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4/01 06:38:46
Name 초롬
File #1 퍼즐.jpg (0 Byte), Download : 90
Subject [일반] 퍼즐







누군가가 무엇을 하고 있다거나, 길을 지나며 인상적인 무언가를 보았다거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강렬한 이미지, 보이는 그대로보다 무언가 더 깊게 자신에게 호소하는 듯 한, 그런것을 본 기억이 누구나 다 있겠지.



그녀는 퍼즐을 하고있었어.



천피스도 넘어보이는 정말 큰 퍼즐이었지. 한번에 끝내지 않고, 시간 날 때마다 쉬엄쉬엄 하는지 테두리에 조금, 그리고 그 안에 듬성듬성 맞춰놓은 조각들이 무언가 여운을 주더라.

"그거 건드리지 말아요. 내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일이니까.."





언제부터 이렇게 되 버린걸까. 언제부터 나는 혼자라는 사실에 이토록 익숙해져 버린걸까. 누군가가 내 삶의 작은부분이라도 간섭하려 들면, 참 그게 불편해진다.

'그냥 나는 내 할일을 할게. 너는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는것은, 다음에는 이사람이 간섭하는 일이 정말로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때문일까?



모순



원하지 않지만, 또 원하기도 한다.

그녀 또한 그랬다.

결국 나의 위선을 눈치 챈 그녀는 다시 퍼즐에 매달렸다.
아이처럼 쭈그려 앉아 퍼즐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그녀의 어깨를 건드려본다.

"건드리지 말아요. 이거라도 안하면 나 정말 미쳐버릴것 같아."

온 세상에 그 퍼즐만 남은 양 몰두하고 있는 그녀를 뒤로하고, 문을 열고 나갔다.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불과 며칠 전 일이었는데..

하지만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쭈그려 앉아 퍼즐을 하고있던 그 모습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를 않는다.











편의상 반말체로 적었습니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I.O.S_Lucy
10/04/01 06:51
수정 아이콘
멋진 위선이죠. 원하지만 원하지 않는 것.

삶이란 건 그런 거겠죠. 삶은 모두 퍼즐 맞추기죠...
때로는 틀린 조각도 맞아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고, 때로는 맞는 조각이 어긋난 것처럼 보이는.
10/04/01 19:5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글쓴이분께서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이 글을 쓰신 건지 궁금해지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0791 [일반] 저희 강아지 찾았어요~! [33] 초코와풀4248 10/04/02 4248 0
20788 [일반] 내가 ~해봐서 아는데... [36] 내일은5686 10/04/02 5686 1
20787 [일반] 서현덕의 50위권 진입과 정영식의 100위권 진입. [6] 김스크3680 10/04/02 3680 0
20786 [일반]  타이탄 보고 왔습니다. (네타있습니다) [12] 케니4982 10/04/02 4982 0
20785 [일반] 실베스터 스탤론의 영화 'The Expendables'의 예고편이 나왔네요! [28] 4185 10/04/02 4185 0
20783 [일반] 해군이 발표한 감압챔버가 1대뿐이라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62] EZrock6437 10/04/02 6437 0
20782 [일반] 수목드라마, 어떤 드라마로 선택하셨나요? [42] 슈슈5024 10/04/01 5024 0
20781 [일반] 305호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는것일까.. [16] 부엉이5447 10/04/01 5447 0
20780 [일반] 내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군'과 '정부'를 한심하게 보는 이유. [48] 아침싫어은둔5470 10/04/01 5470 1
20779 [일반] 한겨레 신문 메인 보신분들 있으신가요? [39] DynamicToss5833 10/04/01 5833 0
20778 [일반] 강아지를 잃어버렸습니다. [35] 초코와풀3370 10/04/01 3370 0
20776 [일반] [예능이야기] 여섯번째. 하하의 복귀.. 그러나 부족한 2%에 대하여. [22] Hypocrite.12414.7137 10/04/01 7137 4
20775 [일반] [K리그] D-3 서울 대 수원. [19] 2566 10/04/01 2566 0
20774 [일반] 이 쯤 되면 저도 하나의 예상을 하고 싶군요. [43] mix.up4221 10/04/01 4221 0
20773 [일반] 표정관리를 하지 않아도 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요? [29] BoSs_YiRuMa4062 10/04/01 4062 0
20770 [일반] [아이폰 팁] 아이폰 속 이스터 에그를 찾아보자!! [13] Naraboyz7039 10/04/01 7039 0
20769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4/1(목) 리뷰 & 4/2(금) 프리뷰 [30] lotte_giants3728 10/04/01 3728 0
20768 [일반] 가온차트 3월 넷째주(10.03.21~10.03.27) 순위~! [8] CrazY_BoY3969 10/04/01 3969 0
20765 [일반] [영화] You can't handle the truth!! [5] shadowtaki3764 10/04/01 3764 0
20764 [일반] 웃음에 대하여... [2] ThinkD4renT3776 10/04/01 3776 0
20763 [일반] 사실 생소하긴 해도 꽂히면 훌륭한 익스페리멘탈 계열 음악 소개. [5] hm51173408179 10/04/01 8179 0
20762 [일반] 이효리의 신곡 "그네"가 선공개되었습니다. [18] 세우실5748 10/04/01 5748 0
20760 [일반] 아무도 안본거 같은 인테르 vs. CSKA 모스크바 챔스 8강전. (9분 하이라이트 추가) [26] pErsOnA_Inter.™4707 10/04/01 470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