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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20 22:58:51
Name 브릿덕후
Subject [일반]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첫 영상 및 차기작 소식









2013년 3월 1일 미국 개봉을 앞둔 <스토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니콜 키드먼, 미와 와시코브스카, 매튜 구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교외의 외딴 저택에 엄마와 아빠, 그리고 사춘기의 딸이 살고 있었는데 아빠가 교통사고로 죽고, 그 장례식날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엄마는 죽은 남편에게 동생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딸은 아예 그런 사람이 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장례식날 그 삼촌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펼쳐지는 모녀와의 삼각관계를 다룬 작품이라고 합니다.


아직 세세한 플롯은 나오지 않았는데, 유출된 시나리오에 따르면 매튜 굿이 연기하는 찰리라는 인물이 가까이 있는 사람의 기를 빨아먹는 정신적 영혼의 뱀파이어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히치콕 영화 <의혹의 그림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에서 엉클 찰리라는 이름을 그대로 썼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박찬욱 감독의 전작 <박쥐>와 매우 흡사해보이기도 하고, 뱀파이어 영화처럼 보이지만 각본을 쓴 석호필 (앤트워스 밀러)과 박찬욱 감독은 뱀파이어 얘기는 아니며, 초고를 쓴 웬트워스 밀러의 드라큘라 문학의 대가인 Bram Stoker (브람 스토커)에 대한 오마주에서 붙인 제목이라고 하는군요.


'석호필' 앤트워스 밀러가 쓴 <스토커>의 각본은 2010년 할리우드 '블랙리스트 (그해 영화화되지 않은 시나리오 중 최고로 꼽히는 각본을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선정한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한, 검증 받은 시나리오입니다. (일례로 실로 탁월한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인 아론 소킨의 <소셜 네트워크>의 시나리오 역시 이 블랙리스트에 있었죠). 석호필도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기를 바랐었고, 만족스러워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우들은 미아 바시코프스카 (발음도 어려운..)와 매튜 구드에 주목해볼만 할 듯 싶습니다. 미아는 작품 고르는 안목은 영 아닌 듯 싶지만 영화에서 보여주는 매력 (특히 눈빛)과 개성, 연기를 볼 때 잠재력이 상당한 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튜 구드는 <매치 포인트> <왓치맨> <프로포즈 데이> 등의 작품들에 꾸준히 출연해온 배우인데, 영화들에서의 느낌이 다 제각각이라 무척 흥미로운 측면이 있는 것 같네요. 실제로 현장에서 지켜본 박찬욱 감독이 제일 놀라운 발견이 될 것이다, 신사적이고 따뜻하고 유머러스한가 하면 병적이고 어둡다 라는 극찬을 해서 기대가 됩니다. 니콜 키드먼에 대해서는, 뭐 따로 언급이 필요 없겠지요. 이외 비중은 모르겠으나 재키 위버라는 뛰어난 중년 배우도 합세했습니다.


공개된 짧은 영상에 대해서 상념을 늘어놓자면, 놀랐던건 박찬욱 감독이 한국과 다른 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해서 약간 힘들어했음에도 자신만의 톤과 스타일을 거의 그대로 담아내려고 했다는 흔적이 보인다는겁니다. 파트너인 촬영 감독 정정훈씨가 이번에도 촬영을 맡았는데, 박찬욱 감독 영화 특유의 색감이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미아 바시코프스카가 총 쏘는 장면을 보니 <친절한 금자씨>가 떠오르는군요.


그리고 덧붙이자면, 박찬욱 감독 말로는 아마도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교차편집이 담긴 작품이 될 거라는 말도 했네요. 숏과 씬들의 장면 전환과 리듬이 굉장히 빠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토커> 이후에 박찬욱 감독은 아마도 가장 바쁜 (한국은 물론이고) 감독이 될 것 같습니다.


역시 2009년 블랙 리스트에 올라있는 작품인 범죄 드라마 <코르시카 72>의 감독으로 내정되었다고 버라이어티지에서 전했네요. <007 : 카지노 로얄>, 곧 개봉을 앞둔 <007 : 스카이폴>의 각본가 Neal Purvis와 Robert Wade가 집필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코르시카 72>는 코르시카 작은 섬에 살고 있는 두 친구가 한명은 범죄자로, 한명은 정직한 일꾼으로 서로 다른 길을 택하는데 한 여인을 두고 싸운다는 내용을 다룬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할리우드에서 계속 행보를 이어나갈 듯 싶군요. 원래 <코르시카 72> 이전에 연출을 맡기로 예정되어있던, 역시 2006년 블랙리스트 각본에 올라와 있던 S. Craig Zahler의 (래틀버지의 악당들) 라는 각본을 영화화하는데 감독으로 내정되었습니다. 심지어 이 작품은 2006년 최고의 블랙리스트 시나리오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뇌우가 덮친 틈을 타 혼란에 빠진 마을을 약탈하려는 강도단. 그리고 매우 폭력적인 성향의 보안관, 강도단에게 복수를 하려는 의사간의 이야기를 다룬 매우 간단한 스토리의 작품인데, 캐릭터들의 대립이 강한 서부영화이고 폭력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강했으며 톱스타의 캐스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화화가 되지 못했다고 합니다. 줄거리 요약본을 보면 박찬욱 감독이 가장 잘 다룰만한 소재의 이야기이며, 본인 또한 꼭 서부극을 찍고 싶다는 염원을 가지고 있었기에 역시 기대되네요. 서부영화의 폭력의 미학이라면, 샘 페킨파의 <와일드 번치> 같은 영화가 나올런지.


정말이지 박찬욱 감독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들만 총집합한 셈입니다. 아마 이건 그만큼 <스토커>가 내부 관계자들도 굉장히 만족스러워할만큼 잘 만들어진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이번 이동진 평론가와 <박쥐> CGV 시네마톡에서, 아직 초기 단계지만 한국에서 만들고 기획할 작품의 각본을 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군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일본인 귀족과 조선인 하녀 사이의 사랑을 다룬 작품이 될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현재 한일 관계나 정서, 여러 측면에서 조금 위험해보이기도 하는데 박찬욱 감독이라면 전혀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기에 지켜봐야겠네요. 순수한 멜로를 찍을 것 같진 않습니다. 고전을 사랑하기에 <히로시마 내 사랑>이라든지 본인이 좋아하는 비스콘티나 안토니오니의 강렬한 이미지의 멜로물의 모티프를 차용할 것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내년은 정말 소위 말하는 '류봉박김' (류승완,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4인방의 신작이 모두 나오는 해이기도 하고,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은 각각 다국적-할리우드 프로젝트를 선보이게 되어서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참 기대가 안될 수 없는 2013년입니다. 선봉장은 아마 김지운 감독 (<라스트 스탠드>가 1월 중 개봉으로 알고 있습니다)이 될 것 같고요.







p.s 수능을 치루고나면 (아무도 기대 안하실테고, 하셔도 안되겠지만 -_-) 연말 영화 결산, 연재 기획 시리즈나 베스트 리스트 같은 걸 한번 올려나가볼까 합니다. 이건 왜 적는거지. 저를 좀 주목 해달라는 무의식의 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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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Zero
12/09/20 23:09
수정 아이콘
박감독님 영화의 팬이라서 기대되네요.
12/09/20 23:18
수정 아이콘
전 박찬욱 감독 영화치고 뭔가 주제가 좀 진부한 느낌인데..
화면도 배경이 미국이라 그런지 몰라도 강렬함도 덜한 느낌이고요.

박쥐나 올드보이 금자씨등등 박찬욱 영화 영상을 보면 정말 강렬하다는 느낌이 언제나 강했고
영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런 게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아직 정식 영상이 아니라 그런 건지
위의 화면만으론 아직까진 그냥 미국에서 잔뜩 나오는 영화 중 하나다..의 느낌이 드네요.

그래도 박감독 영화니 기대해보렵니다.
이직신
12/09/20 23:28
수정 아이콘
찬욱이형.... 기다렸어요.
한선생
12/09/20 23:42
수정 아이콘
오늘만 대충 수습하면서 살자!
innellwetrust
12/09/20 23:42
수정 아이콘
미아 와시코브스카 디파이언스에서 굉장히 예쁘게 나와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박찬욱 감독 영화에 나오는군요..
임수정 정지훈 나오는 제목을 까먹은 영화 이후로 박찬욱 감독 영화는 좀 꺼리게 되었는데 볼 이유가 하나 생겼네요..
fish of the season
12/09/21 06:17
수정 아이콘
그러나저러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크랭크인 들어가기는 했는지;;
Eternity
12/09/22 17:23
수정 아이콘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박찬욱 감독 뿐만 아니라 봉준호, 김지운 감독 차기작도 정말 정말 기대가 돼요.
정말 내년은 영화의 해일듯..
벌써부터 두근두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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