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미 해군 항모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1.5세 크리스입니다.
항모에서 생활한지 이제 거의 8개월이 다 되어가네요.
이 불쌍한 중생의 상상못할 지루함을 가엽게 여기시었는지
MLB께서 WBC를 하사하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이..참 좋아지다 보니깐
지구 반대편 중동에서,
그것도 항모 안에서 이번 WBC 멕시코 전을 위성방송으로 볼 수 있었네요.
그것도 실시간 이스픈으로!
(AFN Armed Forces Network 에도 AFN Sports 라는 스포츠 전문채널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이스픈의 실시간 중계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한국 중계진을 통해 들을 때 느끼는 특유의 “몰입”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저는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라고 하고 사실은 14시간)일을 하기 때문에
여기 중동 시간으로는 아침 7시, 즉 일이 끝나자마자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우와 근데. 한국 교민들 무진장 많더군요.
축구장의 붉은 색과는 다르게 온통 파란색으로 무장한;; 교민들의 응원 열기가
너무나도 대단했고 또 부러웠습니다. (나도 저기 있어야 되는데!!! 으아악!!)
근데 정말 한국 교민들보면 그 어느 나라 교민들과는 다르게
이런 일에는 정말 앞장 서는 것 같습니다.
저도 2007년 시애틀 WCG 때 송병구 선수 경기 직접 관전하면서 엄청 소리지르고 그랬거든요. 그때도 바로 그 전 경기때만 해도 약간은 한산했던 관중석이 송병구 선수 나오자 한국인들로 꽉 찼었다는;;
아무튼, 이스픈 미국 중계진들도 한국인들의 응원 열기에 놀라더군요.
그러면서 리버사이드+어륀지(?) 카운티+엘에이+샌디에고 근방에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살고 있다고 얘길 하는데 (다만 A quarter billion 이면..10억의 25%..즉 2억 5천만이라는 얘긴데, 그건 좀 과장인듯..)
같이 경기를 보던 미국인 동료들도 무진장 많다고 다들 놀라더군요.
아무튼 경기가 시작되고 류사마께서 등판하시었는데..
이 6피트 2인치에..200파운드가 넘는 한국인이라는 것에 다들 놀라더군요.
“아..니네도 저렇게 살 찐 애들이 있구나.” 하면서 말이죠.
(제가 6피트에 145파운드니..뭐 말 다했죠 T_T)
그러나 김별명 선수 화면 나온 순간엔 다들 폭소.
T_T
아무튼 그렇게 야구를 보는데
이스픈 미국 중계진들은 이 “병역 면제”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더군요.
그러자 동료들도 저에게 물어보기 시작해서
저도 차분히 다 알려주었습니다.
병역이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전설적인 병역 브로커이신 박사장님과 승짱얘기를 한창 했죠.
그런데 박찬호를 아는 사람들이 꽤 되더군요.
사실은 좀 놀랐습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박찬호를 기억하다니..ㅠ_ㅠ
“Yea, he’s the dude who did that f**king round-house kick.”
아..그렇죠. 역시 돌려차기 때문이었습니다.
..흠흠..각설하고
경기를 보는데 가장 귀에 많이 들어오는 것은 바로
한국팀의 “창조성”에 대해 극찬하는 미국 중계진이었습니다.
더블스틸때도, 꽃범호 선수의 버스터 성공때도
“Very creative play!” 하면서 극찬하더군요.
물론 여러 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지만..
뭐 주루 플레이라던가..만루나 2.3루의 기회를 아쉽게 날려버린 것이라던가..
그렇지만 창조성있는 플레이라는 말은 듣는 제가 아주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하하.
김태균 선수..아니 김별명 선수.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런데 희생 플라이때 홈으로 “질주”하시는 모습에서는 솔직히 좀 똥줄이 탔었다는…
‘뭐야 저러다 잡히는 거 아니야?’
하면서 말이죠. 크큭. 중계진도 “거의 잡을 뻔했다”라면서 웃더군요.
이곳시간으로 수요일 아침 7시.
한일전, 만빵 기대하겠습니다.
열심히 해주세요! 화이팅!
p.s: 정국노 선수..영어로 된 성이 “JONG” 더군요. “종 (노예)”가 떠올라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정선수에 대한 얘기를 해주니깐 미국 애들도 엄청 웃더라는. 그래도 정 선수가 있어서 든든합니다. 최고예요 ㅠ_-)b
p.s2: 막상 시애틀 WCG 얘기를 하다보니깐 말이죠, 그 온게임넷의 여성 캐스터분. 그분과 사진도 찍었는데, 사실 캐스터인걸 알기전엔 대쉬할뻔 했습니다. 완전 미인이셨다는. 바람부는 시애틀 날씨에 긴 머리결이 휘날리는데다가..제가 완전 좋아하는..그 여성이 정장입은 모습이셨는데, 친구들하고 막 “한번 대시해볼까? 대시 해볼까?” 라고 쑥덕거렸다는…;; 하지만 중계석에서 너무나도 열정적으로 하시는 것을 보고선 속으로 감탄했죠.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정말 최고였습니다! 지금도 하시는지 궁금하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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