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동안 야구장에 갈 기회는 없었다가 서울에 다시 올라오면서, 무리해서라도 가보자라고 했는데 한화가 잠실에서 경기를 하네요? 그래서 그냥 갔습니다. 가서 줄 서서 티켓을 샀죠. 3루쪽 레드석으로요.

경기 시작하고 너무 어색해서 그냥 사간 캔 맥주만 조용히 홀짝홀짝 들이켰습니다. 앞에선 커플이 염장질을 하고 있고, 옆에선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 혼자..ㅠㅠ 정말 어색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2회, 최진행 선수가 홈런을 때렸습니다. 분위기는 점점 오르기 시작했고, 다음 회에 장성호 선수가 스나이퍼 답게 2타점 적시타!

이제부턴 그냥 관중들도 위 아더 월드입니다. 서로 맥주 마시고 치킨 뜯고 (왠지 한화 별명이 치킨인데, 치킨을 뜯으면서 한화가 이길거 같은 느낌이 와서 잘 먹지도 않는 치킨을 마구 뜯어먹었습니다.) 난리도 아니였죠.


그리고 약속의 8회.

그동안은 별로 응원을 안했습니다. 혼자 있는데다가, 아직 한화 응원가를 잘 몰랐거든요. 그냥 따라 부르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응원단장이 관객들한테 다 일어나라고 하는 겁니다. 저도 일어났죠. 그리고 외야를 외치더군요. 그러니 외야석의 관객들도 따라 일어납니다.


그 뒤로 열중 쉬어를 말하는데 관객들이 하나같이 열중 쉬어를 하더군요. 그리곤 외친 4글자.

최
강
한
화


목이 쉬도록 외쳤습니다. 진짜 그 분위기에서는 안 외치면 안될거 같아서요.

그렇게 외치고 난 후에 파도타기도 하고 정말 운명의 8회였습니다. 야구장에 가면 재미있구나. 경기 말고도 할게 많구나. 어색해 했던게 순식간에 날아갔죠.


경기는 한화가 이겼고,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응원을 계속 하다가 집에 왔습니다. 아직도 흥분이 가라 앉지를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