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딩신:
원래 내일 올리려 했는데 그냥 지금 올리고 잘게. 쉬안하오, 너와 20번기를 두고 싶다. [제한시간 없이 모든 신호가 차단된 곳에서 화장실에도 안 가고 하루에 한 판씩 두자고.] 대국 후에는 기보를 공개해서 모두의 평가를 받고. 만약 모두가 내가 너를 무고했다 하면 난 LG배가 끝난 후 [은퇴]하겠다. 네가 감히 수락할 수 있을까? 좋은 밤 되길. 나한테 개인 메시지 보내지 말고 이 위챗 모멘트에 답장해.
리쉬안하오 9단은 프로 데뷔 이후 눈에 띄는 성적을 낸 적이 없으나, [21년도부터 성적이 급상승]해 한국에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중국 프로 기사입니다. 95년생, 27세이며 입단 시기도 2008년(당시 13세)으로 빠른 편이 아닙니다. 그런데 26세 시기부터 성적이 매우 좋아져 [현재는 GoRatings 기준 중국 랭킹 1위, 세계 랭킹 4위]입니다. (2022/12/22 현재 신진서-변상일-박정환-리쉬안하오-커제 순)
이전까지 리쉬안하오의 주요 커리어는 다음에 불과합니다.
- 2017년 몽백합배 4강 (박영훈 1:2 패)
- 2020년 삼성화재배 8강 (커제 0:1 패)
이번 논란의 시작은 바로 어제(12/21) 치러진 춘란배 4강전부터입니다. 세계 랭킹 1위인 신진서조차 리쉬안하오 9단을 상대로 단 한 순간도 우위를 잡는 시점 없이 무너져버린 것입니다.
바둑TV 중계 영상(송태곤 해설):
인공지능을 이용한 포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현재라 하더라도, 길어야 3~40수 정도면 미리 연구된 포석이 마무리되고 중반전으로 들어가면서부터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교전이 일어나며 순식간에 판이 뒤집히는 경우도 허다한데, [신진서 9단은 초반 60수 쯤까지 약열세를 유지하였을 뿐, 그 이후로는 아주 천천히 불리해지며 패배]하게 되었습니다. [전반적인 승률 그래프 변화는 프로 기사와 AI가 대국하는 경우의 승률 그래프 변화와도 유사한 모습]이었으며, 약 100수 시점에는 반면으로도(응당 받아야 할 덤 7.5집 없이도) 백이 유리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그 차이는 계속해서 천천히 벌어져 사실상 차이가 10집 넘게 벌어지자 신진서 9단이 몇 차례 승부수를 던진 끝에 결국 돌을 던지는 결과로 끝이 났습니다. [사람 간의 대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매 수마다 0.x집씩 차이가 천천히 벌어지며 그 차이가 10집 넘게 벌어지는 경우가 결코 흔하지 않습니다.]
이 대국을 지켜보던 양딩신은 한큐바둑 채팅창에서 비꼬는 내용의, 매우 공격적인 채팅을 남깁니다.
- 쉬안神은 이해할 수 없다. [요 몇 년 간 완전히 혼자 훈련해서 같이 둬본 적이 없다.] 부끄럽게도 예전에 우리같은 쓰레기 바둑들한테 방해 받기도 했다.
- 신진서는 진짜 행운아다. 2020년 이후 지금에서야 신을 영접하다니.
- 예전 신화 속 영웅들 간의 대결을 소재로 한 소설에 나오는 성인의 레벨이다.
- 수십 단은 차이 나는 수준인 듯.
- 만약 작년의 작은 소동이 아니었다면 신진서가 있어봐야 뭐가 문제야. 진작에 타이틀 다 쓸어갔을걸. 난 이미 자포자기해서 상관없음. 쉬안神만 있으면 다른 사람들은 다 쩌리들이지.
이외에도
천야오예는 '리쉬안하오가 바둑을 거짓되게 둔 것처럼 느꼈다'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으며,
커제도 '신진서가 리쉬안하오를 이기기는 불가능하다'는 코멘트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한 판 정도야 단순한 우연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리쉬안하오 9단은 지난 2021년 중국 갑조리그에서도 인공지능 추천수와의 일치율이 90%를 넘어 치팅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는 기사]입니다. 하필 이 바둑의 희생양은 커제 9단이었고, 당시 커제 9단이 해당 대국에 대해 웨이보로 저격글을 올리기도 했었기에 우리나라까지도 논란이 들려왔던 적이 있습니다.
김성룡바둑랩 영상:
김성룡 전 프로의 말에 따르면
"보통 인공지능으로 나중에 검색을 해보면, 가장 좋은 수를 갖다가 (프로가) 다 맞힐 수는 없지만, 가장 좋은 수 및 근사치에 있는 수를 최적의 수라고 하거든요. 근데 그 (최적의) 수가 하루에 70%가 되면은 그 날 명국이라고 하는 거거든요. 프로 선수들은 인공지능의 '최적의 수'를 70%를 맞히면 정말 잘 뒀다고 하는 거거든요. 근데 리쉬안하오가 이 날 90%가 넘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건 사람이 인공지능을 보고 두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수치.]"
양딩신 9단 또한 이번 14회 춘란배 8강에서 리쉬안하오 9단을 만나 패한 바 있고,
커제 9단은 작년의 기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상황일 것입니다.
또, 양딩신은 [중국기원으로부터 '할 거면 7판 4선승제 대결로 하라'는 사실상 허락을 들었다]고 하니,
조만간 바둑 역사상 최초의 '캐삭빵'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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