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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08 02:15:27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검푸른 해협 - 2. 지팡구의 역사
지팡구는 당시 일본을 칭하던 원나라식 발음이라 합니다. 마르코 폴로가 이 말을 서양에 알렸고, 황금의 나라의 전설이 퍼지게 만들었죠. 대항해시대를 하면서 "여기가 황금의 나라 지팡구인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이는 Japan의 어원이 되기도 했죠.

천황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호칭에 대해 어찌 할까는 나름 머리 아픈 문제입니다. 다들 섞어서 쓰니까요. 싯켄 같은 짧은 호칭들은 일본어로 쓰면서도 다죠다이진(태정대신) 같은 건 일본어로 쓰면 멋이 안 나서 그런지 한국 발음대로 하는 식입니다. 저 역시 주로 일본식으로 쓰되 발음이 좀 그런 건 그냥 그대로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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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본의 고대는 수수께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천황, 덴노에 대해서는 더 그렇죠. 삼국시대 얘기하면서 어느 정도 얘기했으니 껑충껑충 뛰어 보겠습니다.


본문과 관련...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일본 역사의 특징 중 하나는 섭정입니다.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여성 덴노 스이코의 섭정 쇼토쿠 태자겠죠. 귀족들은 셋쇼(섭정), 간바쿠(관백) 등의 호칭으로 실세를 누렸고, 덴노들 역시 황태자에게 양위한 후 상황, 조우고가 됩니다. 이들이 출가하면 법황(호오)라 불렀죠. 이 조우고가 거처하는 곳을 원院, 일본어로 인이라 불렀기에 이런 정치를 인세이라 부릅니다. 특이한 게 일본 매체에서는 최대한 덴노를 드러내지 않는 편인데, 하늘의 자손을 쉽게 보일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헌데 바로 이 덴노였던 조우고는 별 거리낌 없이 내보내죠. (...) 덴노 자리만 내놓으면 인간이 되는 모양입니다. 뭐 이들이 역사에 큰 역할을 했기에 뺄 순 없겠습니다만. 덴노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이는 아래에서 다룰 근성의 덴노 고다이고 정도입니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그 특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은 40대 덴무 덴노(673~686) 때,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으로 대륙과의 연결이 끊기면서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된 것이었습니다. 나름 활발하던 교역은 줄어들고 큐슈 북쪽의 다자이후로 제한됐죠. 덴노라는 호칭이 이 때 시작됐고 일본이라는 국호를 지었으며 일본서기를 편찬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름대로 덴노 중심의 중앙 집권을 향한 시도였죠.

무령왕의 자손 떡밥으로 유명한 간무 덴노는 (최근 아키히토 덴노가 직접 말하기도 했죠) 두 차례 수도를 옮깁니다. 마지막에 도착한 곳이 바로 헤이안쿄, 현대의 교토입니다. 이 때가 794년, 이 때부터 가마쿠라 막부 창설까지를 헤이안 시대라 부릅니다.

나름 중앙집권을 위한 시도였습니다만 섭정은 계속돼서 얼마 안 가 후지와라씨가 덴노의 외척으로 세도정치를 합니다. 실세는 이런 외척 가문들, 귀족들에게로 넘어갔고, 이에 맞서 덴노는 자기 아들에게 양위하고 조우고이 돼 갔습니다. 대처가 이러니 덴노 자신은 완전히 상징만 있는 공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다툼은 이들을 호위하는 무사들의 힘을 키워주었죠.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톰 크루즈가 사무라이의 뜻이 봉사한다는 것임을 알고 놀랐다면서 이런 저런 망상을 하지만 별 거 없습니다. (...) 그냥 출신이 이랬던 것일 뿐.

본격적인 혼란이 시작된 것은 12세기 초, 72대 시라카와 덴노는 조우고가 되는데, 아들 호리카와 덴노가 죽은 후 겨우 4살된 그의 아들이 덴노가 됩니다. 이 때가 인세이의 절정으로 시라카와 덴노는 모든 정사를 총괄하게 되고, 후에 토바 덴노의 아들에게 강제로 양위하게 합니다. 이 아들이 스토쿠 덴노인데 불과 5살, -_-; 거기다 이 양반 시라카와 법황의 아들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orz; 문제는 이래놓고 시라카와 법황이 죽어버렸다는 것이죠. 이후 조우고가 된 토바는 할아버지가 했던 방식 그대로 양위를 강요합니다. 거기다 다음 덴노를 스토쿠 덴노의 아들이 아닌 아우로 박아버려 스토쿠가 정치에 참가하지 못 하게 했죠.

그런데 다음 고노에 덴노가 또 일찍 죽습니다. orz;;;; 스토쿠 조우고는 이 때다 싶어 자기 아들 시게히토 친왕을 앉히려 했지만, 후지와라노 도쿠시는 주변 귀족들을 끌어들여 고시라카와 덴노를 앉힙니다. 이 양반, 스토쿠 조우고의 장인어른인데 말이죠.

토바 조우고가 죽은 후 후지와라노 도쿠시 등은 힘을 되찾으려는 스토쿠 조우고를 죽이려 했고, 그는 도망쳐 이들과 맞서려 합니다. 이 때 손을 뻗은 게 바로 타이라노 키요모리입니다. 이렇게 일본 내의 후지와라씨 등 정치세력은 덴노파와 조우고파로 크게 갈라졌고, 이 틈을 타 무력을 가진 무사 집단이 성장하니 바로 겐지(原氏 미나모토)와 헤이시(平氏 타이라)입니다.


스토쿠 조우고의 편이 돼 줄 줄 알았던 타이라노 키요모리는 고시라카와 덴노의 편을 들었고, 스토쿠 조우고는 고립돼 죽었습니다. 그 한이 어찌나 컸는지 그는 텐구가 되어 지금까지도 일본 최악의 대마왕으로 남았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도쿄 올림픽 때도 제사를 벌여 달랬을 정도였죠.

이렇게 덴노가 된 고시라카와는 후지와라씨를 견제하기 위해 무사들을 우대했고, 이를 통해 헤이지는 급속히 성장합니다. 고시라카와 덴노는 조우고가 된 후 이를 견제하려 했고, 일본은 또 다시 조우고파와 덴노파로 갈라집니다. -_-;


이 때 헤이시에 반기를 든 것이 겐지의 미나모토노 요시토모, 하지만 이 대결은 타이라노 키요모리의 승리로 끝났고, 고시라카와 조우고는 유배됩니다. 이것이 바로 헤이지의 난, 타이라노 키요모리의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이 때를 일본 무신 정권의 시작으로 보기도 합니다.


"헤이지가 아닌 자는 사람도 아니다"고 할 정도로 강력한 정권을 만든 것이 타이라노 키요모리였지만, 그렇다고 일본이 안정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미나모토노 요시모토의 아들들이 칼을 갈고 있었거든요.


고시라카와 법황(맨날 출가해요 -_-)의 둘째 아들 모치히토 친왕과 원래 키요모리 편을 들었던 겐지 미나모토노 요리마사의 거병으로 본격적인 겐지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이는 어렵지 않게 막았지만 불길은 거세져 갔고, 그 선두에는 미나모토노 요시토모의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꽤나 미남이었다는 평을 듣는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요시토모의 삼남으로 헤이지의 난 후 유폐됩니다. 그러다 헤이지인 호죠 마사코와 금단의 사랑에 빠지죠. (...) 그녀의 아버지 호죠 토키마사는 그에 반대했지만 둘이 야반도주해 버리자 은근슬쩍 봐 줍니다. 요리토모는 겐지의 적자, 그를 지원한다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었지만 결국 성공했죠.


마침내 시작된 겐페이 전쟁, 이 때 맹활약한 사람이 바로 요시토모의 9남 미나모토노 쿠로 요시츠네입니다. 승병 무사시보 벤케이(맨 왼쪽)와의 다리 위에서의 결투로 "작은 고추가 맵다"는 정서를 일본에 퍼뜨린 장본인이고, 시즈카 고젠이라는 시라뵤시(남장하고 춤추는 기녀)와의 연애담도 유명합니다. 그에 대한 온갖 전설이 일본 전체에 퍼져 있죠. 그의 최후도 일본인의 입맛에 맞는 비극이라서 요시츠네 = 칭기즈칸 설이 진지하게 연구되기도 했습니다.


겐페이 전쟁이 시작될 무렵 타이라노 키요모리는 죽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무네모리는 그리 잘 나지 못 했고, 요리토모는 승승장구하며 1185년, 헤이지를 완전히 멸망시키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는 고시라카와 조우고나 덴노에게 권력을 돌려주기는커녕 무신 정권을 확고히 하려 했죠. 이 과정에서 자기 권력을 위협할 형제나 숙부들도 숙청하였고,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는 여기에 반기를 듭니다.

+) 둘이 갈라서게 되는 데에는 여러 설이 있더군요. 요시츠네에게 유리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확실한 판단을 내리진 않겠습니다.

요리토모에 밀려난 요시츠네는 자신의 근거지인 오우슈(일본 동북부)로 향해서 맞서려 했지만, 애초에 요시츠네를 받아주었던 후지와라 히데히라는 죽은 뒤였습니다. 그 뒤를 이은 야스히라는 요리토모의 협박에 굴복, 반대하는 동생을 죽이면서 요시츠네 토벌에 나섭니다. 요시츠네는 버티다 자결합니다. 뭐 에조(훗카이도)로 갔다느니 칭기즈칸이 됐다느니 말이 되어 날아갔다느니 이런 저런 전설은 많습니다. 무사시보 벤케이는 이 때 요시츠네의 할복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다가 화살을 잔뜩 맞으면서도 서서 죽습니다. 하지만 요리토모는 오우슈를 공격, 야스히라를 끝으로 오우슈의 후지와라 가문 역시 멸문되죠. -_-;

이렇게 관동을 제압한 요리토모는 조정에서 내리는 벼슬들을 거부하고 장군직을 요구합니다. 정이대장군, 세이이다이쇼군이었죠. 1192년 고시라카와 법황이 죽은 해에 그는 쇼군직에 오르게 됩니다. 가마쿠라 막부의 시작입니다.

당시 일본의 장군직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 중 요리토모가 받은 정이대장군은 관동의 오랑캐(-_-)들을 토벌하는 관직이었죠. 이렇게 가마쿠라 막부의 초기는 관동의 무사들을 통솔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관서는 아직 조우고나 덴노의 영향력 아래 있었죠.

아무튼 겐페이 전쟁은 일본의 역사가 확연히 바뀐 계기가 되었으며, 흔히 우리가 아는 막부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전국시대나 메이지 유신과 함께 꽤 인기 있는 소재죠. 다만 막부의 창시자인 요리토모보다 동생 요시츠네가 인기가 훨씬 많고, 최근에는 헤이지에 대한 재평가도 계속되는 모양입니다. 이 시대를 공부할 때 겐지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헤이지에 애정이 가는 것으로 끝난다고 하는군요. 지금 일본에서 나오는 드라마도 타이라노 키요모리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죠. 뭐 이는 뒤에도 마찬가지라서 무로마치 막부를 연 아시카가 다카우지도 그 자신보다 그 적들이 더 인기가 많으며, 에도 막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노부나가나 히데요시에 비해 인기가 딸리죠.


요리토모가 죽은 후 아들 요리이에가 2대 쇼군이 됩니다. 하지만 그는 외부의 압박에 시달리니, 바로 외가 호죠씨였죠. 요리토모의 장인 호죠 토키마사는 자신의 몫을 요구했고, 가마쿠라 막부가 불안정한 가운데 어린 지도자라는 게 걸렸습니다. 정치는 호죠씨를 중심으로 한 13인 합의제가 되었고 그 자신의 권력은 크게 제한됐죠. 1203년, 호죠 토키마사는 병을 핑계로 그를 폐위했고 그를 돕던 외가 히키씨 역시 멸족시켜 버립니다. 이 해에 토키마사는 1대 싯켄이 됩니다.

3대 쇼군이 된 미나모토노 사네토모도 10여년간의 통치 끝에 암살되고, 가마쿠라 막부 내부의 혼란과 외부의 도전은 계속됩니다. 무엇보다 요리토모 이후 이어진 미나모토씨 자체가 끊겨버렸죠. 고토바 조우고는 1221년, 혼란에 빠진 가마쿠라 막부를 공격하니 조큐의 난입니다. 조정의 적, 이른바 조적으로 찍힌 상황에서 가마쿠라 막부는 몰락의 위험을 겪습니다만, 이 때 한 비구니가 나섭니다.


출가한 요리토모의 아내 호죠 마사코는 흔들리는 가마쿠라 무사들에 눈물을 흘리며 요리토모의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요리토모를 쇼군으로 만들고 자기 자식들을 쇼군으로 만들고 자르는데 일조했으며, 이 때 보여준 활약으로 그녀는 비구니 쇼군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죠. 이 죠큐의 난에서 가마쿠라 막부는 조우고 측에 승리하고 마침내 관서의 무가들을 통솔할 권리까지 얻게 됩니다. 당시 일본의 조우고는 세 명, 이들 중 두 명이 주모한 혐의로 유배되고, 반대했던 츠치미카도 조우고도 스스로 유배의 길을 택합니다. 주쿄 덴노 역시 폐위됐으며 그 뒤를 고호리카와 덴노에게 잇게 했습니다.

이렇게 최종 승리자는 뜬금 없이 헤이지인 호죠 씨에게 돌아갑니다. 이들은 싯켄을 이어 가며 일본을 집권했고, 쇼군은 귀족 가문인 후지와라나 황족들에게 줍니다.

이로부터 40여년 후, 8대 싯켄 호죠 토키무네가 1268년에 17세의 나이로 싯켄이 됩니다.

이렇게 일본 역사는 신의 자손 덴노라는 뭔가 어마어마한 자뻑으로 진행되다가 귀족들에 의해 세도정치를 오래 겪고, 덴노는 덴노대로 조우고나 법황이 되어 덴노 자체를 무실화 하는데 일조하는 역사였습니다. 덴노의 상징성 때문에 이런 기형적인 모습이 나타난 것이죠. 섭정을 뜻 하는 관직만 한 두개가 아니고 쇼군 위에도 싯켄, 오고쇼(에도 막부)이 있는 식이었죠. 가마쿠라 막부 후기에는 이 싯켄 위에도 도쿠소우(得宗)를 둡니다. 끝이 없죠. -_-;

그 상징성을 무너뜨리지는 않되 상징으로만 두고 실세를 따로 두는 방식, 이걸 일본의 매체들에서 페이크 최종 보스가 많이 나오고 배후의 조직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이유라고도 하는데, 그것까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런 시스템 덕분에 특히 조선에서는 쇼군을 뭐라고 칭해야 될 지 말이 많았습니다. 신라 때도 신라왕이랑 덴노 사이에 누가 더 위인지 이래저래 자존심 싸움 많이 했구요. 물론 자기 나라에서는 자기가 더 위라고 생각하는 식이었습니다만. 조선에서는 어쨌든 왕이라 하여 동등하게 취급해 주기도 했고 왕세자 급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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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간 데 없을 것 같았던 호죠 씨가 휘청거리게 된 건 고다이고 덴노 때부터였습니다. 여몽연합군의 침략은 자연의 힘과 결사항전으로 막긴 했지만 여기에 동원된 무사들에게 줄 포상이 없었습니다. 이런 불만을 무력으로 누른 것과 호죠 정권 자신의 부패로 인해 내부의 무사들의 불만은 더 커져 갔죠. 이런 틈을 타 고다이고 덴노는 막부 토벌령을 전국에 내립니다. 이게 한 번 걸려서 히에이산에 숨었다가 결국 붙잡혀 섬으로 유배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또 탈출해요;;




여기에 "악당"이라 불리는 반 막부 세력들이 달려들었고, 그 중 유명한 이가 쿠스노기 마사시게입니다. 이외에 기존에 불만을 품고 있던 아시카가 다카우지, 닛타 요시사다 등이 가세하면서 1333년, 가마쿠라 막부는 무너집니다. 요리토모가 막부를 세운 후 약 140년만의 일이었습니다.



충성이니 안 따지고 일단 중요한 건 포상 (...)



일본 매체는 충성 이외에 이렇게 "포상"에 대한 얘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서 참 좋아요. -_-a 저 아카마츠 엔신은 포상을 제대로 못 받은 것에 대한 불만으로 아시카가 다카우지 편에 섭니다.

가마쿠라를 무너뜨린 고다이고 덴노는 왕정복고를 외치지만 무사들의 불만은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겐지 혈통인 아시카가 다카우지는 이에 맞서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이들을 끌어모읍니다. 막부 타도를 위해 싸웠던 이들은 둘로 갈라지죠. 쿠스노기 마사시게나 닛타 요시사다는 아시카가 다카우지에 맞서다 결국 전사합니다.

마침내 승리한 다카우지는 1336년, 교토로 상경해 고다이고 덴노를 유폐하고 고묘 덴노를 올립니다. 이것이 바로 무로마치 막부죠. 하지만 의지의 사나이 고다이고 덴노는 탈출해 남쪽 요시노(나라 현)에 정권을 세우니 남북조 시대입니다. -_-; 무로마치 막부는 그래도 안정적으로 흘러가서 3대 아시카가 요시미츠 때는 남조를 멸망시키고 북조를 정통으로 세웁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때 다시 남조가 정통인 게 됐죠. 이 얘긴 이 얘기대로 복잡하고, 이 요시미츠는 중국에서 "일본국왕"의 호칭을 받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감히 천황폐하께서 계신데 왕을 받다니라느니 하는 얘기로 신나게 까이죠.
대체적으로 인기 없는 시대가 무로마치 막부입니다. 특히 메이지 유신 때 남조를 정통으로 하고, 덴노를 크게 띄우면서 그 덴노를 핍박한 아시카가 다카우지는 저평가되고 그의 적인 쿠스노기 마사시게가 크게 띄워졌죠.

인기가 더 없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8대 아시카가 요시마사 때 1467년 오닌의 난으로 일본 전체가 막장이 돼 버렸거든요. 이 때를 전국시대의 시작으로 보는 게 대다수고, 이렇게 따지면 일본의 전국시대는 무려 100년을 넘깁니다. =_=;;; 앞으로는 아시카가 다카우지가 덴노 때린 거랑 남북조시대 때문에 까이고, 오래 가지 않아 혼란하기만 해서 이 시대에 대한 이미지가 영 좋지 않죠. 중앙집권은 커녕 약한 봉건시대 수준이었고, 전국시대가 되면서 하극상이 끝없이 일어나게 됩니다. 오히려 이 하극상을 능력으로 볼 정도죠. -_-; 왜구가 한창 극성이었을 때도 이 전기랑 센고쿠시대라 불리는 후기입니다. 나라가 한창 혼란할 때였죠. 우리 입장으로서도 좋게 보기 힘든 시기입니다. 한국 삼국시대 초기에도 왜구가 들끓었지만 (이들이 해적인지 왜의 정규군 비스무리한 건지는 둘째 치고) 신라가 망할 무렵에는 오히려 신라구가 일본을 위협했고, 에도 시대에는 나름 강력한 중앙집권과 조선과의 우호로 왜구가 거의 없었죠.

이렇게 보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꽤나 저평가 받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가마쿠라나 무로마치에 비해 에도 막부는 중앙집권이 잘 됐고 정말 안정적으로 오래 갔으니까요.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워낙에 개성이 강렬해서 그렇겠지만요.

후... 역시 통사는 어렵군요. 이상 일본 정벌을 전후로 한 일본의 역사였습니다. _-)/ 기형적이라 했지만 그런 특색이 나오는 게 재밌기도 하고 뭔가 스케일 어마어마하게 큰 중국 역사에 비해 아기자기한 멋이 있죠. 근데 이 아기자기한 것도 후대에 꾸며진 게 워낙 많은데다 제대로 된 정사도 없고, 그 정사라는 놈은 천황 신격화에 맞춰져 있어서 참 공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바로 옆 나라인데 말이죠. '-'a

... 네. 제가 공부 안 한 거 맞아요 orz;; 일어라도 제대로 공부했어야 되는데.
아무튼 다음 편에서 본격적으로 일본 정벌이 시작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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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2/03/08 02:41
수정 아이콘
일본어를 몰라서 그런지 일본사는 아직도 주요 인물들을 제외하면 이름이 헷갈려서 잘 들어오지가 않는데 그래도 이렇게 한 번에 보니 조금은 편하네요.
Siriuslee
12/03/08 03:08
수정 아이콘
그냥 역사라고 보지 않고 환타지라고 보면 재미있습니다. 크크

대채로 보면.. 거의 대부분 관동을 장악한 세력이 대새를 잡았는데, 마지막 유신때는 규슈와 쥬고쿠 세력이 힘을 합해서 막부를 무너트렸죠.
(뭐 그들도 나중에 서남전쟁.. 겪긴 했지만..)
12/03/08 06:02
수정 아이콘
뭐 역사를 어느정도 미화하는 것은 국민 정신 건강에 좋으니까요. 그걸 가지고 다른 나라에 시비만 안 걸면...
12/03/08 08:44
수정 아이콘
작년에 출시된 토탈워 : 쇼군 2란 게임에서 DLC로 겐페이 전쟁을 다룬 적이 있더군요. 그때 나름대로 흥미가 생겨서 관심을 조금 가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생소해서 그런지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12/03/08 08:50
수정 아이콘
방심하고 있다 첫짤에서 빵 터졌네요 크크
루크레티아
12/03/08 10:54
수정 아이콘
미나모토 요리토모라는 인물은 보면 볼 수록 자국이나 타국의 왕조 창업자들과는 이상한 방향으로 나가는 사람입니다.
보통은 자신들을 도운 창업공신들을 숙청하고 피붙이들과 권력을 나누기 마련인데, 이건 뭐 정반대로 나갔죠...덕분에 미나모토가는 멸문이 되고야 말았으니...;; 물론 통일 과정에서 같은 미나모토씨인 요시나카와 싸운 적도 있고, 마누라 친정 덕을 많이 보다보니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권력의 무서움을 잘 몰랐던 것일까요..
young026
17/03/21 03:13
수정 아이콘
딱히 이상할 것까지는 없어 보입니다. 통설이 맞다고 치면 두 이복동생이 창업의 일등공신들인데 이들은 어머니도 각기 다르고 같이 자라지도 않았죠. 요시토모가 죽었을 때 요리토모가 13살, 노리요리가 10살, 요시츠네는 1살(!)이었으니까요. 아버지가 같다는 것 말고는 딱히 더 친밀감도 없을 법한 동생들이 창업의 지분까지 크다면 그들이야말로 여차하면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존재들 아니겠습니까. 처가야 그 다음 일이고.
Marionette
12/03/08 20:14
수정 아이콘
뎃글들을 보니 저만 일본역사소설 읽을 때 이름때문에 고생한 것이 아니었군요... (왠지 안도감이)
대망 읽을 때 중간에 한권 다른사람이 대출해 간 것을 넘기고 읽었더니 엄청난 혼돈이 왔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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