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는 마지막 순간에 꺼낸 러시 조합에 의해 갈렸습니다.
첫 날에는 상하이가 꺼낸 러시 조합에 서울이 대처를 못해서 100:0으로 상하이가 이겼는데,
패자 결승에서는 반대로 서울이 꺼낸 러시 조합에 상하이가 말리면서 서울이 이기고 결승을 확정지었습니다.
두 경기 모두 두 팀 중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법한 명승부여서 꼭 다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뒤에 열린 결승전은 좀 맥이 빠졌습니다. 스코어도, 경기 내용도 일방적인 4:0이었으니까요.
용을 상대로는 날아다니면서 두 번의 3:0을 만들어낸 필라델피아 퓨전의 신인 선수들이 호랑이를 상대로는 먹잇감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서울 다이너스티가 5년만에 별을 달 수 있게 됐고, 필라델피아 퓨전은 5번째 준우승에 그처야만 했습니다.
첫 경기인 샌프란시스코 쇼크 대 워싱턴 저스티스의 경기가 2020년 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의 경기에 버금갈 정도로 재밌어서 기대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풀세트가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사자 군단 LA 글래디에이터즈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토너먼트 내내 LA 글래디에이터즈의 경기력은 파괴적이었습니다.
4경기 동안 단 1세트만 내줬고, 토너먼트 내내 이 팀이 지겠다는 생각이 한 번도 안 들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작년 서부 상위권이었던 전력이 거의 그대로 유지한체, 새로 합류한 라이너와 파티판이라는 두 명의 신인 복권이 터지면서 완전체가 됐습니다.
예선에서 글래디의 두 번의 역스윕 패배(vs. DAL, vs. SFS)의 가장 큰 범인으로 지목받던 파티판이 각성한 것이 돋보였는데,
우여곡절이 많았던 커리어 끝에 리그에 데뷔해서 결승전에서 우승한 후에 인터뷰에서 울먹이는 모습은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일방적인 경기 내용과 스코어가 많았지만 볼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버워치 2에서도 여전히 탱커 캐리와 템포 싸움을 선호하는 퓨얼 클래식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댈러스가 보여준 안정적인 경기력이라든가,
쇼크의 프로퍼나 휴스턴의 펠리칸이 보여준 캐리쇼라든가, 예상치 못한 7번시드 애틀랜타의 업셋 두 번 등 충분히 좋았던 부분도 많았고,
그 외의 팀들도 왜 이 팀이 8위 안에 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을 충분히 만들었습니다.
킥오프 클래시의 휴스턴 아웃로즈
예선 4승 2패 +4 5위, 토너먼트 최종 순위 5~6위. 시즌 전 파워랭킹과 비슷하게 첫 토너먼트를 마쳤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그대로의 성적이었습니다. 댈러스에게 이기고 토론토에게 진 것만 제외하면, 이길 팀한테 이기고 질 팀한테 졌습니다.
첫 날 댈러스를 3:0으로 이길 때만 해도 올해 우승 할 수 있나 싶은 희망까지 들었는데,
쇼크나 글래디 상대하는걸 보면 올해도 그냥 상위권 수문장 역할만 하다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DPS는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작년 신인왕 펠리컨은 팀 내 최다 POTM을 차지하면서 S급 선수다운 활약을 했는데,
토너먼트에서의 토론토 전 클러치처럼 위기의 순간에 팀을 구원할 수 있는 캐리를 한다는 점이 너무 든든합니다.
메리트는 딱 리그 평균에 가까운 스탯을 찍었는데 솔저 메타여서 그런거였으면 좋겠습니다.
힐러진은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줬습니다.
이리스야 작년 애틀랜타의 핵심이었던 만큼 잘 하는거야 상수에 가까웠다고는 보는데,
이번 시즌 전까지 리그에서 1초도 루시우를 써본 라스트로가 준수하게 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20시즌 젝세 말고는 늘 불안한 루시우와 함께 했던 팀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참 다행입니다.
가장 문제는 탱커인데, 메인 탱 경험이 있는 선수가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 정도로 터질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리그에서 윈스턴을 한 번도 안 쓴 유일한 팀일겁니다.
단테의 둠피스트가 개막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시즌 내내 계속해서 꺼낼 수 없는 플랜이라는게 2번째 경기에서부터 드러났고,
든든한 플랜 B가 되어야 하는 피기의 자리야도 작년 시그마나 디바로 보여준 것들에 비하면 아쉽습니다.
새로 선수를 영입할 것 같진 않아서 불안정한 탱라인이 시즌 내내 계속될거라 불안합니다.
다음 토너먼트 예선 상대가 워싱턴-밴쿠버-글래디-애틀랜타-뉴욕-보스턴으로 지난번보단 쉬운 편인데, 4승 2패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창단 이후로 한 번도 못 이겨본 뉴욕하고 애틀랜타를 잡으면 더 좋겠고요.
미드시즌 매드니스
다음 토너먼트인 미드시즌 매드니스는 한 주 쉬고 6월 16일부터 시작합니다. (동부 일정은 24일부터 있습니다.)
동부와 서부에서 챔피언을 따로 뽑았던 킥오프 클래시와는 다르게 예선을 통과한 동부 4팀, 서부 8팀의 더블 엘리미네이션 토너먼트로 진행됩니다.
또한 서부와 동부의 모든 팀들이 참가하는만큼 상금도 기존 토너먼트의 3배나 된다고 하네요.
원래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는데, 중국 이슈로 인해서 작년처럼 하와이와 아시아에서 따로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토너먼트는 기존의 토너먼트와는 다르게 예선에 킥오프 클래시의 예선 및 토너먼트 성적을 포함합니다.
시즌 전 부터 미리 공지가 됐던 사실이라서 지금와서 바꿀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불만족스럽습니다.
킥오프 클래시 토너먼트 본선에 진출한 팀 모두에게 최소 1점의 리그 포인트가 주어졌고,
이 포인트가 미드시즌 매드니스 토너먼트에 적용되면서 킥오프 클래시에 진출한 팀과 진출하지 못한 팀들간의 차이가 확 벌어졌습니다.
특히 동부가 이 현상이 심각한데 4위 필라델피아 퓨전과 5위 청두 헌터즈의 승수 차이는 1승차지만,
리그 포인트 점수 차이는 3점으로 6경기에서 뒤집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예선에서는 4승 2패였지만 우승하면서 7점을 획득한 서울의 경우에는 첫 경기인 청두전에서 승리만 해도 다음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되고요.
이게 더 심각해지는 것은 미드시즌 매드니스 또한 진출만 해도 리그 포인트를 준다는 점입니다.
두 번의 토너먼트에 모두 진출을 하면 2점의 리그 포인트가 주어지므로, 초반 성적이 좋아서 첫 토너먼트에 진출한 팀이 극도로 유리해집니다.
승수는 비슷한데 초반 성적이 나빴다는 이유로 보너스 포인트를 못 챙겨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리그의 흥미와 공정함을 위해서는 킥오프 클래시의 결과로 주어지는 보너스 포인트는 최종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결정지을때만 사용하고,
이번 미드시즌 매드니스는 정규시즌 12경기로만 진출팀을 결정하는것이 맞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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