의 길을 걸었습니다. 저는 올드한 사람입니다. 기독교의 갱신이 아닌 복원을 꿈꾸니까요.
13/03/23 11:16
수정 아이콘
위 댓글들을 주욱 보니까 '기독교' 라고 뭉뚱그려서 말씀을 하셨지만, 실제로 지칭하신 것은 2천년 전의 예수 운동 당사자들이 꿈꿨던 세상이었군요. 그렇다면 말씀하신 것들에 대해서 좀 다르게 받아들이게 되네요. 성경의 핵심이 무조건 적인 사랑과 영구적인 평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구약이야 뭐 당연히 아니고, 신약도 예수님 말씀만 놓고 봐도 워낙에 상호 모순적인 말씀을 많이 하신 양반이다보니...), 적어도 제도권 기독교에 비할 수야 없겠지요.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세상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런 심정을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Xenospirit
13/03/22 22:47
수정 아이콘
예수의 요구는 "Be realistic, demand the impossible"인거죠. 뭐 이 말을 하신분과는 반대의 길을 걸어가셨지만..
Legend0fProToss
13/03/23 00:43
수정 아이콘
전체주의라는 단어를 그런뜻으로 쓰신건 아니겠지만
전체주의하면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떠오르시는분 많으실텐데...
파시즘이랑 구분하시려면 다른 단어를 쓰심이 좋아보입니다
쌈등마잉
13/03/23 11:17
수정 아이콘
네. 그렇긴 하죠. 지적 감사합니다. 다만 저는 인격적 신의 대상물(하나님)을 믿든 그렇지 않든 상관없이 기독교의 핵심 가치인 수평적 인간과 절대적 평화 지향, 인류애적 사랑을 인류 보편 윤리로 삼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전제주의자이죠. 그런 맥락이고, 그런 의미에서 현대적 관점으로 본다면 필연적으로 폭력적 사고죠. 저는 그것을 인정합니다.
된장속강아지
13/03/23 16:51
수정 아이콘
이건 논외 에 해당되지만 성경을 성경으로 해석해보면 성경의 주제는 '재림' 입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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