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문의 로켓포와 포탄, 폭탄 등을 숨겨 싣고 한국영해로 들어오던 한국 어선이 한국 해경에 발각되었다. 그 어선은 한밤중에 공해상으로 나가 외국의 화물선에서 로켓포와 폭탄 등을 넘겨받아 싣고 몰래 들어오던 길이었다.



그런데 어선에 오른 경찰들이 잠시 방심을 한 사이 선원들이 경찰들을 바다로 밀쳐낸 뒤 경비정에 로켓포 한 발을 쏘아 격침시키고 달아났다.



이런 최근의 상황과 국가정보원으로 들어온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해 볼 때 조만간 한국에서 대규모 테러가 일어날 조짐이 있었다.



국정원 요원들이 더욱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국정원 요원들은 곧 7월 17일에 서울과 대전 중의 한 도시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어느 도시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이며 구체적인 장소가 어디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테러가 일어날 도시와 장소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테러를 막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경찰과 군인들을 총 동원한다고 해도 감시할 지역이 넓으면 한계가 있었다.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했다.



점점 예정된 테러일이 다가왔다.

테러 예정일을 이틀 앞두고 같은 팀의 황세팔 요원이 은요일 요원에게 비상전화를 걸어왔다.



“알아냈어. 알아냈다고. 테러 장소는, 윽!”

전화기에서 마지막으로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 비명소리였다.

보세요? 황

“여보세요? 여선배? 황 선배?”

그러나 황세팔 요원은 대답이 없었다. 전화는 이미 끊어져 있었다.



은요일 요원은 급히 휴대전화 발신지 추적을 해서 황세팔 요원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황세팔 요원은 어느 여관의 테이블 위에 엎드려 있었다. 등에 칼이 꽂혀 있었다. 그리고 손에 볼펜을 쥐고 있었는데 손 밑에 깔려 있는 종이에 글자 몇 자가 쓰여 있었다. 쓰려던 글씨를 채 쓰지 못하고 사망한 것 같았다.



상황으로 봐서 황세팔 요원은 여관 복도에서 칼에 찔린 뒤 여관방 안으로 도망쳐와 문을 잠갔고 종이에 자신이 알아낸 테러에 대한 단서를 남기려다 사망한 것 같았다. 황세팔 요원은 그 여관에 머물며 인근에 본거지가 있는 테러범들을 정탐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황세팔 요원이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은요일 요원은 단서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방안에 있는 것, 그 무엇도 건드리지 않은 채 황세팔 요원의 머리만을 살짝 들어 올리고 볼펜으로 쓰다만 삐뚤빼뚤한 글씨를 살폈다.







은요일 요원은 급히 휴대전화를 꺼내 국가정보원의 비상라인 번호를 눌렀다. 신호가 가기 시작했다.



황세팔 요원이 알아낸 정보는 가히 목숨과 맞바꿀만했다. 경찰과 요원들을 두 도시가 아닌 한 도시에 집중적으로 배치하면 테러를 막을 수 있는 확률이 꽤 높아질 것이다. 이 정보 하나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신호음이 끊기며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은요일 요원은 암호코드를 말하고 나서 전달할 사항을 또박또박 말해나갔다.



“황세팔 요원이 당했습니다. 급히 구급차와 현장을 조사할 과학수사요원들을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7월 17일에 테러가 일어날 도시는….”



은요일 요원은 결정적인 말을 하려다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뭔가 이상했다.

은요일 요원은 전화를 끊고 다시 현장을 살폈다.



“그래, 바로 이거야! 놈들이 아주 사소한 실수를 했군. 이 글은 황세팔 요원이 쓴 것이 아니라 놈들이 테러 시간과 장소를 우리에게 허위로 알리기 위해 남긴 것이 틀림없어. 그렇다면 테러가 일어날 도시는 서울이 아니라 대전이겠군. 대전은 서울보다는 작은 도시이니 테러를 막기가 조금은 수월하겠어.”



은요일 요원은 다시 국가정보원에 전화를 걸어 대전에서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은요일 요원은 무엇을 보고 황세팔 요원이 남긴 글씨, 즉, 정보가 가짜라는 사실을 알았을까?



출처-국정원 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