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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0/17 15:38:32
Name 간옹손건미축
Link #1 https://supermegacool.tistory.com/254
Subject [일반] 공립 고교가 사라지고 있는 일본 고교 야구 (feat. 고시엔의 존폐)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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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회 전국 고교 야구 선수권 대회(이하 고시엔)가 교토 국제 고교의 우승으로 100주년을 맞이한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마무리 되었다. 교토 국제 고교의 우승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미디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얻은 타이틀은 물론이고 한국계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며 교토 국제 고교의 우승 스토리는 가히 한국이 월드컵 4강에 진출한 듯한 분위기였다. 여기에 약 4천여개에 가까운 고교 야구 인프라에 대한 부러움과 자조감이 섞인 내용을 많이 다루며 고시엔을 바라보는 모습은 질투에 가까워졌다. 한국의 고교 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양적인 규모로 인해 오타니 쇼헤이 같은 수준 높은 야구 인재들을 발굴하여 탄생한다거나, 전국의 대부분 고교가 참가하여 단 한 팀만이 전국제패를 하는 만화 같은 스토리 등이 수많은 매체와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며 고시엔에 로망을 가지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한국에서의 고시엔 열풍(?)과는 달리, 일본에서의 고시엔은 앞으로의 100년에 대한 장미빛 환상과 함께 우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언급 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스러움의 중심에는 공립 고교의 감소라는 거대한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2003년 이후 20년 연속 감소 중

제1회 대회부터 제106회 대회까지 고시엔 참가 고교의 통계를 보면 공립 고교, 특히 실업 고교를 포함한 농업 고교, 상업 고교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하였다. 거기에다가 제105회 대회에서 우승한 게이오 기주쿠 고교(카나가와현)에서 보듯이, 최근 몇년 사이 동안 남자 고교도 고시엔에서 찾아보기 힘든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공립 고교의 감소는 단순히 학교 하나의 이슈가 아닌, 고시엔 제도의 변화와 존폐, 나아가 일본 고교 야구의 미래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인 현상이 되가고 있다.

일본 고교 야구 연맹(이하 고야렌)에 따르면 고시엔 지역 대회 참가 고교 수는 2003년에 4,163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년 연속 하락 추세이다. 2024년의 고시엔 참가 고교 수는 3,441개로 2023년의 3,486개와 비교하여 45개 고교가 감소하였다. 2003년과 비교하여도 약 700여개의 고교 수가 줄어들었다. 고시엔 참가 고교 수가 감소하는 원인으로는 ▲야구부 또는 야구부원이 관련된 사건으로 인한 출전 정지 ▲학교 사정으로 인한 출전 포기 ▲야구부원 부족으로 인한 시합 불가 ▲재단 또는 학교의 야구부 해체 등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 수 감소로 야구부를 운영하지 못하는 고교끼리 팀을 이뤄 고시엔에 참가하는 「연합팀」이 증가하고 있다. 1997년에 처음 등장한 연합팀은 1개였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2024년에는 133개 연합팀 (403개 고교)가 만들어져 지역 대회에 참가하였다. 연합팀은 지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도 연합팀이 만들어져 참가하는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고시엔의 화려한 이면에는 학교 수 감소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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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도도부현을 지역별로 나누었을 때, 동일본 지역에서 감소한 고교 수는 약 300여개.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크다. 특히 아오모리현, 이와테현, 후쿠시마현이 대표적이다. 2022년 기준으로 이들 지역은 전체 인구 감소율이 높은 상위 5개 지역에 포함되어 있고,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그 비율은 크게 증가하였다. 도쿄, 오사카, 아이치현처럼 독자적인 거대 경제권이 형성되지 않았고, 1차 산업이 중심이 되다보니 센다이, 모리오카, 아오모리 등 일부 도시권을 제외하고는 낙후된 지역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인구 유출은 필연적이었고 자연스레 학생 수도 줄어들고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모교 하나마키 히가시 고교(미야기현), 2022년 고시엔 우승의 주인공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이와테현), 북쪽의 강호 하치노헤 고세이 고교(아오모리현), 고시엔 본선 최다 출장 기록의 당사자 홋카이 고교(홋카이도) 등 일부 사립 고교가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학생이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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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서일본 지역에서 줄어든 고교 수는 약 120여개. 동일본 지역과 비교하여 감소 숫자는 적지만 대도시권을 포함하여 야구부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차이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사카의 PL 가쿠엔 고교다. 고시엔 통산 출장 17회 및 우승 4회의 기록, 일본이 자랑하는 슈퍼 스타 KK 콤비라 불린 기요하라 카즈히로와 쿠와타 마스미의 모교인 PL 가쿠엔 고교는 학교 재단의 이슈 등으로 2015년에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였고, 2016년을 마지막으로 야구부 운영을 종료하였다. 오사카와 가까운 효고현도 비슷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효고현 남부는 고베를 중심으로 경제권이 형성되었으나, 효고현 북부는 그렇지 못하다보니 인구 유출이 커지며 학교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대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 불리는 산인 지역의 돗토리현, 시코쿠 지역의 고치현에서 2024년 지역 대회에 참가한 고교 수는 각각 22개, 24개로 가장 적은 규모였다. 등록된 야구부원 수도 736명, 862명으로 47개 도도부현 중에 뒤에서 1,2등을 다투고 있을 정도로 학생 수 감소도 심각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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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고교 수 감소의 가장 궁극적인 원인에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 인구 감소에 있다. 1982년 11만명이었던 고교 야구 등록 선수는 꾸준히 증가하며 2014년에는 17만명까지 도달하며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였으며, 2024년 올해 등록 선수는 12만명으로 40여년전과 비슷해졌다. 등록 선수 감소는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문제이다. 47개 도도부현 전체로 보았을 땐 2003년과 비교하여 약 17% 감소하였다. 이 중에서 나라현의 감소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35%에 달한다. 후쿠시마현도 3천명이 넘었던 등록 선수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기점으로 등록 선수가 급감하였으며 이는 현재 진형형이다. 등록 선수 감소율이 높은 상위 10개 도도부현 중, 6개 도도부현이 홋카이도 및 도호쿠 지역에 몰려 있다. 도쿄, 오사카, 사이타마현, 카나가와현 등 대도시 및 수도권도 이러한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0년간 해당 지역에서 평균 1,300여명의 학생 수가 감소하였고, 특히 오사카는 2003년 7,947명에서 2024년 5,948명으로 약 25%가 감소하였다. 

학생 수 감소는 지역 대회에 먼저 영향을 주고 있다. 2024년 돗토리현 지역 대회에 참가한 고교 수는 총 22개. 시드를 배정 받은 돗토리 조호쿠 고교는 단 4개의 경기만 진행하며 고시엔 본선 출장 티켓을 확보했다. 최소 6경기를 치뤄야 하는 격전지와 비교하면 쉽게 고시엔 본선에 출장할 수 있어 좋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마냥 그렇지는 않다. 고시엔 본선에서 돗토리현 대표 고교의 성적은 가히 처참하다. 1995년 이후 29번의 고시엔 본선 출장 기록에서 단 3번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26번은 1회전에서 패배하는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1956년 제38회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한 이외에는 3회전까지 진출한 것이 최고 기록이다. 고시엔 본선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으니 유망주들을 전국에서 스카우트 하는 것은 이곳의 사립 학교에도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3학년 졸업생들은 돗토리현에서 야구를 계속하고 싶어도 독립 리그 또는 프로 야구 같은 상위 리그가 부족하기에 결국 인근 도도부현이나 대도시권으로 유출이 되다보니 결국 신입생에게도 야구를 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게 된다. 야구 선수의 감소는 학교의 실력 격차로 이어진다. 후쿠시마현에서는 세이코 가쿠인 고교가 2007년부터 단 한번을 제외하고 16번 연속 고시엔 본선 출장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고치현에서는 메이토쿠 기주쿠 고교가 지난 14년간 고치현 대회에서 12번 우승하는 기록을 만들었다. 일부 격전지를 제외하고 지방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1승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고 지방 대회 규모가 작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는 사회적인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어 1978년 이래 유지되고 있던 「1도도부현 1개 고교」 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도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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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학생 수가 감소하지만 고교 야구 수 변화는 크지 않기에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말하는 일부 의견도 있다. 하지만 고교 야구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유소년 야구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할 수 있다. 일본 유소년 야구팀의 90%가 가입되어 있는 전일본연식야구연맹(全日本軟式野球連盟)의 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2년 등록된 유소년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야구부 수는 9,842개로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2005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1만개라는 심리적 저항선이 무너졌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야구부 숫자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2009년 30.7만명이었던 등록 선수는 2020년에 18.7만명으로 약 64% 감소하였다. 만약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2028년에는 등록 선수는 약 2.5만명 정도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도 있다. 중학교 야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일본중학교체육연맹(이하 츄타이렌)에 따르면 2001년 30만명이었던 학생 수는 2023년 14만명으로 약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외에도 5개의 경식 야구 리그에 속해 있는 학생 수도 서서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유소년 학생 수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이라는 의견이 다수이다. 유소년과 중학교 야구 선수 감소는 몇 년간의 시차를 두고 고교 야구 선수들의 감소로 파급되었다. 더욱이 고교 야구에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공립 고교, 특히 농업 고교, 공업 고교 등 실업 고교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전망되고 있다. 


2007년이 마지막이었던 공립 고교의 우승

1915년 제1회 고시엔 대회에 출전한 지구 대표 10개 고교 (1도도부현 1개 고교 시스템이 정착되기 이전) 중에 9개 고교가 공립 고교였다. 와세다 실업 고교만이 유일한 사립 고교였을 정도로 공립 고교의 위상은 높았다. 하지만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사립 고교 수는 꾸준히 증가하였고, 1964년 제46회 대회는 2,270개 참가 고교 중 사상 처음으로 사립 고교의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 공립 고교와 사립 고교의 비율은 비슷하게 유지되다가 1995년 제77회 대회부터 사립 고교의 비중이 대폭 증가하였고 지금은 8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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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대회에서 사립 고교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공립 고교가 우승할 수 있는 확률은 점차 낮아졌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공립 고교와 사립 고교가 우승을 서로 나눠가질 정도로 실력이 비등하였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사립 고교의 우승 횟수가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2010년대 이후에는 공립 고교가 우승하는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2000년대 이후까지 넓혀보아도 '사가키타의 기적'의 주인공인 사가키타 고교(사가현)가 2007년 제89회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공립 고교가 고시엔의 정상에 오른 마지막이었다. 2018년 제100회 대회에서 요시다 고세이가 활약한 '카나아시 선풍'을 일으켰던 카나아시 농업 고교(아키타현)가 결승까지 올랐지만, 네오 아키라 등 당시 최강의 멤버들로 구성된 오사카 토인 고교에게 패배하며 준우승을 기록한 것이 공립 고교가 달성한 2010년 이후의 최고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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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본선에서 8강에 진출하는 것은 출장 학교에 있어 매우 영광스러운 성과이다. 자연스럽게 여러 매체에 노출이 되다보니 유무형의 이익을 누리게 된다. 감독의 철학, 야구부 운영 방식, 야구부의 특징 등이 소개되어 전국의 유망주들을 스카우트 하는데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게다가 야구부 가입을 희망하는 신입생 또는 전학생이 증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나아가서는 재단과 동문의 재정적 지원이 증가해 안정적인 야구부 운영이 가능해진다. 2007년 제89회 대회에서 우승한 사가키타 고교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고시엔 우승 후에는 야구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동문회를 비롯하여 졸업생들의 모교 지원이 늘어났고, 고시엔 우승 후광 덕분에 야구부원 수도 한때는 60명까지 증가하는 성장을 이뤄냈다. 우승 이전에는 단 한번 뿐이었던 고시엔 본선 출장 횟수가 우승 이후에는 2012년, 2014년, 2019년 3번이나 될 정도로 사가키타 고교는 이후 사가현에서 지역 강호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처럼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시엔 본선에서 8강에 진출하였다는 타이틀은 매력적인 홍보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학생들도 고시엔에서의 목표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일본 제일이 되고 싶다'와 더불어 '8강에 진출하고 싶다'고 답변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이다. 

많은 수의 사립 고교가 8강 이상을 목표하는 반면, 공립 고교는 고시엔 본선 출장이라는 쉽지 않은 목표를 가진다.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것만으로도 홍보가 되어 선수 수급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공립 고교에게 녹록하지 않다.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공립 고교의 수는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적다. 2006년 이후 본선에 출장하는 공립 고교는 대회당 평균 10개 내외로 전체 참가 고교의 약 0.3%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3년 제105회 대회는 공립 고교의 전멸이라 불렸을 정도로 본선에 출장한 고교가 10개도 되지 않았다. 본선 출장 기회가 적다보니 공립 고교에게 있어 8강 진출은 도달할 수 없는 벽 같은 존재다. 2009년 제91회 대회까지는 4강에 진출하는 고교도 있었지만, 2010년 이후에는 카나아시 농업 고교와 아카시 상업 고교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공립 고교도 8강 이상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공립 고교의 8강 진출이 확정되면 해당 학교는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2017년 제99회 대회에서 산본마츠 고교(카카와현)가 공립 고교로서는 유일하게 8강에 올랐을 때, 학교가 위치한 히가시 카가와시 주민들은 버스를 대절하여 고시엔 구장의 알프스 스탠드를 가득 채웠다. 인구 3만명밖에 되지 않는 소도시의 유일한 고등학의 24년만의 고시엔 본선 출장에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일본 전역에서 산본마츠 고교를 응원하는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2024년 제106회 대회에서 공립 고교로서는 유일하게 베스트 8이 되었던 타이샤 고교(시마네현)에게 쏟아진 관심과 응원은 고시엔에서 첫 우승을 한 교토 국제 고교를 뛰어넘을 정도로 높았다.


공립 고교와 사립 고교의 왕국: 도쿠시마현 VS. 도쿄

일본 시코쿠에 위치한 도쿠시마현. 총 인구 수는 69만명으로 야구부가 있는 고교 수는 공립 고교 29개, 사립 고교 1개가 있다. 47개 도보부현 중에서 뒤에서 2번째로 고교 수가 적으며, 학생 수로는 뒤에서 3번째이다. 사립 고교의 존재로 사립 고교의 독무대일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고시엔 역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공립 고교가 100% 본선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공립 고교의 왕국이다. 공립 고교가 고시엔 본선 출장을 하니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여겨지겠지만, 자세히 들어다보면 일본 고교 야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축소판이다.

도쿠시마현에 등록된 고교 야구부원 수는 2000년부터 증가하였으나 200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8년 사이에 잠시 반등하였으나 오래가지 못하였고 이후 계속 하락하며 2024년 6월 기준으로 926명의 고교 야구부원 수가 등록되어 있다. 가장 높았을 때였던 2018년과 비교하여 약 24% 정도 감소하였다. 등록 야구부원 수의 변동이 높은 배경으로는 고시엔 본선에서의 성적과 관련이 있다고 보여지고 있다. 2013년 제95회 대회에서 도쿠시마현 대표였던 나루토 고교는 8강에 진출하는 성과 덕분인지 다음해인 2014년부터는 야구부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증가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6년 제98회 대회에서도 3년만에 다시 8강에 진출하는 결과를 만들며, 다음해인 2017년에 지원자 수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7년 제99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1·2회전에 탈락하는 등 본선에서의 성과가 좋지 않게 되자 야구부원 수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학생 수 감소는 결국 학교의 존폐마저도 결정하는 수준까지 되었다. 2005년 37개로 정점을 찍었던 도쿠시마현의 고교 수는 2000년 이후 12개 고교가 통합 또는 폐교가 되며 2024년 6월 현재 30개로 간신히 명목만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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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시마현에서 공립 고교의 야구부원 충원이 쉽지 않는 반면, 도쿄에서는 사립 고교의 강력한 경쟁력에 밀려 공립 고교가 고시엔 본선 출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야렌의 조사에 의하면 2024년 6월 기준으로 도쿄에는 총 274개 고교가 등록되어 있고, 이 중 공립 고교는 144개이다. 야구부원 수는 9,311명으로 이는 도쿠시마현의 등록 야구부원 수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사립 고교의 왕국이라 불리는 도쿄는 1915년 제1회 대회부터 지금까지 단 두 번만(1918년 쌀 소동과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대회 취소) 제외하고 총 104번의 고시엔 대회에 전부 출전하는 기록을 세웠다. 1978년 제60회 대회부터 동도쿄와 서도쿄로 지역 대회가 나뉘었고 고시엔 본선 출장을 고교 수는 총 154개에 달하고 있다. 긴 역사를 지닌 도쿄 대회에서 단 5개 공립 고교만이 고시엔 본선 출장의 영광을 누렸다. 이는 전체 비중의 3%밖에 되지 않는다. 2003년 유카가야 고교가 공립 고교로서는 마지막으로 지난 21년간 공립 고교가 동도쿄 또는 서도쿄 대표가 된적은 단 한번도 없다. 2013년 서도쿄의 히노 고교, 2019년 동도쿄의 고야마다이 고교가 결승까지 갔었지만 아쉽게 패배하며 여전히 도쿄에서 공립 고교의 고시엔 본선 출장은 꿈과 같은 일이다. 

47개 도도부현 중, 고시엔 최다 우승 횟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오사카도 도쿄와 비슷한 상황이다. 오사카는 1916년 제2회 대회부터 고시엔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며, 총 103번의 대회에 출전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도쿄보다는 낫지만 공립 고교가 고시엔 본선 출장한 횟수는 25번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 1950년대 이전에 주로 집중되어 있다. 특히 1990년 제72회 대회에서 시부타니 고교가 공립 고교로서는 마지막으로 고시엔 본선에 출장한 이후로는 지금까지 오사카 토인 고교, 리세이샤 고교, PL 가쿠엔 고교, 킨키대학 부속 고교 등 사립 고교가 서로 번갈아가며 오사카 대표가 되어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고 있다. 2017년 오사카 지역 대회 결승에서 공립 고교인 오칸무리 고교가 오사카 토인 고교를 상대로 한때 3점을 앞서며 27년만의 공립 고교의 고시엔 본선 출장이 이뤄지나 싶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아쉽게 본선 출장에 실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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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 도도부현별 공립 고교의 고시엔 본선 출장 비율을 보면 도쿠시마현, 도야마현, 에히메현, 아키타현, 사가현 순으로 높았다. 반대로 도쿄, 카나가와현, 나라현, 교토, 미야기현 순으로 공립 고교의 고시엔 본선 출장 비율이 낮았다. 공립 고교의 출장 비율이 높은 곳은 일본에서도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인구 수도 100만명이 안되는 곳이 다수다. 도야마현을 제외하고 공립 고교 출장 비율이 높은 4개 지역은 야구부원의 출신 중학교가 같은 현 출신 비율이 100%에 이르는 곳이다 따라서 실력 차이가 거의 없으며, 실력이 출중한 선수 1-2명의 활약 여부에 따라 그 해 여름의 고시엔 본선 출장이 결정된다. 반대로 공립 고교의 출장 비율이 낮은 곳의 공통점은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높은 단일 경제권을 지닌 곳이다. 그리고 안정적인 재단의 지원, 학생들의 높은 지원율로 우수 선수 확보에 그나마 어려움을 가지지 않는다. 미야기현 경우에는 도호쿠 지방이지만 센다이시를 중심으로 경제권이 만들어져 있고, 센다이 이쿠에이 고교가 강력한 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어 지방에 위치하고 있어서 꾸준히 고시엔 본선 출장을 하였고, 2022년에서야 첫 우승을 이뤘다. 이처럼 도시와 지방의 격차는 나날이 벌어지고 있어 공립 고교에겐 크나큰 장벽이 되어가고 있다.


실업 고교의 몰락

고시엔 역사에서 상업 · 공업 · 농업 · 농립 · 수산 등의 이름을 지닌 실업 고교가 뜨겁게 활약을 펼치던 시절이 있었다. 6회 우승에 빛나는 히로시마 상업 고교를 비롯하여 카나아시 농업 고교, 구마모토 공업 고교, 오키나와 수산 고교 등은 우승은 하지 못했더라도 고시엔 역사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며 실업 고교의 자부심을 전국에 드러냈다. 태평양 전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이전이었던 1940년 제26회 대회는 본선 출장교 22개 중에 절반이 넘는 13개 고교가 상업 고교였다. 1973년 제55회 대회에서는 마에바시 공업 고교(군마현), 카와고에 공업 고교(사이타마현), 이토이가와 상공업 고교(현 이토이가와 하쿠레이 고교, 니가타현), 카나자와 시립 공고(이시카와현), 나루토 공업 고교(현 나루토 우즈시오 고교, 도쿠시마현), 히타 임업 공고(오이타현), 고후 공업 고교(야마나시현) 등 7개 공업 고교가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기록도 세웠을 정도로 실업 고교의 위상은 높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975년 이후부터는 실업 고교의 고시엔 본선 출장은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1996년 제78회 대회는 공립 고교, 특히 실업 고교에 있어 매우 특별한 대회였다. 4강에 진출한 모든 팀이 공립 고교이자 실업 고교였기 때문이었다. 특히 2년전인 1994년 제76회 대회에서 시가 상업 고교가 우승 이후에 다시 한번 실업 고교에 우승 기회가 돌아왔기에 기대감은 더욱 컸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맞붙은 마츠야마 상업 고교(에히메현)와 구마모토 공업 고교(구마모토현) 경기는 '기적의 백홈'이라는 고시엔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었고, 마츠야마 상업 고교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 대회를 끝으로 실업 고교는 22년이 지난 2018년 제 100회 대회가 되어서야 카나아시 농업 고교가 결승전에 올랐으나 우승을 하는데는 실패하였다. 

2000년 이후 대회 당 출장하는 실업 고교 수는 평균 7개로 10개에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제99회 대회에서는 도야마 상업 고교 단 1개만이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실업 고교에 있어서 충격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저출산이 주된 원인이지만, 사회 환경적인 변화 실업 고교의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대졸자를 우대하는 기업의 취업 환경, 일반 고교에서도 제공하는 커리큘럼, 실업 고교 졸업 후 진로의 어려움 등이 지원자의 감소, 일반 고교로의 전환, 학교의 통폐합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에서 야구부의 해체 또는 신입생 중단 모집 등으로 실업 고교 야구는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다. 도쿄, 오사카, 카나가와현, 아이치현 등 주로 격전지라 불리는 대도시권에서는 실업 고교가 고시엔 본선에 출장한 마지막이 30~40년 전의 일이고, 야마구치현, 도쿠시마현, 미야자키현, 아키타현 등 인구 감소가 심한 지역에서만 실업 고교가 고시엔 본선에 종종 등장하는 일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실업 고교가 고시엔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면 관심을 받는다. 2019년 제101회 대회에서 공립 고교로서 유일하게 4강에 진출한 아카시 상업 고교의 활약이 이를 대변한다. 에이스 나카모리 슌스케가 151km의 강속구로 혼자서 팀을 4강까지 이끌면서 단번에 전국의 관심을 받으며 드래프트 대어로 성장하였으며 아카시 상업 고교도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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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에 놓인 남자 고교

한때 '야구=남고'라는 불렸을 정도로 남자 고교가 고시엔 본선에 출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만큼 고시엔에서 남자 고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그러나 남자 고교도 저출산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문부과학성의 최신 통계에 의하면 사상 최초로 2023년 고교 입학자 수가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전체 고교생 수도 300만명이 채 되지 않는 291만명으로 집계 되었다고 발표하였다. 고교생 수의 감소와 동시에 남자 고교의 수도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일본 고등학교 수는 4,791개이며 남자 고교는 105개로 전체의 2.2%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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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자 고교와는 다르게 '탈 삭발'로 유명해진 게이오 기주쿠 고교가 2023년 제105회 대회에서 우승하며 남자 고교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잠시 뿐이었다. 카나가와현의 강호이자 게이오 기주쿠 고교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요코하마 고교도 2020년 남자 고교에서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였을 정도로 남자 고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2024년 제106회 대회에서는 호토쿠 가쿠엔 고교(효고현)만이 남자 고교였을 뿐, 나머지 출장교는 전부 남녀 공학이었다. 앞서 말한 105개의 남자 고교 중 12개 고교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남녀 공학으로 전환 또는 통합으로 결정할 정도로 저출산은 남자 고교에 위협이 되고 있다. 2000년 이후 고시엔 본선에 출장한 남자 고교 중에 이미 11개 고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였거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나머지 7개 고교만이 남자 고교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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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엔 최다 우승 횟수 7회를 자랑하는 츄코다이츄코 고교(아이치현), 고시엔 본선 최다 출장 횟수 40회를 기록 중인 홋카이 고교(남홋카이도)도 1998년과 1999년에 각각 남녀 공학이 되었다. 센바츠 대회와 고시엔 대회에 여러번 출장하였고, 축구와 럭비 강호로도 유명한 히가시 후쿠오카 고교(후쿠오카현)도 2025년부터 여학생을 받아들일 예정이다. 반대로 여자 고교의 남녀 공학으로의 전환도 확산 추세이다. 세이와 가쿠엔 고교(미야기현)은 2003년에, 성카타리나 가쿠엔 고교(에히메현)은 2016년에 여자 고교에서 남녀공학이 되었고, 2024년 제 106회 대회에 첫 출장하는 영광을 얻었다. 2004년 96회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선 사이비 고교(에히메현)도 2001년까지는 여자 고교였다. 저출산이라는 거대한 사회적인 배경 앞에서 남자 학교는 물론 여자 학교가 남녀 공학으로 전환하는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일본 고교 야구의 미래 100년

「僕たちには夢があります。この先の100年も、ここ甲子園が聖地であり続けること、そして僕たち球児の憧れの地であり続けることです。この聖地で思う存分プレーできることに感謝を忘れず、僕たちのプレーが多くの人々に希望と勇気と感動を与えられることを願って全力でプレーすることを誓います」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100년에도, 여기 고시엔이 성지로 계속 있고, 우리 야구 소년들이 동경하는 장소로 계속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성지에서 마음껏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에 고마움을 잊지 않고, 우리들의 플레이가 많은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와 감동을 줄 수 있는 마음으로 전력으로 뛸 것을 다짐합니다. 

     - 2024년 제106회 고시엔 개막식에서 치벤 가쿠엔 와카야마 고교 주장 '츠지 아사히'의 선수 선서 내용 중

 

2023년 WBC 우승, 2024년 오타니 쇼헤이의 야구 역사 최초의 50-50 클럽 달성, 고시엔 구장 개장 100주년이라는 훈풍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성지에서의 고시엔을 뜻깊게 맞이하였다. 야구 소년들은 자신들의 꿈을 이곳에서 멋진 모습으로 보여주고, 관람객들은 열정적으로 응원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저출산 여파로 학령 인구가 줄어들고, 야구 이외의 즐길거리가 다채로워지고, 경제적인 부담으로 야구를 하는 소년들은 매년 큰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축구 등록 인원보다 학생 수가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대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고야렌은 학생 수 감소에 대비하여 여러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2년에는 연합팀 구성 조건을 대폭 완화하였고, 2018년에는 사상 최초로 타이 브레이크 제도를 도입하였고, 18명이었던 벤치 멤버 수를 20명으로 확장하였고, 쿨링 타임을 조절해 기후 변화에도 대응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제106회 대회에서는 그간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2부제를 시범적으로 적용, 어떠한 결과가 있는지 반응을 살펴보고 전면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전통을 중시하는 명문 고교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이 두발 자유화다. 빡빡머리로 유명했던 고시엔에서 많은 수의 학교가 빡빡머리를 탈피했다. 올해의 본선 출장 고교 선수단을 보면 빡빡머리의 비율은 채 25%도 되지 않는다고 고야렌 관계자는 전했다. 작년 고시엔 우승팀 게이오 기주쿠 고교의 모토였던 'ENJOY BASEBALL'이란 영향이 커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어른들이 만든 규율에 청춘 스토리를 강제로 만들면 안된다는 모리바야시 다카히코 게이오 기주쿠 고교 감독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마음을 울렸다. 고시엔의 이단아라 불리는 고치현의 메이토쿠 기주쿠 고교도 작년부터 야구부원의 모바일 기기 도입을 허용하였다. 물론 와이파이 설치는 덤. 주간 훈련 중에는 디바이스 휴대는 불가하지만 하루 일과가 끝난 이후 기숙사에서는 허용하고 타 고교의 연습 영상을 시청한다거나 프로 야구 선수들의 활약을 보는 것으로 선수들의 자율성을 높였다. 아오모리현의 하치노헤 가쿠인 고세이 고교도 기숙사를 신축하면서 1인 1실 또는 2인 1실이라는 혜택을 파격적으로 제공하였다. 시대가 변한 만큼 좁은 공간에서 상급 학생의 규율에 따르지 않으면서도 선수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소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열성적인 팬들이 단골팬이 되며 표면상으로는 번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야구를 하는 인원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7이닝 제도 도입, 돔구장으로의 이동, 고시엔 일정 증대라는 전면적인 변화를 주장한다. 매년 뜨거워지는 날씨에서 결승에 진출한다는 가정하에 2주안에 6번의 경기를 치뤄야 하는 것은 선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현 제도의 한계라고 말한다. 하지만 7이닝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고야렌은 최근에서야 TF 조직을 만들어 연구에 착수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다수의 현장 지도자들은 해당 사항에 공감을 하면서도 어렵다고 의견을 표한다. 7이닝으로 변경하였을 경우 야구 룰 변경이 필수적이고, 추후 프로 또는 독립 리그 등 상위 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적응하지 못해 실력이 떨어져 일본 야구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더욱이 시합이 경기 초반에 결정될 경우, 선수들의 의욕이 하락해 야구의 재미가 하락할 것이라는 걱정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기간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점을 제기한다. 고야렌에서 비용을 일부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선수들의 고시엔 기간 동안의 체류비 등은 학교 또는 재단에 큰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한신 고시엔 구장의 소유주인 한신 타이거즈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오 기주쿠 고교를 비롯한 일부 고교를 중심으로 "Liga Agresiva"라는 고교 리그가 창설되어 적지 않은 수의 고교가 참가하고 있다. 다음 기회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고시엔, 센바츠라는 특정 기간에 일어나는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일부 선수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 최대한 많은 야구 선수들에게 야구를 한다는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 크다. 그렇다고 성적을 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 리그에서 플레이를 통해 모든 선수들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 고교 리그의 핵심이다. 그러나 아직은 적은 수의 고교만이 참여 중이며, 여전히 많은 고교가 봄의 센바츠, 여름의 고시엔 등 대회 참가에 중요성을 높이 두고 있어 큰 변화가 당장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는 참가하는 고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고시엔이 내일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야구 소년들이 여전히 고시엔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동경하며 자라왔고 그 꿈가지고 그라운드를 밟고 하얀색 유니폼이 검게 될 때까지 뛰고 있다. 그리고 가족, 친구 나아가 지역 주민들까지 야구 소년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렇기에 고시엔이 낭만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저출산의 파도는 이제 현실이고 마주해야할 도전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과연 야구계가 지켜야할 것이 고시엔인지, 고등학교 야구의 전통인지, 아니면 야구의 미래일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이고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다. 



내용 및 자료 출처

1. 신문: 산케이 신문, 아사히 신문, 도쿄게이자이 신문, 마이니치 신문 등

2. TV: NHK, TV 아사히 등

3. 일본 고교 야구 연맹 및 각 도도부현 고교 야구 연맹

4. 일본 중학교 체육 연맹

5. 전일본 연식 야구 연맹

6. 일본 문부과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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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7 16:0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일본고교야구에는 전혀 관심없지만 글에 정성이 가득하여 추천했습니다.
간옹손건미축
24/10/17 16: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정보 공유 목적으로 글을 쓴 것이었기에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노틸러스
24/10/17 16:13
수정 아이콘
와.. 야구하는 학생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은 글입니다.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8
수정 아이콘
그렇게 대단하지 않는데 좋게 봐주시다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24/10/17 16:25
수정 아이콘
왠 논문이 덜덜
잘 봤습니다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2
수정 아이콘
논문급이라니요;;; 과찬입니다. 아직도 미천한 수준이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꼬마산적
24/10/17 16:28
수정 아이콘
pgr 은 능력자가 너무 많아 (도리도리)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2
수정 아이콘
저는 절대로 능력자가 아닙니다 흑흑
24/10/17 16:40
수정 아이콘
아니 세상에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7
수정 아이콘
놀라워하지 마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남행자
24/10/17 16:49
수정 아이콘
역시 간손미가 행정은 잘해..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6
수정 아이콘
전 그 간손미가 아니라서 맨날 혼납니다. 흑흑
DownTeamisDown
24/10/17 18:40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고등학교수가 2,380개인데 한국의 고등학교보다 많은 야구부수 보고 부러워했는데 고시엔도 이제 문제가 쌓이고 있군요.
생각해보면 저 학교들중 전문적으로 하는 학교는 적긴하니까...
간옹손건미축
24/10/17 21:47
수정 아이콘
저출산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똑같아서 (속도의 차이만 다를뿐) 마주해야 할 상황이더라구요. 이번 조사를 해보면서.
24/10/18 11:11
수정 아이콘
공립학교와 실업계 학교 몰락이 우리나라만 있는게 아니군요.

일본하고 우리나라 체계가 비슷해서 그런지 줄줄이 사탕으로 무너지고 없어지는 모양입니다.

지방 변두리에 사는 저만해도 웬만하면 공립 중 고등 보낼바에는 사립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대도시 학군지 제외하고 대도시 변두리 하고 지방과 지방 변두리 공립 대다수가 학생 지도력을 잃었습니다. 지역 학부형들이 속속들이 알고 학생 안보냅니다. 일본은 왜 안보내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실적으로 그렇습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 공립 교사들이 자기 자녀는 절대 공립 안보낸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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