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3/10/20 22:52:39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3242299583
Subject [일반] <플라워 킬링 문> - 탐욕과 폭력으로 쓰는 이야기.(약스포)
1920년대의 오클라호마, 오세이지 족의 땅에서는 석유가 나옵니다. 이 석유를 둘러싸고 이권과 욕망, 그리고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플라워 킬링 문>은 이 시기의 사건에 대한 논픽션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대와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철저하게 '스콜세지적'입니다. 영화는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해 잔잔하지만 확실하게 들여다보는 느낌이 진하게 듭니다. 3시간 30분에 달하는 긴 영화입니다만 흡인력이 대단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자극적인 맛이 덜하기도 합니다. 둘 중에 저는 흡인력이 더 센 것 같다고는 생각합니다.

영화의 이야기와 사건들은 굉장히 긴 시간만큼, 많은 요소를 품고 있습니다. 드라마 같다가도, 범죄 영화 같고, 재판 이야기 같으면서, 성경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그 모든 이야기를 매끄럽게 오가는 거장의 솜씨가 엿보이기도 하구요. 이음새가 없거나 거의 안보이는 형태로 두 인물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카프리오의 억양도 인상적이었고, 드 니로의 능수능란함도 정말 좋았지만, 릴리 글래드스톤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가는 인물이고, 결국 모든 사건의 중심에 놓인 인물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이 드네요.

영화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인간의 탐욕과 위선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폭로극이라기에도, 고발극이라기에도 영화가 힘줘서 이야기하는 느낌은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히 건조하고 담담해요. 개인적으로 철저하게 '스콜세지적'이라고 느낀 부분도 이 지점입니다. 폭력은 건조하고 냉담하게 그려냄으로써, 한 인물의 시작과 끝이 어찌보면 터무니없고 허무할 정도로 그려지는 이야기. 굉장히 담담하게, 이야기를 내어놓습니다. 영화의 엔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어버리지만, 실화 특유의 후일담을 들려주는 방식도 그런 맥락에서 읽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우주전쟁
23/10/21 12:53
수정 아이콘
미국 원주민들 진짜 말도 안되는 대접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aDayInTheLife
23/10/21 13:00
수정 아이콘
영화는 되게 담담하고 건조한데, 소재 때문인지 굉장히 처절하기도 하더라구요.
23/10/21 15:05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새 미드 옐로우스톤과 스핀오프 1883, 1923 시리즈를 보고 있는데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처절한 과거와 답없는 현재가 자세하게 나오더군요.
aDayInTheLife
23/10/21 17:08
수정 아이콘
타일러 쉐리던이네요.. 경계선과 그 안밖에 대해 정말 잘 쓰는 작가라고 생각하는데, 이거도 챙겨봐야겠네요.
23/10/21 22:54
수정 아이콘
간만에 보는 기분 더러운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인간성까지 발로 차는. 그럼에도 무엇보다 인간적인..
aDayInTheLife
23/10/21 23:29
수정 아이콘
오히려 그렇게 처절하고 기분이 이상한? 영화기에 인간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라구요.
23/10/21 23:39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저도 릴리 그래드스톤 배우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잔혹한 일을 당해서 저는 뭔가 더 터뜨리지 않을까 생각도 했는데 폭풍 앞에서 우선 침묵하는 오세이지족 여성을 잘 연기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DayInTheLife
23/10/21 23:43
수정 아이콘
영화 자체가 섣불리 터뜨리지 않더라구요. 그 점도 좋았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786 [일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주식 사기범 이희진 근황 [58] GOAT10198 24/06/28 10198 6
101769 [일반] 삼국지 장각은 거대한 음모의 희생자였을까? [4] 식별3991 24/06/26 3991 10
101462 [일반] '입시업체 댓글조작' 폭로했던 스타강사 '삽자루' 사망 [53] 윤석열15666 24/05/13 15666 3
100654 [일반] [스포일러] 콘크리트 유토피아 관람 후기 [21] 류지나8751 24/01/07 8751 8
100642 [일반] TV조선이 이선균 유서 폭로 기사를 삭제했습니다. [46] 밤수서폿세주11283 24/01/04 11283 14
100234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8) 사브라-샤틸라 학살 [12] 후추통6137 23/11/09 6137 15
100120 [일반] "초등생 10명이 아들 고문…촉법소년이 원통합니다" 父 폭로 [48] infinitefrontier14435 23/10/23 14435 1
100107 [일반] <플라워 킬링 문> - 탐욕과 폭력으로 쓰는 이야기.(약스포) [8] aDayInTheLife5886 23/10/20 5886 7
100090 [일반] 피와 살점이 흐르는 땅, 팔레스타인 (상) [17] 후추통9570 23/10/18 9570 14
99743 [일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단상. [40] 세인트8315 23/09/08 8315 21
99672 [일반] 펜타포트,JUMF,서머소닉,렛츠락★ 올 여름 락페 참가후기 모음 (스압,움짤주의) [8] 요하네6939 23/09/01 6939 9
99494 [일반] [풀스포] 차라리 신파였으면 나았을 갈팡질팡: 콘크리트 유토피아 [67] Farce14408 23/08/12 14408 23
99441 [일반] 롤스로이스 사건 경과 [51] 빼사스12704 23/08/08 12704 0
98659 [일반] 박호두 매억남 관련 폭로자 구르미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34] 모두안녕18942 23/04/30 18942 2
98649 [일반] 이번 CFD 사태 근황(feat 대주주) [22] 맥스훼인11436 23/04/29 11436 3
98373 [일반] 7년 끈 학폭 재판 3회나 불출석해 패소한 변호사 유가족 "억장 무너져" [173] qwerasdfzxcv19884 23/04/06 19884 5
98130 [일반] 뉴욕타임스 3. 2. 일자 기사 번역(극단화된 사회에서 관용을 회복할 방법) [27] 오후2시11497 23/03/10 11497 8
97906 [일반] WBC 일본 대표팀 분석 - 내야수 편 1부 [13] 민머리요정11069 23/02/13 11069 13
97789 [일반] <현기증(1958)> - 매혹적 명작. [17] aDayInTheLife8002 23/01/29 8002 1
96607 [일반] [역사] 일제 고등문관시험 행정과 조선인 합격자들 [10] comet2113717 22/09/20 13717 26
96394 [일반] 많이 실망스러웠던 쿠팡플레이 '안나' 감독판 (약스포) [14] 마빠이11085 22/08/19 11085 2
95457 [일반] (스크롤 압박 주의) 이효리 헌정사 (부제 : 어쩌다보니 '서울 체크인' 감상평 쓰다가...) [73] 마음속의빛29078 22/04/19 29078 25
95248 [일반] 책 후기 - <비밀정보기관의 역사: 파라오부터 NSA까지> [2] aDayInTheLife6187 22/03/15 6187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