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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1/01 22:48:15
Name 눈시BB
Subject [일반] 역사에 대한 잡상 (4) 중국편.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가
오랜만입니다.

중국편. 뭐 해도 환단고기와 겹치더라구요. -_-; 한국의 역사인식에서 잘못된 점, 특히 중국과 일본에 대해서 잘못된 점을 총집합시킨 게 환단고기니까요.
뭐 간단히 들어가고... 분석해 본 다음에 다음 걸 준비하도록 하죠.

1. 중국 따지고 보면 별 거 아니다.
공자는 동이족, 즉 한국계다와 공자는 인육을 즐겨 먹었다는, 한 쪽은 우리 쪽으로 끌어들이고 다른 한 쪽은 그냥 중국의 대표 위인을 까기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게 곧 중국에 대한 인식을 보여준다고 하겠죠.
우선 이 두 설을 파해해 놓고 얘기해 보죠. '동이족'이라는 건 중국의 동쪽에 사는 오랑캐란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뭐 활을 잘 쏴서 그런 식의 한자가 만들어졌을 수도 있죠. 하지만 동이라는 거의 의미 자체는 중국의 동쪽일 뿐이었습니다. 중국이 커지면서 그 의미도 계속 변했죠. 공자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 설사 공자가 동이족이라고 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건 밑에서 서술하도록 하죠.
인육 문제. 공자는 자로라는 제자의 인육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기서 해醢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게 중국에서 즐겨 먹던 인육이라고 하죠. 공자도 이걸 즐겨 먹었다내요.

...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해에 대한 기록이 꽤나 많습니다. 우리 조상도 별 다를 게 없었나봐요. -_-; 해는 젓갈을 뜻하는 한자어입니다. 공자는 자기 제자인 자로를 젓갈로 만든 걸 먹은 거죠. 역적이나 자기 원수를 젓갈로 담근다는 건 상대에 대한 최고의 처형법, 거의 관용어로 쓰이는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을 까는 내용은 이런 식이 많습니다. 첫째는 중국에서 잘난 건 우리가 한 거거나 우리가 더 잘났다고 하는 것, 대표적으로 한자조차도 우리가 만든 거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만 유일하게 글자 하나당 한자 하나가 대입된다는 거죠. 국어의 역사를 잘 모르나봅니다. 다른 한 쪽은 일단 까고 보는 겁니다. 중국의 문화는 무조건 야만이라는 거죠.

중국이 우리 영토에 발을 들였다는 주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매국노가 됩니다. 가장 간단한 게 기자와 한사군입니다. 낙랑군, 낙랑국에 대해서 연구는 확실히 필요합니다만, 낙랑군으로 추측되는 위치에서 중국계 유물이 많이 나옵니다. 여기서 중국계 지배자가 있었다는 게 현재 학계의 정설이죠.
이걸 이런 식으로 깨뜨립니다. 가야의 xx지방에는 일본계 중국계 유물이 나온다. 그럼 임나일본부가 맞거나 중국이 여기도 지배한 것이냐. 근데 이 둘의 유물 사이에는 꽤나 큰 갭이 존재하죠. (임나일본부 얘기야 여기서 하지 않겠습니다.) '중국이 여기를 지배했다는 흔적으로 볼 수 있는 유물'과 '중국과 무역을 했다는 증거가 될 만한 유물' 이 둘의 차이를 그저 '유물이 발견된다' 이거 하나로 뭉뜽그리는 거죠. 그리고 하나 더 말하죠. '학계는 귀찮아서 이걸 그냥 하나로 단정짓고 만다' 유물 한 종류 가지고 후배가 대선배 멱살을 잡을 정도의 논쟁이 벌어지는 게 학계인데 말이죠.

기자는 일단 한반도에 오지 않았다는게 정설입니다. 여러 가지 증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증거들 이전에 있는 게 있습니다. ' 아니 감히 중국계가 한반도를 지배했다고? ' 위만에 대해서 역시 마찬가집니다. 식민사학으로 그리도 욕 먹는 이병도조차도 위만이 한국계라고 주장했을 정도죠. 그리고 그에 대비되는 게 있죠. 여진의 금은 신라에서 나온 거라고요. 애신각라가 신라를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하고, 신라계가 여진의 조상이라는 거죠. 여기서 하나 공통되는 게 있습니다. '혈통'이죠.
중국에 대한 문제는 결국 모두 여기서 나옵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 유교식 사고
동양에서는 칭키즈칸의 아들 주치에 대해 말이 많죠. 왜냐면 칭기즈칸의 진짜 아들이냐 문제로요. 그 마누라 보이테가 적대적인 족장에게 겁탈당해서 낳은 아들이라느니 이런 식이죠.
서양에선 신경 안 쓰죠. 양아들이든 아니든 그 뒤를 이었느냐 안 이었느냐가 중요하거든요.
동서양의 차이는 큽니다. 영국의 왕족만 봐도 어디서 데려오고 어디서 피가 섞이고 -_-; 지금의 왕조는 아마 독일계였죠? 로마의 정신과 문화를 잇는 게 중요하지 로마가 이탈리아라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주치가 징기스칸의 친아들이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동양은 다릅니다. 혈통이 그리도 중요하죠. 특히 한국, 한민족을 그리도 주장하는 것 만큼 혈통도 중요하고, 장자를 그리도 중요하게 여깁니다. 위의 기자와 대입해보죠. 그래서 한국에서 기자가 중국계였다는 게 그리도 중요하고, 애신각라가 신라계로 연결된다는 게 그리도 중요합니다. 왕족의 혈통이 우리 쪽이면 그건 우리 역사고, 중국계면 그것은 중국의 역사입니다.

원래 한 나라의 건국자는 사실관계를 떠나서 하늘에서 오는 등의 신비한 존재 아니면 자기보다 잘난 나라에서 와야 됩니다. 위만에게 쫓겨 온 준 왕은 마한으로 와서 왕이 됐고, 백제는 고구려의 왕족이 일으켰죠. 이런 게 한 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대표적인 건 중국인 거죠. 고려에서부터가 왕건이 중국계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려도 중국의 지방정권일까요?
이에 대비해서 나오는 건 결국 중국도 일본도 우리 민족이니 우리 역사라는 거죠. 근데 그럼 이런 문제가 존재하죠. 특히 여진에서 이어지는 만주족의 청나라에 맞서 싸운 조선은 동족상잔을 한 것일까요? 어차피 같은 민족인데 청나라에 먹히면 더 잘 됐을 건데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역시 왜 독립운동을 한 걸까요? 같은 민족끼리 드디어 한 나라를 이룬 건데 말이죠.

... 그럼 대답하죠. '그래도 우리가 장자'라고. 철저한 유교식 사고방식이죠. 이런 식으로 무한루프입니다. 우리가 중국, 일본보다 잘났다고 하면서 정작 그 사고방식은 중국식이라는 거죠. 세습제까지야 중국식 율령제도를 받지 않은 고대에도 존재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형제상속도 가능했고(고구려) 유력 성씨끼리 돌아가면서 왕을 하기도 했습니다.(신라) 일본의 경우 혈통을 나름 따지긴 했지만 양자로 다른 가문을 잇는 등 성씨 자체를 중요시했지 피가 섞였냐 안 섞였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 우리는 중국식 사고방식을 극대화시켜 중국을 까고, 자위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피해를 받는 게 중국에 빌붙어서 만주를 잃었다고 욕 먹는 신라와 중국에 사대를 한 조선이죠.

3. 마무리

너무나도 길고 너무나도 복잡한 거라서 이렇게 간단히 하고 끝내겠습니다.

네. 이런 식의 왜곡은 중국, 일본에 의해 오랫동안 진행돼 왔고 지금도 진행중이죠.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구요.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싶네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왜 문제일까요.

다음 편 '한국 역사의 빛과 어둠' 바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뱀발 : 지금 우리가 중국을 까는 건 좀 다른 얘기긴 합니다. 일단 청나라 때 일단 대국으로 섬기기는 하지만 문화적으로 우리가 더 잘났다, 그렇게 해서 나온 뙤놈, 그리고 한국전쟁에서 참전한 중공에 대한 미움, 전혀 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 하고 있는 현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놀림이겠죠.
참 신기하게 동서양의 중심이었다고 할 만한 로마와 중국은 고대, 중세와 현대의 모습이 참 다르죠. 전혀 다르게 설명해야 할 정도로요. 결국 여기서 계속 말한 '중국'은 고대, 중세의 중국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류 있으면 언제든 지적 바랍니다. 역시 중국은 건드리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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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1 23:41
수정 아이콘
조선, 신라를 욕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나라 민족의 정체성 부정이죠.
그리고 조선의 유교망국론은 결국 일제의 논리에 넘어간 것이구요.
어째서 나라가 망하는데 우리 잘못으로 망했다고 믿습니까?
당연히 우리 잘못이 아니라 일제가 쳐들어왔기 때문에 망한 것입니다.
그들이 쳐들어오지 않았다면 망할 일이 없었겠죠.
그런면에서 환단고기는 완전 사기꾼 소설책이죠.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다고 열심히 광고하지만 결국엔 그 이후는 별 볼일 없다는 일제의 이야기 그대로를 따르고 있습니다.
루크레티아
10/11/02 01:13
수정 아이콘
공자는 자로의 고기를 먹은 것이 아닙니다...공자가 해를 먹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자로는 공자에게 먹힌 것이 아닙니다. 자로의 이야기는 당시 위나라에서 일하던 자로가 변란에 휩쓸리면서 살해당하고 요리되어 적들에게 먹혔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리고 누가 주장하는 헛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진이 신라계 혈통이라는 것은 제가 머리털 나고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
말갈 → 여진 → 만주의 테크는 누구나 다 인정하는 학설인데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언제부터 신라가 만주로 진출해서 말갈족과 피를 섞었는지 참 의문입니다...;;

그리고 적자와 혈통에 대한 문제는 원래 동북아 문화권에서는 다 해당되는 사항입니다. 주치의 경우에도 끝내 그 혈통 싸움에서 밀려서 후계자를 오고타이에게 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칭기즈칸의 정복전쟁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이 주치인데도 말입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야 원래 따지기로 유명하고, 일본은 안 그런다는 예를 드셨는데 일본에서도 혈통 문제 때문에 대판 싸움이 난 적이 있습니다. 바로 메이지 유신 이전의 에도 바쿠후 말기에 있었던 쇼군 승계의 문제입니다. 당시 연륜과 경험이 있었던 도쿠가와 요시노부와 병약하지만 혈통상으로 적자였던 도쿠가와 요시노리를 두고 후계문제로 격론이 일었지만, 당시 바쿠후의 수상이었던 이이 나오스케가 요시노리를 후계자로 임명함으로써 결국에는 바쿠후와 반바쿠후파의 충돌을 불러오게 됩니다. 고로 한중일몽 4개의 동북아 국가에서는 어디든 다 혈통 문제로 대판 쌈박질이 벌어지기가 예사였습니다.
10/11/02 02:54
수정 아이콘
말하고자 하는게 중국인지 우리 나라 인지 헛갈릴 정도로 글의 주체가 오락가락 하는군요.
인용도 부정확하고 한단고기나 말도 안 되는 재야의 주장을 언급하는것도 별로 좋게 보이진 않습니다.
이건 역사에 대한 글이라고 하기엔 무리인듯 싶습니다.
드록신
10/11/02 10:56
수정 아이콘
환단고기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은 존재할 수 없으나 환단고기는 위서로 보는 것이 학계 정설이죠
이를 그대로 믿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황사저그
10/11/02 11:18
수정 아이콘
중간에 엄청 위험한 말을 쓰셨는데 물론 논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조금 과장하셨겠지만, 유물 하나 차이로 학계에서 멱살잡이까지 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엄청난 논쟁은 벌어지지만 멱살잡이라는 막장짓까지는 하지 않는다는게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학계는 표면적으로는 대단히 권위적입니다. 일부 또라이들 빼고는 학회에서 원로들한테 막 대드는 경우는 없어요. 그런데 논쟁은 대부분 그 원로들의 잘못된 의견을 까면서 시작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전에서는 의견을 존중한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며, 웃으면서 헤어집니다. 대신 나중에 논문에서 할 말 다 쓰지요. 학계는 그런 집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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