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3/11 18:49:49
Name 동료동료열매
Subject [일반] [펌글] 양재현 작가의 열혈강호 연재지연에 관한 이야기.

아시다시피 열혈강호는 전극진님의 스토리와 양재현님의 그림으로 이루어지는 만화입니다.
초창기의 포스는 다 날아가고 이제 내용이 너무 질질끌리는데다가 연재속도도 극악으로 느려져서 팬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이 글을 보고는 참... 우리나라 만화시장이 곧 붕괴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원피스가 5만부라니. 허허 뭐 이런나라가 있나요. 분명히 원피스를 본 사람은 100만명 이상일거 같은데 말입니다.
이하는 양재현작가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날림작가 양재현 입니다.

이곳은 제 와이프 아이디로 종종 들어와서 글을 읽곤 하고 있습니다.

늘 열강을 사랑해주시고 질책해 주시는 독자분들께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최근들어 적은 분량과 연이은 원고 펑크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분개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초심을 잃었냐...정신이 글러먹었냐... 배가 부르냐... 김성모씨를 본받아라...등등

많이 반성하게 하는 글들 정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절대  빈정댐이 아닙니다.)

일단 최근 저희의 상황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전극진씨는 열강과 브레이커 스토리 두개에 전념하고 있고 저는 오로지 열강만을 그리고 있습니다.

종종 게임과 드라마등을 이유로 저희가 나태해졌다고 하시는분들께는 오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드라마는 제작사의 이유로 백지화 된지 오래이고 애니는 언제 제작될지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지

기약도 없는 상태입니다.

온라인 게임은 초기 설정때만 저희가 관여하지 지금은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만화 연재가 늦어질까요?....

맞습니다. 저희의 정신 상태가 문제가 있습니다.

도저히 지금의 한국만화판에서 연재를 한다는게 힘이 나질 않는 상태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첨같은 마음으로 다시 해보려해도...그때는 노력과 운과 신의 가호가 있다면

권당 10만부를 팔수 있는 시장이었기에 힘이 나는 노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3만5천부가 최고 시장이네요.

그 3만5천부가 저희가 세우고 있는 기록입니다.

다른 만화는 1만부도 안팔리는 시장입니다.

영챔프를 보시는 분은 아시겠지만...연재작품들의 단행본 발행일이 다들 비슷합니다.

1년에 3권정도밖에 안나옵니다.

1년에 3권뽑는데 보통 4천부 내외로 팔고 있습니다.

팔린 부수의 10%가 인세입니다. 4000*400원=160만원입니다.여기서 1/3은 스토리작가의 몫입니다.

4달 그려서 80만원의 인세가 들어오는 시장이 지금 한국 만화시장의 평균치 입니다.

물론 원고료도 있습니다.

보통 작가들의 원고료가 페이지당 4만5천원에서 5만원 수준입니다.

평균적으로 24페이지 정도를 소화하고 있으니까 108만원의 원고료를 한달에 두번,

그러니까 216만원을 원고료로 받는게 되지요.

언뜻 보시기엔 괜찮은 돈 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원고 한회하는 데 절대로 혼자서 다 소화할수가 없습니다.

어시스던트나 문하생의 도움을 받아야지요.보통 2~3명의 어시들과 일하고 비용을 지불 합니다.게다가 요즘은

컴퓨터로 작업을 하는데 전기세가 한달에 30만원..여름에 에어컨까지 돌리면 60만원정도 훌쩍 넘어갑니다.

그럼 정말 남는게 없지요.

종종 일본작품은 빨리 나오는데 너희들은 뭐냐 라고 하시는분들도 계십니다.

많이 그리면 더 많이 벌게 아니냐 라고 말씀 하시지요.
그런데 2~3명이서 한달에 60페이지 그리는게 생각처럼 쉬운 작업이 아닙니다.게다가 이제는 만화판이

어렵다보니 문하생수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10~20명씩 한작품에 매달리는 일본 작품과 비교하면 분명히 무리가 있습니다.

돌아가서 열강의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엔 1년에 4권이 나왓는데 지금은 3권정도가 평균입니다.

처음 1년에 4권나올때 한회 30페이지 연재를 한건 화실서 두문불출하면서 보름중에 12일을 일한 결과입니다.

집에도 안가고 말이죠.

솔직히 지금은 그렇게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가정이 있기 때문이죠.
저는 절대 그림을 잘그리는 작가가 아닙니다. 손도 무척 느린 편 입니다. 컴퓨터로 일하면 더 빨라질거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문하생 없이 혼자서 일할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는거지 원고를 더 빨리

할수있는 환경은 아니란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작업 속도는 두배이상 느려졌습니다.

그럼에도 문하생을 구하기가 힘드니 혼자서 할수 있는 작업방법으로 컴퓨터를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정도 지키면서 늘어난 작업량을 감당하면서 극진형과 스토리까지 같이 고민해야 되는 상황은 열강

초반처럼 많은 분량을 만드는데 분명히 무리가 있다는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지금 전극진씨와 저의 건강 상태는 아주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의사가 직업을 바꾸라고 권고하는 지경이니까요.

그렇다보니 원고량이 많을 수가 없습니다.

희망이라도 있고 돈이 되는 분야라면 많은 고료로 사람이라도 많이 부리면서 건강도 지키고 일하겠지만 지금

제 고료는 어시비와 화실 유지비만으로 한푼도 남지 않는 고료 입니다.(절대 엄살이 아닙니다.)

그래서 남는돈이 4달간 그린 열강 한권의 3만5천부의 인세입니다.

그게 지금 저희의 현실입니다.

열강 온라인 로열티가 없다면 벌써 열혈강호를 접고 다른 직업을 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엄살떨지말고 일본작품처럼 많이 그리라고 하시는 분들께는 쓸데없는 변명처럼 들리겠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잘알고 계시는 원피스..나루토...아이실드21...이런 만화들  얼마나 팔릴거라 생각하십니까?

정말 초 히트작들이지요.

5만부를 못넘습니다.나머지 일본만화들은 2만부도 안팔립니다.

이런 시장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원피스 5만부 팔아봐야 제작비도 안나오겠습니다.

지금 일본에서 잘나가고 있는 한국작가들 만화 한국서 얼마나 팔리는줄 아십니까?

역시 2만부도 안팔립니다.

극진형이 나름 초심으로 새작품 해 보고 싶어서 심혈을 기울인 브레이커 역시 8~9천부 수준입니다.

솔직히 의욕이 안생기는게 요즘 저희의 실정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려해도 출판에 의욕이 없는 출판사와 어떻게 해도 책을 사주지 않는 독자들의 답답한

현실이 우리의 머리를 쥐고 흔드니 좋은 이야기가 잘 안나옵니다.

동료 작가들은 일본으로 가서 다시 도전하라고도 하고....어떤 작가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한국에 남아서

자존심을 지켜달라고도 합니다.

마음이 갈피를 못잡고 있습니다.

같이 잡지에서 연재하던 작가들은 일본으로 가서 노력끝에 최소 저희의 5배 이상의 결실을 이루어 내는것을

보고 있자면 아무리 초심을 외쳐봐도 마음잡기가 힘이 듭니다.

푸념이 길었습니다.

아무튼 이런 현실속에서 마음 고생을 하다보니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걸 답답한 마음에

두서 없이 적었습니다.

답답하지만 한줄기 희망도 없는 시장이지만 그래도 좋게 완결을 보려고 노력중에 있습니다.

이제 곧 16년을 연재한 것이 됩니다.

긴 시간을 달려오다보니 많이 지쳤습니다.

부족한 능력으로 큰 이야기를 벌리다 보니 능력에 한계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조금만 넓은 아량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빠른 시간안에 회복해서 좋은 완결을 짓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지금 이시간에도 극진이형은 앓아 누워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원고의 분량을 맞출수가 없었음을 말씀드립니다.

두서없는 장문의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성하고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하지만 계속 응원 부탁 드립니다.

2010년 3월8일 새벽...답답한 맘에 주절거린 날림작가 였습니다.


출처 : 열혈강호 다음카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iriuslee
10/03/11 18:57
수정 아이콘
출판 만화업계는 곧 붕괴되는게 아니라
이미 붕괴 되었죠. 지금은 그 붕괴의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작업도 끝나가는 상황입니다.

국내 만화계는 웹툰으로 흘러갔습니다. 그나마 초기 웹툰으로 활동한 만화가들은 행운이었다고 할 정도가 되겠군요.
장군보살
10/03/11 19:09
수정 아이콘
네. 정말 출판 만화 시장 붕괴되었습니다. 이래서 문화 후진국이라는 소리 들어도 할말은 없습니다.

양재현씨 콤비도 조만간 웹툰으로 전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0/03/11 19:11
수정 아이콘
어떻게 살릴 방법이 없을까요...
대여점->선별해서 소장하기의 제 행태부터 고쳐야겠네요.
보고나면 어떤 만화책은 돈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그거 다 사는 비용과 놓을 공간이 없다는게 핑계거리였는데
앞으로는 무조건 구매해서 봐야겠어요.
나두미키
10/03/11 19:13
수정 아이콘
일본산 초대박이 오만부.
국내 최고가 삼만 오천부면 이야기 다 한거죠. 에휴 ⓑ
감전주의
10/03/11 19:20
수정 아이콘
뭐 불법 다운로드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의 성향을 보면 만화, 영화, 게임 등 많죠..
우리나라에서 창작 활동을 하긴 너무 어려워요..
forgotteness
10/03/11 19:20
수정 아이콘
만화 출판 시장은 그냥 대망했죠...
마지막 잡지였던 영챔프 폐간한지 1년이 넘었습니다...;;;

웹툰도 크게 흥할 분위기는 아니고...
만화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으면 일본으로 넘어가야죠...

지금도 일본으로 넘어가는 시기는 조금 늦었다고 보지만...
양재현, 전극진씨야 우리나라에서 거의 최고 만화가들이기 때문에 경쟁력은 있을걸로 보이네요...


스캔본이니 뭐니 이런거 난무하는 세상에서도 일본 만화출판계는 전혀 흔들림이 없네요...
최근 원피스 판매량 보니 덜덜덜 하더군요...;;;
사람들 사고 방식이 완전 뒤집히지 않는한 우리나라가 문화 선진국 될 가능성은 Zero죠...
어진나라
10/03/11 19:27
수정 아이콘
앞으로 만화책은 돈 되는대로 사서 봐야겠군요.
주로 빌려봤고, 동생의 만화책 컬렉션에 재정 지원도 종종 하긴 했지만 더욱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03/11 19:33
수정 아이콘
전 계속해서 사서 보고 있습니다.

부당 10만권 정도 팔리는 시대가 오면 만화책 값은 떨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서 보는 사람도 힘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장군보살
10/03/11 19:51
수정 아이콘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는 정말 사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고딩때 책대여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바람에 막 빌려봤습니다. 헐 이렇게 좋은세상 이러면서요.

사실 전 개인적인 양심문제라기보다는..동네가 안좋아서, 모든 책대여점과 상가들이 망해버리는 바람에.. 더이상 빌려볼수 없게되었고 스캔을 보자니 눈이 너무 아프고 질적으로 안좋아서 그래서 결국 사서 보기로 결심한 사람입니다.. 진짜 책대여점이 있었으면 계속 빌려봤을겁니다. 아마. 권당 사천원인데. 정말 밥한끼 비용밖에 되지않구요. 단행본이 맨날 나오는것도 아니고 아주 몇달에 한번 나올까 말까인데 그 한권 사보는게 그리 어렵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사실 저도 솔직히 말하자면 원피스는 21권까지만 사모으고 더이상 사지않았습니다. 그후로는 그냥 스캔으로 읽고있구요. 나루토도 8권까지 샀다가 그후로 스캔본을 보게되었습니다. (이 두만화는 인기도 인기인지라, 스캔본의 퀄리티도 너무좋고 나오면 여러 커뮤니티에서 바로 번역해서 나오니까..)

그러면서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만화 헌터X헌터는 스캔으로 보는것도 죄악이니 스스로 합리화하면서 일절 스캔본 안보고 오로지 단행본으로만 구매합니다. 사실 헌터X헌터는 스포일러 관련글이라던가 그런게 참 없다보니.. 느긋할게 기다리는 식이죠. 그냥 단행본 나올때 봐야겠다면서..참 이 행위를 반성합니다. 제가 현재까지 읽고, 앞으로도 볼 만화들은 무조건 구매해야겠습니다.
Mr.prostate
10/03/11 19:55
수정 아이콘
전 이미 포기했습니다. 더 떠드는 것도 입 아프고... 일본어 공부나 열심히 하려구요. 원서는 읽는 속도가 느리니 답답하데요.
10/03/11 20:06
수정 아이콘
읽고 나니 정말 할말이 없네요..
바나나 셜록셜
10/03/11 20:07
수정 아이콘
베리타스의 비참한 마무리가 또 생각나네요. 아 9권까지 사놨는데...
동료동료열매
10/03/11 20:11
수정 아이콘
저도 참... 이 글을 읽고나서 할말이 없더군요.
만화책 가격도 점점 올라가고. 양질의 만화수는 당연히 점점 줄어들고. 환경이 저런데 어떻게 명품이 나오겠습니까.
불법은 결국에는 자업자득으로 돌아오죠. PC패키지시장 정말 열심히 복사했다가 결국 국내에서 단 하나의 PC패키지게임도 나오지 않으니까요.
티나한 핸드레
10/03/11 20:12
수정 아이콘
읽고나니 정말 미안해지네요... 전 그래도 만화책은 빌려서 보거나 사서 책으로 보는 주의에.. 인터넷으론 잘 안보는데.....

열혈강호가 완간되면 전부 소장하리라 생각했었는데.... 미리미리 사둬야 겠네요... ㅠㅜ
큭큭나당
10/03/11 20:27
수정 아이콘
영챔프가 폐간했나요..
고1 이전에는 아이큐점프, 고2부터 재작년까진 영챔프 쭉사서 봤었는데 말입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10/03/11 20:41
수정 아이콘
웹툰의 대두가 전혀 반가울 이유가 없는게
그것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머리속엔
만화는 공짜다라는 관념이 머리속에 더 확고히 박혔다는 것이죠.
내가 소중한 시간 들여서 니 만화 봐주는데 고맙게 여겨야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물론 작가의 입장에선 그것마저도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힘이 빠지긴 하죠 . 현재의 만화 시장 .
그나마 웹스토어가 유일한 희망이였는데
그마저도 네이버가 자신들의 웹툰을 무료로 서비스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막막하죠.
파랑새
10/03/11 20:57
수정 아이콘
열혈강호 나오면 바로 바로 사서 보는 저로선 자주 그리고 싼 가격에 살 수 있으면 대만족입니다. 하지만 양재현 작가님 글을 읽고 나니 씁슬하네요. 그저 무사히 완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열혈강호로서, 작가님으로서..
10/03/11 21:01
수정 아이콘
한국만화나 퀄리티 높은 만화는 그래도 사거나 빌려서 보고 있다는 알량한 마음이 남아있어 부끄럽네요.
너무 이런 환경에 적응해버린 모양입니다. 현재 고치기 힘들지만 계속 고쳐가야겠지요.
부엉이
10/03/11 21:24
수정 아이콘
서울문화사
영점프 (YOUNG JUMP) 폐간 (2003년)
만화잡지의 판매가 부진해지자 2003년 폐간

아 이큐 점프(IQ JUMP) 주간에서 격주간 전환 (2005년)
28호(2005년 7월 12일)부터 주간에서 격주간으로 바뀜.

밍크 폐간 (2010년)
2010년 2월호를 끝으로 폐간

대원씨아이
영 챔프(YOUNG CHAMP) 사실상 폐간 (2009년)
2009년 5월 20일부터는 온라인 잡지로 전환되어 www.toondosi.com을 통해 공개

코믹 챔프(COMIC CHAMP) 주간에서 격주간 전환 (2006년)
2006년 첫 호부터 격주간 발행

팡팡 폐간 (2006년)
2006 년 10월호를 끝으로 폐간

학산문화사
부 킹 격주간에서 월간 전환 (2009년)
2009년부터 격주간에서 월간으로 전환됨.

찬 스 격주간에서 월간 전환 (2009년)
2009년 5월호부터는 격주간에서 월간으로 전환됨.
Thanatos.OIOF7I
10/03/11 21:26
수정 아이콘
솔직히 스캔본만 차단하면 작가분들 살림살이하는데 두어배는 나이질듯 합니다.
대여점 투쟁하던 작가분들이 거의 현실과 타협한 시점에서 인터넷 불법 스캔본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출판만화 시장은 완전히 붕괴되었습니다. 대중소설중 가장 많이 소비되는 '무협' '판타지' '연애' 장르도
인터넷으로 받아보는 마당에 말 다한거죠.

저 역시 만화.애니메이션을 전공하였지만 출판 만화쪽은 거의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졸업한 동기녀석은 물론이거니와 한참 꿈에 부풀어있을 신입생들 중에 출판 만화가를 지망하는 학생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웹툰이 대안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잘가나가는 작가(조석, 이말년 등등)들 역시 고료라고 해봤자 이름값에 비해
터무니없습니다. 출판물 인세? 역시 웃음이 나올지경이지요. 그나마 캐시가 되는 건 광고 등에 삽입되는 카툰이나 캐릭터 정도인데
정해진 파이가 너무 적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정말 만화가는 인세로 먹고 살아야하는데 이미 대여소와 스캔물 콤보를 맞으면서 완전히 꿈만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팬들의 사랑만 있어도 배고픈 마당에 '만화=쉬운 컨텐츠'로 인식하는 네티즌들이
많아지면서 작품 연재속도가 조금만 늦어져도 대뜸 욕을 포함한 불만을 토하고, 작가의 사정상 한 회를 쉬거나 펑크가 있을시에는
가차없습니다. '만화=어딜가도 볼수 있는 쉬운 컨텐츠=구매행위는 바보나 하는 것' 이런 인식이 팽배해져 있습니다.

일본은 출판만화시장이 우리나라와 비교와는 안될정도로 넓고 탄탄합니다. 한국의 출판만화의 미래는 멀리서 찾아보시지 않아도
됩니다. 철저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만화시장(대만 국내작가의 시장은 씨가 말랐습니다.)을 봐도 알수 있고, 다루는 컨텐츠는
다르지만 한국 패키지 PC게임 시장만 봐도 알수 있습니다. 말그대로 사라졌습니다. 실. 종.

도의적으로라도, 이쪽에 몸담고 있는 제가 이런 회의적인 댓글을 달면 안되지만 너무 안타까워 몇자 적고 말았네요.
그냥, 슬픕니다. 안 사줘도 좋으니 욕이나 악성 댓글만이라도 좀 없어지면 맘놓고 작품하겠는데 말입니다..........
ThinkD4renT
10/03/11 22:15
수정 아이콘
아~~~~!!!
양영순씨 '누들누드', '아색기가'랑 '열혈강호' 정말 좋아하는데...
예전에 군대에서 휴가간 사람들이 부대 복귀할때 사오는 영챔프 보는 재미로 군생활 했던 기억도...

열혈강호 머릿말이었던가? 작가분께서 적어놓으신 글 보고 우울했던 기억이 있네요...
스캔본 보는건 좋은데 스캔본에도 저작권 있다는 말은 하지 말아 달라는 그말 보고 어찌나 슬프던지...

좋은 작품 이제는 더 이상 못 볼것 같은 현실이 씁쓸하네요... ㅠㅠ
루크레티아
10/03/11 22:36
수정 아이콘
그냥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인식이 문제라고나 할까요...
지금 당장 제 아들, 딸이 돈 주고 만화책 사서 본다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전혀 그러시질 못했죠..
예전에 제가 사 모은 검정고무신, 열혈강호 시리즈는 단지 중간고사 평균 딱 한 번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쓰레기터로 직행했습니다.
공짜를 추종하는 문화의 이면에는 그나마 부모님께 상대적으로 들키지 않는 컴퓨터로 보는 만화가 더 낫기에 이리 되었다는 것도 있을 듯 싶습니다.
동네노는아이
10/03/11 22:40
수정 아이콘
아오 그나마 진짜 좋아하던..베리타스도 급 마무리
용비불패도 깜깜무소식...
진짜 기왕 이렇게 된거 일본진출해서라도 대박 터트렸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역수입 테크 타면....작가도 좋고 독자도 좋으려나...
좋은 만화인데....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저렇게 고생할 필요가 있을지..
Cazellnu
10/03/11 23:14
수정 아이콘
발달하는 미디어와 그에 맞추어 발달되지 않는 의식.
음반시장, 만화시장 할거 없네요, 만화도 온라인 컨텐츠판매 형식으로 하면 그나마 조금 나아지려나요.
의식개선이 최우선이네요.
하나린
10/03/12 00:45
수정 아이콘
아.....정말 너무 슬프네요. 원피스는 일본에서 첫주 판매량이 170만권에 육박했다는 기사가 뜬 날인데 말입니다.
인식이라는게 쉬이 바뀌지가 않으니... 이걸 정말 어쩌면 좋을까요.
아스트랄
10/03/12 09:59
수정 아이콘
열강 전권 소장중인데... 안따깝네요.
10/03/12 18:32
수정 아이콘
전에 한번 댓글로 썼었는데 한국은 도둑질을 하고도 자랑으로 여기는 사람이 더 많은 나라라 새 직업을 찾거나 일본에 가는게 제일 좋을것 같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1838 [일반] [인증해피] 8년만에... 여전히 아름다운지... 에어맥스95 [19] 해피6122 10/05/11 6122 0
21801 [일반] [영화감상후기] 화이트푸님 사랑해요. [10] 사실좀괜찮은3676 10/05/11 3676 0
21083 [일반] 세레나데&루실후르페의 전국여행기! - 2일차(밀양~창녕) (2) [11] 세레나데3611 10/04/13 3611 0
20806 [일반] 쥐 잡아먹던 V, 기억하시나요? [32] 빵pro점쟁이7920 10/04/02 7920 0
20717 [일반] 3월 영화계 총정리 - 박스오피스, 아카데미와 골든라즈베리 [6] AnDes3984 10/03/30 3984 0
20681 [일반] [인증해피] 짝사랑은 아프고, 아름답다. 짝사랑이 생각나는 신발이야기 입니다. [27] 해피5274 10/03/29 5274 0
20217 [일반] [영화] 재미없는 영화 덕후에겐 너무나 즐거운 3월 [18] shadowtaki4468 10/03/15 4468 0
20204 [일반] [인증해피] 내 기억 속 영원한 드림슈즈 "샤크 어택 4" 이야기 입니다. [11] 해피5683 10/03/15 5683 0
20120 [일반] [펌글] 양재현 작가의 열혈강호 연재지연에 관한 이야기. [29] 동료동료열매8583 10/03/11 8583 0
19894 [일반] [인증해피] 벤쿠버 올림픽과 메달리스트들의 신발이야기 [33] 해피5473 10/03/02 5473 3
19795 [일반] [본격 자랑] 차 샀어요~ (부제 : 꼬마자동차 붕붕이의 탄생) [34] Arata5556 10/02/25 5556 0
19701 [일반] [인증해피] 아싸라비아 콜롬비아! 나이키 - 샥스 R4 이야기 입니다. [7] 해피5529 10/02/22 5529 0
19619 [일반] [인증해피] 발렌타인 데이를 신발로도 기념하는 신발 이야기 입니다. [13] 해피4302 10/02/17 4302 0
19595 [일반] FM 한계를 느끼네요... [16] 개떵이다5952 10/02/16 5952 0
19404 [일반] 항공사를 운영하는 고전게임, 항공사판 삼국지! - 코에이社 에어 매니지먼트 2 [31] Alan_Baxter9643 10/02/09 9643 0
19398 [일반] 제44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 & 제67회 골든 글로브 수상결과 [11] AnDes4598 10/02/08 4598 0
19342 [일반] [F1 이야기] 2010시즌 주요팀 신형머신 발표 外 [15] Arata4392 10/02/06 4392 0
19336 [일반] 언론에서 얘기하지 않는 현대자동차의 가격 정책 [55] 세이야6079 10/02/06 6079 0
19323 [일반] 지긋지긋한 현대차 이야기 [51] 똘이아버지4555 10/02/05 4555 0
19294 [일반] <자동 재생> 오늘 MBC 후 플러스에서 현대차의 두 얼굴이란 방송을 합니다. [32] El Niño5296 10/02/04 5296 0
19271 [일반] 82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 [23] zephyrus3986 10/02/03 3986 0
19215 [일반] [펌글] 아이티 사태와 관련해서 대사관 서기관의 글이 올라왔네요, [23] Frostbite.5184 10/01/31 5184 2
19198 [일반] MBC 기자의 화려한 복수극은 대 성공 [53] GrayEnemy9296 10/01/30 9296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