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생각을 정리해서 글을 올리고자 마음 먹었는데..
내일은 예비군 훈련에 가게되어서 요렇게 새벽 타이밍에 글을 다 써보게 되는군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최근 가족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는 기회가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가족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되더군요.
이번엔 양할머니가 아닌 저희 가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이전 글들에 적은 것 처럼, 저희 부모님은 많이 불편하시진 않지만
아버지는 한쪽 팔을 많이 움직이시면 통증이 있으시고,
어머니는 제 동생을 임신하셨을 때 당하신 고통사고의 후유증으로
한쪽 다리가 불편하십니다.
게다가 두분 모두 학력이 짧으셔서, 식당등의 일을 빼고는 하시기 힘드셨고,
최근에는 그마저 어려워서 아버지께서 농사를 짓고 계신데 요즘 농가 형편상
이게 적자만 안 나도 다행인 상황입니다.
자연스레 집안 살림은 제가 책임지게 되었지요.
2.
저희 아버지는 집안의 둘째십니다. 큰아버지가 계셨지만 일찍 돌아가셨고
큰아버지께는 딸만 셋이 있었죠.
큰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모종의 일로 큰집과는 연락이 끊겼고,
현재는 거의 연락이 두절되어 어찌 지내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자연스레 집안의 장손은 제가 물려받게 되었고, 제사 또한 저희집에서 모두
지내고 있습니다.
어디가서 장남,장손이라고 하면 앞으로 참 결혼하기 힘들겠구나...
하고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농담인듯 진담인듯 들려오니 여러가지로 갑갑합니다. 하핫.
3.
저는 기본적으로 가족에게 쉽게 의지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어려서부터 봐온 부모님의 삶의 환경상, 제가 의지하면 더욱 힘들어 하실 것 같아서
되도록 모든 일을 제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고 하다보니
자연스레 제가 힘들어지더라도 부모님과의 대화는 적어지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었죠.
아직도 부모님은 제가 어떤 성격인지 정확히 파악을 못 하실 만큼
저는 가족에게만큼은 철저히 제 개인적인 고난등에 대해서 상담해본 적이 없습니다.
반쯤은 장남에 장손이라는 제 스스로 갖고 있는 압박감,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에게 금전적인 고민을 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제 스스로 갖고있는 어느정도의 책임감 때문일까요.
이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최근에서야 알게 된건데, 참 스스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4.
제 20대의 꿈은 미국에 유학, 그리고 취업하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유학의 기회가 두번, 취업의 기회가 세번 있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미국으로 건너가신 많은 지인분들께서
제게 자리를 내어주시려고 노력해주셨고, 초청도 해주셨죠.
하지만 현 상황상, 저는 부모님께 생활비도 드려야하고
졸업이 남은 동생 학비도 대줘야 하는 상황이니만큼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잡을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그렇게 놓친 기회는 제 마음속에서 꿈이 좌절되었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버리구요.
그럴때마다 참 많이 주저앉아서 속으로 눈물을 흘렸던 것 같습니다.
꿈이 바로 눈앞에서 손짓하는데, 단한번도 저 자신만을 위해서 그 꿈을 향해
도전해 볼 수 없으니 참 답답했습니다.
아주 가끔. 정말 아주 가끔, 이런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리고 부모님께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할만큼이라도 돈이 있었다면 내가 이러지 않았을텐데 하고
부모님을 원망도 해봤습니다. 입밖으로 꺼낼 순 없어도 말이죠...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제가 있는 집에서 태어났다면 이렇게 지인분들께
졸업조차 하지 않은 녀석이 미국에 초청까지 받을만큼 제 스스로의 삶을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저 생각보다 게으른 부분도 있거든요.
결국 인간은 삶에 적응해 가는 것 뿐. 이라는게 최근의 결론입니다^^
5.
오늘은 직장에서 술을 한잔 하고 귀가했습니다.
내일 예비군훈련가서 푹~자면 될테니, 맘편하게 한잔하고 귀가한거죠.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갑자기 어머니께 제가 그간 품고 있었던 꿈에 대한 좌절.
절 스치고 지나간 수많은 기회들, 그리고 제가 느끼는 삶의 압박감에 대해서
정말 허심탄회하게 한번 말씀드려보았습니다.
어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부모가 못나서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너는 부모보다 잘 살고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길 바라는데 부모가 짐이 되는 것 같아서 항상 미안하다며,
괜히 부담느낄거 같아 말도 못하고 속 썩고 계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자식이란 이런 존재인가 봅니다.
제가 부모님 모르게 혼자 힘들어하고 좌절해도, 이미 다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평생 효도라는 걸 해볼수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닌 것도 같고...
왠지 혼자 끙끙 앓는 게 바보같아 지기도 하고...
아직 20대 후반입니다. 내년이면 동생이 졸업하니, 저도 복학해서 학교를 다녀도 될테고
그러다보면 더 좋은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조금의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도 우리 부모님은 존경할 가치가 있는 세계최고의 부모님이야 라고 자신을 위안하며
한 구석으로 많이 원망했는데... 뭐 벌써부터 제 꿈에 초조해서 부모를 원망할 가치가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장래희망은 대통령, 꿈은 반중력장치 개발입니다.
허황되죠? 저중 제가 살아가며 노력해서 10%만 이뤄도, 제 꿈에 조금이라도 다가선 것이니 만큼
충분히 '꿈' 을 노려볼만큼 해본게 아닐까 합니다.
그럴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구요.
제 꿈과 희망은 위와 같지만, 누군가가 지금 제게
- 넌 지금 세상에서 가장 원하는게 뭐야? -
하고 묻는다면, 아무 생각도 고민도 없이 단순하게
- 지금 짝사랑이 이뤄지는 것 -
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많이 고민해본 끝에 결론이 생겼습니다.
제 나이도 아직 젊고, 세상을 알아가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그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데 제가 벌써부터 저 자신의 가능성과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기준을 정하고 목표를 확정한다는 건 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더 넓은 세계를 접해보게 될테고, 그럼 해보고 싶은 일들도
자연히 늘어나게 될 것 같은데
벌써부터 '아.. 이렇게 살아야지' 하고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초조해할 필요도 없을테구요.
지금 당장은 '아 내일은 훈련 때문에 짝사랑을 못 만나는 구나. 아쉽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일 훈련 끝나고 데이트나 하자고 할까' 하는게 제 목표입니다.
대통령이 되든 반중력장치를 만들어내든 하는 것보다 당장 내일의 제 목표는 저게 가장 급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떤 꿈을 꾸든, 또 얼마나 고민하며 살아가든, 힘들어서 좀 주저앉든
제가 아끼는 가족들은 제 곁에서 절 바라봐주고 있을 것 같습니다.
참 미련하게도 오늘 그걸 처음 깨닳은 것 같습니다.
혼자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질 필요가 없었는데 말이죠^^
여러가지로 오늘 어머니께 제 진심을 이야기 드리길 잘 한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행복의 테마가 요즘 바뀌어 가는군요^^
여전히 살아가긴 힘듭니다만
그래도 조금씩 무언가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의 아주 작은 대화로 그 속에도 느낄 것이 많습니다.
오늘 하루,가족과 둘러앉아 진심을 이야기 해보는건 어떨까 합니다.
PS 1.
몇몇 분께서 쪽지를 주셔서.. 주말에 단촐한 모임이나 해볼까 하고 있는데...
3,4 분 정도만 되면 한번 해볼까 합니다^^
리플 주시면 집행[?]해 보겠습니다^^. 저도 새로운 만남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라...
그리고 무엇보다 해보고 싶으면 실행으로 옮겨야 하니...
제 지갑 사정은 항상 1주일 용돈 5만원 한정이니만큼!!
딱 3,4분 정도만 모실 수 있을 듯합니다^^(.....그 외의 분들은 사비를 내셔야 할듯해서 선뜻 ㅠㅠ)
리플로 응해주시는 분 계시다면.. 정말 한번 추진해 보겠습니다.
PS 2.
갈수록 글이 조잡해져 갑니다;;
너그러이 읽어주세요 ㅠㅠ...
제가 뭔가 깔끔하게 보여야 한다 등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제 머릿속에서 드는 생각들이 정리가 되면 무조건 그대로 메모장에 옮기고
그걸 웹상으로 올려버리는 성격이라, 여러가지 읽기에 불편하기도 하고
대체 뭔 전개가 이렇게 들쭉 날쭉인지 하는 생각이 드실 듯 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읽어내려가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하핫;;
원래 생각이 많으면 정리에는 약한 법이라고 굳게 혼자만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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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rizzle// 하핫.. 현재 상황상 대통령이 문제가 아닙니다......... 여튼 응원 감사드립니다 ^^
OrBef// 저도 흡연중이랍니다^^; 12월부터 금연을 목표로!는 하고 있습니다만....
짝사랑에 실패하면 좀 더 피워볼까 하고 있습니다^^
뻘리플이라뇨 ^^ 저도 뻘글쟁입니다 하핫;;
Claire님// 담배는 아무에게도 알리려는 조건도 없고 남에게 제약을 걸어달라고 하지 않는 상태에서
끊는게 제일 좋습니다. 물론 끊는게 아니라 평생 참고 사는게 맞는 말이겠죠. 평생 매일 아침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있는 그 유혹을 뿌리치는 즐거움을 낙으로 살면서 그걸 즐기는게 제일 좋은 방법같습니다.
그리고 님의 글을 읽으니 갑자기 이승환 가족이 듣고 싶어졌어요. ^^
즐거운 인생을 살길 바랍니다. 최근 워크계의 유명인물 홀스님의 말을 빌려 마지막 인사 드릴께요
하루전에 큰아버님 상을 치르고 왔습니다.
사촌형님과 누님을 보면서 많은것을 깨닫고 왔는데....
다들 비슷한 거 같습니다.
꿈도 가족도 모두 포기하지 마셨으면 합니다.
글쓴님을 보니 충분히 그러시고도 남을 마음을 가진신 것 같습니다...
욕심이 과한것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등을 돌려도 사람 마음가짐이 중요한게 아니겠습니까?
이제 부모님 인생의 반밖에 안 살았지만
저는 부모님에게 배운것 중에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