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1/09 23:05:33
Name 사랑합니다
Subject [일반] 삼국지 좋아하세요?

자유게시판에는 처음으로 글을 쓰네요.

제가 이번 겨울 방학때 삼국지와 관련된 수업을 들었는데, 많은 것을 느낀 수업이라 이렇게 글을 씁니다.

베스트 셀러에다가 게임으로 나와 왠만한 남자들은 다 알고 있는 삼국지에 관해 글을 써 볼까합니다.

저도 어렸을때 삼국지를 만화로 읽기도 하고, 게임으로 하다 보니 어느샌가 유비와 촉은 착하고 좋은나라, 마치 우리나라처럼 느껴지고,

조조는 악당이고 위는 나쁜나라라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삼국지의 내용은 삼국지연의 라는 역사소설입니다. 원말 명초, 원의 침입을 받을때 나관중이라는 역사적인

천재작가가 역사서인 삼국지를 배경으로 소설을 만들었습니다. 진수라는 역사가가 쓴 삼국지와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의 시대차이는

1000년이란 긴 시간이 있습니다.  정사 삼국지에는 사실 조조의 위를 정통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 모두가 유비와 촉이 왜 그렇게 부각되었고, 관우, 장비, 조운 , 제갈량등 수많은 유비의 수하들이 사람들의 뇌리에 도덕적으로

나 인간적으로 너무 신격화된것을 그냥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소설은 문학으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지 역사와 혼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촉이라는 나라와 유비진영이 신격화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겟지만 주자가 촉이 정통이라고 보는 관점을 피력하면서 크게 부상하게 됩니다. 거기에 나관중이 역사소설을 쓰면서 더욱 더 부상됩니다.

주자가 살았던 시기는 여진족을 피해 밑으로 내려간 남송시대, 나관중은 원나라의 침입을 받는 시대입니다. 중국에서는 한족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중화주의가 있는데 , 주자는 바로 이러한 자기 민족과 나라에 대한 사랑 거기에 유학적 관점을 추가하여 유비와 촉을 정통으로 보

았고(주자가 살았던 남송시대는 어떻게 볼때는 촉의 상황과 같았다고 보았습니다). 나관중은 원의 핍박에 대해 민족에 대한 긍지로 애국사

상을 고취하기 위하여 끝없이 후한의 후예라고 말한 유비를 치켜세우며 소설을 씁니다. 삼국지와 삼국지연의 사이의 1000여년 사이에 삼국

지평화라는 민간설화 같은것이 있었는데, 이것을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마치 우리나라가 일제시대때 이순신, 을지문덕, 광개토대왕 등의 위

인전을 만든 것과 같이 한족주의가 크게 작용한 작품이 바로 삼국지연의라는 소설입니다.

유비는 사람들이 추앙하고 있는 만큼이 성군이 아니었고, 조조는 욕먹을 만큼의 악당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유비, 손권, 조조 이 세

명은 난세에 나라를 세우고 황제를 칭했다는 것에서 영웅이긴 합니다. 하지만 유비는 착한놈, 조조는 나쁜놈이라는 편향된 인식을 가지고 있

습니다. 유비와 부하에 관한 일화중 미화되고 잘못된 것이 있는데 도원결의,삼고초려, 칠종칠금, 관우가 화웅의 목을 베었는 일 (사실 손견

이 베었다고 정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등 많은 사건들이 허구입니다. 또한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바람을 바꾸는 일( 사실 제갈량은 적벽

대전에서 아무것도 한것이 없습니다.) 제갈량이 만두란 음식을 처음으로 만든 것 알게 모르게 많은 사실들이 진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제갈량은 군사적 전략에는 열등했지만, 정치가로서의 재질은 있다고 정사에 기록되어 있고, 유비가 죽기 전까지 군사를 지휘하

는 모습은 없습니다.

더 많은 것을 알았는데 막상 쓸려니 기억이 안나네요.

저도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그 전까지 제가 알고 있었던 삼국지 내용이겠지 했는데 역사서인 정사 삼국지의 내용을 보면서 알고 있던 내

용과 달라 크게 놀랐습니다.

역사소설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렇게 사람들을 인식시킬 수 있구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나 어린이들도 나처럼 인식하고 있

지 않을까? 하고,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사극도 역사로 받아들이는데 비판적 시각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정사 삼국지 읽으려고 하는데 삼국지 좋아하시는분들은 진수가 쓴 정사 삼국지르르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p.s) 요즘은 중국에서도 손권과 오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합니다. 오가 위치한 장강 남쪽 지방이 발달하고, 경제가 발달하다

보니, 오의 손권이 처음으로 이곳을 발전시킨 곳이라 손권이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그리고 정사의 기록을 보면 장비와 조조는 인척관계라

고 적혀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9/01/09 23:09
수정 아이콘
왠지 거대한 떡밥을 놔두고 가신 듯한 느낌이..
Art Brut
09/01/09 23:09
수정 아이콘
독우를 매질한것도 장비가 아니라 유비죠.
삼국지 매니아였고 게임도 즐겨했었는데
나이들고 보니 우리 나라 역사보다 다른 나라 역사만 파고 들어서 뭐하나 싶기도 하고
배울만하거나 존경할 만한 인물이 그다지 안보이네요.

어릴때 재미삼아 읽는 정도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너무 삼국지가 미화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09/01/09 23:10
수정 아이콘
말그대로 '소설'이죠. 그런데 중국사람들은 관우를 신격화한다는데 맞는건가요? 어디서 들어본말인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토스희망봉사
09/01/09 23:10
수정 아이콘
아 독재정권 시대에 대한 비분강개로 피지알이 엄청나게 달아 올랐는데 이런 대형 떡밥을.......
Resolver
09/01/09 23:13
수정 아이콘
저도 옛날엔 유비->착하다/조조->나쁘다/손권->? 정도의 개념이었는데 뭐 요즘은 삼국지 게임을 즐기기도하고 여러가지고 파고들기도 하면서 여러 장수들의 내면을 알게되었죠..


조조보고 간웅 어쩌고하는데 사실 더 간사한녀석은 유비다... 뭐 이런얘기.. 이미지관리를 제일 잘한 삼국시대의 연예인 뭐 이런얘기도있고
흥미로운이야기 많던데요..
타쿠비
09/01/09 23:17
수정 아이콘
저도 이문열,김홍신의 소설과 60권짜리 만화책 등등 삼국지를 읽고.. 유비 위주의 삼국지가 아닌 다른것이 궁금해서
창천항로(?) 등등 읽어 볼려고 했는데, 이미 촉 정통의 삼국지에 익숙해져서
진도가 잘 안 나가더라구요..
09/01/09 23:20
수정 아이콘
작년에 개봉된 삼국지 영화(?)도 그냥 조조가 나쁜놈으로 나오는 걸 보고 쫌 그렇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토리상 어쩔수 없었긴 했겠어도

삼국지 모르는 외국 사람이 보면 조조는 반지의 제왕의 사우론 같은 존재가 되버리는..
InToTheDream
09/01/09 23:21
수정 아이콘
조조가 너무 쌔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원래 악당은 강해야 재밌죠.
사랑합니다
09/01/09 23:22
수정 아이콘
Art brut님// 네 청나라시대엔 피휘까지 해당된 인물이었죠. (피휘는 황제의 이름을 피해서 쓰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신격화되어서 관우를 기리는 사당까지 있죠.

그리고 떡밥을 던졌다는거 죄송합니다;; 그냥 제가 무식한지라 깨달았는 것을 적었는데 죄송합니다..

덧 붙이자면.

이 수업을 들으면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건 교수님의 말씀 중 현정권을 비판하는 말씀입니다.

오늘 수업 중엔 정권이 바뀌고 나서 이상하게 이승만의 평가가 좋아지고 김구선생의 평가가 나빠진다. 말씀하셧죠..

그리고 언젠간 나라망쳐먹으면 이승만처럼 외국으로 도망갈 것이다. 이번 정권은 역사공부를 했기 때문에 겁이 난다. 등등...매 시간마다

현정권의 잘못을 비판하셨습니다.
김평수
09/01/09 23:22
수정 아이콘
삼국지는 정말 만년떡밥입니다 저도 삼국지 너무너무너무 좋아하구요
수업만듣는게 아닌 직접 진수의 삼국지를 읽어보고 또 다른 역사서를 찾아보셨으면 좋았을텐데
진수삼국지엔 없지만 후대의 후한서, 진서, 자치통감같은 역사서에 실려있는 일화도 꽤나 있습니다 삼고초려도 마찬가지구요 만두도 그렇습니다
진수 삼국지 보시면 암탉이 수탉으로 변햇다, 산이 무너져내렸다 같은 말도안되는 일들도 역사로 기록되어있습니다 이것이 사실이냐?아니죠
본문에 제갈량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제갈량은 실존 그자체로도 정말 높게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후대학자들에게 당대최고로요 물론 연의에선 정말 많은 부분에서 신격화 되었죠 그런건 뭐 재미로 넘겨짚고서라도
적합한아이
09/01/09 23:25
수정 아이콘
역사드라마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
태조왕건, 주몽, 태왕사신기 등등 히트쳤던 많은 드라마들이
혹시나 아이들의 역사관에 혼돈을 주진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뉴라이트버전 역사교과서도 걱정이지만)
Art Brut
09/01/09 23:25
수정 아이콘
사랑합니다님// 케빈님에게 말하셔야했는데 C버튼을 잘못누르셨나보네요 -_-;;
InToTheDream
09/01/09 23:28
수정 아이콘
김평수님// 그렇죠. 제갈량은 깎아내리려고 해도 당대 최강이고 역대로 따져도 손가락안에 들만한 인물이죠
연의의 신격화가 오히려 안티일지도 모르는 인물.
겨울나기
09/01/09 23:34
수정 아이콘
연의의 최대 피해자는

까이면서도 지 할 거 다 한 조조가 아니라

어느샌가 무능력한 밥벌레 이미지로 찍힌 유비라고 해도 무방하겠군요.
김평수
09/01/09 23:37
수정 아이콘
제갈량의 군략을 비판하는 주 요지가 이런거죠 유비생전엔 뒤에서 뒤치닥거리나 하다가 죽으니까 북벌한답시고 나왔는데, 사마의에게 졌다
때문에 군략에서 열등하다
당시 상황 예를들어 설명하면 이런거죠
프로토스는 앞마당하나있고 테란은 앞마당에 뒷마당에 제3의 멀티까지 있습니다 다른멀티는 없구요
게이트와 팩토리 숫자는 비교하기힘듭니다
테란이랑 힘싸움하려면 제3멀티를 빼앗아 내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때문에 프로토스가 몇번이고 진출해서 테란과 병력싸움을 해서 이겼습니다 하지만 병력순환에 있어서 상대가 안돼죠 미네랄도 밀리고 가스도 밀리는 프로토스는 전투에서 이겨도 유리한게 아닙니다 거기에 테란은 자꾸 전투에 지니까 멀티에 마인깔고 병력 집중에서 방어만합니다
???프로토스 답이 안나오죠 몇번이고 중앙싸움에서 이겼지만 그때마다 본진 프로브는 태업하고 있고 테란은 멀티많고 팩토리많으니까 가만히 앉아서 방어만 합니다
ㅜㅜㅜ 애초에 처음부터 말도안되는 싸움이였죠 때문에 옹주땅 먹고 천천히 도모하려고했지만 번번히 막히고 결국엔 죽음
김평수
09/01/09 23:44
수정 아이콘
InToTheDream님// 저 역시 연의의 신격화가 오히려 인간 제갈량의 참모습을 가렸다고 생각합니다 제갈량평전이라고 중국사학자가 쓴 평전이 있는데 정말 볼만하더라구요~
t.sugiuchi
09/01/09 23:48
수정 아이콘
삼국지연의 식의 촉한정통론적 시각에서 벗어나 새롭고 심도있는 시각에서 삼국지에 접근하고 싶으시다면
삼국지 정사를 읽는것과 더불어『창천항로』만화책을 이중텐의『삼국지 강의』와 더불어 읽어보는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조조를 중심으로 삼국시대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겨 창천항로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만
'이것이 실제 역사인가'하는 거부감만 들며 지지부진하게 보다가 삼국지 강의를 읽고 만화책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변했습니다.
위/촉/오의 실제 형세에 대한 인식, 천하삼분의 의미, 조조가 펼친 정책들의 큰 의의와 중국의 전통적인 유가사상과 조조의 태도 등
삼국지를 읽으며 놓쳐왔던 많은 부분들을 다시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창천항로는 만화책에 불과합니다. 실제 역사가 아니에요. 하지만 이 만화책이 중국 후한 말의 형세와 그 시기의 인물들을 상당한 수준에서 분석해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합니다.

(덧붙이자면 저는『삼국지 강의』의 책장사는 절대 아닙니다..아니 아닐겁니다 -_-;;
저 책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구입하기 전에 먼저 빌려보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분량도 많고 가격도 비쌉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중국스러운 비유의 남발과 강의투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힘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내용자체는 좋으면서도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아요 -_-)
09/01/09 23:50
수정 아이콘
장비와 조조는 인척관계지요. 장비 처가 하후씨여서 나중에 하후연에 시신을 수습했던걸로 읽었던거 같네요.
연의에서 최고로 고평가받았던건 여포가 아닐까합니다. 이민족이었기때문에 악당으로 그렸다라는 얘기도 있지만 삼국지 최고의 장수는
역시 관우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우열을 가린다는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없는 일이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제갈량에 군사적재능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그에 정치적재능이 워낙 사기적이었기때문이고 군사적으로도 그 불리한 상황에서
시종일관 공세적 입장을 취했던것만 보더라도 그에 재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수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조를
제외한다면 가장 재능이 뛰어난 인물은 제갈량이라고 생각합니다.(조조는 너무 엄친아라 비교자체가 불가하죠...)
대장균
09/01/09 23:51
수정 아이콘
유비가 관우랑 장비를 속여서 자신의 수하르 만들었다는 말을 주워들은적이 있는데 그것도 사실인가요??
불타는눈동자
09/01/09 23:56
수정 아이콘
이즘에서 뜬금없이,
요새 삼국지10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FM접고 하고 있는데, 재밌네요.
캐리건을사랑
09/01/10 00:05
수정 아이콘
삼국지 하니까
삼국지 게임 안습 인물이라고 해서
여자 납치하는 도적에게 반항했다 역으로 당하고 능력이 없어 군주들에게 간택되지 못하고 비참하게 살다가 죽는다는 인물이 생각나네요(누구였지 ;;)
전 삼국지 조조전 많이 좋아했었는데 나중에 깨는 요령이 생기니 조조,전위렙만 최대한 올리고 나머지는 렙 안올리기 신공으로 최단기간 끝판깨기놀이 했던 기억도 나네요
09/01/10 00:08
수정 아이콘
캐리건을사랑했다님// 엄백호였던걸로 제가 올렸던거같군요..
09/01/10 00:12
수정 아이콘
정말 뜬금없지만 조조는 황제를 칭하지는 않았습니다 ^^;; 위에서 황제를 칭한건 조비대에 이르러서죠.

저도 삼국지를 꽤나 좋아해서 정사를 찾아서 도서관에서 찾아서 본 기억까지 나네요. 그래도 삼국지 최고의 피해자는 손권이 아닐까 싶네요. 조조랑 유비는 관심의 중심이지만 손권은 뭥미[...
김환영
09/01/10 00:1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삼국지연의 최고의 악당(?)은 마속이 아닐런지 -_-;; 가정에서 그리 대패를 해버려서..
09/01/10 00:24
수정 아이콘
제갈량은 분명 뛰어난 재상이고 정치가였습니다만, 병법은 사실 글쎄요...
정사를 보더라도 연의를보더라도 병법이 매우 우수한 인재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국력에서 매우 많이 뒤져있는 촉으로 위를 정벌하는데 집요하게 정공법만 고집하는 모습이라던지...
되려 순욱이나 일찍 병사해서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곽가를 높게 쳐주는 사람이 많습니다.
서늘한바다
09/01/10 00:25
수정 아이콘
손책도 넘 일찍 죽어서 아까운 사람중에 하나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삼국지 인물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네요.
spankyou
09/01/10 00:25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삼국지 12 언제 발매 되나요? ㅠㅠ
밀가리
09/01/10 00:37
수정 아이콘
케빈님// 중국에서는 보통 관우를 관우라고 안하고 關公으로 높여서 부르긴 합니다. 매년 구정이 되면 중국은 집문앞이나 집 안에 한해의 행복을 기원하고 돈많이 벌어달라는 년표(일종의 그림과 글)를 다는데요. 그 년표 중간에 인물이 나오는데 관우일 경우가 좀 많습니다.

신격화라고 해서 관우를 정말 '신'으로 대접하는 건 아니구요. 어디 책을 보니 중국인들은 관우의 義를 아직까지 존경해서 지금도 신으로 모시고.. 뭐 이런 소리도 하는데 제가 겪은바 실제로는 이렇게 오바스럽지는 않구요. 사실 중국인들이 미신을 잘 믿긴 해도 신은 안믿습니다.

관우와 별개로 제갈량도 중국역사상 많은 위인들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손권은 주로 남송의 시인들의 시에서 많이 보입니다. 아마 남송의 수도가 건업이고 당시 북방민족의 침입을 받아서 당시의 지식인들은 위나라에 맞선 오나라와 손권을 그리워 했을 수도 있지요.

더불어 중국교과서에는 조식 조비에게 7발자국만에 지었다는 7보시(콩까쥐마ㅠㅠ), 제갈량이 빈성위에서 악기를 연주해 사마의를 퇴각시켰다는 이야기의 공성계(空城計)가 교과서에 실려있지요. 7보시는 아마 초등학생 필수 암기 시 입니다.

우리가 흔히 삼국지 하면 삼국지 연의를 뜻하게 되는데요. 중국에서는 사실 "삼국연의"라고 엄격하게 부릅니다. 보통 "삼국지"라고 하면 정사 삼국지를 뜻하게 되구요. 우리나라에서 삼국지라 불리는건 아마 일본의 영향이 큰 듯 싶습니다.
웃어야하는건
09/01/10 00:37
수정 아이콘
삼국지 정서 김원준 번역본을 초.딩때 접하고, 고딩때 중국 인터넷에서 정서 본문을 직접 해독해서 읽어보았던 사람입니다.
역사적 시각으로 삼국지를 해석하고자 하신다면 진수의 <<삼국지>>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후한서, 자치통감등 연계되있는 역사서와 비교분석해보면서 읽어야하지요.

연의는 정사보다 뒤늦게 읽어보았지만, '사실 연의는 정사랑 너무 많이 달라! 이거 다 구라야!' 하는건 의미가 없죠. 삼국지 연의는 말그대로 소설입니다. 전 삼국지는 사실 ~~하지 않았어, 라며 이러이러한 내용을 사람들이 많이 알기 보다는, 그냥 기초적인 것들을 조금이나마 삼국지를 통해 알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안계시지만 관중이 욕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관중이는 죄 없습니다. 이미 관중이가 글 쓸려고 할 당시엔 조조가 죽일 놈이었거든요. 그 때 이미 삼국지는 대중 속에서 인기가 많았는데, 경극이나 세간 야사(야한 사진 말고)등에서 조조는 악인 중에 악인으로 이미 찍혀있었으니까요.

제갈량이나 순욱을 통해 당시의 재경(財經)방식과 물자수송방식을 알게 되고,
관우나 조인등이 활약했던 전투를 통해 그들의 뛰어난 전장지휘능력을 알게 되고,
위,촉,오의 통치체계가 달랐던 점을 통해 그 세 나라의 달랐던 점들을 알게 되고...
이런 건 역시 무리겠죠.

하지만 아직도 전위나 허저가 최고라고 외치는 사람들보면 답답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애네가 전장 들어가서 졸병들 다 죽이고 대장 죽이면 승리한다나요. 삼국지는 반지의제왕이 아니에요. 적어도 이런 생각은 이제 좀 버렸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어쩔수 없죠. 이런 거 몰라도 세상 사는데 전혀 무리 없습니다. 오히려 정보를 전해주려는 사람이 덕후 취급받지요.
중국 고대사를 전문으로 연구하시는 분들과 비교하자면 저 역시 습자.지 지식에 불과하지만 말입니다.
edelweis_s
09/01/10 00:40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렸을 때는 '뭐야 왜 주인공들은 다 죽고 이상한놈들이 와서 천하통일을 하는거야? 아놔 뭐 이딴게 다있음'하고 괜히 흥분했었습니다 흐흐
09/01/10 00:43
수정 아이콘
edelweis_s님// 공감!!
사랑합니다
09/01/10 00:44
수정 아이콘
길이님// 네;; 조조는 스스로 황제를 칭하지 않았습니다..

아 손권이 역사적으로 평가를 제대로 못받는 이유는 조조처럼 끝내 승리자가 되지도 않고, 유비처럼 후대의 가치관과 부합하지 않죠.
또한 조조나 유비와 달리 스스로 나라를 세운 것이 아니고 , 손견과 손책의 뒤를 이어 안정적으로 왕위를 물려받은 점과 사실 조조나 유비만큼의 천하를 통일하겠다는 의지가 약했습니다. 그냥 삼국으로 분리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짙게 보이죠. 위와 촉에 비해 전투가 많지 않죠. 덧붙이자면 유비도 통일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는 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5호 16국 시대에 오를 정통으로 보는 견해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앞으로 정말 오를 주목할 것 같네요.
현재 장강 이남의 경제력을 개발한 최초의 나라이면서 이민족관리를 잘하였기 때문에 현재 중국의 상황이 경제대국과 소수민족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데 곧 오나라가 삼국지의 주연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손권이 재평가 받는다면 그의 수하 노숙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불쌍한.... 개인적으로 삼국지에 나오는 사람중 가장 넓은 시야와 식견을 갖추었고, 적벽대전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인데.... 부각이 안되니....
밀가리
09/01/10 00:53
수정 아이콘
조조와 가장 가까운 인물은 제갈량입니다. 조조는 유비와 상극이구요. 어떻게 보면 제갈량과 유비 또한 상극이라고 봅니다. 제갈량과 조조 모두 법가논리를 실천했지요. 둘 다 법에 의한 엄격한 통치를 추구 했구요. 유비는 그와 반면에 유가의 덕을 중시했는데, 한나라의 기본 이념자체가 유가를 숭배했으므로 유비가 그 당시 유가에 의한 덕으로 사람을 모은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실제로 유비는 많은 부분에서 제갈량에게 양보를 하지만 가끔 중요한 부분에서 스스로의 덕을 앞세우는 경우가 있죠. 이릉전투때를 빼고는 유비가 제갈량을 잘 이해해 줬다고 평가합니다.

그래서 저는 조조와 유비의 대결을 두 영웅의 대결뿐만 아니라 두 사상의 대립으로도 봅니다. 하지만 당시 후한말이 유가사상을 바탕으로한 제도와 사상이 붕괴되는 시점이었으므로, 낡은 사상을 지키는 유비쪽보다 새롭게 세상을 개혁시키려는 조조를 더 높이 평가합니다.
09/01/10 00:55
수정 아이콘
요즘 삼국지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촉한이 짱이고 유비가 착하고 어쩌고 하는 분은 별로 없죠. 그래서 새삼 큰 떡밥이 되기도 힘든 부분이죠. =_=;;
09/01/10 01:08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오는 중앙집권식 통치가 아니라 호족제도 아니였나요? 그래서 한번씩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구요. 머 적벽대전 전의 오 상황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그리고 제갈량은 저도 정말 좋아합니다. 능력에 있어선 그 이전의 장량, 여상과 견주어도 통일을 못시킨 점 말고는 그다지 꿀리는 점도 없어보이구요. 하지만 제갈량은 인물을 보는 눈이나 재상으로서 인재를 관리하는 측면은 부족했죠. 너무 유명한 마속의 경우나 오호대장군이 죽고 나서 요화가 선봉장을 서는 점이나 등을 보면 알 수 있죠. 머 이런말 하면 늘 다른 커뮤니티에서 반박으로 나오지만 인재풀이 부족한데 어떡하냐라고 하지만 제갈량은 인재양성보단 자기가 직접 처리하기를 훨씬 선호했죠. 유명한 일화가 제갈량이 사마의에게 여자옷을 보냈을때 사마의가 사신에게 제갈량이 밥은 제대로 먹느냐 일은 어떻게 하느냐 등을 물어보곤 밥도 제대로 안 먹고 곤장20대 이상의 일은 자기가 직접 처리한다고 했을 때 사마의가 제갈량은 다 좋은데 그런 점이 문제다 오래 살기 힘들거라고 했고 결국 오장원에서 명을 다하죠.
낭만토스
09/01/10 01:09
수정 아이콘
과거 삼국지 홈페이지의 양대 산맥이었던 백미와 기산이 기억나네요.

기산은 없어졌고 백미는 지금도 있지만...꽤나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글을 써본적은 없지만요 -_-;;

정삼연...정원기 삼국지 연구소 라는 사이트도 기억나네요. 오랜만에 들어가봐야겠습니다.
스웨트
09/01/10 01:10
수정 아이콘
전 삼국지에 관련된 여러 책들을 읽었을 때 느꼇었던 것은
"나관중 이사람은 진짜 당대 최고의 이야기꾼이구나" 라는 것이었습니다.
구전된 이야기들도 섞여있겠으나..
그 이야기들을 짜맞추는 환상의 솜씨란..
(개인적으로 적벽대전시에 아무것도 한게 없다라고 다들 말하시는 "제갈량"의 스토리는
완전 환상입니다. 끊임없는 속고 속이기와 자신이 어떻게 될것이다라는 것을 예측하고
마지막에 조운과 도망치는 모습이란.. 정말 참 대단할 뿐입니다.)
09/01/10 01:20
수정 아이콘
밀가리님// 그런 점에서 유비를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도 봅니다. 자신과 상극인 사람을 심복으로 채택해서 이상과 현실 모두를 충족해보려고 했고, 또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부분이요. 뭐.. 워낙에 그 이전에 혼자 뭐 좀 해보려다가 여러번 데었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요..
마동왕
09/01/10 01:28
수정 아이콘
고평가된 인물로는 조운도 빼놓을 수 없지요. 실제로 위연보다도 공적이 낮았으니까요.
이거, 너무 또 떡밥을 쓴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홍승식
09/01/10 01:34
수정 아이콘
그래도 부모 도움 하나도 안 받고 맨손으로 시작해 천하를 호령한 유비인데요.
비록 천하를 통일하지는 못했지만 중국 역사상 맨손으로 시작해 천하를 통일한 사람은 주원장과 모택동 단 둘뿐입니다.
게다가 그 두사람은 원나라와 일제라는 외세에 의해 억압받던 때라 유비때와는 사정이 좀 다르죠.
09/01/10 01:35
수정 아이콘
제갈량의 북벌은 당시 촉과 위의 국력차로 봤을 때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마찬가지였고 객관적으로 촉이 승리할 가능성은 정말 눈꼽만치도 찾기 힘들었죠. 제갈량이었기에 선제 공격의 발상을 할 수 있었고 그 정도 싸움이라도 해낸 겁니다. 죽음을 코앞에 두고 펼쳐지는 사마의와의 수싸움은 정말 긴장감 있죠. 안타깝게도 촉의 국력과 자신의 수명상 시간은 제갈량의 편이 아니었지만.. 전 삼국지 중 제갈량의 북벌 부분을 가장 좋아합니다.
그리고 오는 호족 세력들의 집합체들인데다 그들의 영향력도 꽤 컸습니다. 그 때문에 황제이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클 수 없었던 손권이 오의 수비를 위해서 그들을 동원하는 건 가능했지만 공격을 위해서 동원하는 건 어려웠다고 하죠. 오가 삼국 중에서도 가장 얌전한 움직임을 보였던 이유입니다.
09/01/10 01:42
수정 아이콘
연의 최대의 피해자는 유비죠.

사실 조조에 필적하는 수준의 능력을 가졌음에도(제갈량이 전쟁 지휘를 비롯한 1선으로 등장하는게 유비 사후 일이니 그 전까지 대부분의 가이드맵은 유비가 잡았다고 봐야 될 정도니까요.) 덕만 앞세우는 못난이 지질학자가 되어 버렸으니까요. 심지어 조조처럼 어느정도 기반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조조와 대등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맞설 전력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부하를 다루는 방법도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고요.

그리고 제갈량의 군략이나 인재 문제는 유독 제갈량에게만 상당히 박한 느낌입니다. 마속 한번 잘못 썼을 뿐이고, 절대적인 열세의 상황에서 위나라를 위기로 몰아 너었는데도 늘 평가가 좋지 않더군요. 조조나 유비같은 걸출한 영웅들도 전투에서 대패도 많이 했고, 인재 잘못 써서 피본적도 많은데 유독 제갈량만 그 점이 부각되는 것 같아 좀 아쉽네요.
레인저
09/01/10 02:02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제갈량에 대한 평가가 박한건 승전기록이 적기 때문이겠죠. 그 승전기록들도 국지전에서의 승리였구요. 그 전에는 제갈량이 직접 군을 지휘한 적이 없으니 애초에 제갈량의 군략적 요소에 대해 평가할 기록자체가 적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다지 후한 점수를 줄 여건은 안되죠.

또한 제갈량이니까 선제공격을 했다기 보다는 위와의 국력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고 봅니다. 비유를 하자면 촉은 본진 자원 하나가지고 싸우는데 위나라는 멀티 5개 정도 가동하는 꼴이었죠. 제갈량의 북벌은 멀티의 자원들이 원활히 돌아가지 않도록 전력차를 줄이기 위한 수단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자세력 거점이 전장이 되어버리면 내정적으로 피해를 입는건 수비측이죠.

게다가 그 파격기용한 마속이 대패했다는 점도 문제이기도 했죠. 마속에 대한 유비의 염려는 정사에도 나오는 기록이고 다른 장수들도 대장으로 위연과 오일을 추천했다는 기록이 존재하는걸로 보아 이건 제갈량의 실책이 되는건 어쩔수 없다고 봅니다. 조조같은 경우 실책을 다 덮어버리고도 남을만큼의 기록이 존재하고 유비 역시 실책이라면 이릉전투 정도인데 이 전쟁같은 경우는 연의와는 달리 애초부터 오의 전력이 우세한 쪽이었으니 이게 유비의 그전까지 승전들을 다 깎아먹을 정도의 마이너스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사랑의사막
09/01/10 02:10
수정 아이콘
저는 고 정운영 선생의 대학 강의 때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군요.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은 제갈량이다. 제갈량 사후 작품의 긴장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문학적 판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천하삼분지계를 논했던 제갈량은 위나라 국력의 1/5도 안되는 촉나라로는 절대 위와 단독 대결할 수 없으니 오나라와의 연합을 통한 위의 집중공격만이 살 길이라 유비에게 설명은 했으나, 어차피 오나라 역시 적국!!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장기말이 아닐 터. 유비를 통한 천하통일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 그럼에도 그는 유비를 선택했다. 현실의 방향을 따른 게 아니라 올바름(자신이 생각하기에 올바른 것)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기에 그의 북벌은 불가능한 것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아름다운 비극일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살면서 현실에서 승리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패배하는 삶도 아름다운 거 아니냐....

이런 요지였습니다. 저 역시 삼국지에서 가장 장엄하고, 황홀하고, 비극적이며, 숨 막히는 부분이 '오장원에서 떨어지는 제갈량의 삶과 꿈'이라 생각합니다. 제갈량이 실제 군사적 재능이 열등했건, 위연의 방법을 채택하지 않고 정공법만을 고집했던 그의 전략이 오판이었건 삼국지 연의는 제갈량을 가장 '아름답고 황홀하게 죽이고' 있는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불멸의 커닥
09/01/10 02:15
수정 아이콘
다들 삼국지에 대해선 엄청난 사실까지도 알고 있으셔서 제가 오히려 할 말이 없군요 ^^
하지만 삼국지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대륙의 기상(좋은 뜻입니다...)이랄까요?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고 크게 다룬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 나라의 역사 소설에서는 보기 힘들죠.
서양이나 이집트 쪽만 가도 아무래도 문화의 영향으로 이질감이 드니까요. 우리는 그런 점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지 않나 합니다.

사랑의사막님의 말씀과 저의 생각이 같습니다. 제갈량의 선택이 결론이 어떻더라도 아름답다고 할까요?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아닐까 하지만 여튼 멋있습니다. '제갈량'을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약간 리더보다는 팔로워에 익숙해져서 그럴 지도요~
_ωφη_
09/01/10 02:16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 삼국지에 빠져서.. 보낸적이있었죠.. 장편소설을 처음으로 다읽은것도 삼국지고
당시 하이텔 삼국지클럽에 활동하면서.. 참 재미있었었는데..
바람소리
09/01/10 02:21
수정 아이콘
정사에서의 제갈량은 본좌입니다. 연의에서는 신이지만요.

당시 전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이었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요. 그리고 '대장'이 필요하죠.
다 아시겠지만 초한지에서의 승상은 장량이 아닙니다. 보급을 전담했던 소하죠. 위 역시, 가장 핵심인재인 순욱이 보급을 맡았습니다. 제갈량이 군략에 어두워서 전쟁에 나서지 못한것이 아닙니다. 더욱 중요한 보급에 주력한거죠. 그러다 전쟁을 주도할 수 있는 대장급 요인들이 죽고, 위가 안정되가자 할 수 없이 북벌에 나선것이구요.

게임에서는 곽가같은 인재가 큰 힘을 발휘할지 모르겠지만, 실제 전쟁은 아닙니다. 항우를 멸망시킨건 한신이고, 조조가 천도를 결심할 정도로 쫄게만든건 관우며, 위의 일류 명장은 장합이나 장료같은 순수무장들이죠.
제갈량의 병법이 소심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데, 그건 그럴수밖에 없죠. 위에 분이 들어주신 예처럼, 앞마당 하나 먹고 한방병력모은테란이 소심하게 나가지 막 나가서 올멀티 토스랑 싸울수는 없는 노릇이죠. 모험은 강자가 하는겁니다. 등애가 보여줬던 것처럼. 어차피 진거, 올인해봐라. 현실적으로 말이 안되죠. 촉이 망해가던것도 아니고..

자오곡계책은 말도안되는 전략이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수천명이 국경지대인 장안으로 달려가 북한번 치면 도망간다라...개그죠 이건.

제갈량의 위대함은 그의 사후 나라가 망해버렸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겠네요.

결론 : 본좌 제갈량.
라울리스타
09/01/10 03:29
수정 아이콘
삼국지 떡밥이 등장하면 항상 진위논쟁이 나와서, 글쓴님이 또 떡밥하나 날리고 가셨구나...생각하고 있었는데
리플들에서 타 커뮤니티와 같은 그런 소모적인 논쟁이 없어서 참 좋네요^^

'소설인' 연의만 읽었기 때문에, 다분히 연의 중심의 관점에서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요새 조조는 굳이 이뭐시기씨 편역본이나, 킹곤타씨의 '창천항로'처럼 재조명하려 하지 않아도, 현대인들이 가장 선호할만한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인물의 캐릭터가 참 입체적이고, 인간적이죠. 때로는 여색에 빠져 부하들 죽는지 모르고 있다가도, 때로는 냉철한 영웅기질을 보여주고...젊었을 때 패왕의 기세를 보여주다가도 말년에 이르면 적벽, 한중 등에서 늙다리의 '자만과 아집'도 보여줍니다. 곽가가 살아있었다면? 훗..적벽에서의 조조가 과연 한신이 부활해서 간언했다해도 말을 들었을지. 허유가 오자 남은 군량미가지고 입씨름 벌이는 장면도 참 조조의 간사함에 대해 낄낄대면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구요.

오히려 '창천항로'식의 신급 조조보다, 연의의 조조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창천도 굉장히 재밌게 봤지만요.

반면, 너무나 평면적이고, 고전소설 주인공같이 한결같기만 한 유비. 초반 임팩트 이외에 히스테리 말년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서 그야말로 '조연'이 된 손권은 조금 아쉬워요. 여러 인물들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삼국지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관중만큼 읽는 재미를 주는 작가는 현대에서도 드문 듯 합니다.
낭만토스
09/01/10 03:57
수정 아이콘
바람소리님// 사실 자오곡계책보다는 오소군량급습이...그 시점에서는 더 황당한 계책이죠....그걸 성공시킨 조조의 능력이 대단할 뿐....물론 원소의 멍청함도 대단하지만요.
치토스
09/01/10 05:16
수정 아이콘
제갈량의 아름다운 비극이라.. 참 뜬금없지만 갑자기 제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되는군요^^
09/01/10 06:39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삼국지 초중반의 주인공은 조조이고, 후반에 이르러서의 주인공은 제갈량이라고 봅니다.

삼국지 초중반은 물론 유비가 방랑하면서 겪는 일들을 다루기도 하지만, 조조가 헌제를 옹립하는 과정 옹립한 후에 원소와의 전쟁, 적벽대전 등 제갈량 등장 전까지 조조가 어떤 일을 겪는지 비중이 더 큰 편입니다. 물론 전 정사를 이야기하고 있는겁니다. 제갈량이 등장한 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유비 중심보다는 제갈량 중심으로 이야기가 흐르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사실 유비가 제갈량을 삼고초려로 얻었다지만, 실상 방통과 법정이 죽기 전까지는 2인자의 위치에 있던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유비가 제갈량은 평화로운 세상에 재상감으로는 제격이었지만 난세에서 그의 소심하고 여성적인 성격이 그를 재상감으로 만들지 못한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비의 예상은 빗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제갈량은 바람소리님 말씀처럼 본좌입니다 -_- 난세고 나발이고 혼자서 모든 조정의 대소사를 결정하고 이끈 사람은 제갈량이 유일무이하다고 봅니다. 제갈량의 부하가 이를 걱정했지만 제갈량은 자신이 조정의 일거수일투족을 처리하는 것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 법정 사후에 남아있는 올드멤버라고는 위연, 조운 뿐이 없는 촉나라에서 그것이 말도 타지 못하는 문관이 위나라를 상대로 5번이나 간떨리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제갈량밖에 없을겁니다.

관우의 신격화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자면 이건 제가 아직도 소장하고 있는 책에 들어있는 내용입니다만, 관우가 형주에서 죽은 후에 관우 토벌에 참가했던 오나라 장수들 몇명이 갑자기 죽고, 그 직후에 형주 지방에 엄청난 전염병이 돌았다고 합니다. 관우가 손권, 조조와 싸울 당시 형주에 물난리가 일어나서 그 뒤에 전염병이 돌았던 것이었지만, 인민들은 관우가 귀신이 되어 자신을 배신한 인민들에게 복수하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당을 세워 관우의 귀신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함이었다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위의 이야기는 나중에 좀 바뀐 것 같고, 사실 저도 관우의 능력과 충성심, 절개 등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그를 신격화시킨 것이 더 사실에 가깝다고 봅니다.
애국보수
09/01/10 06:58
수정 아이콘
연의에서조차 초반의 주인공은 조조고 후반의 주인공은 제갈량이지요.
Resolver
09/01/10 13:11
수정 아이콘
거기에 장비는 무식한 호걸이 아닌 지장이었죠, 관우는 의외로 허영심이 많고 뽐내기를 좋아했다고도 하고요...


뭐 둘다 싸움실력은 엄청나지만... 게다가 육손이라는 인물은 제가 생각하기에.. 제갈량-곽가-사마의 이 셋을 제외하고
가장.. 천재적인 장수가 아닐까...
장군보살
09/01/10 19:18
수정 아이콘
제갈량이라... 제가 수많은 만화와 책을 접하면서 여러 이미지의 제갈량을 접했지만..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도 더불어.. 역시 가장 인상에 남고 좋아하는 이미지는 고우영 삼국지의 제갈량 흐흐흐
창해일성소
09/01/10 20:34
수정 아이콘
낭만토스님// 오소 급습으로 원소가 심한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원소가 조조에게 박살난 건 아닙니다. 정작 결정타는 장합-고람의 배신(장합전에는 원소가 곽도의 말을 듣고 의심하여 죽이려 하자 도리없이 항복한 것으로 나오지만, 무제기나 후한서 원소전 등을 보면 어쩔 수 없이 한 배신이 아니라 상당히 계획적으로 원소군의 중심부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항복한 걸로 나옵니다)과 창정에서의 완벽한 몰살이죠. 이 두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자 원소군의 병사들은 원소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로 도망만 치다가 원소가 겨우 장의거와 심배의 보호를 받았을 때에야 다시 모여들었다고 하죠.

그리고 오소 급습의 성공률은 결코 낮지 않았습니다. 허유가 비록 원소군의 중심적인 책사는 아니었지만 그는 분명히 엄청난 고급 정보를 모두 알고 있었죠. 괜히 조조가 엄청난 후대를 해 준게 아닙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5506 [일반] 근 몇 일간 봤던 기사 중에 가장 어이없는 기사. [27] 테페리안6205 09/08/26 6205 0
15071 [일반] 임진왜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46] 강희최고5117 09/08/08 5117 0
14833 [일반] 여러분은 12.23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29] PINGPING3256 09/07/30 3256 0
14385 [일반] 최고병 - 아 그래서, 최고는 누구야? [24] 유유히5109 09/07/12 5109 1
13692 [일반] 조일전쟁에 관하여 몇가지 생각 [49] Outlawz4206 09/06/15 4206 1
13235 [일반] 하루가 정말 너무 길었습니다. 밀란홀릭2983 09/05/30 2983 0
12136 [일반] 한국애니메이션 무엇이 문제인가 [46] 戰國時代7379 09/04/22 7379 1
12104 [일반] 역사 인물화에 대한 짧은 생각 [6] happyend5797 09/04/21 5797 0
11940 [일반] 연기자 김명민에 대한 단상 [47] 눈팅만일년5808 09/04/13 5808 1
11710 [일반] [세상읽기]2009_0330 [9] [NC]...TesTER3952 09/03/30 3952 0
11149 [일반] (쓴)웃음이 나온다면 정상인(??)일겁니다 [5] 틀림과 다름4696 09/02/26 4696 0
10674 [일반] 쌍화점에 쌍화를 사러간 그들 [8] happyend6811 09/01/31 6811 9
10250 [일반] 삼국지 좋아하세요? [55] 사랑합니다5254 09/01/09 5254 0
10074 [일반] 1985 ~ 2008년 연기대상 역대 수상자 [27] 버관위_스타워5639 08/12/31 5639 0
9714 [일반] 좀 놀다 가겠습니다. [16] OrBef6050 08/12/09 6050 0
9701 [일반] 소인배라 말하는 당신, 정의로운가 [10] happyend4755 08/12/08 4755 7
9275 [일반] 관대한 세금, 인정넘치던 나라 이야기 [38] happyend6494 08/11/14 6494 28
9256 [일반] 베토벤 바이러스 막방을 보고...(스포 대단히 많이 포함) [46] 불꽃테란!7138 08/11/13 7138 0
8526 [일반] 소말리아 해적 출몰 지역에 이순신급 함정을 보낼 예정이라네요. [37] Surrender6245 08/09/25 6245 0
8508 [일반] 북방의 두사람 [25] happyend5853 08/09/24 5853 7
8422 [일반] 임진왜란은 화약전쟁 [51] happyend7964 08/09/19 7964 25
7430 [일반] 과연 현 정부와 집권여당은 진정한 보수입니까? [25] 영소4819 08/07/19 4819 0
6624 [일반] 쉬운 진실만 선호하는것이 아닌가? [15] 마술사얀3842 08/06/09 3842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