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토론토에서는 2023 오버워치 리그의 플레이오프가 진행중입니다.
벌써 조별 리그 2일차가 끝났는데, 역대 플레이오프 중에서 가장 재밌는 플레이오프가 아닐까 싶네요.
그 동안에는 플레이오프 쯤 되면 어느정도 티어 정리가 된 상태에서 숙련도와 팀합을 겨루는 일이 많았지만, 이번 시즌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플레이오프 전만 하더라도 대대적인 상향을 받은 자리야를 중심으로 겐지 자리야 메타가 지배적일거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근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댈러스 퓨얼을 제외하고는 자리야 위주 조합을 쓰는 팀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각자 자기가 가장 자신있고 잘 하는 것을 가져와서 진검승부를 벌이는 플레이오프가 되었습니다.
애틀랜타 레인, 항저우 스파크, 보스턴 업라이징, 런던 스핏파이어가 속한 A조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미드시즌 매드니스 전승 우승팀이자 서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면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애틀랜타 레인이 광탈했습니다. 항저우와의 첫 경기에선 2:0으로 앞서나가다가 역스윕을 당했고, 패자조 경기에선 런던의 라인하르트 러시에 전혀 대응을 못하고 0:3 셧아웃을 당했습니다. 윈솜트 메타 이후에는 예전만큼의 무적 포스는 아니고, 런던 상대로 이길 때도 러시에게는 꽤 고전했던 전적이 있었다곤 해도 우승후보 1위팀이 이렇게 탈락하는걸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무기력했습니다.
애틀랜타가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였던 조 1위는 놀랍게도 항저우 스파크가 차지했습니다. 작년 플레이오프부터 동부 팀들이 아무것도 못하고 떨어져버리는 바람에 동부 팀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았는데, 애틀랜타에 이어 보스턴마저 패패승승승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감정 표현이 거의 없던 리브 선수가 인터뷰를 할 때 눈물을 보일 정도로 정말 극적인 승리였습니다.
보스턴 업라이징과 런던 스핏파이어는 최종전에서 또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이번 시즌 벌써 4번째 만남인데, 그 전까지는 보스턴이 전부 이겼습니다. 모든 팀들이 런던만 사용하는 라인하르트 러시를 매우 껄끄럽게 생각하는데, 보스턴은 라인하르트 러시에 면역인 것 마냥 대처를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스턴의 승리가 점쳐지지만, 이전까지 이변이 워낙 많이 일어났던지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서울 인페르날, 댈러스 퓨얼, 플로리다 메이헴, 휴스턴 아웃로즈가 속한 B조는 별 다른 이변 없이 무난하게 진행중입니다. 먼저 픽사 선수의 부상 악재까지 겹친 서울 인페르날이 두 번의 0:3 패배와 함께 탈락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레킹볼 위주 조합을 잘 준비해왔지만, 다른 상대팀들과는 체급차가 나보였습니다.
조 1위에는 플로리다 메이헴이 올라갔습니다. 미드시즌 매드니스 이후로 한 번도 안 진 팀이니만큼 어느정도는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휴스턴 전에서 1세트를 내준 것만 제외하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습니다. 특히 모든 탱커 영웅을 잘 다룰 수 있는 썸원의 넓은 영웅폭으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조합이 돋보였습니다.
최종전에서는 댈러스 퓨얼과 휴스턴 아웃로즈 두 텍사스 팀이 만나게 됐습니다. 두 팀의 지역이 달라져서 올 해는 못 만날 줄 알았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만나게 됐습니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모습만 보면 휴스턴이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 늘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는 댈러스가 많이 이겨왔던지라 휴스턴 팬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이 됩니다.
새벽 두 시부터 최종전 경기가 시작되는데,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