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주동안 미뤄졌던 동부 경기가 3주차에 열렸습니다. 오래 기다렸지만 기대만큼은 아니라서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2주동안 서부 경기를 참고했을 것 같아서 양상이 많이 비슷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달랐습니다.
노가드로 싸우는 서부와는 다르게 굉장히 수비적이고 느린 템포의 경기가 진행됐습니다.
공격적인 힐밴 사용이라든가, 상대방의 뒷라인을 노리는 다이브 같은 장면은 적었고,
브리기테와 자리야로 가드를 올린 다음 원거리에서 애쉬 같은 픽으로 서로 견제만 하다가 궁 타이밍에만 싸우는 식의 전개가 많이 나왔습니다.
서부 팀들이 첫 주차에 그랬던 것 처럼 아직까지는 동부 팀들이 오버워치 2에 적응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인 팀은 필라델피아 퓨전입니다.
T1에서 올라온 제스트, MN3, 벨로스레아 세 선수가 기대 이상으로 더 잘해주면서, 개막전부터 상하이를 셧아웃시켰습니다.
특히 캐서디 같은 비주류 픽으로도 캐리를 하고 있는 MN3 선수가 유독 더 눈에 띕니다.
어쩌면 퓨전이 토너먼트 우승컵을 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승했다가 광탈당한 작년처럼 되면 안되겠지만요.)
파워랭킹에서 동부 3강을 차지했던 상하이, 청두, 서울 동물 3팀은 기대보다 부진했습니다.
상하이는 립의 슈퍼캐리가 아니었다면 2연패로 시즌을 시작할 뻔 했고, 청두는 예전의 공격성이 사라지면서 노잼이 됐습니다.
서울은 세 번째 경기인 청두전에서 방향을 잡기 전까지는 솜브라까지 썼다 망해보기도 하면서 굉장히 많이 헤멨고요.
그 밑으로 평가받았던 항저우는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윈스턴을 쓸 때와 안 쓸때의 경기력이 지옥과 천국을 오갔고,
광저우는 파웨이의 분전이 굉장이 돋보였지만, 아나가 딜러랑 킬을 비슷하게 하고 있는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
반전을 위해서라면 딜러진, 특히 디벨롭의 각성이 필오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지난 시즌 전패를 했던 LA 발리언트는 선수단을 완전히 갈아엎었음에도 연패를 끊지 못했습니다.
광저우 전에서는 1:3, 서울과 항저우를 상대로는 먼저 매치포인트를 만들었음에도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아쉽게 패배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발리언트의 경기력이 생각보다 더 좋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시즌 발리언트가 따낸 총 세트가 2세트인데, 올해는 3경기만에 벌써 5세트를 따냈습니다.
서울 전 왕의 길에서는 동부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화물을 맵 끝까지 밀어보기도 했고요.
여전히 다른 동부 팀들에 비해서는 체급이 낮아보이지만, 이번 시즌 로스터는 경기다운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인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부분은 동부에는 서부처럼 만만한 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죠.
이번 토너먼트 사이클의 남은 일정이 첫 3경기보다 어려운 필라델피아, 상하이, 청두라서 연패가 빨리 끝날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이번 시즌 중에는 연패가 끊길 것 같은데, 누구한테 폭탄이 터질지...
3. 3주차 가장 재밌었던 경기는 5월 22일 새벽에 열렸던 LA 글래디에이터즈 대 샌프란시스코 쇼크의 경기였습니다.
서부의 메인 메타가 된 트솔윈루아의 극에 달했다고 할만한 미리보는 결승전 경기였습니다.
모든 세트가 정말 플레이 하나로 승패가 결정될 정도로 근소한 차이였습니다.
전반 세트만 해도 쇼크가 정말 잘 했음에도 캡스터의 트레이서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글래디의 3:0 승리로 경기가 끝날 줄 알았는데,
5세트를 가고, 루시우 아나가 아닌 루시우 모이라가 나오는 상황까지 나오면서 글래디의 2연속 역스윕 패배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3주차에 가장 감탄했던 장면은 워싱턴 '옵신' 디케이의 트레이서 쇼였습니다.
상대팀 파리의 분위기가 별로 좋진 않았지만 웝 선수의 영입 후에 경기력 자체는 많이 개선됐는데,
부착률 67%로 데스보다 트레이서 펄스 폭탄 킬을 더 많이 하면서 파리를 셧아웃시켰습니다.
특히 2세트 왕의 길 연장전 추가시간에 화물을 20m를 더 밀어버리는 플레이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https://twitter.com/washjustice/status/1528025572307308544?s=20&t=k0LOD0ehANCHsKxp44xtkw
3주차의 가장 큰 이변은 상하이 대 퓨전 경기엿지만, 워싱턴 대 보스턴 경기도 못지않게 충격적이었습니다.
디케이가 직전 경기에서 경이로운 플레이를 보여준 것도 있고,
보스턴이 스트라이커, 마블 관련 이슈가 있어서 워싱턴이 손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디케이를 트레이서 싸움에서 압도한 발렌타인과 매그의 윈스턴을 자동차로 밀쳐버린 펑크의 활약에 힘입어 3:1로 승리했습니다.
4. 서부는 팀마다 1 ~ 2 경기씩 남겨둔 상황이지만, 토너먼트 진출팀 8팀은 거의 확정됐습니다.
일찌감치 하위권 5팀 중 파리, 뉴욕, 밴쿠버가 4패에 도달하면서 탈락을 확정지었고,
런던 또한 남은 두 경기가 글래디와 애틀랜타라는 어려운 일정이라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아보입니다.
보스턴은 워싱턴을 잡으면서 희망을 이어갔지만 4연승중인 댈러스를 이겨야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동부는 2 ~ 3경기밖에 안했기 때문에 아직 탈락 확정도, 진출 확정도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3주차 경기만 봤을 때에는 퓨전, 항저우, 상하이, 서울, 청두 다섯 팀 중에서 4팀이 올라갈 것 같은데,
퓨전은 사실상 확정인 것 같고, 나머지 팀 중 메타에 적응 못하는 한 팀이 광저우와 발리언트와 손을 잡고 탈락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emGZE5m1HA
5. 4주차 동부 경기는 4일동안 진행되는만큼 기대할만한 경기가 많습니다.
오버워치 리그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까지 찍은 서울 vs 필라델피아 경기도 있고, 용호상박 매치도 있습니다.
3주차처럼 수비적이고 지루한 경기만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동부 경기는 토너먼트 자리가 어느정도 결정되었고, 대진을 봤을때는 일방적인 셧아웃으로 끝날만한 경기가 많습니다.
그래도 2연속 역스윕을 당한 글래디 vs 둠피스트를 포기한 애틀랜타라는 빅 매치가 하나 있고,
토너먼트 상위 시드권이 달려있는 워싱턴 대 플로리다 경기도 볼만할 것 같습니다.
6. 5월 18일 오버워치 2 베타가 정식으로 종료됐고, 다음 베타 일정은 6월 16일로 결정됐습니다.
마침 다음 토너먼트 시작인 미드시즌 매드니스와 같은 날에 열리는데, 이번 킥오프 클래시의 토너먼트에서 새 정보가 공개되길 기대해봅니다.
많은 것은 바라지도 않고, 메타를 바꿀만한 새 탱커 혹은 힐러 영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