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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2/05 22:02:32
Name 에이치블루
Link #1 https://www.law.go.kr/lsInfoP.do?lsiSeq=61603&lsId=001444&chrClsCd=010202&urlMode=lsInfoP&viewCls=lsInfoP&efYd=19880225
Subject [정치] 계엄령 해제로 본 87년 헌법의 가치 (수정됨)
0. 이번 계엄 사태에서는, 민주화 시대에 지혜를 모아 작성된 87년 헌법에게 우리 국민 모두 큰 빚을 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1. 무려 1987년. 37년 전에 만들었습니다.

2. 헌법에 쓰여진대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령이 즉시 해제되었습니다.

3. 헌법에 '한다'로 되어 있어서 해제 거부권 따위 인정하지 않습니다.

4. 계엄 시 다른 기본권은 제한하지만 국회는 제한하지 않도록 헌법에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계엄 선포한 자는 이걸 제한하려고 들었죠. 법알못이라. 아니 법잘알이라 그랬을지도요. 크크)

5. 스마트폰 이런건 없던 시대에 만든 헌법이라 디테일은 좀 여러가지 빈 곳이 있지만, 기가 막히게 만들었습니다.
계엄 해제 절차가 매우 간단하고 명료하게 헌법에 쓰여있지 않았다면 순식간에 독재국가로 변한 대한민국이 될 뻔했습니다

6. 20년을 한 세대로 보면 거의 2대가 지난 헌법이라, 개인적으로는 중임제, 결선투표제, 남북관계 등 손 볼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만,
돌아버린 권력자가 이상한 짓을 하는걸 하도 많이 봤던 시대라,
독재 권력을 제한하는 조항이 다양하게 담긴 소중한 헌법이라는 생각이 다시 듭니다.

7. 저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환경을 반영할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특히 이번 사태에 우리 헌법이 큰 힘을 발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개헌 할때도 계속 남겨야 할 큰 가치가 아닌가 합니다.

p.s 아직도 계엄 후폭풍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상황 종료가 아닌 건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자식을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헌법과 법령을 강제로 공부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이 다이나믹 코리아의 시대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제발 해피엔딩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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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0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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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불대가리
24/12/05 22:20
수정 아이콘
몰랐던 사실을 알아갑니다 고맙습니다
24/12/05 22: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런데 계엄 선포한 자는 이걸 제한하려고 들었죠. 법알못이라. 아니 법잘알이라 그랬을지도요. 크크)

->그냥 목적 자체가 군사반란, 내란이라 그렇습니다. 윤석열은 이제 평생 교도소 밥 먹어야 할 겁니다.

몇달 전 계엄 '루머' 들었을 때만 해도. 조선일보 지적처럼. 시대가 어느 때인데 말이 되나. 이해득실 따져보면 실패할 게 뻔한데 대체 윤석열이 그걸 왜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 가능성 0.001퍼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그게 실제로 일어났고.
찬찬히 찾아보고 알아볼수록 진짜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 인간들 정말 열심히 군사반란 준비했더군요. 자칫하면 성공했을 정도로요. 어차피 단기간 성공해봤자 2024년 대한민국이란 민주국가가 군사독재로 돌아갈 수가 없는 나라긴 하지만. 그 퇴행, 퇴보, 나라가 얼마나 손해를 보고 낭비를 하고 사람이 죽고 고통을 겪어야 할지. 이번 일 관계된 반란세력들은 다시는 햇빛을 못 보게 평생 감옥에 수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괴인 윤석열은 반드시 내란죄로 사형선고 해야 하고요. 저는 전두환이 무기로 감형된 것도 사실 이해가 잘 안 갑니다.
전자수도승
24/12/05 22:25
수정 아이콘
그게 지금 안 될거 같아서 걱정인거죠 뭐........ 그 잘난 "법대로만" 돌아가면 참 좋겠지만 법기술자들 장난질로 이모양 이꼴이 났는데 과연 토요일에 결판이 날런지.......
24/12/05 22:28
수정 아이콘
토요일에 안 되어도 이재명 말마따마 한달 안에 탄핵 나올 거라 보고.
정말 일이 안 풀려서 장기전에 돌입하고, 불행한 일이 되어 유혈사태 내전까지 간다 쳐도.
이 나라가 군사독재로 다시 돌아갈 나라가 아닙니다. 군인들도 알아요. 아니 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군인들이 다시 군사독재를 해요. 지디피 북한으로 만들고 싶어서? 누가 어느 군인이 이 거대한 나라를 독재한다고 해요? 미필 윤석열이? 충암고 나온 이상민이?
걔네 결국 다 감옥갑니다. 시간이 걸릴 뿐 결과는 정해져있습니다.
전자수도승
24/12/05 22:35
수정 아이콘
그리 믿고 싶습니다
가장 희망적인 징조는 미국에서 강한 시그널이 나왔다는 건데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다는 이유로 저것들이 버티고 앉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최악의 경우 이대로 정부에 모든 부처가 장관자리가 비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2년을 버티다 대선을 치루는 꼬라지를 볼까봐 걱정인거죠
근데 아마 그 최악이....... 가능성이 낮아보이지가 않는군요
24/12/05 22:36
수정 아이콘
저는 곧 결판 난다고 봅니다. 의외로 당장 토요일에 직무정지 될 가능성도 꽤 크다고 보고요.
김경호
24/12/05 22:59
수정 아이콘
미국이 모두 맞다란 건 아니지만 1차 계엄령 이후로

미국이 주시하고 있단 게 그나마 희망적인..
24/12/05 23:02
수정 아이콘
저는 토요일에 부결될거라고 보는 쪽이긴 한데, 어쨌든 임기가 끝나면 감방에 꽤 오래 갈거라고는 봅니다.
manymaster
24/12/05 22:26
수정 아이콘
군사정권 30년 겪은 반성으로 써진 헌법이라 그런 것에서는 대비가 꽤 잘 되어있는 법이죠. 아직도 남아있는 독소조항도 있고, 이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조항도 보입니다만, 적어도 그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매우 잘 만들어진 헌법이라 할 수 있겠네요.
24/12/05 22:31
수정 아이콘
법이라는게 법규명령을 보고 있으면 누더기인가 싶다가도 상위법으로 갈수록 천재들이 만들었나 싶을때가 많더라구요. 영악하게 써먹는 애들이 많아서 문제지..
알바척결
24/12/05 22:31
수정 아이콘
반드시 내란 수괴에 대한 사형은 집행되어야 합니다. 어설픈 관용이 참극을 불러옵니다.
호랑이기운
24/12/05 22:41
수정 아이콘
야만의 시대를 지난 직후의 헌법이라 더 그런것같습니다
도롱롱롱롱롱이
24/12/05 22:50
수정 아이콘
헌법을 무시하고 국회를 억압한다는 계엄령은 저들이 무지해서가 아니라 성공한 쿠테타를 만들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법부 어르신이 만들어준 성공한 쿠테타는 처벌한 수 없다는 명실상부한 진리가 존재하고 이를 따라서 성공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걸 위해 선관위 점거해서 부정선거 증거잡았다고 해서 민주당 의원들 날리고, 그 상태로 재선거 해서 국회를 통해 헌법을 개정한다는 청사진 같은것도 다 있었을거에요
에이치블루
24/12/05 22:59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헌법에 떡하니 계엄 시 국회를 정지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바로 국회부터 폐쇄하려고 든다는게 너무 괘씸합니다.
Jedi Woon
24/12/06 05:05
수정 아이콘
전두광은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라고 했지만 윤석열은 실패하면 그만이고 성공하면 내가 잘난거 아냐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아마 성공하면 자기가 엄청 강한 지도자라 생각하고 옆 나라, 윗 동네처럼 독재를 하려고 했겠죠.
슈테판
24/12/05 23:09
수정 아이콘
그런데 72년 유신헌법에서도 계엄 규정은 동일합니다.

[시행 1972. 12. 27.] [헌법 제8호, 1972. 12. 27., 전부개정]
제54조 ①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
③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⑤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유신헌법 직전 헌법도 거의 비슷합니다. '해재해야 한다'라는 문언도 동일합니다.

[시행 1969. 10. 21.] [헌법 제7호, 1969. 10. 21., 일부개정]
제75조 ①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
③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⑤국회가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다만 저는 우리의 87년 헌법 77조의 문언의 가치와 소중함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에이치블루
24/12/05 23:11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몰랐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작동을 하네요.
그 시대와 비교하면 확실히 국회의원 개개인의 자각이나 국민들의 기대 등등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닉네임을바꾸다
24/12/05 23: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차피 유신때는 국회해산권 딸깍하면 되기때문입니다...
수메르인
24/12/05 23:10
수정 아이콘
한편으로 느끼는 부분은 민주당 의원들이 저 시대를 직접 체험하고 맞서왔던 경험들이 있어서인지 놀랄만큼 신속하고 정확하게 행동했다는 점이네요.
운동권, 586세대를 철 지난 구태 적폐로 취급하던 풍조가 꽤나 만연했었고, 저 역시 일정 부분 답답하게 여겼는데 이번 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구 민정당계가 지닌 거악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고 잠시 마음 놓으면 언제든 부활할 수 있다는 걸 절절히 깨달았어요. 아직 사태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당장 최악의 상황은 어떻게든 막은 것 같아 그나마 위안입니다.
24/12/06 01:20
수정 아이콘
운동권의 시대적 소임이 다하지 않았다는게 기쁘고도 슬플 뿐입니다..
Jedi Woon
24/12/06 05:08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운동권 출신의 정치감각이 대단하다는 의미죠.
반면 정치라고는 1도 경험 없던 사람이 대통령하고 여당 대표를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금 너무나 혹독하게 경험하고 있죠.
24/12/05 23:42
수정 아이콘
저는 설령 탄핵안 부결로 인한 어지간한 소요사태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제2, 제3의 계엄령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 이미 패싱당한 합참의장이 전군은 합참 통제하에 이동하라고 지시했고, 저번처럼 지휘계통 무시하고 진행이 더 이상은 불가할 것 같습니다. 이미 말단 사병까지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마당에 순순히 계엄 지시에 따를 것 같지가 않거든요. 합참 승인 받은 이동인지부터 확인하려 들 텐데, 합참도 당장 탄핵 찬성이 80% 에 육박하는 마당에 감이 있으면 가만히 있는 쪽을 택하지 섣불리 나섰다가 군경력 마지막을 불명예스럽게 장식하려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2. 미국이 가만히 있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지금도 각계 각층에서 굉장히 불쾌한 내색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인터뷰를 하고, 심지어 노골적으로 미 대사가 국회의장을 만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 정도 제스처도 이해 못하는 외교 실무자라면 당장 사표 써야겠죠. 이미 썼으려나 싶지만...

물론, 이성적이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비이성적으로 또 선포할 가능성이 0 은 아니겠지만, 설령 시도한다 한들 더 빨리 끌어내려지는 계기가 되면 됐지, 절대 이대로 흐지부지 끝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민주정 국가는 다시 독재정으로 돌아갈 수가 없거든요.
수메르인
24/12/05 23:46
수정 아이콘
계엄은 그렇다쳐도 그에 준하거나 더 심각할 수도 있는 뭔가 상상도 못할 사고를 칠 것 같다는 우려가 자꾸 들어요.
소독용 에탄올
24/12/06 00:32
수정 아이콘
외교 실무자 말이 먹힌다면 정상회담-비상계엄-정상회담 같은 파격적인 일정이 나오진 않았을거긴 합니....
24/12/06 00:40
수정 아이콘
앗....
격렬하게쉬고싶다
24/12/06 05:55
수정 아이콘
문제는 접경지역 도발 혹은 그에 준하는 전시상황을 곁들인…
24/12/06 00:48
수정 아이콘
트위터에서 본 것인데 
- 계엄과 계엄해제가 시행되면서 "6공 헌법 100% 테스트 커버리지 달성 프로젝트"는 순항중.
- 아니 운영 환경에서 테스트 하시면 어쩝니까?
몬테레이
24/12/06 11:05
수정 아이콘
6공 헌법이 대통령의 국회해산권을 없애서 입법부의 독립성을 높혔읍니다. 그래서, 이번 계엄해제 결정을 국회가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절대 다수당이 국회를 구성하면, 입법부, 사법부의 모든 인물(대통령, 총리, 장관, 검찰총장, 지검장, 검사, 대법원장, 대법원판사, 헌재소장, 헌재판사)을 탄핵할 수 있고, 법률을 원하는 대로 제정, 개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는 반면, 국회의 부당한 권한 사용을 시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탄핵되지도 않고, 불체포특권도 있습니다. 범죄자도 국회의원이 되면 감옥에 가지 않고, 담당 검사, 판사를 탄핵해 수사를 지연시킬 수 있고, 본인이 저촉된 법률을 소급 적용하는 법까지 발의하는 범죄의혹 국회의원도 있습니다. 윤미향 의원은 정신대할머니 후원금 1억원 횡령으로 법원에서 1심 유죄 선고를 받았음에도 최종심까지 4년 2개월을 끌어 국회의원 4년을 모두 마쳤습니다. 4년동안 정상적으로 국회의원활동을 하고 세비도 받았습니다. 국회의원은 매년 세비를 인상해서 내년 연봉 1억 6천만원 받고, 보좌관 포함 1년 경비를 국회의원당 32억원으로 스스로 정했습니다.
대신 이번에 대통령실 등 주요 국가기관 예산은 전액 삭감했지요.

입법부 권한이 지나치게 강하며, 견제받지 않습니다. 행정부, 사법부 공무원들은 즉시 탄핵해서 업무 정지되는데, 국회의원 교체는 임기말이나 가능하게 됩니다. 국회의 여야비율이 현재와 같이 한쪽에 치중될 것을 예상못한 6공 헌법의 헛점입니다. 문제점을 시정해야 하는데,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시정하지 않으려 하고, 행정부, 사법부는 무력해지는 입법부 독주가 가능해집니다. 삼권 분립이 가능한 헌법개정이 필요합니다.
에이치블루
24/12/06 11:08
수정 아이콘
좋습니다. 그런 부분도 개헌 때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말씀하신 모든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 반대 방법으로 계엄을 선택했다는 것은 절대로 이해될 수 없는 것입니다.
young026
24/12/06 20:41
수정 아이콘
한국 국회는 헌법과 법률로 규정된 특정 범주의 공직자만을 헌법/법률 위반이라는 한정된 경우에 한해 탄핵 소추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서만 직무정지시킬 수 있을 뿐이고 이조차 최종 결정은 사법부 범주에 드는(선출되지 않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입니다. 다른 의회에 비해 권한이 더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국회의원은 재적의원 2/3의 찬성에 의해(대통령 탄핵과 같습니다) 제명될 수 있고 이는 법적 심사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과 국회 내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이 있지만 대통령은 임기 중 내란/외환죄를 제외한 모든 벙죄에 대한 불소추특권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임기 중에 범죄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간(추가로 의원자격 상실까지) 경우는 종종 있는데 판사나 검사가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간 사례는 훨씬 드뭅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최종심 판결이 늦어지는 건 사법부의 책임이고 국회의원의 '권한'과는 무관합니다. 검사, 판사를 탄핵해 국회의운에 대한 수사를 지연시킨 사례는 없습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 제도가 없다는 것 외에는 한국 국회의원이 별다른 혜택을 더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한국 국회는 예산 편성, 증액 권한이 없고 정부가 편성한 예산안을 삭감할 권한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삭감한 예산은 대부분 일반항목이 아니라 사용내역을 증빙하지 못한 특별활동비와 통상 사용규모에 비해 과다하게 편성된 예비비입니다.
한국 정부에 권한이 지나치게 강한 곳이 없지는 않지만 국회나 대통령이 그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는 심각하긴 한데 특히 현 대통령처럼 탈법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게 다반사인 경우가 일어날 때에 그렇죠. 국회는 다른 부서에 비해 그런 문제가 딱히 두드러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young026
24/12/06 19:29
수정 아이콘
87년 헌법의 정신은 지금 시점에서도 충분히 가치가 있죠(미흡한 점은 있지만). 하지만 당 헌법을 바탕으로 세워진 체제는 이제 수명을 거의 다한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헌법의 정신이 [명시적인 법조문이 없다는] 것 때문에 무시되고 침해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적인 정치 절차는 상당 부분이 상식과 관습을 따라 행해지게 되어 있는데 대략 15년 정도 전부터 그 상식과 관습이 무시되기 시작했죠. 거부권은 정말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만 행사해야 한다든가, 사면권은 국민의 뜻을 반영해서 신중하게 행사해야 한다든가, 해임건의안은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한다든가, 추천권자는 자격과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추천하고 임명권자는 이를 받아들여 군말 없이 임명해야 한다든가 등등.
다음 헌법 체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현재의 이런 미숙함(?)을 인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보완해서 일탈을 제어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퇴행적이고 유치한 일일 수도 있지만(당연한 걸 이거 해라/하지 말아라 하고 일일이 지시해야 하는 꼴이니) 지금 한국 정치 상황이 그런 판이니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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