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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26 00:17:50
Name 김태소
Subject [일반] 안철수의 가능성
  요즘 잠재적인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안철수씨가 책을 출간하고, 힐링캠프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정치가가 아닌 안철수씨가 이렇게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기존 정치가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문제는 안철수씨가 기존 정치가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느냐에 있겠죠.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새누리당의 지지층)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볼 때, 야당지지자들이나 중도지지층(?)에서 안철수씨의 가능성을 얼만큼 긍정적으로 보느냐가 대선의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 봅니다. 안철수씨가 기존 정치를 타파하고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인물이라는 믿음이 강하면 안철수씨가 당선되고,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표나 문재인 후보 혹은 다른 후보가 당선되겠죠.

  저는 안철수가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짧은 생각이고 예상에 불과하니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사회나 경제, 정치 쪽 전공자도 아니고, 정치에 대한 풍부한 식견을 갖춘 사람이 아닙니다. 심지어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책도 아직 안 봤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나 단편적인 해석만을 할 뿐입니다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안철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여러 피지알러 분들의 고견을 듣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 역시 대부분의 정치가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라는 것의 속성 자체가 그렇다고 봅니다. 정치가들은 어떤 면에서 연예인과 비슷한 면이 있는데, 이미지를 생명으로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대선캠프에 참여하거나, 수하 직원으로서 함께 일해보지 않는 이상, 어떤 정치가를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사람들을 정치적으로 대하는 모습을 보거나, 그 모습을 전달하는 언론 매체를 통해 알 수 있을 뿐이죠. 결국 국민들은 여러 정치가들의 목소리, 언론의 목소리를 통해서 특정 정치가나 정당에 대해서 짐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금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대선 때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죠. 그건 당시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 있던 국민들에게 굴지의 대기업 CEO 출신으로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명박대통령의 이미지메이킹이 성공한 것으로 봅니다. 물론 서울시장 때 보여준 행정능력도 영향을 주었겠죠. 그렇지만 사실, 이 행정능력이라는 것도 국민들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듧니다. 실패한 행정도 통계 수치만 조작하면 엄청난 업적으로 해석될 수 있고, 전문가들도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에 따라 다 말이 다릅니다. 결국 어떻게 나의 이미지를 만드는가가 정치가에게는 생명일 겁니다.
  또한 정치가들에게 있어 이미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돈일 것입니다. 선거에 출마하고, 대선 캠프를 꾸리는 것 자체가 엄청난 돈이 들고, 선거가 없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돈을 써야하죠. 그 지역 배드민턴 대회 후원을 하고, 초등학교 졸업식 찾아가서 돈 지원하면서 이름을 알려야 하고, 위쪽으로는...확실하진 않지만(^^;) 돈이 많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정치가들이 비자금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거라 봅니다. 처음에는 비자금을 받지 않고 대쪽같이 버틸 수 있을 지 몰라도, 돈이 없어 더 이상 정치활동을 하기 힘들면 그 때는 조금씩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죠. 이러한 측면을 국민들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정치가들은 이를 이용해서 정치가들이 다 어쩔 수 없이 비자금을 받는다는 이미지를 조성하기도 하죠.  

  저는 이러한 측면 때문에 아무리 유능한 정치가, 깨끗한 정치가라 해도 크게 신뢰를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입니다. 그럼 이제 안철수 씨에 대해 거론되고 있는 쟁점과 그에 대한 제 생각, 그리고 그 근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안철수는 책이나 보던 사람이지, 정치가 무엇인지 모른다'
  저는 안철수씨가 이미 정치가로서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책이나 보던 사람이 대선지지율이 30%가 넘지는 않죠. 힐링캠프에 안철수씨 본인은 의도가 없는 행동이었다고 말씀하시지만, 안철수씨가 그렇게 순진한 사람으로만 보이진 않습니다. 사실, 모든 사람의 행동에는 의도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의식하고 하느냐 무의식적으로 하느냐의 차이이지, 대부분의 인간의 말이나 행동은 의도를 내포하고 있죠.
  안철수씨가 지금 책을 낸 시점, (저는 책을 보지 않았지만 신문이나 피지알에서 보기로) 그 내용이 추후 우리나라가 지향해야할 점에 대한 언급이라는 점, 힐링캠프 출연 등이 그 근거입니다. 안철수씨가 낸 책은 상업적인 목적이나 멘토로서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그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평가를 받아보겠다는 본인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겠죠. 힐링캠프 출연도 단순한 방송출연이 목적이라면, 안철수씨의 성향 상 무릎팍 도사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또한 방송에서 기업가는 우유부단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언급한 점, 김제동씨가 유머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사람인가를 어필하는 점, 봉사활동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성공만을 겪어 온 범생이(?)가 아니라는 점을 어필하더군요. 이런 점을 봤을 때 그는 수동적으로 '나를 더 밀어주면 할게'라고 이야기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정치의 생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언론에 접촉하기 보다는 자신의 철학, 정치적 견해를 고민하여 책으로 낸 뒤에, 힐링캠프에 나가서 국민여러분 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판단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고 있죠. 결국 기존의 언론과의 접촉은 최대한 배제한 채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한 것입니다.

  둘째, '안철수의 생각은 기존 정치가들의 의견을 짜깁기 한 것에 불과하다'
  책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단 한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에 들어 '복지'는 정치가들이 앞다투어 표방하는 이슈가 됐죠. 특히 오세훈 시장 급식사건, 반값 등록금 시위 이후로 새누리당도 복지를 중점적인 공약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치가로서 수명을 연장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복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문제는 증세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복지는 원하지만 증세는 원하지 않거든요. 증세를 이야기하는 순간 지지율은 분명 하락할 것이기에 지금 대선후보들은 복지는 이야기해도 증세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기존의 낭비되는 세금을 줄여서 복지를 하겠다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어불성설이죠. 증세 없이는 복지도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다 보진 못했지만, 박근혜 후보나 문재인 후보는 복지만 이야기하고, 증세는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안철수씨가 증세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저는 표에 연연하지 않고 어느 정도 자신의 주관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표에 연연한 정책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시류나, 상황, 자신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청난 지지율에도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씨에게 넘겨준 행동 역시 이와 비슷하게 판단됩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던 분위기로 볼 때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을 많은 분들이 했었습니다. 만약 야당이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안철수씨가 대통령 후보로 나올 명분이 없죠. 그런데도 서울시장 후보를 넘긴 것은 '난 대통령 나갈거니까'라기 보다는 정말 박원순이라는 괜찮은 인물이 나왔기 때문에 양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좀 단순하고 직관적인 판단이라, 근거가 부족하네요. 그냥 아닐 수도 있고요. 제 해석입니다.)

  셋째, '안철수가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 해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통령 한 사람이 아무리 뛰어나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저도 이 점을 인정하고 정당의 기반 없이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되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제한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안철수씨가 언급한 것처럼 '서울시장은 할 수 있는 게 많다' 라는 사실이 박원순 시장을 통해 어느 정도 입증돼지 않았나요? 제가 서울을 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정말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좋은 평을 하더군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지만, 그래도 대통령만큼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자리도 없습니다. 국회에서 아무리 법을 조정하고 행정에 대해 간섭한다고 해도, 결국 실제 행정을 담당하는 것은 대통령과 청와대, 국무총리, 그리고 각 부처 장관들 아닌가요? 대통령의 역할은 각부각처의 일을 관장하기 보다는, 그 분야를 관장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라 봤을 때 안철수씨가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에서는 오히려 기존의 정치가들에 비해 좋은 환경에 있기도 합니다. 사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승진에 관련되어 인간관계를 할 때 보면 결국 기브 앤 테이크더군요(이것도 넓은 의미의 정치죠). 내가 승진하고 싶으면 승진 줄을 잡고 있는 사람의 허드렛일을 엄청 해주면, 그 사람이 충분히 받고 기회를 주는 방식. 기존의 정치가들 역시 수행원들이나,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있죠. 그래서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자신을 도와줬던 사람들을 요직에 앉힐 수밖에 없습니다. 능력 보다도 나를 어떻게 지원하였는가가 더 큰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안철수씨가 대선후보로 부각됐던 시점에 '안사모'? 등등 안철수씨와의 의견교환 없이 안철수팬모임을 벌리던 사람들 역시 안철수씨가 대통령이 되면 요직에 오르게 될 거라는 계산이 깔린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안철수씨가 나와 상관없는 모임이라고 밝혀서 금새 없어졌죠.)  안철수씨는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기존 정치가들과 다르다는 안철수씨의 정치적 입지를 봤을 때 대통령이 되도 뇌물 받기가 힘들 것입니다. 지금부터, 그리고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안철수를 깎아 내리려는 언론과 정당의 움직임은 계속 될 것입니다. 그래야 새로운 인물도 별 수 없고, 기존의 정치가 중에서 가능성 높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돼 차후 대선을 노릴 수 있겠죠. 그래서 안철수씨나 그 가족들에게 미끼성 뇌물이 들어갈 지도 모릅니다. 안철수씨도 어느 정도 이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힐링캠프에서 주변사람들이 다친다라는 언급은 자기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기까지,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가족들이 돈에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 거니까요) 언제든 정치적 타겟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보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정치가들과는 달리 뇌물에 대해서 엄격하게 거리를 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점은 국민들에게 최소한 도덕적인 면에서라도 새로운 정치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줄 수 있는 부분이죠.(마치 다크나이트 같네요^^;;;;)

  이런 점 때문에 저는 안철수씨가 기존과 다른 정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겠고, 나중에 정말 그럴지는 모르는 일이죠. 하지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가들에게 신뢰를 하지 못하던 제가, 저와 같은 사람들이 기대할 만한 후보가 나타났다는 것이 참 감격스러워서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전반적으로 제 직관에 의지한 판단이기 때문에 근거가 약하네요. 많은 반론 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겠습니다. 코멘트 해주시면 (일일이 답글을 달지 않더라도) 피지알러 분들의 식견을 잘 보고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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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푸님
12/07/26 00:44
수정 아이콘
첫플이라 조심스럽네요.
분명 우리나라에는 박정희정권의 공과 과를 구분하지 않고 5.16을 어쩔수 없는 결단으로 이해하는 여론이 40%가 되고,
이런저런 소리를 들어도 20~30%의 지지율을 찍어주는 정당이 있으며,
종북 욕을 먹어도 5%는 지지하는 정당도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자님과 같이 기성정당에는 비토하면서, 그로 인해 안철수에 호감을 가지는 중도층도 꽤 두텁게 존재하고요.

한국에선 센세이션한 정치적 움직임을 보는건 노무현이 마지막인줄 알았습니다.
만약 안철수가 정말 된다면, 아직 그래도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라는걸 보여주는 걸거고요.
저는 다른거 둘째치고, 저번 총선처럼 연대하고 화합한다면서 서로 물고 뜯고 선거 끝난 뒤까지 책임소재 떠넘기기만 바빳던 모습만큼은
안철수-문재인 단일화에서는 보고 싶지 않아요. 이건 실제 정치만큼 웹에서도 보여주었죠. 누가 못했네 누가 더 못했네...
그런 면에선 안철수의 단일화 상대가 문재인인건 모두에게 다행입니다. 물론 권력욕의 부족이란 평가는 듣겠지만요.

안철수의 진정한 능력... 사실 우리에겐 박원순이란 훌륭한 학습모델이 있습니다.
결국은 어떤 형태로든 야당과 함께 하는 정권이란거죠.
이 간극을 안철수 본인, 그리고 안철수 지지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고래밥
12/07/26 00:47
수정 아이콘
18대 대한민국 대통령 안철수.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박원순.

감히 꿈꿔 봅니다.
초록추억
12/07/26 01:00
수정 아이콘
첫째, 안철수의 행보는 나름 계산을 한것임에 틀림없지만,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그 계산자체가 어렵지 않다는 점.
게다가 이런 계산력이 정치력의 아주 작은 부분중 하나라는 것. 이정도 계산은 사회생활좀 한다는 이들도 할수 있다는 점.
결론 - 정치력이 없다는 증거도, 있다는 증거도 없다.

둘째, 힐링캠프와 출간된 책에는 특유의 정책내용이 있다는 소릴 듣긴 했지만, 안철수씨 혼자만의 경험과 판단을 근거로한 정책이라면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의 주장이 사회전반의 가치체계에 부합하고, 사람들이 좋아하고 찬성할만한 생각임에 분명합니다만, 가장 이상적인 정책이라면 실무가 행정가 이론가 등등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내는 거겠죠. 사실 소통이니 대화니 하는 얘기들은 썩 와닿지 않습니다. 캐치프라이즈일 뿐이잖아요.
안철수씨와 저의 성향은 거의 일치합니다. 그의 주장도 저의 평소생각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것으론 충분치 않습니다.
(충분치 않지만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낫다는게 함정)

셋째, 논공행상에서 자유로울수 있다는건 그 자체로 좋은 얘기입니다. 만은, 대통령이 되어 하루바삐 국정을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도 사람을 잘 볼수 있다면, 미리미리 그런 사람들을 모아서 정책적 방향등을 설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대통령 당선후 부랴부랴 언제 다 뽑을까요. 만약 안철수씨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이라면?


안철수씨는 보여준게 너무 없습니다. 백신회사 운영한걸로 대통령 자질을 평가한다는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청춘콘서트등의 멘토역할을 리트머스지로 사용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보여준게 없으므로 긍정적 가능성 또한 매우 크게 남아 있습니다. 대중들이 기대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겠죠.
기존 정치인들에게서 기대할만한게..그닥 없으니까요.

예측불가능성이 장점인 동시에 단점인 상황입니다.

멋진 말, 좋은 말,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 시대가 요구하는 말...충분히 했습니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정말 대선에 마음이 있다면, 실제 능력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이미지와 브랜드만으로 대통령을 날로 먹으려는 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저도 어차피 안철수씨를 찍겠습니다만, 대통령 직선/단임제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을순 있는 걸까. 라는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Re)적울린네마리
12/07/26 01:02
수정 아이콘
안철수 개인에 대한 신뢰나 믿음, 변화의 방향성에 대해서 격하게 지지하는 바입니다.
기성 정치인이나 보수언론들이 출마시기와 검증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만 결론은 입맛에 맟춰 물고 뜯고 지지고 볶아
자기가 허우적대는 똥물좀 튀겨보겠다는 심산일 뿐일테고..

안철수 원장에 좀 불안한 점은 세번째에서 지적했듯이 ...
시장직은 정무부시장만 정치적으로 임명하고 나머지는 공무원 조직이라 대통령과 비교되기가 힘들다 보고,
안철수 원장 주변에 인재풀에 대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게 좀 그렇네요.

캠프에 참여,인선하는 인물이 어떤 부류인가에 따라서 또 다른 거센바람이 오지 않을까합니다.
검증도 안철수 개인보다 그들이 타깃이 될 공산이 크구요.
타테시
12/07/26 01:11
수정 아이콘
원래 저 같은 경우엔 안철수 원장을 신뢰하기는 했지만 대통령감으로는 별로지 않냐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내고, 거기서 내보인 공약(?)들을 보면서 느낌이 확 오더군요.
이런 식의 이야기가 필요했다고 봅니다.
지금 대선주자들의 공약들은 대부분 뜬 구름잡기 식이 많습니다.
그나마 손학규 고문 쪽이 구체적이고 확실한 공약이긴 하지만 언론에서 크게 다뤄주지 않는 편이고
손학규 고문의 정치적 이미지가 약간 좌측과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다보니까 잘 와닿지가 않는데 반해
안철수 원장의 이번 책에서의 내용들은 정말 와닿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통령 자신의 능력이 우리나라에서 엄청 중요하다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능력보다도 오히려 대통령이 아랫사람을 제대로 거느릴 수 있는 인품 이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표적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분도 사실상 한 일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장에 취임한 이후 그야말로 광폭행보입니다.
그리고 모두에게 신뢰를 주는 정책을 펴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도 능력만 따지고 보면 상당히 유능한 대통령이 되었어야 했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건 대통령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품에 의해 아랫사람들도 같이 따라간다고 봐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인재들을 제대로 쓰면서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그런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여권의 유력주자인 박근혜 의원은 오히려 이명박 대통령보다도 더 심하게 갈 수 있다는 모습이 너무 많이 비춰진다고 봅니다.
솔직히 그렇게 능력 따진다면 정말 우리나라에 대통령 할 사람 없다고 봐야죠. 지금 현재는...
논두렁질럿
12/07/26 01:12
수정 아이콘
일단 제 성향은 문재인 지지자임을 밝히구요.

시나리오는 이미 대충 나왔다고 봅니다. 과연 민주당의 완전국민경선이 흥행을 하느냐 마느냐...민주당에서 처음 도입되는 결선투표가
어떤 영향을 미치며 흥행을 할 것인가가 첫번째이고 흥행을 하든 못하든 후보가 정해지면 다음 수순은 예정된 수순으로 갈 겁니다.

민주당의 후보와 안철수원장과의 단일화로 인한 시너지가 나타나느냐 마느냐죠.
이미 안철수원장이 민주당에 들어와서 경선을 치루는 것은 시기가 넘어버렸고 가능성도 없습니다.

즉, 예측가능한대로 민주당 후보로 문재인이 선출되고 지지율을 기반으로한 단일화 과정이 있을 터인데 이것은 2002년을 떠올리게 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단일화 대상이 노무현, 정몽준이 아니라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점이겠지요.

제1야당의 후보가 완전히 세력화하지 않은 제2의 야권후보에게 지지율이 밀리면 또다시 후단협과 같은 협의체가 생길지도 모르고
가장 쉬운 방법인 정계개편이 일어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일단 사람이라는 그 하나의 모습으로만 판단한다면 문재인과 안철수는
단일화 하지 말라고 온갖 술수를 부려도 단일화를 할 사람들이란 점에서 매우 안심입니다.

사실 제1야당이 서울시장후보를 못낸 것도 아니고 대통령후보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니까요.
안철수원장으로 단일화 되면 박원순시장과 같은 케이스로 단일화로 대선치루고 당선 후 민주당 입당이 당연한 수순이겠구요.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상관없습니다. 문재인은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던 사람인데도 털고 털고 또 털었는데도 먼지가 안나온 사람이기에
차라리 이런 부분이라면 이미 안원장보다는 검증이 끝난 상태죠. 정치권력의 중심에 있던 사람이 부정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니
김태소님의 판단의 중요성에 이 부분이 들어간다면 이 부분에선 문재인의 검증된 청렴도가 안원장과 겨룰만 한 장점이겠죠.

사람마다 자신의 지지이유가 다를 것이고 존중합니다. 제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검증된 청렴도, 실패냐 성공이냐
와 같은 이분법적 분석이 아닌 어떤 면이 실패한 참여정부였냐를 생각해 볼때 조금 더 제가 바라는 쪽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검찰개혁, 언론개혁부문에서)것에 중점을 둬서 지지하는 것이구요.

예상대로라면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은 온갖 훼방에도 단일화를 할 사람들이라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큰 시너지를 제공하느냐만을
남겨둔 것이라 봅니다. 2002년 대선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9월 지지율은 3자구도하에서 16%였습니다. 3자구도에서도 최하 지지율,
이회창과의 양자대결에선 정몽준보다 큰 격차로 지고 있었죠. 참모들이 모두 반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단일화안을 전격 수용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문재인스스로가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할 만큼(요즘 같은 정치환경이면
' 그정도는 아니다'고 할법도 한데) 제 1야당 대선후보라는 것에 목멜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안철수원장 역시 정몽준하고는 차원을 달리하시는 분이시죠. 전 두 분이 일으킨 시너지로 지금예상과는 다른 대선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김태소
12/07/26 01:17
수정 아이콘
문재인 후보 역시 호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보다 우리나라의 변화를 먼저 생각하시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만큼 지지율이 받쳐 주지 않아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만약 안철수 후보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이를 견제하셨다면, 다소 실망할 뻔 했습니다. 물론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해도요. 두 분이 단일화한다면 가장 좋은 조합이 될 것으로 저 역시 생각합니다.
새벽의날개
12/07/26 01:41
수정 아이콘
만약 모든 것이 안철수씨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서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박원순 시장님의 이끄는 서울시와는 다를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안좋은 방향으로요.

박원순 시장님이 개혁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 수 있는 이유가 서울시 의회를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조례든 예산 안이던 터무니없지만 않으면 민주당원인 시장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이게 사실 현대통령과 전임 시장이 서울 시장이었던 때와 같은 상황인데 이들의 정책 결과가 영 좋지 않게 되어서 그렇지, 지금은 이런 상황이 오히려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국회는 새누리당이 사실상 과반을 점하고 있습니다. 출당한 무소속 의원이 없더라도 선진당이라는 비슷한 친구들도 있고요. 대통령이 되면, 민주당이 완전한 여당이라 가정하더라도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는 진보신당과 의석을 합쳐도 과반이 안되는 상태입니다. 과연 원하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안철수씨가 하고 싶어하는 일들은 법률을 개정하고, 예산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공허 속의 외침이 될 뿐입니다. 재벌 개혁 같이 무언가 타협을 한다면 정책의 근간이 크게 흔들릴만한 것들도 제법 있더군요. 물론, 막상 상황이 닥치면 모든게 잘 굴러갈지도 모르겠지만 걱정이 됩니다.

'깨끗하고 ,정의로우며 상식적' 이라 기대를 받은 사람이 그 기대를 100%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되었는지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을 떠올리면 될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 초기에 보수는 빨갱이라고 비난하고, 지지자들은 적과 타협했다고 등을 돌렸습니다. 그 근저에는 여소야대의 현실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유야 어찌됐든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바람을 이뤄주지 못한 지도자가 됐습니다. 이후 탄핵역풍에 힘입어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차지했지만, 바람이라는게 일시적이듯 경험부족의 열린우리당과 함께 추락하며 지지율 30% 미만의 대통령이 됐습니다. 안철수씨도 이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그의 이상을 이뤄줄 현실적인 힘이 없으니까요. 고 노무현 대통령과 성장배경, 정치 성향 그리고 정책 등이 다를지는 몰라도 그가 받고 있는 '기대감'의 속성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당 지지자로서 정말이지 총선을 이겼어야 했는데 과반을 확보 못한게 너무 뼈아프네요. 당장은 대선을 이기는게 먼저지만요.
12/07/2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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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글 많이 동감했어요. 잘 읽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생각할때마다 가슴이 아프지만,
그가 남긴 발자취는 정말로 크다고 생각하고 또한 평가 역시도 후대에 가면 상당히 좋아질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평가를 받는 근거 중 하나로 저는 우리나라에 커다란 발자취, 파문을 던지고 갔다는 게 거론될 거 같습니다.
그가 했던 행위가 있기에 지금의 정부가 더 비교가 되는 것이고, 또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주는것도,
또는 심지어 현재의 정치적 기반의 상당수도 노무현과 연관이 없을수가 없죠.

그러했듯, 안철수씨가 대선에 나올지 안나올지, 나오기로 결정해서 누가 후보가 될지
만약 안철수씨로 단일화를 해서 대통령이 되었다고 한다면 저는 최소한 노무현 대통령 처럼 커다란 파문을 다시 남길거 같습니다.
파문이 한번이 아니고 두번세번이 되면 그건 확실하게 딱지로 남아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도 전 정부가 지금 정부 비교해서 저는 훨 나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실의 문제에 있어서도 역시 엄청난 여당의 반대에 직면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꼭 올거라 봅니다.

변화가 전 정부처럼 시도하다 좌초하고, 진행하다 중단된다 할지라도 계속 하면 뚤릴수 밖에 없다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안철수, 문재인 두사람중 누가 나오든 응원하겠습니다.
차악이라고 보시는 분들 많지만.. 저는, 이 정도 최상급 후보가 그래도 우리나라에 둘이나 있는게 놀랍다라고 생각합니다.
배불뚝이
12/07/2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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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전 페이지의 '힐링캠프에 관한 글'에 댓글을 달려고 하다가 이미 불판이 식은 글인 듯하여 여기에 답니다.)
댓글들을 보며 느낀 바가 많아 저도 한 마디 하고 싶어지네요.

1-1. 방송과 책, 심지어 연설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매체는 의도에 따른 편집이 들어간, 현실과는 또다른 가공의 텍스트일 뿐입니다.(이부분은 참 수 많은 사건들과 영화 등으로 완벽히 검증된 사실임에도 또 잊고, 또 잊고, 너무들 하십니다, 정말.) 너무 방송 한 회분과 책 한 권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건 아닌지, 추종자가 되어 버린 건 아닌지 생각해야 봐야 합니다.

1-2.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인을 평할 때는 아주 작은 이미지 하나로 모든 것을 재단해버리려는 속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과 방송을 통해 엄청난 감명을 받은 많은 댓글들을 보더라도 결국 근본은 안철수씨의 '입'로부터 나온 정보들에 너무 의존하고 있습니다.

1-3. 누군가에게 찬양을 보낼 정도로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제 얘기는 이런 생각들의 공유가 다 좋은데, 정말 다 좋은데, '~빠' 모드로 스스로를 옭아매는 과정이 되진 말자는 겁니다.

2-1. 쓰레기 같은 사람들을 다 제거해버리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보기엔 나도 '쓰레기'기 때문이죠. 한홍구 교수의 말마따나 한국은 아직 인적 청산에 익숙한 '6.25 세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소통에 대해 얘기를 하기 위해선 이러한 민주적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 정치인으로서의 경험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상종하지 못할 인간'과 함께 해야 하고, 심지어 그들의 도움까지 받아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에서의 정치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연히 진정성의 영역이 아닌 기술의 영역일테고, 기술의 영역은 이성보다 경험이 주는 지혜가 절대적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2-3. 여기에는 자신의 생각과 전혀 다른, 아예 진심이란게 없어 보이는, 권력이나 돈이 최우선인양 보이는 등의 사람들이 주는 온갖 모욕과 딴지를 '정치적으로' 견뎌내는 방법도 포함되겟죠. 또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부드럽게' 포섭할 것인지도 포함되야 합니다. 참, 어렵네요.

3-1. '소통'이라는 가치는 시대의 화두가 되었습니다. 누구나 얘기를 하죠. 그런만큼 그것을 판단할만한 기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제 조건은 서로 동등하며 서로 잘들어야 합니다. 재미있는 건 대중들은 자기 얘기를 들어주길 원하면서도 내가 잘 모르는 답까지 내려주는 것은 정치인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엄밀한 의미의 동등한 관계라 할 수 없습니다.

3-2. 무엇보다 소통이란 말 자체가 현존하는 가장 애매모호한 단어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추상적인 언어보다는 확실한 시간*노력의 모습들의 쌓임 정도로써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적절해 보입니다. 지나친 현장주의라 비판하신다면 달게, 이해하겠습니다.

3-3. 청춘콘서트를 포함한 수많은 강의, 연설, 토론회 등은 소통에 대한 자세, 진심, 의지 등을 판단하기에, 거칠게 말해 쇼적인 측면이 너무 강합니다. 안철수씨가 소통적이지 않다는게 아니라 이런 행동들로서 그의 마음을 읽어내려 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호에 따른 영화 감상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4. 비판하는 사람한테 '대안은?'이라고 묻는 것은 굉장히 치사한 토론술입니다. 현실에서는 술자리 기싸움에서나 쓰일 법한 대화술이죠. 상대방의 비판 자체를 원천봉쇄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며, 비판자에게 관련없는 대안제시의 책임까지 덮어씌우니까요. 그렇지만, 애시당초 토론 문화를 거세당하고 학창 시절 보낸 우리들로서, 애시당초 이성보단 감성이 '소통'에서 훨씬 더 중요하다는 데 진심으로 동감합니다. 그래서, 뭐, 제 생각을 밝혀야 제 주장이 곡해받질 않겠죠. 그렇다고 적게 받는 것도 아니겠지만.

5-1. 대부분 노무현에 대해 대통령인 시절의 일들만 거론하지,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 굴곡의 한국현대사 곳곳에서 보여주었던 여러 모습들은 잘 언급하지 않습니다. 아니, 잘 모르죠. 제 주제는 알지만, 역사학도로서 단언코 말하자면 '진심'과 '소통'의 영역에서만큼은 노무현 같은 정치인이 다시 나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이건 방송, 책, 연설 같은 매체를 매개물로 한 그의 '생각'을 제가 판단하는게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 그 사람이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사실을 안다면) 그리 판단하는 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5-2. 그렇지만 단언코 말하자면 노무현은 대통령으로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6-1. 참여정부 시절 남녀노소 대부분이 수천가지 이유를 가지고 욕하던 상황을 견뎌냈던 '경험', 왠만해선 꺾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보이는 친구에 대한 '부채의식', 자신의 대선 출마를 반대한 딸의 의견을 존중한 '성품'을 한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나름 판단 근거도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6-2. 뭐,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12/07/26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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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원장은 훌륭하신 분이시죠. 정치가로서의 태도, 품성, 지성... 뭐 다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아직도 그 분을 지지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그 분이 정치적으로 무언가를 시작하여 완성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치란 것을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잘못된 점을 찾고, 잘못된 점을 이슈화해서, 여러 사람들의 힘과 생각을 모아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에 옮기는 것. 이 과정이 정치고 이 과정에서 앞장서는 사람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 원장은 이러한 과정을 끝까지 해낸 적이 없습니다. 그가 훌륭한 안목으로 다른 사람들이 쉽게 찾아내지 못하는 세상의 부조리함을 찾아내고 그 부조리함을 널리 알리는 것에 성공했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이 그의 훌륭한 업적이죠. 그러나 그가 이 부조리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의 생각을 모았는지"-그가 생각을 주로 듣는 씽크탱크 집단의 불확실성-, 그리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였는지"-책을 통해서 어느정도 제시되었습니다만- "그러한 해결책을 어떻게 실천하였는지" 알 수 있는 사례가 없습니다. 이런 면에서 흔히 안철수 원장과 정치 초보로 비교되곤 하는 박원순 서울 시장과는 다릅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세상의 부조리함, 사회의 모순을 발견하고 이슈화하여 아름다운 가게라는 시민운동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였고 실천에 옮겼고 일정부분 성공하였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시민 운동이라는 방향으로 자신의 정치력을 선보인 셈이죠. 단순히 박원순 서울시장도 잘 하니 안철수 원장도 잘 할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안철수 원장이 그동안 보여온 행보라던가, ceo로서의 경험 등을 생각하면 잘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나오는 "실전 경험이 없다"류의 비판이 단순히 허무맹랑한 비판은 아니라고 봅니다. 원대한 포부와 계획이 있더라도 실천 과정에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어 원래의 포부와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는 너무나 많고, 그가 원대한 포부와 계획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니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의 행보가 안철수 원장에게 중요할 것입니다. 그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혹은 새누리당이 될 수도 있겟지만.)를 얼마나 깔끔하게 치루어내는가, 그 험난한 과정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계획을 제시할 것인가 등이 그의 정치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지요.

덧붙이자면... 저는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그녀가 대구의 국회의원으로서 무언가를 제대로 완성시킨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일하기 좋은 국회에 들어가서 법안 발의 수도 적고, 어떤 이슈를 만들어낸 적도 없고... 저에게 있어서 그녀 역시 반쪽짜리 정치인입니다.

문재인 역시도 긴가민가합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행정력은 어느 정도 믿음이 갑니다만.. 그가 이번에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를 보면 그가 세상의 부조리함을 저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지금 현재 가장 마음이 가는 후보는 손학규인데... 이번에 내세운 슬로건이 훌륭합니다.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실천력도 갖추었다고 봅니다만.. 역시나 진정성이랄까 그런 점이 의심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김연아
12/07/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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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신 이유로 박근혜는 제게 -10000000점짜리 정치인입니다. 강력한 지지기반과 정치세력을 가진 차기 대선 초유력 후보가 정치 세계에서의 정치가 아닌, 실제 세계에의 정치 차원에서 이뤄논 것이 전무합니다. 안철수와 비교하면 이분은 현실정치세계에 아직 참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과연 그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 상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근데 이 의문이 박근혜에게도 적용되곤 하는데 말이 안 됩니다. 박근혜가 아무것도 못할 거라는 건 '확정'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그녀가 힘이 없었습니까? 그냥 할 수 없는 겁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건. 대체 박근혜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기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죠. 결국 사람은 살아온대로 삽니다. 바뀌지 않아요. 현 대통령을 보세요. 살아온대로 하죠. 그는 민의를 얻어 뽑혔고, 살아온대로 하는 겁니다. 다만, 대통령쯤 되면 어느 정도 시점에서 반발이 있으면 그런 의견을 고려해봐야 하는게 정상인데 그것도 안 되는 종자라는게 대놓고 함정이었지만.. 각설하고,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어서도 아무 것도 안 할겁니다. 앞으로 신비주의 대통령의 신세계를 창조하겠죠. 숨어있다가 연초에나 나와서 원칙에 의겨 좋은 의견들을 모아 결정하면 일이 잘 풀릴 것이다. 하는 일이 없으니 조용히 잘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고.
확실한 거 하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전작권은 미국에게 있는 편이 전 세계에 이롭습니다-_-;;;;
12/07/2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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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개인적으로 안철수 원장을 존경합니다. 사실 새누리당을 미친듯이 싫어하는 입장인데도, '개인'으로서는 박근혜의원도 존경합니다. 그의 정치적 생각은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요.

저는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간단합니다. 안철수원장과 문재인의원이 나와 후보단일화가 됐다고 가정할 때, 누구의 세력이 누구의 세력을 품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면 답이 나오죠. 문재인은, 그리고 그의 측근들은 안철수를 도울 겁니다. 분명. 이건 사람됨됨이를 떠나서 단일화 당사자이기에 마땅히 감당해야하는 책임에 가까우니까요. 그런데 문재인과 거리가 조금 있는 민주당 인사들도 도울까요? 저는 전혀 그렇지않다고 봅니다. 그정도의 문제를 떠나서 아마 대선시점에는 민주당이 유지될지 모르나, 많은 사람들이 대선 후에는 당이 분당 -> 재창당의 형태로 바뀔거라고 예상할 겁니다. 대통령이 됐을 때에 벌어질 것들은 벌어진 일들이 아니지만, 그러한 예상들은 대통령을 뽑는 '투표'에 영향을 줍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갖고있는 지식과 정보 내에서 가장 좋은 대통령을 뽑으려고 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안철수원장은 현재 50세. 문재인 의원은 60세. 박원순 시장은 56세입니다. 된다는 보장도 없겠습니다만, 그들 모두를 대통령으로 보고 싶은 마음에서는 이번에 안철수원장이 대통령이 되는 건 좀 아까워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안철수 총리 정도가 제가 기대하는 그림입니다. 가장 그럴듯한 그림이라고 보구요. 사람들에게도 가장 먹힐 만한 그림이라고 봅니다. 다른 그림도 나쁜 그림은 아니지만, 어쨌든 팔릴지 안팔릴지 모를 땐 가장 잘 그린 걸로 보이는 걸 팔고 보는 게 좋을거라 생각해요.

PS. 댓글에 무슨 PS인가 싶긴 하지만... 3자대결 지지도는 어찌되나요? 박근혜의원의 지지층이 고정이라고하지만, 막상 3자대결구도가 형성되면 안철수원장은 기존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표도 상당히 가져 올 수 있습니다. 3자대결이 안되더라도 언론에서 3자대결구도를 자꾸보여줘야 야권에 유리한데... 현재의 양자대결구도만 자꾸 언론에 공개되면, 안철수원장은 결국 '야당에서 나오는 후보'로 굳어지게 되거든요.
12/07/2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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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대통령은 서울시장과는 너무 다릅니다.

형식적으로 대통령이 상대해야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고, 서울시장은 서울시 의회 의원들이죠.
서울쪽은 광역의원 -> 기초단체장 -> 국회의원 -> 광역단체장 -> 대통령 정도의 정치적 입지를 갖고 있는데, 여기서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 사이는 꽤 큰 벽이 있구요.

광역단체장이 광역의원을 상대하는 일,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상대하는 일은 난이도가 너무 다르죠.
게다가 의회 구성도 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와 여당이 다수인 국회...
12/07/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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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Pgr...

맹목적인 모야구사이트와는 사뭇 다르군요

태도나 담론의 질적인 면에서 월등히
영원한초보
12/07/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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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결과를 보고 MB심판은 물건너 간거에 좌절하고 또 MB심판같은건 중요한게 아니다라는 국민들 생각에 한번 더 좌절하고
정치에 대해 관심을 끊고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하면 딴청하고 화재바꾸려고 다른 얘기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런것 보다 이렇게 사람들 생각을 조금이나 바꿀 수 있는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주네요.
절망에서 Rise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연아이유리
12/07/2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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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발견한 안철수책 서평인데, 읽어볼만해서 퍼왔습니다.
특이할만한점은 정책적으로는 현재의 대권후보중 가장 진보적 스탠드라고 평가한점일텐데 전체적으로 안원장이 제시한 정책에 대해서는 더할수없는 극찬을 한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선투표장에서 안철수원장을 찍어야하는 상황이 오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그가 다시 보기 힘든 최상의 조커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같이 안좋은 상황에 대통령하기에는 안철수 원장이 너무 아깝습니다. 제 아무리 최강의 카드라도 상황이 되야 힘을 발휘할텐데 말이죠.
저는 아직도 최종적으로는 그가 이번 대권에 출마 안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믿고 있습니다. 최소한 적절한 명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출마를 접을수 있는 사람인데, 다른 정치인들이 그럴만한 상황을 만들어주지 못할 것 같아 그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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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생각>이 발간되고 나서 '안철수 바람'이 대단하죠? 정태인 원장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쓰신 간략한 서평입니다.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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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보며 졸다가 화장실에 다녀오는 데 책이 몇권 쌓여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안철수의 생각" 두권과 "박근혜의 거울"... 새사연이 대선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물론 정책 검증이겠지만), 정하기 위해 주문한 책이 도착한 것이다.

"안철수의 생각"을 세 시간 만에 읽었다. 인터뷰 형식이라 술술 읽혔는데 오히려 그래서 그의 정책 기조를 아는 데 더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1) 먼저 김영사를 칭찬해 주어야겠다. 난 책을 읽으면 한 자도 빼놓지 않고 읽는 편인데 눈에 거슬리는 단 한 자의 오탈자도 찾지 못했다(물론 없다는 얘긴 아니다)

2) 안철수는 정책기조 상으로 현재 대선 주자 중 가장 진보적 후보 중 한명 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리셋 코리아"와 정책기조 싱크로율 거의 100%다(이럴 줄... 알았으면 "리셋 코리아" 초고를 보내서 추천사를 받을 걸 그랬다. 지금이라도 보낼까?^^).

심지어 그는 토빈세 등의 자본통제를 주장했고 재벌개혁에 대한 생각도 정확히 이해당사자론에 입각해 있다. 정치가들이 이런 사고를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이공계 학자나 경영자가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은 더욱 어렵다.

한미 FTA도 이미 발효된 상태에서 후보로서 말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라고 할 수 있다. 재재협상이 현실적이지만 한미 FTA 협상이 필요했는가는 의문이라는...

단 하나, 생태문제에 관해서 탄소세를 언급한 것은 반가웠으나 손정의의 수퍼그리드에 지나치게 강한 인상을 받은 건 아닌지...
(생태는 우리도 약해서 에너지 전환에 촛점을 맞추었으니 이 점도 그리..)

3) 물론 이론적으로, 정책적으로 더 세세하게 들어가면 쉽게 답하지 못할지도 모르고 관료에게 휘둘릴 수도 있다. 그러나 정치를 하려면 전체에 대한 균형감각이 더 중요하다. 감히 비교하자면 2001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의 감각과 지식보다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같은 CEO라 하더라도 문국현과도 차이를 보인다. 그는 당시 3교대 를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정책으로 8% 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등 비현실적인 얘기를 했고(기업가답게 한미 FTA에 적극 찬성했지만) 안철수는 이제 수출위주의 성장은 불가능하고 임금 인상과 중소기업/벤처기업에 의한 성장, 3% 정도(수치가 있었나?)의 성장을 말하고 있다.

4) 공공에 관한 시각도 바람직한데 그것이 이미 기업을 할 때 갖춰져 있다는 것이 더욱 훌륭하다. 그는 현실에서 이해당사자이론을 실천했고 바로 그 경험과 이론적 감각으로 재벌개혁론을 얘기하고 있다. 적어도 미시 산업 경제에 관련해서 체험과 이론이 통합되어 있다는 건 다른 후보가 좀처럼 가질 수 없는 엄청난 장점이다.

5) 결론적으로 정책 기조에 입각해서 대통령을 뽑는다면 그는 최상의 대통령감이다. 물론 대통령은 정책기조 뿐 아니라 실행능력, 조직 장악능력(특히 재벌과 관료를 휘어잡을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당 정치를 잘 해야 하니 그것까지 검증해야 겠지만...

물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여러 분야의 조언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옛날 진행자 본능이 꿈틀거린다. 아주 잘 정리되어 있는 경우 미묘한 질문을 해서 확인하고 싶은..^^)

... 이제 박근혜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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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12/07/26 15:57
수정 아이콘
본문과 댓글이 덜덜덜 하군요.
정치는 전문 정치인이 젊을때부터 꾸준한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됐으면 좋겠는데 기존 정치인들은
권력의지만 지나치게 높아서 부패하고 그 피해가 유권자에게 가더군요.
솔직히 안철수가 무슨 정치적 역량을 보여줬다고 이렇게 지지율이 높은지 첨부터 이해가 안 갔는데
아마도 기성정치인에 대한 피로감 실망감 같네요. 언제나 그렇듯 대한민국 정치는 조금씩 나아진다고 믿습니다.
이명박을 뽑은 유권자분들도 나름 이유가 있고 느끼는 바가 있겠죠.
헌데 아무래 그래도 박근혜는 정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후퇴로 느껴지네요.
레몬커피
12/07/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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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안철수 관련 글이 나온 김에, 개인적인 생각도 조금 써보자면 개인적으로는 역시 아직은 보류입니다

전 현재 안철수의 인기가...많은부분 거품이 끼여있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정치인이 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하든 국사를 처리하고 정치를 한다는 것은 결코 만인을 만족시키지 못합니다. 안철수가 계속해서 자신은 보수
도 진보도 아니며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말을 강조하는데 과연 일을 하면서 극히 이상적인 몇몇 부분(예:복지가 좋은 나라가
더 좋은 나라이다라던가 하는 매우 보편적인 가치)제외하고 상식이란게 있을까요? 어디든간에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대통령 혹은
정치인은 그 위에서 줄다리기를 하며 일부를 만족시키고 일부를 불만족시키는 작업을 거쳐가며 일을 해가죠. 저는 오히려 국사를
상식과 비상식으로 재단한다는게 더 위험하다고 느껴집니다. 두 집단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어떤 국책사업에 대해 무엇이
상식이고 무엇이 비상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당장 국회에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수많은 사항에 대해 양
측에게 줄 건 주고 얻을 건 얻으며 곡예를 해야 하는데 여기에 상식과 비상식의 잣대를 들이댄다?

안철수가 현재까지 말한 말들은 거의 전 부분에서 일반적으로 모범답안이라 할만한 답변들인데 so what? 대통령이 되면 그 모든
이상이 척척 진행된다는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정치행정의 신이 재림하지 않는이상 그 많은 모범답변들을 실제로 하나하나 같이
진행시켜 갈 수 없습니다. 국민들은 나라의 여러 행정을 보면서 저게 뭔 뻘짓이냐 이렇게 하면 되는거아니냐 등등 말을 하지만 속
내를 깊게 파고들어 가 보면 그곳에도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밖에서 보기엔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일도 내부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작업인 경우도 비일비재. 항상 말이 많은 각종 국책사업들을 보면 국책사업 한건당 다큐영화 하나씩 만들어도 될정도로 갈등과
별별 사태들이 일어나지만 개념박힌 대통령이 온다고 이러한 과정에서 님비현상이 없어지고 깔끔하게 일이 해결될까요? 근본적으
로 이익집단간의 대립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해결책이란 없는 법입니다. 개인적으로 본 안철수의 여러 답변들은 말 그대로 정치행
정을 밖에서 바라본 1인이 생각하는 '밖에서 보는거니까 쉽게 말할 수 있는 모범답안들'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현실이 그
모범답안대로 착착 진행되는거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안철수의 부족한 정치,행정 경험에 대해 기존에 경험 많다는 정치인들은 그럼 잘 하느냐, 경험 별로 필요없다, 이런 소리들도 나오지만
역시 제 생각은 다릅니다. 행정, 정치경험이란 밖에서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들에서 더 많이 작용하는 법입니다. 저한테 고지식
하고 뻘정책 많이 생각해내지만 해당 분야에서 20년 일한 늙은 공무원이랑 젊고 열려있고 참신한 정책 계속 내보이지만 해당분야에
막 들어온 신입 공무원 둘 중 누가 요소요소에 많이 배치되어 있어야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행정이 더 매끄럽게 돌아갈 것인가?
라고 물어보면 망설임없이 전자를 선택할 겁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참신한 젊은 공무원이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여 높은 위치에 올라
가 있을 때 그 젊은이가 가지던 참신함은 이미 시대보다 조금 뒤떨어진 고지식함이 되어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고지식함
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상태라고 볼 수 있겠죠.

요즘같은 시대에 대통령이 되서 대한민국을 크게 발전시키기는커녕 자기가 목표로 삼은 부분을 조금만 발전시키면서 나머지 현상유지
만 시켜도 굉장히 뛰어난 대통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단박에 안철수가 말한 대로 수많은 '모범답안'들이 대한
민국에서 척척 시행될까요? 전 회의적입니다. 그리고 현재 안철수의 인기가 이런 모든것에 대한 고려가 진행된 후의 인기인지도 회의
적이고요. 오히려 안철수가 서울시장을 한다고 하면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철저히
행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는 자리이고, 시의회 역시 상당히 우호적일 테니까요. 하지만 안철수가 현재 가지고 있는 실제 두 개 이상의 집
단이 대립하고 그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정치적인 고려에 대한 부족을 보면 이명박이 나라를 기업 운영하듯 운영한다고 비판들었
던 것과 비슷한 느낌까지 듭니다. 안철수 본인 역시 중견기업 운영경험 말고는 아무것도 없고요. 현재의 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당
장 국회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부분부터 수많은 애로사항이 생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게다가 이번 국회는 안철수에게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많이 풍기는 새누리당이 다수당이죠. 최소한 시간이 더 지나고 본인이 공
무원 요직이나 여타 자리에서 몇년을 보내거나 혹은 국회의원이라도 출마한 이후면 모르겠습니다만......

P.S:한마디 첨언하자면 아무래도 안철수에 대한 제 생각은 평소에 안철수를 그리 높게 보지 않았던 이유도 좀 영향을 끼치는
거 같습니다. 사실 저는 각종 청춘콘서트니 멘토니 이런걸 꽤 안좋게 보거든요. 과격하게 말해서 투정 받아주고 듣기좋은말
몇마디 해주는거라고 봐서....
12/07/26 16:37
수정 아이콘
정치인은 24시간 빨개벗겨져서 수도없는 돋보기의 길을 통과하는 과정을 걸어야 합니다,,,

외투도 벗겨지지 않은 사람을 정치인이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다만 몇달만이라도 24시간 빨개벗겨져서 수도없는 돋보기의 길을 통과한 후에라도 지지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sad_tears
12/07/26 18:57
수정 아이콘
얼마나 많은 스나이퍼가 줌 대기를 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혹여 당선 된다고 해도 얼마나 상식이 통할만한 세상을 만들어 낼 지 모르지만,
혹시 아니라도 어떻습니까.
안철수도 좋고 TK를 응원하는 1인으로써
투표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앞선 두번의 정권이 그랬듯 이번에는 좀 더 큰 기대감이 있는 라면이 끓여지네요.

주인공이 누가 되든
아직 남은 5개월동안 제 마음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만한 가리온 이후 최고의 반전을 기대해 봅니다.
아야여오요우유으
12/07/26 21:11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안철수의 문제는 2가지인데 하나는 민주당이 제1야당으로서 대선후보를 양보할 수 있을 것인가, 나머지 하나는 무정당인으로서 대통령 업무수행이 제대로 가능할 것인가입니다. 나머지는 전혀 문제가 없고 아니 문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역대 최고급 인물이라고 봅니다 저는. 문재인도 호의적으로 보고 있는 저로써는 간만에 차악을 선택해야만 하는 기분이 안 느껴져서 어느 쪽이 승리할 것인가를 떠나서 마음이 편하네요.
12/07/26 23:52
수정 아이콘
대통령직은 개인을 뽑는게 아니라 세력을 선택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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