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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6/01 22:30:57
Name 세느
Subject [일반] 소녀시대에 얽힌 즐거운 추억
문득 이틀남은 레포트를 쓰려다, '악 하기싫어'란 기분에 기분 전환 삼아 세바퀴를 보다보니

티파니와 유리양이 나오고, 그걸 보니 문득 생각나는 1년 반 전의 이야기입니다.


2007년 10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능의 압박감 때문에 교실 분위기는 참으로 갑갑했습니다.

물론.. 수능 성적에 쿨한 친구들은 여전히 즐거운 그런 나날이었습니다.

당시 소녀시대가 싱글 다만세 이후, 소녀시대라는 정규 1집 앨범으로 컴백하여

점심시간마다 교실 컴퓨터에서 '어리다고오~ 놀리지 말아요~'하던 때였죠.

물론 전 다만세때부터 우리 소녀들의 포텐셜을 알아본 바, 이미 전도사 수준이 되어있었습니다..쿨럭

(그 때 한 인터넷 뮤직사이트에서 소시 사인 시디를 한정판매 했었죠 아수라장을 뚫고 2장 구매해서 한장 친구한테 비싸게

넘겼었죠......... 친구들은 가짜라고 하지만 전 여전히 그 사인시디의 사인을 다 우리 소녀들이 한거라고 믿습니다)

고3이던 저희 반에 당시에 어리숙하고 평소에 하는 짓이 참.. 멍청해 보이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일명 쫑갈.이라는 친구인데요.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어쩌면 눈치채시는 분들이 있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2007년 11월 13일 텐텐클럽과 관련된 내용이죠 ^^;; 쫑갈 사건을 아시는 분들은 쩌어~기 아래까지 스크롤 내리시면

될거 같습니다 ^^;; 스압이 좀 있을 듯 하네요!!




어느 토요일, 자습을 위해 등교한 저희 반 친구들 중 몇명은 긴급히 작전을 짜냅니다.

'아 심심하다, 누구 하나 바보로 만들면 재밌겠다'라는 발상에서 시작한 이 장난은 엄청난 후폭풍으로 다가옵니다.

한 친구가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었다며 흥분해합니다.

그리고 쫑갈을 꼬드깁니다. 전화하러 가보자며..

종이쪽지에는 참 다양한 번호들이 있었는데, 원더걸스의 소희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활동을 안하시는 춘자씨까지 -_-;;

다양한 분야의 많은 가수들의 번호를 '그냥 생각나는 번호대로' 적어놓았던 그 종이였습니다.

몇 명의 친구들이 쫑갈을 데리고 본관 2층의 공중전화로 가서 쉬는시간에 전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

받을리가 있겠습니까 ... 막 휘갈긴 번호인데, 물론 간혹 연결되는 번호도 있지만 그냥 끊어버렸죠.

그리고 번호가 적힌 종이에는 소녀시대 열풍과 더불어 쫑갈이 사랑하고, 우러러보던 서현양의 번호도 있었는데요..

친구들은 쫑갈에게 니가 하라며 압박을 넣고 결국 쫑갈은 절대!! 연결이 안될걸 알지만 전화를 걸게 됩니다. -_-a

하.지.만

전화는 연결됩니다.

아직도 생생한 당시의 대화내용.

쫑갈 : 여보세요, 호..혹시 소녀시대 서현씨 핸드폰인가요?

?? : 예, 저기 소녀시대 매니저인데, 지금 서현씨 학교 가서 없거든요. 누군데요

쫑갈 : 아 예? (친구들이 중학교 친구라고 우기라고..) 서현 씨 중학교 친구인데요...

?? : 예, 나중에 서현씨한테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쫑갈 : 아 예?.. 뚜뚜뚜............

긴장한 쫑갈은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이쯤되면 아실분들은 아시겠지만

전화받은 상대방은 본관 2층의 공중전화와 약 150m 떨어져있는 저희 교실에 있는

C모군 이었습니다 크크.

저희 학교는 원칙적으로 발목양말, 핸드폰, 담배 등을 금지하는 학교로 핸드폰 소지가 불가능하다

수능이 얼마남지 않은 3학년들은 특히 학생부 선생님들이 안계시는 주말엔 가지고 다녔죠..

C모군은 저희 반 앞에서 전화를 받았고, 그 상황을 알고 있던 저희들은 설마 믿겠어? 라고 생각했죠..

쫑갈은 의기양양하게 전화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와서는

자기가 서현이의 번호를 알았다면서 7전 8기로 고시에 합격한 사람의 표정 그 이상이었습니다..

사실을 아는 저희들은 조용히 뒷문으로 나가서 미친듯이 웃었습니다 정말.

그 때 이후로 그렇게 웃어본 적이 없습니다 -_-;;

복도에서 미친듯이 웃고있는 저희를 보고 지나가던 다른 반 친구들이 궁금해해서 숨길 일도 아니다보니..

자연스레 털어놨고, 결국 1~5반 문과 전체에서 쫑갈 빼고 그 사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거의 이건 뭐.. 전교 멍청이 인증 정도로 압축할 수 있는 일이였죠. 점심시간까지도 몰랐습니다 쫑갈은

누군가가 귀뜸해줄 때 까지는..

점심시간까지 몰랐던 이유에는 전화를 부추긴 친구들과 한시간동안 함께 앉은 제가 미친듯한 달변으로 설득을 했기 때문입니다.-_-;;

긴가민가한 그녀석의 마음을 좀 더 어리석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미사여구를 동원했었는지.. 덜덜..

뭐 결국 들통나서 싹싹 빌었지만요.




중요한 건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원래 기숙사생이었지만 수능을 위한 컨디션 핑계를 조절로 늘 집에서 다니던 저는.. 과감히 야자 때 아픈 것과 더불어

야자를 빠지면서 집에가서 사연을 열심히 썼습니다.

지금 기억으로는 친친, 텐텐, 수영, 성민의 라디오, 박정아 별밤에 까지 썼던거 같군요.

라디오 사연 처음 쓰던 것이었기에 될거란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었고 여러 군데 올리면 혹시나 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1주일쯤 지나서였을까요. 일요일 하하의 텐텐클럽에서 -_-;; 저희 반의 그 사연을 언급했다는 겁니다.

물론 저도 긴가민가했기에 나중에 확인했었죠(그 이야기도 친구의 사촌동생이 텐텐 애청자라서 어쩌다 알게되었습니다)

당시 하하씨가 라디오에서 쫑갈군에 정말 서현이를 좋아하는 거 같으니, 나중에 나오면 꼭 연락드리겠다 라고 말했었습니다.

약간의 질투심까지 더해서 저희 모두는 쫑갈에게 '방송용 멘트'일 뿐이다라고 했죠..

그리고 운명의 날

2007년 11월 13일 저녁 7시쯤이었습니다.

수능 2일 전이라 야자도 안하는데, 왠 전화. 그것도 서울에서.

텐텐클럽 작가분이시더군요 덜덜덜...

소녀시대가 오늘 출연하는데, 쫑갈이랑 3분 정도 통화를 하고 싶다. 는 용건이었습니다.

(순간 내가 쫑갈이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전 골수 태연빠이기 때문에 차마 외도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제가 받게 될 사연 상품권이 40만원 스타일난다 상품권이었는데.. 여성 쇼핑몰이라 여자친구도 없고(지금도 흑흑)

엄마가 입기엔 너무 젊은 스타일들이라 바로 작가님과 협상부터 했었습니다.

소녀시대 출연진의 사인시디 주시면 상품권 안주셔도 되요 라고 했더니

방송만 '잘되면' 상품권과 시디 다 주시겠다고.. 주시겠다고 그러셨었죠.

태어나서 한번도 전화 안해본 쫑갈이한테 전화해서 작가님이 전화왔다고 긴장하고 있으라고 전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하의 텐텐클럽, 그것도 보이는 라디오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방송에 나오더군요 쫑갈이 목소리가.

우와........................

정말 우리끼리 재밌었던 일이 이렇게 방송까지 갈 줄은 몰랐고

더더군다나 서..서..서현이랑 통화를.. 아니 어떻게 보면 당시 나왔던

수영 유리 윤아 서현 태연태연태연태연태연태연태연태연 이랑 ..

그러나 방송은 망했습니다. 평소에도 말 못하는 애가 방송 생방 그것도 소녀시대랑 하는 라디오인데요..

3분하기로 한거였는데 애가 긴장해서 하하씨가 억지로 말 걸고 해서 -_-;; 거의 10~15분 가량 시간 까먹었습니다.

제가 그 때 DC소시갤 눈팅하고 있었는데 소시갤의 분노가 형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학교 홈페이지에 2페이지 가량 글 올라오고 (ex: 쫑갈이 누구죠??)

저희 담임선생님은 어디서 알아낸걸까요......................

더군다나 제가 쫑갈에게 2가지를 열렬히 요구했었습니다.

1. 내 이름은 꼭 방송에 나오게 하라

2. 우리반 수능대박나게 기원좀 해달라고 하라

하하씨가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구죠라고 묻자 저를 대답하더니, 서현씨랑 그 친구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할꺼에요 쫑갈씨?

라는 질문에 0.00001초 생각하고 서현이요 라고 대답했죠

괘씸한놈, 아직도 기억나는 당시 소시갤의 글 중에 제목이 '넌 낼가면 걔한테 죽었다'였습니다 크크
(물론 저였으면 0.00001초도 안걸렸을거라고 확신합니다. 당연히 태연이 크크)

하하씨가 마무리하려하자 그때서야 쫑갈이는 '저기요, 저희 반 수능 잘치라고쫌 해주세요'라고 ..

그래서 전 태연이(+4명)의 기운을 받고 수능을 쳤습니다! +_+

어쨌든 방송은 마무리되고, 그 다음날 학교에서 ..

방송 당일날 작가분께 전화가 왔기 때문에 쫑갈이와 저 빼곤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죠.

서로 수능 2일 남았으니 비밀을 지키자. 애들 분위기 해친다라고 약속을 했었죠..

다음 날 등교하자마자 쫑갈이가 막 떠들고 있는겁니다 -_-!!

물론 그 주제가 소녀시대 라디오 이야기였는지는 몰랐지만..

보나마나 그 이야기겠지 라고 생각한 저는 그냥 바로 불어버렸습니다 2일이고 뭐시고 잘칠놈은 잘치겠지!!

난리 났습니다

14일이었으니 수능 하루 전이었고, 다들 공부도 안되는데 '어이쿠 이건 왠 떡밥'

덥썩 물어버린거죠. 크크

저희 반에서만 소녀시대 라디오가 약 7번은 재생되었던 걸로..

2층이나 떨어진 이과에서 애들 내려와서 물어보고 문과 애들 우루루오고 난리 났습니다 ..

그리고 대망의 수능일

수능 전날 공부 하나도 결국 못했지만 다행히도 잘 봤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쫑갈이의 수리 등급은 평소보다 2등급 낮았다는거.

인과응보라고나 할까요 크크..

쓰다보니 너무나 길어져버렸네요. 텐텐 들어가보니 이적의 텐텐으로 바뀌는 바람에 전에 글도 못찾겠고 해서

다시 써봤습니다.  

필력이 후달려서 재밌게 쓰지도 못하겠고.. 레포트나 쓰러가야겠습니다 흐억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단 말씀 드릴게요


PS. 작가님께서 약속하셨던 시디 + 상품권은 방송을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품권만 왔더군요 흑흑어헝허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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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riana
09/06/01 22:40
수정 아이콘
어! 저 이거 방송으로 들었는데!!!!!!!!!!!!!!!
09/06/01 22:47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크크크 쫑갈씨는 아직도 망내덕인가요 ?크크
09/06/01 22:54
수정 아이콘
쫑갈씨!!!
저두 방송으로 들었는데........
그떄 든 생각은 부럽다.............
우와 부럽다...........
부러워......
09/06/01 22:57
수정 아이콘
저도 당시엔 정말 부러웠었는데요. 방송 다음날 친구들과 방송 듣고
쫑갈 거의 생일빵(?) 수준으로 맞았습니다 -_-;;

이래서야 우리반 망신이지 않느냐는게 저희 반의 의견 크크
아리아
09/06/01 23:29
수정 아이콘
그때 라디오 듣고싶어지네요 .....
쫑갈 이라는 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습니다만
아. 생각해보니 하하씨가 쫑갈씨 언급하는건 살짝 들어본것 같기도 하네요
09/06/01 23:38
수정 아이콘
아리아님//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 제가 보라 버전으로 파일 지니고있습니돳 음하하
09/06/01 23:56
수정 아이콘
아! 그렇군요. 라디오 사연이라....
09/06/02 00:28
수정 아이콘
시비는 아니지만;; 미래의 일을 언급하고 계시네요... 크크크
09/06/02 00:33
수정 아이콘
월징님// 우억 수정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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