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슬램덩크' 캐릭터를 통해 바라본 시사평론가들
대선 정국이니만큼 시사평론가들의 활동도 한층 활발해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각자 나름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시사평론가들을 만화
[슬램덩크]의 캐릭터에 빗대어 각각의 특성들을 짚어봤습니다. 진지하고 심각한 비교는 아니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1. 김어준 - 정대만 (불꽃남자)
흔히들 열정의 김어준, 냉정의 진중권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김어준의 강점이라면 사람의 마음을 꿰뚫고 뒤흔들 줄 아는 뜨거운 감성과 통찰력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김어준과 가장 유사한
[슬램덩크] 캐릭터를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불꽃남자' 정대만이 아닐까 싶네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유한 실력도 실력이지만 보는 이의 가슴을 뒤흔드는 열정적인 플레이, 이성보다는 감성을 건드리는 불꽃남자 캐릭터가 이 둘의 연결고리이죠. 더불어 가끔씩 삐끗하고 실수하며 찬사와 욕을 번갈아 먹는 김어준과 공백기로 인해 다소 기복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정대만. 결국 다른 캐릭터들을 압도하는 최고의 실력은 아닐지라도 남자들의 가슴을 뒤흔드는 그런 야성적이고 마초적인 매력을 김어준과 정대만은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부족한 체력과 다소 불량스런(?) 이미지도 닮았군요-_-

2. 진중권 - 서태웅 (차가운 카리스마의 츤데레)
김어준이 불꽃남자 정대만이라면 진중권은 차가운 카리스마를 지닌 서태웅에 비견될 수 있을듯합니다. 진중권과 서태웅의 공통점은 우선이라면 우선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재능과 실력,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자존심, 그리고 냉랭하고 차가운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츤데레(?)적인 귀여운 면모 등이 있겠습니다. 특히나 누군가 자신의 역린을 건드렸을 때, 부드럽게 대처하기보다는 욱하고 폭발하는 까칠한 캐릭터도 이 둘의 공통점이죠. 그리고 이러한 서태웅의 라이벌은 전혀 다른 포지션을 맡고 있는 정대만이 아닌 윤대협입니다. 마찬가지로 진중권과 김어준 또한 서로에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진중권의 영원한 라이벌이자 궁극적 상대는 유시민이죠.

3. 유시민 - 윤대협 (여유로운 재능의 소유자)
윤대협은 까칠하고 차가운 카리스마를 지닌 서태웅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여유있는 면모과 뛰어난 재능을 겸비한 엄친아 캐릭터죠. 이러한 측면에 뛰어난 지식과 날카로운 언변, 그리고 토론 상대를 제압하는 와중에도 은연중에 배려하는 부드러움까지 지닌 유시민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이와 더불어 특별한 야망이 없다는 점도 이 둘의 공통점이겠네요. 유시민은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정치적인 야망이 다소 부족한 편이고 윤대협 또한 팀의 전면에 나서 팀을 이끌고자하는 리더로서의 욕망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뒤에서 든든히 뒷받침하는 역할을 유시민과 윤대협, 둘다 선호하죠. 하지만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막상 전면에 나서게 되면 누구 못지않은 화려한 플레이로 전장을 누빈다는 것 또한 이 둘의 공통점입니다.

4. 고성국 - 신준섭 (통계와 경험으로 말한다)
고성국의 평론은 동물적인 직감이나 순간적인 통찰보다는 많은 경험과 통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오랜 세월 동안 정치판을 누비며 활동한 시사 평론을 통해 쌓아 온 스스로의 경험과 통계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죠. 그리고 4.11 총선에서 보여지듯 고성국만의 이러한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대체로 정확하게 맞아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가 예상치 못한 변수만 없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러한 점이
[슬램덩크]의 신준섭과 닮아 있습니다. 부족한 재능을 하루 500개의 슛 연습으로 보완한 연습벌레 신준섭은 스스로의 노력과 경험을 믿습니다. 즉, '지금 이 타이밍에, 이 위치에서, 이 자세로 슛을 날릴 경우 실패할 이유가 없다.' 라는 자신만의 시뮬레이션이 완성된 타입이죠. 하지만 이러한 신준섭에게도 약점은 존재합니다. 고성국의 시뮬레이션이 그렇듯, 신준섭도 예상치 못한 변수에 무너지는 타입입니다. 그리고
[슬램덩크]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피지컬을 지닌 강백호가 바로 이러한 변수이구요. 마찬가지로 고성국과 같이 보수적이고 변수를 싫어하는 정돈된 스타일의 평론가에게 쥐약은 전원책이나 정봉주처럼 무대포로 토론하는 스타일이죠.

5. 정봉주 - 강백호 (끊임없이 성장하는 유쾌한 풋내기)
시사평론가는 아니지만 꼽사리-_-로 넣어보자면 정봉주 전 의원은
[슬램덩크] 강백호와 닮아있습니다. 부족하고 허접한(?) 실력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재능, 그리고 날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실력, 유머러스함을 겸비한 유쾌함 그리고 강한 상대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는 특유의 당당한 깡다구까지. 이렇듯 강백호라는 미워할 수 없는 유쾌한 풋내기 캐릭터는 정봉주와 유사한 부분이 많죠. 이른바 강호 산왕과의 마지막 혈투에서 부상을 당하고 재활훈련에 몰두중인 강백호가 그 후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것처럼, MB와의 거침없는 BBK 승부에서 일격을 당하고 감옥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잠룡 정봉주가 출소 후 얼마나 더 큰 그릇의 정치인으로 성장하게 될지를 지켜보는 일도 자못 흥미로울 것입니다.
*기타*
전원책 변호사 - 전호장 (부족한 기본기와 혈기왕성한 전투력의 사나이)
이철희 소장 - 권준호 (훈훈한 매력의 귀요미 안경선배)
김민전 교수 - 김수겸 (미모의 숨은 실력자)
유창선 박사 - 안감독 (통통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