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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2/01 02:50:22
Name Ace of Base
Subject 잡담으로 쓴 "나에게서 스타크래프트는....."
얼마전에 제주도에서 스타대회가 열렸습니다.
비록 제주에는 다른 지역보다 스타열기가 뜨겁지만은 않았지만
이번에는 참가자수가 200명을 넘어서 주최측에서도 당일날 모두 치뤄야하는
경기 운영때문에 참가자수를 일찍 마감시켰다는군요.

임요환,이윤열 정도로만 알것 같았던( 사실 제주위에 스타방송 보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제주 스타유저들의 잠재된 스타열기에 놀란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아쉽게 역전패로(그날 쇼크로 경기내용 설명 불가 ㅡ.ㅜ) 탈락했지만
저를 이긴 선수가 3위를 차지해서 대리만족은 느끼네요......;;

아무튼 학교 기말고사 전날에 치뤄진 대회라 많은 부담이 있었습니다만 제주도에서는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리고 후회도 없습니다..^^


제가 스타를 시작한건 99년 즈음이었을겁니다.
킹오파 97로 동네 오락실을 점령했던 -_-';; 당시 고2때로 피시방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한 시점이었죠. 반의 한 친구가 스타를 하자고 꾀내어 같이 시작했는데 옆에있는
친구들도 점점  큣대 대신  마우스를 잡더군요.....
(그당시 놀이터로는 당구장이 최고였습니다.)

처음에 시작한 종족이 프로토스...
그냥 포토만 깔아도 어느정도 버티니까 했었던거 같네요 -_-;;...

5만땅에서 친구들과 팀플을 하면서 케리어vs배틀 200싸움을 했더랬죠...
그당시 피시방 가격이 2000원 정도였는데 이 싸움만 3시간을 해도 비긴.. 결국
돈아까워서 피시방을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다음날 되면 반에서 조금 한다는 녀석에게 가서 " 야 배틀 어떻게 깨냐?" 라고
물으며 고교시절의 추억의 한페이지를 스타크가 채워나가는걸 회상해 봅니다.

결국 저의 케리어 200은...히드라 200에게 깨지며 저의 케리어에 의한
스타크는 막을 내립니다 -_-...이제는 드래군 200vs 히드라 200이었죠^^//

거기다 어쩌다가 나보다 못한 친구에게 지면 다음날 바로 소문을 내고는
정말 창피하고 자존심도 상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때는 주먹대신 스타크가
자존심이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저는 스타크 때문에 컴퓨터를 사달라고 졸랐고

그 컴퓨터가 아직도 저의 책상에 놓여져 이렇게 지금 이시간에 글까지 써봅니다.
제법 오래됐을법한데 6년이란 시간동안 해온 컴퓨터라 정이 많이 들었네요..

아무튼 집에 컴퓨터가 들어오고 스타 삼매경에 빠졌죠.
혼자 싱글플레이를 하고 또하고.....근 1,2년 가까이 했을겁니다.
이 종족 저종족 다해봤는데...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스타크를 처음 시작하며 몇달간 친구들이 대부분 플토와 저그만 해서
단순무식 유닛수 200으로 상대했지 테란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 저는 항상 튀는걸 좋아했고 rpg를 하게되도 조금더 손이 가고
육성이 까다로운 마법사를 좋아했기에 테란이라는 그당시 미지의 종족에
손을 댔습니다. 테란이라는 종족이 어렵고 사람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종족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특히나 저같은 경우는 특이해서 그런지 남들이 잘 하지 않는걸
좋아하곤 했죠. 그 당시 버전이 1.06정도였던걸로 기억하네요..
그러다 테란을 중심으로 1년 가까이 하게 되었지만..

어느덧.....스타크에 손을 대는건 저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들 모두 학교를 졸업하고 그냥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었죠.
잠깐 심심하면 스타크를 하곤 했지만 그냥 가끔씩이었죠.
하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저 혼자만 열을내며 한다는게 쓸쓸했지만...
하나에 몰입하면 끝장 보는 성격이라 스타크가 이미 나의 여가생활이 되었으니까요.

그러다 저에게 변화를 가져온게 바로 초고속인터넷 통신망의 보급화였습니다.
헌터에서 7:1을 깨고..싱글은 졸업이다!! 라고 외치고 이제는 배틀넷의 세계로
뛰었습니다. 정식이 아니라 그당시 게임크래프트 사이트였던
"모두 배틀넷" 그 뒤에 "구 충남대"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이제 1.08이 나오고 테란의 업그레이드와 함께 테란으로써
지금의 자리에 왔습니다.
이제는 어느정도 수준을 넘어섰다라고 느껴질만큼 자신감에 차있지만..
그냥 묵묵히 할 뿐입니다. 단점을 보완하고 이제는 자신있다!! 라고 외치기전까지는
고수라는 말을 꺼내지 않고 싶네요.

요즘 tv를 보며 나의 스타크의 고향이었던 프로토스의 부진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들지만 너무 커버린 스타크의 본 모습이라는것을 새삼 느낍니다.

저의 목표는 스타일리스트적인 유저가 되는것입니다.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건 아니고 요즘 대부분의 선수들이
마우스를 클릭하며 찍어대는 정형화된 기계적인 모습이 아니라
이윤열 선수처럼 센스가 묻어나는 그런 유저가 되고 싶네요.

딱 꼬집어 보자면...Nhn 대회였을겁니다.
이윤열 선수와 나도현 선수가 경기하는데.....이윤열 선수 팩토리 앞에 설치된
나도현 선수의 한 개의 마인이 심어져있었죠.
그때 이윤열 선수가 이미 생산된 탱크를 팩토리 앞으로 이동 시켜놓고서는
그 팩토리에서 생산된 탱크가 나오자마자 마인이 반응했지만 미리 이동시켜놓은
탱크의 공격을 받으며 "입었어야할 데미지를 안 입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고  짧았지만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내가 추구하는 장면이다.....그를 나의 거울로 삼겠다고..

케리어200을 채우며 저걸 어떻게 이기지 ? 하던 그 초심이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왜 내가 저녀석에게 졌을까...하며 잠자기 전에 끙끙대던 내모습...

사실 제가 이번 대회가 열리기전까지는 승패에 연연해 마음 상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졌는지.....연구를 하지 않았던거죠. 단지 이긴것만 생각하고 자아도취에
취해 매너리즘에 빠졌나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같은 전략에 당하고 또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진것은 그냥 Next Game..다음 방을 만들뿐. 돌이켜보지도 않았죠.
왜냐면 진것에 대한 자존심때문에.....내가 진건 리플레이로 저장하기도 싫다!!
이런 생각이었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끝나고 달라져가는걸 느꼈습니다.
특히 자신감이 가장 큰 경험이었던거 같아요.
그 많은 사람들에게 둘려쌓여 경기하는거란 참...해본 사람만이 알죠^^
이제 정말로 내년대회는 꼭...
이번에 이루지 못한 꿈을...정상에 오르고 싶네요...

6년동안 동거동락해온 나의 셀러론 400 컴퓨터가 내곁에 있기 전까지 말이죠^^...


요즘 맵이 어떻다 뭐다 해서 조금은 여론들이 들쑥날쑥하게 눈초리도 무서워졌지만..
그전에 우리들 모두가 똑같은 스타크 유저라는 틀이라는 접점으로 교차한다는걸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긴 저의 잡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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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01 11:30
수정 아이콘
헉..셀러론 400...6살짜리 데리고 사시느라 피곤하시겠습니다(저도 6살-_-;;)
마음속의빛
04/12/01 14:48
수정 아이콘
-_-;; 저도 6살짜리 컴퓨터입니다만... 팬티엄 166mmx....
16램...(32램으로 업그레이드~!) 글 잘 읽었습니다.
비롱투유
04/12/01 22:26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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