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던 소년이 있었다. 클래식 음악만을 생각하던 그 소년은 어느날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듣게 되고
보통의 락키드가 그렇듯 모든 것이 바뀌게 된다. 그 같은 음악을 만들어보리라 결심한 그 소년은 모든 출발이 그렇듯
무명시절을 거치게 된다.
그 무명시절 도중 그 소년은 자신의 애인을 잘 나가는 음악가에게 뺏기고 만다. 견디기 힘든 무명시절과 애인과의 결별.
그 한스러웠던 이별의 마음을 담아 노래 하나를 만든다.
아이러닉하게 그 노래가 엄청난 히트를 하고 그 소년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준다.
Valentine의 Over and over again
미성과 화려한 피아노연주실력. 퀸의 아류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와는 또다른 - 부드러움과 잔잔한 멜로디를 가진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것은 1993년 음악감상실에 매주 출근도장을 찍고 누구에게나 있던 10대시절. 학업과 진학 - 인생의 첫번째 작은 고개를
겪고 있는 내게 유일한 동반자가 음악이었던 그 시절.
이후 대학에 들어가고, 술에 술을 더 탄듯 대학 신입생 시절을 보내고, 대한민국에서 남자로 태어난 이유로 군대에 갔다오고,
복학을 하고, 졸업을 하고, 지금까지도 머리속에 그려져 있던 그당시 뮤비의 느낌은 10년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뮤비를 보다보면 그 당시 낡은 화면을 응시하며 흥얼거리던 내 10대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 당시 느꼈던 뭉클한 마음도 어렴풋 느껴진다.
아버지께 MP3P를 사드리고, 음악을 찾아 넣어드릴때 대부분 5~70년대 올드팝들이다. 나또한 그 올드팝을 들으며
흥얼거리기도 하나 아버지의 눈빛에 무엇이 녹아 있는지 잘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어.
더 나중에 또 10년, 20년이 지나 이 곡을 다시 만나면. 내 자식이 이 음악을 찾아 이후에 바뀌어 있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에
저장하고 보게 되는 날이 오면 내 자식들은 이 음악을 듣는 내 눈빛을 어찌 볼까.
현재 내게 음악은 어쩌면 또 다른 모습을 가진 추억의 오르골인가 보다.
내가 아버지의 모습이 되면 그땐 어떻게 변할지는 잘 모르겠다.
인생이란거. 어차피 알아가게 되는거고 다 알게되서 깨우치면. 그땐 이미 땅으로, 흙으로 가지 않던가.
아직은 젊은 나이 이기에 모르겠다.
...
Father : 아들아. 바쁘냐.
Son : 아뇨. 무슨 일이세요.
F : 노래하나 넣어다오.
S : 뭐 찾아 넣어드릴까요?
F : 원더걸스. 텔미.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모르겠다.
by Lunatic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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