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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1/14 08:47:12
Name 빵pro점쟁이
Subject [일반] 멍멍이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시츄)





20년 넘게 멍멍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니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시츄만 4마리째인데
개팔자가 왜 상팔자인지
조상님의 혜안에 감복할 따름이네요

밥 먹이고 간식 주고
산책하고 놀아주고
씻겨주고 말려주고
대소변 치워주고
아프면 병원 데려가고
불편한데 없나 돌봐주고

저는 육아 경험이 없지만
대략 4~7세의 어린 아이를 계속 키우고 있다는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 한마리 키울 땐 너무 좋았고
진짜 행복했습니다

귀가 하고 문 열었을 때
진심으로 나를 반겨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큰 행복이란 걸 멍멍이 키우기 전엔 몰랐습니다

무뚝뚝하고 대화없던 순 경상도 분위기의 저희 집이
멍멍이 덕분에 화목해졌다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팅이가 어쩌고 팅이가 저쩌고 하면서 경험담을 풀었고
그저 평범한 멍멍이 키우는 썰에 온가족이 껄껄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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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행복 전도사 팅


시츄는 보통 멍청하고 둔하다는 말들이 많은데
이건 100% 뻥입니다

저희 집 팅이는 아주 영리하고 눈치도 빠르고
몸도 엄청 날렵했으며
생각하는 거나 행동하는게 마치 사람 같았고
시츄답지 않게 다리도 길어서
나이 먹을 수록 품위와 멋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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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는 주인 닮는다는데
이것도 100% 뻥입니다)


특히 이 녀석이 효자 중의 효자라서
어머니가 그렇게나 예뻐했고
제가 뭐 불효막심한 놈이거나 그런 건 아닌데
효도는 못해서..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는 늘 팅이를 안아주면서 입버릇으로
"니(팅이)가 저놈보다 낫다"
저를 멍멍이보다 못한 아들로 만드셨습니다 크크


저도 팅이를 동생처럼 너무 좋아하고 예뻐했습니다

다만 항상 마음에 걸렸던 점이
피할 수 없는 멍멍이들의 짧은 수명..

결국 언젠가 팅이는 저희 곁을 떠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빈자리에 대한 걱정, 상상만으로도 저는 힘들었습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저는 독단으로 팅이의 후대를 남기는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그래서 데려온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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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쁜 단비


단비는 길 잃어서 비 맞고 있던 미아견이었는데
잠실에 사시는 어느 좋으신 분이 임시로 보호하고 계셨다가
주인을 못 찾아 제게 보내주셨습니다

어머니랑 저는
얜 미스코리아 나가도 사람들 다 제치고 우승하겠다며
단비의 미모에 감탄했죠

단비는 예쁜데다 너무 건강했고
역시나 영리했습니다

배려심 많고 속 깊은 팅이와는 달리
욕심이 센 편이었지만
팅이가 많이 양보해줘서 같이 지내는데는 문제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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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츄답게 다리가 짧은 편이었는데
빠르게 저희 집과 팅이에게 적응하더니
금세 팅이를 따라 집안을 날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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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하던 팅이의 아들
찰떡이가 태어났습니다

찰떡이는 온몸이 하얀 털로 덮여 있어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잘 때는
영락없이 먹기 좋은 찰떡 같이 보여
이름이 찰떡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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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멍멍이는 쑥쑥 빨리 커서
금방 검은 털도 자라고 성견이 됐지만
여전히 흰털 비중이 많아
밖에 데려나가면 여자 어린 애들이 예쁘다고 쫓아오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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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떡이는 성격이 지 아빠를 쏙 닮아
너무 너무 착했고
외모는 지 엄마를 닮아서
너무 너무 예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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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다리는 엄마 단비보다 더 짧았는데
팅이네 조상 어디에 족제비 유전자가 들어있는지
찰떡이도 집안을 날라다니며 사고를 마구 마구 쳐댔습니다


막 3마리가 되었던 이 시절이
정말 행복하고 즐겁긴 했는데
한편으론 키우기 힘들다는 걸 느꼈던 시절이었습니다


한마리 키울 때는 막연히
3마리 되면 3배 정도 힘들겠거니 예상했었는데
실제로 3마리 키워보니 약 10~15배 이상 힘들었습니다

워낙 활달한 애들이라 잠시만 방심했다간 사고를 쳐댔고
원래 대소변을 잘 가렸었는데 3마리가 되자
서로 경쟁하듯이 집안 여기 저기에 영역 표시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대소변 치우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고
산책은 도저히 3마리를 케어할 수 없어 두마리씩 다녔으며
먹이고 씻기고 치우고 돌봐주는 시간이 3배가 되자
그냥 하루 하루가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단비를 데려온 일을 후회하거나
찰떡이가 태어난 게 싫었던 건 아니지만

어쩔 땐 바쁘거나
어쩔 땐 지치고 하기 싫어
부모님께 은근히 미뤄버리고 나몰라라 했던 부끄러운 경험도 자주 있었습니다


3마리를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제 멍멍이는 더 늘리지 않기로 가족끼리 결정을 했고
그렇게 저희는 팅이 가족 3마리와 함께
오순도순 행복한 삶을 보냈습니다


사정상 제가 혼자서 약 2년간
3마리를 돌본 적이 있었는데

이때는 누구한테 미루거나 하지 못하고
제가 밥 못 주면 애들은 굶고
제가 안 씻겨주면 애들이 힘들어 하고
제가 대소변 안 치우면 애들이 패드 자리 없어서 참아야 하니까
결국 혼자서 다 해내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뭐하고 할 틈도 없이
적응하고 요령이 생기니까
부모님과 함께 키울 때보다 혼자서 더 쉽게 쉽게 해냈고

멍멍이 3마리를 돌보는 삶이
제 일상 자체가 되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서
수월해진 덕분에 역으로 저의 시간이 생겼습니다


멍멍이 키우는 것에 베테랑이 된 후에는
모든 게 순탄대로였습니다

한가지만 빼고요


아이들이 나이 들면서
자연히 노화가 진행되었습니다

바스락 소리만 나도 자다가 뛰쳐나오던 애들인데..
그렇게 똘망똘망하던 눈으로 바라보던 애들인데..
온 집안을 휘젓고 날라다니던 애들인데..

아이들은 하루 하루 빠르게 나이들어갔고
저는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행여 어디 아프거나 밥 안 먹기라도 하면
그냥 건강이 최고라는 옛말이 너무 뼈저리게 느껴질만큼
속이 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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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던 시간이 결국 두번 찾아왔습니다



더 늘리지 않기로 결정했었지만
나중엔 찰떡이의 아이 생각에
작년에 4번째 시츄 콩떡이를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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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찰떡이의 배필 콩떡


제가 대구까지 2시간 기차 타고 내려가
유기견이었던 콩떡이를 만나서 분양받았습니다

다행히 어디 아프거나 하지 않은 건강한 아이였지만
분리불안이 심해서 혼자 놔두면 힘들어했습니다

젊고 힘이 세다보니
나이 많은 찰떡이를 괴롭히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콩떡이도 어떻게 된게 너~무 착한 아이라서
찰떡이랑 알콩달콩 까지는 아니어도
사이좋게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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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콩떡이를 데려온 시점이 너무 늦은 바람에
찰떡이는 이미 할아버지가 되어있어서
두번의 가임기를 그냥 보내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보내버린 건 가임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우리 팅이네 가족 덕분에
저는 너무나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몇 배 더 긴 시간을 살아야 하지만
그 시간이 슬프지 않을 만큼요

전혀 슬프지 않은 건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팅이, 단비, 찰떡이를 만났던 것에 저는 감사하고
함께 보냈던 시간들을 추억하고
셋다 확실하게 가슴 속에 새겨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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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기 전에
지금 옆에서 잠들어 있는 우리 예쁜 콩떡이와도
좋은 추억을 계속 쌓아나갈 생각입니다


다만
애들한테 좀더 잘 해주지 못했다는 게
내내 아쉽고 마음에 걸리네요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혹시라도 만약
10여년 전의 제 자신에게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애들 건강하게 날라다니는 지금이
미치도록 그리워질 날이 금방 올거다 이 멍청한 자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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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4 08:51
수정 아이콘
개추
빵pro점쟁이
23/11/14 13:25
수정 아이콘
멍멍 추천
23/11/14 09:06
수정 아이콘
시츄 정말정말 사랑스럽죠. 제 동생도 시츄였는데 제 생애에서 가장 평온했던 시기를 함께 해준 귀한 녀석이었습니다. 15년 살고 떠나보낸지 벌써 5년이 넘어가는 데도 그후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은 사람 아들(!)을 낳았는 데도 시츄 이야기만 보면 울컥 하네요.
저 무덤덤한 듯 평온한 눈빛을 보니 팅이 단비 찰떡이가 얼마나 편안하게 사랑받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강아지별에서 오손도손 놀다가 나중에 마중나와 줄거에요! 콩떡이와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세요~!!
빵pro점쟁이
23/11/14 13:27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ㅠㅠ
비록 멍멍이들이지만 사람과는 또 다른 효자였어요ㅠㅠ
아Jo씨
23/11/14 09:19
수정 아이콘
저희도 쌍둥이 자매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세월이 야속하게 지나가네요.
빵pro점쟁이
23/11/14 13:29
수정 아이콘
10년 20년이 정말 빠르더라고요.. 흑흑
Zakk WyldE
23/11/14 09:23
수정 아이콘
개를 처음 키워본게 시츄였어요.
생후 2달때 데리고 왔는데
당시 여자친구네 집 개가 새끼를 낳아서 받았는데

그 뒤로 여자친구와는 헤어졌지만
부모님과 제 동생 저는 가족으로 생각했고 16년 동안 참 즐겁게 지냈습니다.

그 뒤로 저희 가족이 한 동안 힘들었네요.

인간의 수명은 길고 개의 수명은 짧으니까요.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헤어짐의 슬픔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 차마 다시는 못 키우겠어요.
빵pro점쟁이
23/11/14 13:33
수정 아이콘
저희 집 애들도 최고의 동생이자, 친구, 아들딸이었어요
17살, 17살, 16살까지 함께 해주어 너무 고마웠고
떠났을 때 참 슬펐는데
천국에서 이제 아프지 않고 신나게 잘 뛰어놀고 있을 거란 생각으로 견뎠어요ㅠㅠ
지탄다 에루
23/11/14 09:29
수정 아이콘
입양해서 키워주셔서 아이들도 행복했을거에요
저희도 누가 친한 동물병원에 파보장염 걸렸다고 버리고 간 애를 죽다 살아났다고 데리고 와서 13년간 함께 했었는데 너무 착하고 순한 애기였어요
시츄들이 대체로 순하고 착해서 가족들에게 좋은 분위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강아지들이 다 주인과 행복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시츄 귀여워
빵pro점쟁이
23/11/14 13:36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ㅠㅠ 지탄다 에루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시츄가 정말 정말 착하고 귀여운 것 같아요
모나크모나크
23/11/14 09:38
수정 아이콘
아기 시츄는 정말 귀엽네요
빵pro점쟁이
23/11/14 13:38
수정 아이콘
크크 애기 때 진짜 귀엽습니다
다만 1~2달 만에 훅 크다보니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유목민
23/11/14 09:43
수정 아이콘
눈이오나 비가오나 태풍이 부나 저녁 산책을 빼먹지 못하는 이유가
우리집 마당을 어떤 날씨에도 지키고 있는 우리집 진도개 때문입니다..

이젠 출근할 때는 자기와 아무 상관 없으니 고개도 들어보지 않는데
퇴근할 때는 어찌 펄쩍펄쩍 뛰는지

이제 겨울이 되면 집 뒤 산에 밤에 가면 정말 아무도 없기 때문에 마구 풀어줄 수 있어서
10년째 추운 겨울이면 더더욱 밤에 산길을 산책을 합니다.
개도 나도 같이 늙어가는 처지라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길을..
빵pro점쟁이
23/11/14 13:42
수정 아이콘
저는 여름에는 시원한 새벽에 산책 하고
겨울에는 해 따뜻할 때 다녀와요

지금은 1일 1산책 하고 있는데
애들이 한창이었을 때 귀찮다고 마당에만 풀어놓고
그 좋아했던 산책을 많이 못시켜줬던게 후회되네요ㅠㅠ
유목민
23/11/14 14:01
수정 아이콘
추위에 강한 털쟁이 강아지들은 추울 때 나가면 더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눈밭을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제가 게을러서 새벽에 못일어나서
새벽산책은 아예 시도도 안해봤고요.
김삼관
23/11/14 09:58
수정 아이콘
코끝이 찡해졌어요
빵pro점쟁이
23/11/14 13:43
수정 아이콘
떠난 애들 떠오를 때마다 찡합니다ㅠㅠ
23/11/14 10:03
수정 아이콘
집에 노견이 있어 남일같지않네요.
데려오고 근 10~15년은 얘가 잠을 자는 모습을 거의 못 봤습니다. 인기척이 조금만 들리면 눈을떠가지고.
요즘엔 뭐하고 있나해서 나와보면 대부분 자고 있어요. 자는모습 사진좀 찍게 해줘라 그랬던 기억이 나서 약간 그랬어요.
빵pro점쟁이
23/11/14 13:49
수정 아이콘
나이 들면 잠이 점점 늘더라고요 잘 듣지 못하니까 옆에 와도 안깨고..
저도 사진 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남겨둔 사진이 많지 않은데
이거라도 찍어놔서 다행이다 싶게 되더라고요ㅠㅠ
수타군
23/11/14 10:19
수정 아이콘
아이들도 진심으로 행복했을 겁니다.
빵pro점쟁이
23/11/14 13:51
수정 아이콘
고맙습니다 정말 그랬었으면 좋겠습니다
떠나고 나니 제가 못해줬던 일들만 잔뜩 생각나서..
물탱크
23/11/14 10:24
수정 아이콘
저도 유기견 입양 해서 키우고 있는데 너무 행복합니다
시츄 아이들도 정말 행복했을 거에요
빵pro점쟁이
23/11/14 13:51
수정 아이콘
좋은 일 하셨습니다
키우시는 아이랑 오래오래 행복하세요
이브라77
23/11/14 10:55
수정 아이콘
상당히 미견들이네요 시추는 개체차이가 심하던데 개나사람이나 일단이쁘면 반은먹고들너가죠
빵pro점쟁이
23/11/14 13:53
수정 아이콘
솔직히 시츄 키우기 전에는 못 생긴 점이 오히려 매력이라 생각했었는데
내 새끼 되고 나니까 길 가는 시츄들이 전부 다 예뻐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브라77
23/11/15 07:30
수정 아이콘
개를좋아하다보니 길가다가 개를유심히 보는데 시츄가유독 개체마다 차니가심한거같아요 시츄키우기좋죠 성격도좋고
Dončić
23/11/14 11:18
수정 아이콘
시츄 키우는 입장에서 참 반가운 글이네요. 시츄 키우는 집은 더 이상 개를 키우지 않거나 시츄만 계속 키운다던 말이 생각나네요.
딱 1살때쯤 개춘기와서 미친듯이 날라다니다가 그 이후로 갑자기 느긋~해지는 시츄의 특성을 몰랐다가 개춘기의 똥꼬발랄한 모습을 온전히 담아두지 못한게 얼마나 아쉽던지요.
진짜 시츄 멍청하다는거 다 뻥입니다. 쟤네 다 아는데 귀찮아서 모르는 척 하는겁니다. 식탐은 어쩔 수가 없구요.
이제 저희 집 호두도 10살이 되는데 걱정이 큽니다. 공장견이라 어렸을 때부터 피부도 안좋았고, 시츄 특성상 눈에 다래끼가 생기면서 탁해지는게 조금씩 보이는데... 매번 가족들과 이야기하지만 가는 그 날까지 지 아픈거 티 안낼까봐 그게 걱정이에요.
보내줄 각오를 10살부터 천천히 하라는데 아직도 저는 어렵네요.
23/11/14 13:27
수정 아이콘
너무 공감가네요..
멍청하다는거 다 뻥..
빵pro점쟁이
23/11/14 13:59
수정 아이콘
크크 멍청하다는 말은 진짜 시츄 안 키워보신 분들만 할 수 있는 소리죠
사람인데??? 싶은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저도 어리고 젊을 때 영상 좀 남겨둘 걸 이제야 후회해요

요즘은 사료나 간식도 좋아졌고 의술도 발달해서
반려견 수명이 많이 늘어서
아직 시간 많이 남아있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춘광사설
23/11/14 12:09
수정 아이콘
저도 12살 노견을 키우고 있는데 글 읽기가 너무 힘드네요...

9살때 만나서 더 어릴때 못만난 것도 슬프고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전혀 모르겠어요.
빵pro점쟁이
23/11/14 14:06
수정 아이콘
애들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저희 애들은 12세부터 활동량이 확 줄고 서서히 노화가 왔습니다
잘 안 짖고 잠이 늘고 귀도 눈도 차차 멀고..
그날이 오늘이 아님을 감사하며 하루 하루를 보낼 수 밖에 없었고 막지는 못했어요..
마리아 호아키나
23/11/14 12:13
수정 아이콘
어릴적부터 항상 집에 강아지가 있었는데 아이들 몇 번 보내고 나니까 마음 아파서 다시 못 기르겠어요..
빵pro점쟁이
23/11/14 14:11
수정 아이콘
ㅠㅠㅠㅠ
저도 콩떡이가 마지막입니다

닉네임이 반갑네요

우리 애들이 너도 나도 다같이 모여
천국에서 합창하고 있을 거란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봅니다
23/11/14 13:26
수정 아이콘
지금은 하늘로간 우리집 빛동이랑 너무 똑같이 생겼네요..
빵pro점쟁이
23/11/14 14:12
수정 아이콘
우리 애들이 착해서 빛동이 만나 재밌게 잘 놀고 있을 거에요!!
23/11/14 13:32
수정 아이콘
싯츄들은 무조건 추천 ㅜㅜ
빵pro점쟁이
23/11/14 14:13
수정 아이콘
키워본 분들은 다 알죠
무조건! 진짜 무조건 추천입니다
23/11/14 13:36
수정 아이콘
https://ppt21.com/freedom/52405

이렇게 저의 가족이 되었던 주비,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

숨을 유난히 헐떡이고 손으로 몸통을 잡으면 심장 뛰는 느낌이 너무 느껴졌는데, 친구네 동물병원 가서 심초음파 보니
chordae tendineae partial rupture... 이후 혈압조절을 열심히 했지만 갑자기 심장이 멎는 걸 막지 못했네요.

처음부터 나이를 몰랐기에 언젠가는 올 이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행여나 길에서 주워 주비라고 붙였다고 섭섭하니 평생 자기 잊지 말라는 마지막 재롱인지 제 생일날 무지개다리를 건너서 더 마음이 찡합니다.

주비를 데려온 뒤 외로울까 싶어 연이어 포인핸드로 데려왔던 또다른 말티 포비도, 몇 달 뒤 갑작스런 식욕부진 체중감소로 체크해보니 간암의 복막전이라 손 쓸 수도 없이 진단 2주만에 주비를 따라가서...

이 글을 보니 또 생각나네요. 사람에게 행복 주다 안 아픈 곳으로 떠난 강아지들, 다들 잘 지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주비야 포비야, 보고 싶어 사랑해.
빵pro점쟁이
23/11/14 14:27
수정 아이콘
잊고 있었는데 "요다" 보니까 읽었던 기억 나네요

ㅠㅠㅠㅠ 고생하셨습니다
저희 찰떡이도 건삭파열로 심장병 앓아서 몇년 동안 고생 고생하면서 약 부지런히 먹여 잘 관리했었는데
오히려 다른 병으로...

주비 포비도 좋으신 견주 마네님 만나서 행복했을 거에요
나중에 다시 만나서 꼭 안아주세요
이혜리
23/11/14 13:52
수정 아이콘
우리 메이랑 마크랑... 얼마 안남았는데 흑흑.
빵pro점쟁이
23/11/14 14:27
수정 아이콘
누가 멍멍이 수명 좀 20년쯤 더 늘려줬으면 좋겠습니다ㅠㅠ
녹용젤리
23/11/14 15:20
수정 아이콘
개추....
저도 가끔 먼저떠나보낸 애들이 너무나 보고싶을때가 있습니다.
빵pro점쟁이
23/11/14 23:29
수정 아이콘
행복했던 만큼 저희가 평생 안고 견뎌야 하는 빈자리죠ㅠㅠ
어니닷
23/11/14 15:42
수정 아이콘
아..10년전에 하늘나라 보낸 시츄 우리 로미가 생각나네요..
빵pro점쟁이
23/11/14 23:30
수정 아이콘
건강히 잘 지내고 있을 거에요 너무 슬퍼 마세요ㅠㅠ
아연아빠
23/11/14 22:02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16년간 함께한 우리 큰딸을 먼저 보냈지요..... 이 정도로 허전할 줄 상상도 못했답니다.
빵pro점쟁이
23/11/14 23:32
수정 아이콘
아이고 힘드셨겠어요ㅠㅠ
따님과의 추억으로 잘 견뎌내시길 바랍니다
23/11/14 23:00
수정 아이콘
고동색 시츄네요.. 저희 집 강아지도 고동색 시츄였습니다.. 보고싶네요.. 알리야ㅠ 형이 산책 많이 못시켜줘서 미안했다..ㅜ
빵pro점쟁이
23/11/14 23:33
수정 아이콘
저도 떠난 후에 잘해줄 걸 후회 많이 했어요ㅠㅠ
퀀텀리프
23/11/16 03:56
수정 아이콘
강아지는 닝겐에게 축복인거 같아요.
현관 문을 열면 매일 펄쩍펄쩍 뛰고 뺑그르 돌면서 반겨주는 강아지.. 참 신기하고 고맙죠.
언젠가 먼저 떠날 녀석들인건 알고 있지만.. 오늘 함께 있다는게 고마운 녀석들.
닝겐의 외로움을 달래주려고 신이 준 선물인거 같아요.
제임스 !! (우리집 강아지)
애기찌와
23/11/16 10:02
수정 아이콘
뭔가 야옹이가 쓴 댓글 같은 느낌이 물씬 묻어나네요 크흐
빵pro점쟁이
23/11/19 11:23
수정 아이콘
저에게도 축복이었어요
우리집 애들이랑 20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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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80 [일반] 광주에서 무엇을 사가지고 와야될까요? [38] Marionette12808 23/11/18 12808 8
100279 [일반] 중국인의 한국입국이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72] Pzfusilier17626 23/11/18 17626 4
100278 [일반] 독전2 를 보고(스포X) [30] 캡틴백호랑이10636 23/11/18 10636 0
100276 [일반] [육아] 같이놀면되지 [55] Restar8664 23/11/17 8664 21
100275 [일반] 답답한 환자들 [102] Goodspeed12956 23/11/17 12956 28
100274 [일반] 나의 보드게임 제작 일지 ② [10] bongfka8624 23/11/17 8624 10
100271 [일반] 적당히 살다 적당히 가는 인생은 어떠한가 [17] 방구차야9284 23/11/17 9284 15
100270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9) 봉기 [1] 후추통7154 23/11/16 7154 15
100269 [일반] 엄마 아파? 밴드 붙여 [18] 사랑해 Ji10575 23/11/16 10575 166
100267 [일반] 나의 보드게임 제작 일지 ① [16] bongfka9018 23/11/16 9018 11
100266 [일반] 프리우스 5세대 출시일, 가격발표 [49] 겨울삼각형11849 23/11/16 11849 3
100265 [일반] 남자 아이가 빗속에 울고 있었다 [20] 칭찬합시다.11137 23/11/15 11137 64
100264 [일반] 뉴욕타임스 11. 6. 일자 기사 번역(전쟁으로 파괴된 군인들) [12] 오후2시9240 23/11/15 9240 8
100263 [일반] [역사] 덴푸라의 시작은 로마?! / 튀김의 역사 [19] Fig.110618 23/11/15 10618 28
100261 [일반] 프로젝트 헤일메리: 하드 SF와 과학적 핍진성의 밸런스 게임 [34] cheme11945 23/11/14 11945 26
100259 [일반] 행복은 유전인가 [21] realwealth10617 23/11/14 10617 9
100258 [일반] 멍멍이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시츄) [52] 빵pro점쟁이10412 23/11/14 10412 54
100252 [일반] 요즘에는 포경수술을 정말 안하나봅니다. [108] 설탕가루인형형16623 23/11/13 16623 3
100249 [일반] 24년에 나오는 애니 던전밥은 트리거 역대 1,2번째 노려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42] 그때가언제라도8983 23/11/13 8983 2
100248 [일반] 1350명 앞에서 원톱 센터 맡고 노래하기 [24] SAS Tony Parker 13039 23/11/13 13039 5
100247 [일반]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할까?_6.도덕성이 경쟁력인가 [7] realwealth9260 23/11/12 9260 4
100245 [일반] 술 먹고나서 쓰는 잡설 [25] 푸끆이9314 23/11/12 931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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