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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03 02:41:23
Name rechtmacht
Subject [일반] 병사의 내무생활 개선 관련 제 경험담
덧글로 쓰다가 걍 글로 옮깁니다.

제 생각에 병 복무환경 개선은 딱 이 셋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1.병 급여 현실화
2.병 복무기간 단축
3.병영부조리 근절

1,2는 이야기하기 이전에 짜증부터 나니 패스하고... 제 경험으로 3번은 가장 확실하고 또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병영부조리를 저지른 고참병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됩니다. 무슨 점호시간에 어깨주물러주기 이딴 어린애같은 발상 집어치우고, 다른것 아무것도 안하고 '걸리면 조진다'라는 마인드만 있으면 됩니다.

저는 후방의 전형적인 당나라부대(부패와 온갖 사고가 끊이지 않는 쓰레기같은 부대였죠;)에서 복무했는데, 정말 하루에 서너번쯤 구타를 당하지 않으면 불안해질 정도로 엉망인 곳이었죠. FM 좋아하는 중대장 오고나서 말 그대로 고참들을 조졌습니다. '나는 쫄병때 이렇게 당했는데 내 대에서 끊으라니 억울하다' 투덜대도 소용없었죠. '시범쪼'로 정말 사소한것이라도(후임한테 야외건조장에 양말 널고 오라는 심부름 시키는것) 눈에 띄기라도 하면(실제로 중대장은 두달간 아예 막사에서 먹고 자면서 수시로 생활관을 감시했다는..;) 그자리에서 완전군장을 싸게 했습니다. 완전군장 구보만 돌려도 대개는 갱생(?)을 하고, 진짜 악질들은 무슨 내무반 기강 이딴거 필요없고 얄짤없이 영창에 넣었습니다.

진짜 달라지긴 달라지더군요. 이러면 후임이 기어오르지 않냐, 질서가 없지 않냐, 실제로 맛이 간 쫄병들이 종종 나옵니다. 두들겨 패지 않고 그냥 소대장에게 보고합니다. 걔도 합법적이지만 흉악하게 고통스러운 얼차려를 받거나 영창엘 갑니다. 갱생합니다. 정말 간단하더군요.

뭐 PX 전화 통제를 건다는둥, 내 밑으로 네 위로 다 집합을 하라는둥, 쪼인트를 까고 침상 양끝에 걸쳐 원산폭격을 시키는 것 등등 별의별 병영부조리가 많은데, 항상 핑계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질서가 잡힌다, 무섭게 대하지만 사실 알고보면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다, 한솥밥 먹는 식구인데 규정 따지면 삭막해서 살겠냐 등등... 근데 중요한건 '사람이 사람을 구타하거나 폭언으로 모욕하거나 잔인하게 벌레처럼 괴롭혀서는 안된다' 라는 매우 상식적인 원칙이고, 그 원칙이 지켜지는게 결국 병 복무환경의 개선입니다. 그리고 후임을 패고 괴롭혀서 '군기잡는 것'하고 그 부대의 전투력하고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확신도 있습니다. 중요한건 그딴식의 병사간의 법적 근거없이 자행되는 군기로 포장된 폭행이나 성범죄가 아니라, 중대장 이하 간부들이 얼마나 제정신이 박혀있느냐더군요. 결국 감히 누구도 후임을 때릴수 없게된 우리 부대... 철권을 휘두르는 중대장 밑에서 훈련 잘받아서 대대장이 칭송하는 중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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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리
12/07/03 02:54
수정 아이콘
현실은 간부들도 내무부조리를 어느정도 인정하고 눈감아준다는것이죠.

중대장은 병사들을 직접통제하지 않기때문에 모르지만
소대장이나 부소대장들에겐 내무부조리가 어느정도 있어야 병관리가 편합니다.
어느상황에선 부추기기도 하죠. 어쩔수없이만 사실이에요.

그리고 말씀하신 경험처럼 될려면 정말 간부들이 피곤합니다.
병생활 하나하나 잡아내서 바로잡는게 쉽지많은 않거든요.
글쓴분 중대장처럼 정말 독하게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것이죠.

하지만 성군기나 폭행같은 있어선 안될일은 꼭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지금은 많이들 사라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 아는친구 동생이 '새끼'라고 한마디했다가 휴가 짤렸다고도 하고
욕설과 부조리는 조금 남아있는데 폭행이나 성군기는 정말 거의 없다고 생각해도 될것 같다고 하네요.
바람모리
12/07/03 02:57
수정 아이콘
내무부조리 역시 케바케라 생각합니다.
저는 이등병때는 전방이었지만 각종 부조리 속에서 군생활을 했습니다.
GOP투입 직전이라 제 동기들부터 한순간에 많은 수의 신병이 들어갔는데
동기들끼리 우리가 실세되면서는 부조리를 없애자고 했고 실제로 없어졌습니다.
다른 소대는 어느정도 있었습니다만..
후임들한테 흔한 욕설 한마디 안했습니다.
결과는 막판에 제대로 짬당했습니다.
뭐시기 편지로 찔림도 당하고 징계는 받았고 중대장이 우리더러 반성하라는데 이유를 안가르쳐 줍니다.
아주 즐거운 말년을 보내고 나왔죠.
이강호
12/07/03 03:01
수정 아이콘
이게 병 주도로 되면 안되요... 간부 주도로 해야지
밀가리
12/07/03 03:23
수정 아이콘
저도 군생활 하면서 이등병때만해도 부조리가 약간 있었는데, 여단 감찰에 무더기로 걸려서 중대원 15%정도가 2주동안 격리되고 영창 몇 명가니 그 때부터 병영문화가 바뀌더군요.

그래도 요즘 군대 많이 좋아졌습니다. tvn에서 푸른거탑하는데 부대에서 그거 보면서 코웃음쳤어요.

암튼 지휘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건 동의합니다.
타테시
12/07/03 03:45
수정 아이콘
생활관 내 부조리 문제는 지휘관의 역할이 큽니다.
이 지휘관들이 진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서 병영생활을 고쳐나가는 것을 하게 한다면
부조리 문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봅니다.

병 급여 현실화는 각종 정당에서 열심히 이번 19대 국회에서 입법시킬 것으로 보이고
대신에 병 복무기간 단축건은 원래 18개월로 줄이려다가 국방부에서 안된다 해서 21개월로 못 박아놓은 케이스라
이건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는 나
12/07/03 03:50
수정 아이콘
구타 및 지시 간섭을 금하게 원칙적으로 맞긴하죠.
하지만 막상 병영생활을 해보면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느껴지죠.
우선적으로 마음의 편지, 한달에 한번 중대장이 조사하는 설문조사를 무기 삼아 오히려 하극상을 벌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급 낮은게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병사들이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또한 소대장,부소대장등이 자기가 직접 병사들 관리하기 귀찮아서
상병장들 모아놓고 밑에 애들 똑바로 관리 안하냐고 윽박 지르기도 합니다.

물론 선진병영이라고 해서 구타 없고 청정병영생활 속에서 아름답고 누구나 하고 싶은 군생활을 만들면 좋겠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속에서 그런 여건을 만든다는게 쉽지가 않죠.
제가 속했던 부대에서 정확히 제가 훈련도중에 낙오했던 병사에게 따로 불러서 몇마디 했는데
그게 나중에 마음의 편지로 올라갔고 중대장, 행보관과 면담을 갖고 징계조치 까지 받을뻔 했습니다.
군대라는 집단속에서 선임, 후임간에 어느정도 위계질서가 존재해야 하는데 아름다운 선진병영을 만든다고 군대를 캠프로 만들어 놓고
후임병에게 작업하나 못시키는, 그리고 청소마저도 부탁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부대관리주간에 화단작업에 인원이 필요해서 소대에 들어가 4명 나와라고 말하고 기다리는데 안나오는상황.
그래서 소대에 들어가보니 침상에 앉아서 차분히 독서하시는 이등별님들 왈" 행정보급관님이 이등병들 작업시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작업할 인원이 없으면 니들이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자..."그건 행정보급관님한테 말씀하셔야 합니다."
라는 말 듣고 눈이 확 뒤집혀서 "야이 x발xx야" 라고 큰소리치고 나오라고 했다가...휴가 짤렸습니다.

말년에 너무 이등병들이 무서워서 아무것도 터치 안하고 심지어 신병들이 들어와도 이름도,사는곳, 나이,어떤것도 묻지 않고 그냥 없는 사람 취급하면서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동원훈련 다녀오면서 일이등병이 해야 할 일들을 상병장들이 하는걸 보고 이대로 가다간 전시상황에서 과련 상급자의 말을 들을지 의문마저 들더라구요.거시기 해요...거시기해..참..
rechtmacht
12/07/03 03:52
수정 아이콘
본문에는 좀 덜 썼는데, 여하튼 제일 중요한건 하달만 될뿐 시행은 안되는 높으신분 지침이나 국방부 언플같은게 아니라 최일선 단위부대 간부들의 의지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중대장이요. 솔직히 소대장 선에서는 답이 안나옵니다. 아무리 빡센 사람이라도 결국엔 능구렁이같은 고참 병사들에게 제압(?)되거나 짝짜꿍을 맞추게 되더군요.

내무부조리로 표현되는 모든 형태의 범죄의 배후에는 일선 간부의 묵인과 조장이 있어요. 이놈들이 진짜 제일 나쁜놈들입니다. 고참병의 폭력과 괴롭힘으로 유지되는 '질서'에 안주하는거죠. 실제로 그건 무척 달콤할겁니다. '알아서 잘 돌아간다'는 착각을 주니까요. 부담스럽게 머리 굵은 병사들하고 티격태격 하지 않아도 되구요. 중대장 바뀌기 전 제 소대의 소대장은 심지어 대놓고 '야 요즘 애들 군기가 엉망인데 관리 안하냐'는 식으로 부추기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부하중에 자살자가 나와도 자기 앞길 망쳤다고 원망이나 하지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할 인간들입니다.

그리고 폭력으로 제압하지 않으면 내가 후임에게 제압당할거다 라는 두려움과 경계심은 자신이 겁쟁이라는 증거밖에 안됩니다. 군대 언플중에 '남자가 되서 돌아오마' 뭐 이런거 있잖아요? 진짜 남자는 껍데기뿐인 똥폼 잡고 뺨때리고 쪼인트까서 굴복시키는 똥군기를 즐기는게 아닙니다.
rechtmacht
12/07/03 04:04
수정 아이콘
졸려서 한개만 더 쓰고 가렵니다

원래 병 상호간에는 분대장-분대원 외에는(분대장을 병이 맡는다는 전제하에) 권력적인 위계가 없습니다. 그냥 국군 전체가 수십년동안 거짓 속에서 살아왔고 거기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것 뿐이죠. 후임은 마땅히 선임의 심부름을 해야하고, 궂은 작업에는 낮은 서열부터 차례대로 차출되어야 한다라는건 규정 어디에도 없는 허상입니다. 물론 이걸 받아들이기는 힘듭니다. 부조리에 가득한 후임시절을 보냈던 저같은 사람은 특히 그랬습니다. '나는 했는데, 왜 너희들은 안해?'라는 건 정말 크죠. 아무도 인정 안합니다. 그래서 간부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나는 나 님이 불만스럽게 여겼던건 정말 적나라하게 제가 겪었던 것과 똑같습니다. 근데 애초에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겁니다. 행정반에서 작업자 4명 부르면 막사에 있는 병사중에 '짬 딸리는 애들'이 알아서 뛰어나가야 하고, 방송 무시하고 자기 하던일 해도 되는 '적정한 짬'이 존재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라는 거죠. 거듭 말하지만 역시 오랬동아 '관행'에 익숙해있던 병사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들죠.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양심에 비추어 판단정도는 할 수 있겠죠.

군인은 유사시에 처벌받지 않는 살인을 하고 또 자신이 죽을 가능성을 항상 열어둬야 하며, 전문적인 전투기술을 연마합니다. 그리고 상관(선임병이 아니라 상관!)의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이런게 군 조직의 '특수성'입니다. 선임병이 폭력으로 후임병을 제압해서 복종시키는게 군 조직의 특수성이 아닙니다.

완전히 허무맹랑한 이상론 아니냐고 물으신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너는 군생활 참~ FM대로 잘했겠구나? 비아냥댄다면 솔직히 부끄럽다고 고백해야겠죠. 이렇게 말하는 저조차도 선임병이 되었을때 후임시절 겪었던것과 너무 달라져버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결국엔 다 적응되더군요. 근거도 없는 권력을 행사한다면 얼차려와 영창행의 철퇴가 내려왔으니까요.
밤식빵
12/07/03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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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가 철저히 관리감독하면 없어지겠지만 문제는 귀찮아서 그렇게 하는 간부가 없다는거죠.
위에간부는 지시만하고 하급간부들은 하는일이 많고 귀찮아서 신경안쓰고 그러니 개판되고 사고치고 그러더라구요.
결국 저 일말때 아래후임이 윗선임들을 찔러서 부조리들 없어졌는데 저 병장되니 다시 생기더라구요..
천도리
12/07/03 05:47
수정 아이콘
군생활 상꺽무렵 대대장이 내무부조리를 없앤다고 고참들 싸그리 모아다 "사람은 자라난 환경이 틀리기때문에 폭언 욕설
구타를하면 안된다" 라고 가르치고 상,병장들 참 영창 많이 보냈었죠..
그 이후 후임들이 잘못 > 고참들이 갈굼 끝 이었던게
후임들이 잘못 > 고참들 갈굼 > 후임들 마음의편지 작성 > 고참들 징계 > 고참들 후임들에게 관심꺼버림 > 부대 x망 으로
이어졌습니다.

후임들이 잘못해 간부에게 보고를 해도 간부라는것들은 타일름으로 끝났습니다. 후임 영창보낸적 한번도없습니다.(심지어 선임에게
욕하다 걸렸는데도 자라난 환경이 틀려서 그럴수 있을거라고) 그 이후 잔심부름과 청소같은건 마음의편지를 절대 찌를거같지 않은
믿을만한 후임(주로 군생활을 잘하는)들 시키고 군생활 아예 막장으로 하는 애들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군생활 잘하는애들만
손해보는거죠. 그러니 훈련때 멍때리는 일이등병이 태반... 간부들은 선임급들만 갈굽니다.눈물나죠 억울하죠 자라난 환경이 틀린애가
훈련때 멍때리는데 왜 나한테 뭐라그러냐고 하소연할때도 없습니다.

분대장 외엔 지시권한이 없는게 맞는데 분대장이 지시했는데 안했을때 대처방법이 없죠. 보고해도 소용없는게 저희 부대만인지몰라도
대다수 선임들은 이놈 내가 보고해서영창보내느니 욕한번하고 말자 라는 생각이 더 많습니다 아끼는 마음에.
(물론 영창보낼확률도 거의 없죠. 하라고 타일르지 간부들은 저희 부대 간부들은 참 일이등병한테 순종적이었습니다..)
분대장의 권력은 없애면서 부대에 후임들 사이에서 끈임없이 사고가 터졌죠.. 자살시도,성추행,절도 다 저 말년에 터진사건입니다.
심지어 혹한기훈련때 인대늘어난 후임이 무려 7개월동안 다리를 절면서 훈련다째고 선임들이 뭐라할때마다 부모님 호출해서
선임들 징계 먹일때마다 이건 아니다라고 느꼇습니다.

또한 간부도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있습니다. 폭언 욕설 구타로 마음의편지쓸때마다 나온 간부도 아무런 처벌안받았서요.
감찰까지 떠서 찔렸지만 사단장 교체시기라 사단장이 귀찮다고 연대에 책임넘겨서 근신으로 끝났네요. 할말을 잃었습니다.
아무튼 글쓴이님이 말한대로 되려면 간부가 제정신에다가 후임들 역시 개념제대로 박힌애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전 말년휴가때 kctc뛰어야된다고 말년휴가 짤라서 나갔다왔습니다. 전역 이틀전엔 풀배고 못질하고 페인트 칠했구요.
간부들도 후임들 안시킵니다. 왜냐 못하기때문에, 못하는건지 안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선임만 고생시키니 간부와 선임들사이에
마찰도 심하구요.

부조리가 없어지면 좋겠지만 군부대 특성상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욕안하게끔 두세번 가르치면 알아먹는 후임들도있지만
일주일 내내 가르쳐도모르는 (못배우는건지 안배우려고하는지 모르겠지만) 애들은 폭언,욕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긴장을 안하는거거든요. 심지어 분과 막내 막둘이 너무 주특기공부를 안하자 같이 연등하자고 점호끝나고 갔는데 침낭피고 자고
있더군요. 다음날 왜잤냐고 물어보니 막내는 일과때 작업해서 피곤했다고 자버리고 막둘은 막내가자서 자기도 잤다네용...
그 두명 그날부터 손땠습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너무 할말이 많아서 두서가 없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angrriser
12/07/03 07:11
수정 아이콘
폭행과 심한 인격모독, 성군기 위반행위등과 같은 중대한 일에 대해서야 가차없이 처벌의 철퇴를 휘두르는게 맞겠습니다만, 특히 징병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입대를 하였지만 복무의지가 없는 병사들에게 '갈굼'이 없다는건 부대 X망 되는 가장 빠른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그 갈굼이라는게 보통 후임을 보고 답답하다고 느끼거나 짜증이 나거나, 혹은 열받아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생활면에서 여러가지를
공유하는 한국군 특성상(특성은 개뿔 대우가 X같아서 생기지만 -_-;) 그 감정이 풀리지 않으니 그렇게 당할 수 밖에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병영부조리 없애고 싶으면 대우나 생활여견 완벽하게 개선해 주면 됩니다. 하지만 그런건 없죠. 만약 병사당 1인 1실을 준다면 무슨 내무부조리
가 생기고 가혹행위가 생기겠습니까? 물론 그정도까지 바라는건 아니지만....
그리고 일선 간부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바에 저 역시 동감합니다. 그 모든 걸 다 떠나서 일선 간부들이 의지만 가지면 될 겁니다.
하지만 하사나 소위들 역시 장기복무자 비율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장기복무자가 된다면, 이미 일선 간부가 아닌 경우가 많죠.
간부들 역시 징집된 상황에서 그만한 의지를 가지라는건 분명 군대니 당연한 거겠지만 실천의 문제에선 다른 문제가 되는 겁니다.
물론 그들도 사람인지라 제일 처음에 언급한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가차없겠지만 말입니다.
애초에 이 모든건 군인 대우나 생활개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월급 제대로 주고 생활여건을 사회와 비슷하게 해주면
어쩔수 없이 일어나는 '갈굼' 말고는...글쎄요? 그 다음부턴 개인 성향탓일것 같습니다.;;;
마이너리티
12/07/03 07:43
수정 아이콘
제 개인적으로 합리적인 고참이 되기 위해
제 밑으론 절대 후임한테 개인 심부름이나 일 떠넘기기, 쓸데 없는 통제, 구타 못하게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소리 같은 갈굼은 사라질 수가 없더군요
작업이나 훈련 준비 때, 가르쳐줘도 못 알아먹고 멍때리고 있는...

사회에선 못보는데 군대에선 인간 이하의 지능이나 눈치를 지닌 사람들을 참 많이 보게되는게 신기했습니다
초록추억
12/07/03 09:03
수정 아이콘
사회에서도 법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돌아가죠.
부조리나 구타 등 가혹행위는 없어져야 하지만,
갈굼이나 질타 등의 커뮤니케이션까지 없어져야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갈굼이 먹힐려면 물리력이 필요(최소한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는)하다는게 문제.
병사간 상하계급을 없앴으니, 징벌간 계급차이도 없애서 확실한 처벌을 하는 수 밖에요.
이러면 또 징벌 적용범위나 방법으로 잡음이 많이 생기겠군요.
12/07/03 09:12
수정 아이콘
저희 대대장은 일주일에 한 번씩 소원수리를 받고서 대대원을 강당에 전부 모아 그에 대한 답변을 피티로 띄워주곤 했는데, 왜 이등병은 청소때 걸레 빨아야 하냐, 개인정비 시간에 내가 보고싶은 티비 프로그램 보고싶다.는 소원수리에 '집에서도 청소하면 막내가 걸레질하고, 어른들 티비보는데 함부로 못돌리지 않냐'고 응수하더군요. 고참들 입장에선 만세삼창을 외치고픈 순간이었습니다. 폭언 구타는 당연히 근절하는 게 맞고, 개인심부름도 시키지 않는게 맞지만 나는나님의 사례같은 단체생활 내의 저런 행위는 확실히 선후임의 관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본부중대에서 있어서 복무의지 없는 타중대 아저씨들이 정말 많이 제 후임으로 내려오곤 했는데정말 별에 별 인간이 다 있습니다. (심지어 다리 절고 간질일으켜서 복무부적응 제대시켰더니 몸이 완전히 낫는 유주얼서스펙트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디까지가 병영부조리이고, 어디까지가 합당한 지시인지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Wizard_Slayer
12/07/03 09:39
수정 아이콘
폭행,가혹행위만 없어도 거기는 천국
12/07/03 09:39
수정 아이콘
병 간의 위계를 없애면 그걸 간부가 규정에 따라 관리해야하는데, 간부까지 손놓아버리면 개판이 되는거죠.
학생체벌 문제와 비슷한 거라고 봅니다. 병장이 교사, 이등병이 학생이라고 보면 똑같죠.
복제자
12/07/03 09:43
수정 아이콘
당연히 부조리는 사라져야 합니다. 말할것도 없는 사실입니다.

근대 왜 후임이 사고치면 왜 후임병 제대로 교육관리 안했다고 사수가 처벌을 받나요.


병장때되니까 대대장이 부조리 없앤답시고 병장들이 생활관 청소담당하라고 했는데, 병장은 손걸레와 빗자루하고 일이병은 대걸레 질했습니다.

이게 거꾸로 돌아가는게 아니면 뭔지...
나이트해머
12/07/03 10:09
수정 아이콘
이건 간부의 문제입니다. 간부가 신경써서 관리하면 악습은 사라지고 군기는 바로잡힙니다.
문제는 간부가 게으르면 악습은 잔존하고 군기가 사라져버립니다.
그렇다고 악습을 남겨 군기를 잡겠다 하면 그건 하등 가치없는 똥군기이기에 오히려 폐가 됩니다. 군기 세다는 해병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터졌을때 어땠습니까. 갈굼받던 이병이 그걸 막으려다 총에 맞을때 군기잡던 병장들은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이런게 군기라면 그건 사라져야 합니다.

결국 이 문제는 간부들부터 개선되어야 풀릴 것이라 봅니다. 병장과 이병은 다같은 병이지 상하관계가 있는 게 아닌데도 게으른 간부들이 병들 내에 상하관계를 만들어 자신의 임무를 이양해 버린게 문제인 겁니다.
ComeAgain
12/07/03 10:14
수정 아이콘
분대장 제외한 모든 병은 상호 존중이 원칙아닙니까...

후임 교육 이런 것도 분대장 제외하고 병끼리는 후임 교육이고 뭐고 할 필요 없습니다.
병에 대한 교육은 간부가 해야죠. 그러라고 간부하는 건데. 병기본 교육 이런 걸 왜 병끼리 서로 합니까;;
이런 것도 고쳐나가야 합니다.

간부들은 일과 끝나면 퇴근해서 뿔뿔이 흩어지는데, 그러면 간부들은 유대감, 결속 이런 건 하나도 없겠네요.
병들도 (빡센) 일과가 끝나면 정말 집에 온 것처럼 쉬어야 합니다. 쓸데없는 내무생활은 전투력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구밀복검
12/07/03 10:14
수정 아이콘
뭐 처음 부조리 근절 나올 때 구타 없으면 군대 망한다 어쩐다 이런 개소리도 많았지만, 이젠 대부분의 병영에서 구타를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죠.(있는 곳도 있지만 어쨌건..) 그렇다고 지금 군대가 망했느냐? 하면 전혀 아니고, 누구나 지금이 더 나아졌다는 데에 동의할 겁니다.
구밀복검
12/07/03 10:18
수정 아이콘
그리고 흔히 "간부들만으로는 병사 통솔 못한다. 병사 간에 위계 질서가 뚜렷하고 다소간 부조리가 있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있곤 한데...이건 사실 간부들이 자기 편하려고 하는 말이지요. 헌데 '병'들이 이를 내면화하고 이에 적극 동조하는 걸 보면 재미있지요. 마치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성경 구절을 여성 신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것과 비슷하달까..
밀가리
12/07/03 11:05
수정 아이콘
분대장이나 작업조장(사수 등)이 명령이나 지시를 내릴 수 있으며 후임병사가 이에 불응할 경우 복종의무의 위반으로 징계내릴 수 있습니다. 만약 정당한 지시를 내렸는데도 후임이 찔렀을 경우 1) 구타, 욕설을 이용한 지시 or 2) 간부가 멍청해서 정당한 지시도 징계처리. 둘 중에 하나이겠지요.

그 외 병 상호간에는 신경을 안쓰는게 맞습니다.

요즘은 아예 동기생활관 되면서 출퇴근 개념으로 일과 끝나면 병영생활은 서로 신경도 못쓰게 합니다.

오늘 전역하러 부대복귀 하는데 솔직히 구타 가혹행위가 필요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없어도 간부들이 신경쓰면 잘만되요.
12/07/0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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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 및 가혹행위는 근절되는게 맞겠습니다만..
오기싫은넘 억지로 끌고오는 징병제에.. 저넘이 안하면 내가 해야되는 .. 그것도 하기싫은걸 강제로!

이런상황에서 싫은소리 한마디 안하고 어떻게 조직이 유지될수가 있는지..
뻑하면 행보관이나 소대장이나 고참급 불러서 애들관리 안하냐고 갈구는데 이런것도 없어져야죠.
12/07/0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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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가 일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간부죠. 지들이 관리하기가 귀찮으니까 병사들한테 떠넘기고 병사입장에서 그걸 관리하는 방법이 부조리밖에 없는겁니다. 왜냐? 후임병들이 못하면 선임병들이 욕을 쳐먹는데 성인이 아니고서야 후임들을 인격적으로 대접할 수 있나요? 간부들이 선임이라고 뭐 대접해주는것도 아니고 그럼 후임들이라도 대접을 해줘야죠. 아니면 선임이라고 욕을 하질 말던가... 후임이 잘못을 했을때 간부들이 후임 본인을 쪼기만 해도 부조리건 뭐건 신경끄고 잘 살사람 엄청 많을겁니다. 칼같이 자기잘못에만 욕을 먹으면 궂이 다른사람 신경쓸 필요가 없죠.
분대장 한번 달아보신 분들은 알텐데요? 분대장 단 순간부터 한달안에 그때까지 군생활동안 먹었던 욕 다먹고, 그나마 제가 잘못해서 욕먹은거면 몰라도 휴가갔다온 사이에 어쩌고저쩌고 누가 훈련갔는데 왜 뭘 모르냐고 어쩌고저쩌고... 환장합니다. 인간은 간사해요. 잘해줘봤자 아무것도 기억하려고 안행요. 그리고 그 안한 욕은 분대장/선임이 다 먹고요.
그리고 제일 웃긴게 간부들이 잘났다는듯이 부조리 잡고 다니는데 정작 부조리는 간부들이 몇배 더 심하다는거;; 하사들 모아놓은 집단이나 위관들 모아놓은 집단들 보면 하는 꼬라지가 병사랑 다를거 하나 없죠. 그러면서 병사들보고 부조리 하지 말라고하면 코웃음밖에 안나옵니다.
결론은 부조리 없애고 싶으면 잘못을 한 사람을 욕하지 후임이 잘못했다고 선임을 욕하지 말라는거... 이거 안해놓고 부조리 없애라고 하는건 군대가 군인이 아니라 성인을 양성하는곳이 되죠. 상식적으로 제가 후임때문에 욕을 먹는데 간부나 후임한테서 저한테 돌아오는게 아무것도 없다??? 납득이 전혀 안가죠. 그 결과가 부조리로 이어지는거고요.
12/07/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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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도 제대한 사람입니다만...본문과 댓글 다 읽어보니 한숨이 나오네요...내무생활이야 그렇다쳐도 고참에 대한 권위가 이렇게
없어서야...댓글중
이등별님들 왈" 행정보급관님이 이등병들 작업시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작업할 인원이 없으면 니들이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 라고 반문하자..."그건 행정보급관님한테 말씀하셔야 합니다."
이거보고는 제가 다 눈이 뒤집히네요...얼마나 바로위 고참을 우습게 여기면 저런 발언이 서슴없이 나오나요...
제대로 정신 박힌 사람이라면 사람없으면 자발적으로 작업 나서야 하지 않나요? 고참은 작업하고 이등병은 책이나 보고.....
이게 제대로 된 군대입니까? 전쟁나면 고참 명령이 씨알이나 먹히나 싶네요...
자이언츠불펜
12/07/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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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가 변해봐야 얼마나 변했겠나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군대는 확실히 다르군요
12/07/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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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들입니다. 지금 당장은 병들 간의 부조리만 문제가 되는데,
간부가 후임들 잘못에 고참들 불러서 뭐라고 하는 것 역시도 부조리죠. 후임들이 잘못하면 후임들이 처벌받아야 하는 게 당연하고요.
근데 이건 고참들이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봅니다. 간부가 뭐라고 까면 난 애들 징계할 권한 없으니까 후임들한테 직접 말하라고 하고
계속 까면 윗간부한테 문제제기해야죠. 체벌을 안해서 학생들이 말을 안듣는다면 다른 징계권을 줘야지 다시 애들을 때려야겠다고 하면 되나요?

연쇄적으로 고쳐나가는 방향으로 가야지, 지금 문제가 있다고 거꾸로 돌리자고 하면 안되겠죠.
유인나
12/07/0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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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군생활하면서 어이없던게 간부들은 예를들어 대대장뜨면 대대장 뒤치닥거리 다 해주는 그 아래 간부들 있고 개인심부름 장난아니고 행보관이 있으면 그 아래 초급하사들 다 부려먹고 하면서 왜 병사들이 아래 후임 시키면 눈뒤집고 난리치는지 그게 제일 싫었습니다. 후임들이 안하는건 둘째치고..
불쌍한오빠
12/07/03 12:37
수정 아이콘
제 경험으론 군대는 바뀐게 없습니다
그만큼 사회가 바뀐거죠
앞뒤 꽉막히고 이상한 생각하는 간부들 정말 많습니다
12/07/03 13:12
수정 아이콘
분대장 잡아보면 알죠...
간부가 진짜 쓰레기입니다.

부조리로 후임이 상담받으로 간부한테 가서 얘기하면 간부는 그자리서 잘 들어주는 척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분대장불러서 전부다 얘기하면서
후임들 관리 어떻게 하길래 후임이 저따구로 나오냐고 제대로 안하냐고 갈구라고, 관리 잘하라고 난리나죠...
간부가 그냥 부추깁니다. 근데 무슨 병영문화개선이고 나발이고..
12/07/03 13:42
수정 아이콘
전역한지 이제 8달됐는데....

다 없앨수 있습니다. 그게 정치라고 생각하는데..

여러 간부들을 설득하고 약간 적을 만들면 병사로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갈구고 뭐해야 애들이 말 잘듣는다는건 솔직히 그냥 myth 입니다. 안그래도 잘하는애는 잘하고 패고 갈구고 별짓을 해도 안되는 애들은 안됩니다.

그냥 부조리를 만들기보다. 자기의 일과 군생활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게 더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 권위가 생기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금영롱
12/07/03 13:50
수정 아이콘
군대 선 후임 관계를 학교 같은반 친구들 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지내라는건가요?
선임에게 후임의 행동에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가능 할 수도 있겠네요.
모든 관리와 책임은 간부에게 묻고.. 거의 뭐 학생들과 선생님 되는거죠.
12/07/03 14:55
수정 아이콘
진짜 분대장 잡아보면 간부탓인거 알게됩니다 -_-; 하루종일 밑에애들덕에 욕먹는게 일상 -_-
한창 병영부조리 말 나올때라 갈구지도 않고 밑에애들도 못갈구게하고 애들 열심히 어르고 달래고 교육시키고 했는데 작업할때 조금만 빠져보이니 행보관이 불러서 한다는말이 '야 이 XX야 너만 착한척하냐? 애들 안갈궈? 관리 안해?' -_- 그러면서 말로만 병영생활개선, 그린 병영 어쩌고.. 그당시 그 간부가 원한건 '겉으로만 보이는' 병영생활 개선인거죠. 아무도 모르게 폭언과 구타를 동원해서라도 군기는 꼭 잡으라는겁니다. 단 제3자 눈에 절대 안띄게.
솔직히 간부들이 병 관리만 잘 해줘도 저런거 못일어납니다. 문제는 그 관리와 교육들을 선임병에게 떠넘긴다는거죠. 병끼리는 동일하고 평등한데 왜 후임병의 잘못만큼은 선임병이 책임을 져야됩니까 -_-
무지개곰
12/07/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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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문제의 대부분은 간부에서 온다고 생각하는 사람중 한명입니다.

2년 군생활 하면서 동기가 고문관이라 13개월 분대장에 통신계원을 하면서 느낀점은 간부가 해야 할일을

병사에게 시키지 않으면 군생활은 할만하다는 겁니다.
12/07/03 15:57
수정 아이콘
병끼리 평등하면
진짜 선임이 후임때문에 욕먹는 일이 없어야죠

부사수라는게 들어와서
일도 더럽게 못하고 뺀질대는데
어짜피 저 나가면 다 지가 욕먹을 일이고

병장 달자마자 받은 부사수라서
좋게좋게 얘기하고 욕도 안하고 뭐 구타도 당연히 없이 넘어갔죠

근데 걔가 당직일때 부대전화 중에 일반전화 되는걸로
3-4번씩 당직서는동안 4-5시간을 통화했더군요.

다음달에 전화비요금 나왔는데
걔 당직설때 내무실에서 잘자고 있던 제가 영창갈뻔 했습니다.
라울리스타
12/07/03 17:35
수정 아이콘
과연 징병제인 현 상황에서 군 내무 부조리가 완벽하게 없어질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전역까지 남은 날이 적은 고참급일수록 왜 간뎅이가 붓느냐...그야말로 '전역'을 하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하든, 요리조리 놀면서 하든 일단 전역날은 정해져 있습니다. 너도나도 억지로 군대에 온 상황에서, 그리고 쥐꼬리만한 급여를 받는 상황에서 전역을 앞둔 고참급이 되었는데도 일을 열심히 하길 바라는 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이지요.

이러한 상황인지라, 자신들의 일을 도맡아 해줄 병사가 필요한 간부들은 상병장들에겐 일반적으로 신경쓰지 않게 됩니다. 챙겨주고, 정 줘 받자 전역하면 남남이 되니까요. 그렇다고 꼬장부려서 상병장들 일 시키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어차피 효율은 떨어지는데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간부들은 자신의 병사가 일정한 고참급이 되면 흔히 '부사수'라고 이야기하는 일이병급 병사들과 새롭게 일을 하게 되지요.

간부들이 왜 내무 부조리를 방치하는가? '부사수'라 불리는 일이병들이 군기가 잡혀있을 수록 간부들도 편하기 때문입니다. 일이병들이 고참급 병사와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면 결국엔 부대엔 일할 사람이 없게 됩니다. 고참급들은 어차피 일을 시켜도 비효율적으로 하기 마련인데, 일이등병들까지 그렇게 된다면 간부들 입장에선 굉장히 골치아픈 일이니까요. 따라서 상위 부대에서 공문이 내려온다던가, 옆 사단에서 자살병들이 생겨서 분위기가 흉흉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간부들도 '병 군기'를 은연중에 강조하지요.

'야 너 xx들 관리 안하냐' 라던지, 'xx분대장 분대원들 개판이다' 라던지....'

'군기'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인위적인 것인데, 이것을 단순히 말로 타이르는 식으로는 잡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점입니다. 간부들도 이것을 알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참들에게 '분대원들 군기 잡아라...'라고 말하는 것은 내무부조리를 하든 구타 및 가혹행위를 하든 '안보이고 안들키게' 해라 입니다. 예전에 정말 말도 안되는 부조리들에 비해선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최근에도 아예 사라졌다고는 볼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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