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눈팅만 하다 가입인사 겸 써보는 몬헌 월드 얘기 및 몬헌 라이즈 소감입니다.

우선 저는 나쁜 시력, 몸치, 플레이보다 보는 걸 더 즐김의 콜라보로 비쥬얼 노벨 읽는 기분으로 스토리만 따라가면 되는 JRPG 외에는 몬헌 전 거의 손 대 본 게임이 없다는 걸 먼저 말씀드립니다.
스타도 스토리만 밀어본 정도, 롤은 깔아본 적도 없이 방송으로만 즐기는 관객형 게이머(?)에요.

우선 몬헌 월드 얘길 잠깐 해보면...

저는 몬헌 라이즈의 전작인 몬헌 월드로 이 게임에 유입된 몬린이입니다.
어릴 적 친구 집에서 잠깐씩 해보던 경험을 제외하면, 콘솔도 PS4가 처음이었어요.

게임 못 함 + 패드 다뤄본 적도 없음 + 40대 중반인 사람이 접한 첫 콘솔 게임이 몬헌이라니, 몬헌 해보신 분들은 이 게임의 난이도가 어떻게 느껴지셨을지 충분히 짐작되실거에요.

아마 일반적인 상황이었으면 조금 해보다가 어려워서 진작 때려쳤을텐데, 회사 생활의 슬럼프로 온갖 사회 생활에서의 관계를 다 끊고 출퇴근만하던 시기여서, 무언가 몰두할게 필요했던 당시 상황 때문인지 결국 이 어려운 게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아직까지도 즐기고 있습니다.

선택한 무기는 몬헌 근본 무기 대검.
원래 좀 스피디하고 간지 나는걸 하고 싶었는데, 다른 무기들은 무기 선택 전 찾아본 조작법들이 너무 복잡해보여서, 제일 쉽고 간단해보이는 대검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몬헌 월드 확장팩인 아이스본까지 몇 년을 푹 빠져 즐기다보니 어느새 고인물이 되어있더라구요.

고인물의 컨텐츠 타임어택
[몬헌 월드 엔드 컨텐츠 몬스터 베히모스]


[확장팩 아이스본 딜미터기 몬스터 네르기간테]


몬헌 월드는 파판 콜라보 몬스터인 베히모스가 엔드 컨텐츠 몬스터였는데, 이게 엄청 재밌게 잘 뽑혀서 아이스본 출시 전까지 공백 기간 동안 씹고 뜯고 맛보며 즐기기 좋은 몬스터였습니다.

아이스본은 사실 그 정도의 몬스터는 없어서인지 라이즈 출시 전 공백기가 매우 심심했어요.
그 때문에 생전 처음으로 게임 사전 예약 구매라는걸 하게 됩니다.
닌텐도 기기 스펙 한계로 인해 전작보다 오히려 퇴보한 그래픽 및 프레임 등을 다 감수하고도 구입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드디어 출시된 몬헌 라이즈 (두둥)

재밌습니다.
스토리 밀 때도 재밌었고, 전작에 없던 신규 무기 기술들도 마음에 들었고, 기존에 불편했던 몇몇 부분들도 세심하게 피드백되어 수정(한 번에 광맥 캐기 등등)되는 등  다 좋습니다.

물론 여전히 몬헌이 처음인 분들에게는 그닥 친절하지 않은 게임이긴 하지만, 전작 대비 개선된 부분들이 많이 있고 이건 예전 구작부터 즐겼던 분들 얘기로는 정말 많이 좋아진거라고들 해요.
'몬헌다움'으로 퉁 치며 포기하던 게임 상의 많은 불친절함들이 비교적 많이 개선되었어요.

현재까지의 몬스터 기준으로 난이도도 아주 막 못 해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찍먹용으로 스토리 엔딩까지만 하려 한다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솔플만 가능한 마을 퀘스트는 저희 딸도 혼자 끝까지 깰 수 있을 정도로 쉽구요.

난이도가 좀 높은 집회소 퀘스트도 좀 어렵다 싶으면 적당히 멀티로 깰 수 있습니다.

1차 업데이트가 된 현재 기준으로도 몬스터 종류가 다양하진 않은 것 같지만, 이건 아마 몬스터 추가 업데이트가 꾸준히 있을 거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전작에 없던 밧줄벌레 활용한 기술들로 인해 체감되는 게임스피드가 빨라져 다이나믹한 느낌도 강해졌습니다.

[밧줄벌레 기술로 인해 전작과 매우 달라진 수렵, 라이즈 몬스터 주인 타마미츠네]


전투 중 체력회복을 위한 물약 효과도 마시는 동안 리니어하게 회복되던 체력과 달리, 첫 흡입 시 쭉 차는 체력 때문에 덜 죽고 깨기도 쉽습니다.

다만 게임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제일 대표적인 것이 키 입력 씹힘인데, 기기 스펙의 문제 때문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커맨드 입력 시 선입력하는 모션들이 있는데 이게 엄청엄청 무지무지 자주 씹힙니다.
많이 많이 거슬려요.
혹시 몬헌 라이즈 이제 막 시작하셨거나 시작하실 분들, 이 입력 씹힘 문제가 혹시 내 패드 문제는 아닐까 하면서 괜히 더 돈 쓰지 마세요.
어떤 패드를 써도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특히 프레임 드랍 심한 맵이나 멀티 시 더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아요.

또 하나 큰 방해요소가 호석 가챠 시스템인데, 몬헌은 원래 캐릭터의 스킬들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에 가챠 시스템을 적용해놔서, 이 가챠가 엔드컨텐츠가 되는데요.
물론 현질하는 가챠는 아닙니다
[...만 그냥 현질을 하게 해줘 제발]

이번 작의 가챠 시스템은 호석이라는 장비 가챠가 메인인데, 이게 종결급을 먹을 확률이 너무너무 낮습니다.
꿈도 희망도 없이 끝도 없는 노가다를 해야 해요.

물론 캐주얼하게 즐기실 분들에게는 큰 단점은 아닙니다.
좋은 호석 못 먹는다고 게임 플레이에 별 문제가 생기진 않거든요.

전작의 가챠 요소였던 장식주와 달리 라이즈의 호석 가챠 시스템은 몬스터별로 효율 편차가 심해서, 효율 높은 몬스터 파밍만 반복하게 되고 이게 게임을 질리게 하거든요.
따라서 좀 오래 즐기실 생각이시면 소위 '호가다'라고 하는 호석 가챠에 끝 없는 괴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도 몇몇 부분에서 미묘하게 느끼는 불편함들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몬스터 "무료!"추가 업데이트가 제공되는 몬헌 특성 상 충분히 돈 값은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