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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05 12:34:51
Name ijett
Subject [일반] The Daily Me: 자기 편 말만 듣기 / 정치적 헬스클럽 가기
'인터넷 정치 기사 ‘자기 편’것만 읽는다' 중앙일보 2009.6.3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633108&cloc=rss|news|global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자기 견해와 일치하는 기사를 주로 골라 읽는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연구 내용입니다.
대학원생 156명에게 정치 이슈가 숨겨진(?) 질문을 던져서 정치적 성향을 파악하고(1차 조사)
같은 학생들 대상으로 전혀 관계 없는 것처럼 해서(과연...) 서로 입장이 갈리는 기사 8개를 제시하고 읽는 비율을 측정했습니다(2차 조사).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58대 43 정도 비율로 자기 견해와 일치하는 기사를 더 많이 읽고,
2. 정치에 관심이 낮은 학생은 아예 반대견해 기사는 읽지 않으며,
3. 정치에 관심이 높은 학생은 반대기사도 읽지만 견해를 바꿀 만큼 꼼꼼히 보지는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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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대 4 정도면 제 예상보다는 차이가 크지 않네요. 혹 대상자들이 연구 목적을 알아채고 대응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
아무튼 경험적으로 그럴 것이다- 하던 내용이 실제로 연구 대상이 되어 검증받는 것을 보니 재미있네요.
이 기사를 읽고 떠오른 다른 칼럼입니다.  

-------------------

'The Daily Me', 니콜라스 D. 크리스토프, 뉴욕타임스 2009.3.19
http://www.nytimes.com/2009/03/19/opinion/19kristof.html

데일리 미 자체는 칼럼에도 나와 있듯이 MIT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가 제시한 개념입니다만,
칼럼의 요지는 기존 언론사에서 인터넷으로 언론소비의 초점이 바뀌면서 개인 성향에 맞는 의견만 편식하는 현상이 심화되었고
이런 현상이 정치적 의견의 극단화와 앵똘레랑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여기서도 비슷한 연구결과 하나가 언급되고 있는데요, 미국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중립적 연구기관에서 발행한 다양한 정치논문들을 발송한 결과
가장 열렬한 호응을 받은 것은 물론 본인의 정치적 의견과 부합하는 연구결과였고,
그 다음으로 호응을 받은 것은 반대당의 입장과 일치하는 멍청한 주장들(;;)이었고
거의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은 반대당의 입장과 일치하면서 상당한 설득력도 있어
자기의 정치적 입장을 저해할 수 있는 연구결과였다고 합니다.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토론하게 했더니 좌파는 더 왼쪽으로, 우파는 더 오른쪽으로 쏠리더라는 연구결과도 나오구요.  

우리가 머리속에서는 의견의 충돌과 자유로운 토론을 받아들일지 몰라도,
실제로 원하는 건 "좋은 정보" 가 아니라 "내 생각이 맞다고 해 주는 편안한 자궁, 메아리의 방" 이라는 것.

여기서 필자가 제시하는 한 가지 해결책은 마치 매일 헬스 클럽에 가서 운동을 하듯이,
일부러 내가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 논쟁을 하면서 '정신적 스파링'을 하는 것입니다.
글 말미에 필자 본인이 솔선수범하는 의미에서 월스트리트 저널 칼럼란을 읽어보러 가겠다는 멘트도 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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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웹상에 그런 스파링(?)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는 별문제로 하더라도... 무척 재미있게 읽은 칼럼입니다.
공직 채용에서 양성평등제나 지역인재채용제처럼 개인 차원에서의 "반대의견 의무 노출제"도 필요한 걸까요? :)
여러분의 정치적 헬스클럽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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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05 12:38
수정 아이콘
정치적 헬스클럽.. 말이 재미있네요. 공감도 가고요.

저는 한 때 디시인사이드의 "정치사회갤러리"를 이용했습니디만, 요즘에는 스파링이고 뭐고 되지 않아서 가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은 따로 가는 곳이 없네요.

저는 아무래도 친진보...(라고 해야 하지 싶습니다.)인데, 어디 추천할만한 곳 없나요?
09/06/05 12:42
수정 아이콘
흠 흠미로운 이론입니다만 사람들의 뇌가 가지는 편향성을 무시할 수 없죠.
편하고 싶은게 인간의 기본 속성인데 골치아프게 혐오하는 정보를 찾아 읽을 여력이 있을리 없으니까요.
그래도 전 PGR이 어느정도 완충 역할은 한다고 생각해서 꽤 괜찮게 생각합니다.
한쪽의 의견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런 측면에서 반대쪽의 의견중에도 치열하게 생각해볼만한
의견도 올라오긴 하거든요.
일단 위의 예를 우리나라에 적용하기가 사실 힘든게 반대편이라고 생각하기엔 민주주의가 아직 끔찍한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반대편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작정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그 외에 보수쪽의 이야기는 제가 열심히 찾아보진 않지만 여기에 올라오는 설득력 있는 글은 정독하고 있는 편입니다.
WizardMo진종
09/06/05 12:53
수정 아이콘
정말 잘읽었습니다. 많이 생각하게 하는 글이네요;;
눈팅만일년
09/06/05 12:56
수정 아이콘
갈수록 정보는 편향된 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는 말은 동의합니다.

하지만 스파링 상대를 찾는다.... 분수님의 말처럼, 정보의 출처들이 자꾸만 네트워크 공간으로 가게 되는 것도 결국은 독자의 편의성 때문인데, 그것을 일부러 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심이 갑니다.

요즘 인터넷 기사들의 제목을 보면 한심하죠. 적어도 사람들이 자신을 클릭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자꾸만 선정적으로 변해가고, 그 이면에는 보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적극 끌어들이겠다는 계산이 내재해있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죠. 자본의 논리에 의해 '잘 팔리는 기사' '잘 팔리는 제목'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게 빌어먹을 신자유주의 세계화 때문이.... 응!?
09/06/05 12:58
수정 아이콘
심리학쪽의 인지부조화이론이라 해서
자신이 기존에 갖고있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반면,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의식적으로 무시하고 반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달덩이
09/06/05 13:0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많이 공감가네요.
C,J, D 신문 헤드라인만 보면 두드러기 나는 저를 발견했는데... 고칠 필요는 있어보이네요
굳이 정치적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신이 '보고싶어하는' 세상만을 본다라는 점에서.. 저또한 그렇겠지요
저 충고를 한번 진지하게 받아들이는것도 필요해보일듯 싶습니다.

뱀다리)위에 링크에 'h'가 빠져서 바로 연결이 안되네요.. 수정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The Greatest Hits
09/06/05 13:07
수정 아이콘
전...피지알만으로 충분한듯한걸요.
09/06/05 13:11
수정 아이콘
달덩이님// 앗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수정했습니다.
zillut.j
09/06/05 13:41
수정 아이콘
피쟐을 알기 전엔 주로 웃대특검을 많이 이용했었죵.

제 의견과 '반대'되면서도 나름대로 훌륭한 논리와 근거를 갖춘 의견이 많았기에..

그런데 어느순간 이상한 분위기가 되더니 결국은 폐쇄돼더만요 ;;

'스타'전략 찾아헤매다 발견한 피쟐,,지금은 전략게시판은 근처도 안가고 여기랑 유게만 매일 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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