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7/20 18:05:24
Name 번개맞은씨앗
Subject [일반] 인간은 언제 태어나는가
인간은 언제 태어나는가

A : 또라이님. 궁금한게 있어요.

또라이 : 자네 오랜만이군. 궁금한게 무언가? 말해보게.

A : 인간은 언제 태어나나요?

A : 산모 뱃속에서 태어나나요, 자궁밖으로 나올 때 태어나나요?

또라이 : 인간은 할머니 뱃속에서 태어난다네.

A : 네?

A : 그게 무슨 말이죠?

또라이 : 인간은 수정란이 분화한 거라네. 이를 배아발달이라 부르지.

A : 그건 알죠.

또라이 : 수정란은 난자에서 비롯된 거라네. 연속적인 것이지.

A : 난자와 정자가 합해서 만들어진 거 아닌가요?

또라이 : 정자는 DNA 반쪽만 주는 걸세. 세포막과 세포 내용물이 이미 난자에 다 있는 것이지. 난자가 국가이고, 정자는 난민을 태운 보트 같은 거야. 난민을 내려주고 보트는 파괴되지.

A : 보트들의 경주로군요.

또라이 : 실은 수정난과 난자는 같은 것이지. 바이러스가 들어오듯, 그렇게 DNA가 들어온 것뿐이야.

A : 그런데요?

또라이 : 난자는 할머니 뱃속에서 생겨나지.

A : 난자가요?

또라이 : 중요한 건 세포가 언제 만들어졌는가 하는 거야. 배아발달이라 하는데, 그 배아가 언제 만들어졌냐는 것이지. 할머니 뱃속이라네. 외할머니 뱃속에 이미 손자손녀가 있어.

A : 그거 참 괴상한 얘기네요.

또라이 : 그러나 증손주는 없지. 외할머니가 엄마를 임신하셨을 때부터, 자네의 역사는 시작된 거야. 세포가 곧 자네라 본다면 그러한 것이지.

A : 그럼 제 나이가…

또라이 : 자네 어머니 나이가, 자네의 진짜 나이지. 자네 형과 자네는 나이가 같네.

A : 어질어질하네요.

또라이 : 그때부터 자네의 역사는 시작된 거야. 세포는 온갖 경험을 하고, 그게 자네의 역사지. 그때 만약 임신하신 할머니가 오렌지를 드셨다. — 하면 혈관을 타고, 자네에게도 갔을 것이네. 할아버지가 잔소리를 하셨다. — 하면 혈관을 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자네에게도 갔을 것이네.

A : 그거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요?

또라이 : 나는 또라이일세. 또라이가 뇌피셜이면 된 것이지. 어차피 자네도 그대로 안 믿을 거 아닌가.

A : 그렇죠.

또라이 : 자네 생일이 언제인지 정확히는 모르는 거야. 나이는 얼추 알더라도. 할머니 뱃속에서 태아에게 난자가 몇 일에 생겼는지는 모를 일이지.

A : 그렇겠군요.

또라이 : 이는 탄생을 무엇으로 기준을 둘지에 따른 판단이야. 세포를 기준으로 두면, 이렇게 할머니 뱃속에서, 임신초기에 자네가 탄생한 거라 할 수 있지. 그리고 문제는 영혼일세. 여기에 신비주의 해석이 들어갈 수 있어.

A : 그렇죠. 인간의 탄생이 그저 물질만으로 설명된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것 같긴 하네요.

또라이 : 만약에 환생이 있다고 해보세. 죽으면 다시 태어나는 것일세. 신비주의적 가정이지.

A : 그럼 환생 주기가 달라지겠군요.

또라이 : 맞네. 자네가 지금 죽고, 곧바로 다시 태어난다면, 지금 임신한 여성은 자네 할머니인 것이지.

A : 그렇네요.

또라이 : 난자인 상태로 수십년을 있어야 해. 30년이 넘게 걸릴 수 있지. 자네는 그동안 세상을 보지 못하는 상태로 있는 거야.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닉네임을바꾸다
24/07/20 18:10
수정 아이콘
민법상으로는 대한민국은 전부노출이던가...형사는 진통이던가...그 전엔 일단 사람이 아닌...응?
24/07/20 18:11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잘읽었습니다.
사람되고싶다
24/07/20 22:17
수정 아이콘
나가가 이 글을 좋아합니다
24/07/21 08:30
수정 아이콘
‘아버지’라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정신병적 헛소리
24/07/21 03:34
수정 아이콘
난자는 내 반쪽이지 내가 아니기에..
밀리어
24/07/21 08:13
수정 아이콘
어머니는 위대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928 [정치] 윤석열 각하와 김건희씨덕분에 대한민국 정부의 위계질서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51] 아수날14055 24/07/21 14055 0
101927 [일반] [서평]《자아폭발》 - 모든 인류 역사의 비극을 자아 탓으로 돌릴 수 있는가? [5] 계층방정4449 24/07/21 4449 3
101926 [일반] 임진왜란의 2차 진주성 전투, 결사항전이냐 전략적 후퇴냐 @.@ [20] nexon5539 24/07/21 5539 3
101925 [일반] 안락사, 요양원, 고령화, 독거 노인.. 거대한 재앙이 눈앞에 있습니다. [57] 11cm9153 24/07/21 9153 17
101922 [일반] [팝송] 프렙 새 앨범 "The Programme" [6] 김치찌개4609 24/07/21 4609 1
101921 [일반] 질게에 글올린지 1년된 기념 적어보는 인생 최고점 몸상태 [20] 랜슬롯8665 24/07/20 8665 11
101920 [일반] 인간은 언제 태어나는가 [6] 번개맞은씨앗5944 24/07/20 5944 5
101919 [일반] 안락사에 대하여(부제: 요양원 방문 진료를 다녀본 경험을 바탕으로) [64] 아기호랑이9086 24/07/20 9086 30
101918 [일반] 삼성전자. 버즈3 프로 사전 판매 문제 공지 [70] SAS Tony Parker 13714 24/07/19 13714 2
101917 [일반] 윈도우 블루스크린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보안프로그램) [16] 윙스10260 24/07/19 10260 1
101916 [일반] 국내 엔터주들의 연이은 신저가 갱신을 보고 드는 생각 [93] 보리야밥먹자15433 24/07/19 15433 5
101915 [일반] 동성부부 피부양 자격 인정 [78] 12021 24/07/19 12021 90
101914 [일반] 억조 조(兆)에서 파생된 한자들 - 홍수를 피해 달아나다 [6] 계층방정5651 24/07/19 5651 5
101913 [일반] 책 추천 - 왜 국장에 투자하지 말아야 하는지 이유가 궁금하다면 쉽게.. [13] lexial8669 24/07/18 8669 7
101912 [일반] 국장에서 매출 10조, 영업이익 1.4조 알짜 회사에 투자하면? [61] 사람되고싶다12375 24/07/18 12375 3
101911 [일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90년대 일본 드라마 오프닝 곡들 [19] 투투피치5045 24/07/18 5045 3
101910 [일반] 티비,영화에서 많이 들었던 추억의 여자 보컬 팝송 [3] Pika484849 24/07/18 4849 2
101909 [일반] 꾸이린, 너는 계수의 숲을 보았니? [4] 가위바위보4758 24/07/18 4758 4
101908 [정치] 외신에 실린 낯뜨거운 ‘尹비어천가’ 칼럼...수미 테리, 외교부 요청 받고 썼다 [27] 크레토스10605 24/07/18 10605 0
101907 [일반] [서평] 자본 없는 자본주의, 우리는 무형의 경제로 나아갈 수 있을까 [13] 사람되고싶다5325 24/07/18 5325 7
101906 [일반] 세월호 수색 헬기 사망자 10주기였네요 [7] 승승장구7350 24/07/18 7350 25
101905 [정치] 전당대회? 아니 분당대회! [45] DownTeamisDown11703 24/07/17 11703 0
101904 [정치] 윤석열 각하 휘하에서 완전히 공직기강이 무너지고 말았네요 [42] 아수날13272 24/07/17 1327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