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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4/05 12:59:13
Name Vesta
Subject [LOL] Not anymore...? (수정됨)
작년 롤드컵이 끝나고, 저는 어떤 직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번쯤은 이 선수에 대한 헌사격의 글을 써보고 싶었죠.
그러나 개인사정도 있고 해서 미루게 되었다가.. 스프링 시즌 시작하기 전에, 스프링 5연패에 9위하고 있던 시절에 쓰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그러지 않았던 이유는, 아직은 인정하기 싫은 팬심때문에. 그 직감이라는게 그렇게 유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페이커를 처음 '인식하게 된 것'은 2013년 롤드컵 선발전 결승이었습니다.
가끔씩 온게임넷 채널에서 LOL 방송을 하는 것을 흘러가듯이 본적은 있지만 RTS류 게임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있던 저에게는
팀게임에 화려하고 밝은 컬러감의 이펙트가 난무하는 LOL은 너무나 감상하기 어렵게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LOL을 하고, 보고, 즐기는 것을 보면서도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죠.
2013년 롤 올스타전에서 한국이 전승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오 대단하네라고 생각했던 경험이
그때까지 제가 롤에 가졌던 유일한 감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사실 스타1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부터 확 잡아당기는 게임 같은 건 없을지도 모르죠.
사람이 홀려버리는 어떤 장면이나 순간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거북하고 어렵고 이해할 수 없던 것들이
바로 그 순간을 계기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으로 탈바꿈해버리게 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사람들은 강렬한 빛에 끌립니다. 저마다 바라보는 빛은 다르겠지만 저에게는 스타1에서는 임요환이 그랬습니다.
어느 누구와도 다른 게임에 대한 접근과 창의성은 보는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극대화시켰고 그가 만들어내는
드라마와 명장면들에 환호했던 기억이 지금도 추억의 편린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좀 과장보태서 어떤 e스포츠 종목이건간에 흥행을 위해서는 그 종목의 '마이클 조던'과 같은 인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탁월하게 강한 것으로는 대중성과 관심을 이끌어 낼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왜 그 선수가 그렇게 강하고 특별한지 단순히 승패가 만들어내는 숫자로 사람들은 매료되는 것이 아니라
뭔가 보지 못한 색다른, 화려한 혹은 남다른 광채를 뿜어내는 뭔가가 존재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가끔 돌이켜 생각하면 참 재밌는게, 저는 분명 별 생각없이 2013년 여름의 그 역사적인 명승부를 생중계로 지켜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일을 하면서 그냥 '틀어놓은' 수준이라 그 전설의 제드 대 제드도 놓쳤던 것 모양입니다. 기억에 없으니까요.
사실 그때만 해도 제가 스타1에 이어 롤을 그렇게 몇년간이나 관심두고 지켜보게 될 줄은 몰랐죠.

당시 롤드컵 선발전을 좀 집중해서 보게 된 까닭은, 그 이후에 '페이커'라는 아이디를 가진 선수의 플레이가
제가 돌아다니는 커뮤니티마다 언급되는 현상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그정도로 특별한가?하는 단순한 의문.
LOL에도 임요환 같은 존재가 나올 수 있는건가? 그렇다면 나도 관심을 둘텐데 하는 다분히 실없고 우스운 생각.

롤에 대한 이해가 전무했던 저는 제드 대 제드 플짤을 보면서도 분명 화려하고 남다르긴 한거 같다는 막연한 감상은 있었지만
과연 이게 어느 정도 수준으로 특별한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고, 그래서 직접 이 선수의 플레이를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롤드컵 선발전 며칠전부터 벼락치기성으로 롤에 대한 기본정보를 숙지하고 관련 글이나 영상도 좀 찾아봤었더랬습니다.
그때 비로소 알았습니다. 롤과 같은 AOS 장르가 어마무시하게 많은 배경지식을 요구한다는 것을...ㅡㅡ;

경기 당일 마침 제가 본 세트는 2세트부터였습니다. 아마 그때 pgr 불판도 같이 봤던거 같네요. 갓전파~ 크크크...
1세트는 귀가 타임이 늦어 놓쳤지만 2세트부터는 생중계로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메시네요, 메시. 이건 선수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엘리스의 고치를 피하고 역으로 자르반과 연계해서 득점을 낸 충격파. 궁쿨이 돌때마다 상대 서포터를 암살하는 아리.
그날 저는 페이커의 팬이 되었고, 동시에 SKT의 팬이 되었죠.
그날 제가 느낀 감정은 2001년 임요환에게서 느꼈던 인상과 붕어빵처럼 닮아있었습니다.
아, 이녀석은 판타지스타구나. 그런 확신이 최면이 걸리듯 날아들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묘한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1에서 임요환과 그의 팀이었던 SKT의 팬이었던 제가
그 어떤 접점도 없이 페이커와 SKT의 팬이 된다는건... 통신사는 역시 SKT.






LCK 최초의 롤드컵 우승으로 페이커는 명실공히 롤판 최고의 스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롤챔스 윈터 시즌 전승우승을 통해 최초의 롤챔스 2연패는 물론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으로
롤씬에서 존재한적이 없던 절대적인 정점에 최초로 도달한 팀의 중심으로서 그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죠.
바야흐로 페이커 시대의 개막이었고, 그 어느때보다 강렬했던 '첫번째 전성기'였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때의 페이커만큼 다른 프로들과는 티어가 다르다는 느낌을 준 선수는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말 페이커가 탁월했던 것은, 마치 임요환이 그랬듯이 플레이스타일이 더없이 창의적이고 화려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보여준 플레이들과 게임을 보는 관점은 미드라이너의 새로운 지침서에 아로새겨졌고 하나의 교본으로 남았죠.

[제가 최고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의 끝자락에서, 그가 가진 독보적인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한마디였습니다.




허나 롤판에 등장한 첫번째 아웃라이어팀은 전승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룬 바로 다음 시즌부터
거짓말같이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빠르게 저물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몰락의 격류를 이겨내려고 발버둥쳤지만 결국 페이커마저도 그 물살에 떠내려갔죠.
정점은 집중타깃이 되고, 무수한 도전의 풍파속에서 왕좌를 지키기란 그만큼 어려운 것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점점 더 새로운 강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페이커는 자신이 왕좌에 올랐던 방법 그대로 당하곤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내려가버린 팀의 전력을 어떻게든 끌어올리기 위해서 가장 분투했던 것도 페이커였지만 결국 혼자힘만으로는
팀게임을 캐리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갈 수록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폭을 넘어서는 무리수를 두다가
결국 본인이 패배의 원흉이 되는 빈도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팀게임 스포츠 종목에서 본인이 원래 하던 것 이상의 역할을 떠맡고 그것이 고착화되는 흐름이 이어지면
종래에는 자신이 잘하던 것까지 무너져버리는 것이 흔하디 흔한 일이죠.
하지만 그렇게 도박을 하지 않고는 어차피 무난히 해봐야 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자신이 큰 득점을 하지 못하면 진다는 것이 훤히 보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상황에 몰리게 된 것이 그저 팀원의 부진 때문만은 아닙니다.
결국 페이커가 더이상은 예전처럼 압도적인 라인전 우위를 보여줄 수 없었다는 점도 분명 작용했었죠.

몰락의 시초가 된 시즌4 스프링 16강에서 루키가 페이커 상대로 라인전에서 승리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고
다시 폼이 올라온 다데의 유연한 대응을 상대로 라인전에서 압도적 이득을 거두긴 힘들었으며
자신의 무리수를 무자비한 카운터로 받아쳐 넉다운 시켜버린 시즌 4 세체미 폰의 각성과
내상입은 자신과 팀을 결국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린 꿍의 뚝심까지.

특히 루키, 폰에게 라인전에서 완패하던 모습은 군대가기 전에는 질일이 없다고 공공연히 평가되던 13 SKK의 몰락과
무소불위와 같던 페이커 1인독주 시대의 마감을 의미하는 상징과도 같은 장면으로 여전히 회자됩니다.

결국 시즌 3와 시즌 4 첫대회의 성공이 무색하게 롤드컵도 진출하지 못한 페이커와 SKT의 실패는
그저 흔하게 있을 법한 소포모어 징크스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뼈아팠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때의 심정이 그대로 드러난, 시즌 4와 시즌 5 사이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페이커가 한 말이 떠오릅니다.

[좀 더 강한 팀원과 함께 하고 싶다]

누군가는 이런 페이커를 보고 '4연솔킬'이나 당한 주제에 팀원 탓하는 거냐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겠지만
시즌 4 전체적으로 보면 무너져가는 팀의 마지막 보루가 페이커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겁니다.
페이커가 캐리하지 못하면 지는게 태반이었으니... 그리고 그 역할을 감수하던 선수의 부담감은
그만큼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인터뷰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5 프리 시즌이 시작되고 SKT는 소위 '빈집' 평가를 받던 LCK에서 당연한듯이 1인자의 위치를 되찾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개막하고 나자 흐름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해야 했고, 전체적으로 어중간한 경기력 속에서
LCK 최강 쟁탈전이 걸린 1라운드 마지막 vsGE전에서 아지르로 그동안 페이커에게서는 본바 없던 수준의
역대급 쓰로잉을 하면서 1라운드 순위도 4위로 마감해버렸죠.




많은 사람들이 이때까지만 해도 SKT가 예전의 영광을 다시 되찾을거라고 보진 않았을 겁니다.
탑, 바텀이 그렇게 특별해보이는 것도 아니고 정글은 여전히 불안하며 미드는 전 시즌의 후유증으로 기복러가 되어버렸으니.
그런데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톰의 영입과 이지훈의 분전을 통해 전승행진을 하더니
정말 SKT의 운명을 바꾼 vsCJ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이겨내면서 기어이 스프링 시즌 타이틀까지 따냈죠.

이후 MSI에서 최악의 컨디션 속에서 석패하고 준우승하긴 했어도 14 시즌때처럼 패배감에 가득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머 시즌과 롤드컵에서 더 잘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그 확신은 현실이 되었죠.
아마 많은 페이커 팬분들은 공감하실텐데, MSI 결승 4세트 카사딘을 보고 페이커가 돌아왔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당시 페이커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과 과감성으로 인해 종종 발생하는 터널 시야와 쓰로잉...
어찌보면 지금 페이커의 경기력 문제로 지적되는 많은 부분들이 시즌 4 이후에도 존재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4세트 초반 EDG는 페이커에게 미드 4인갱을 시도했고 페이커는 스프링 시즌때와는 다르게 그걸 간파하면서
게임 내내 최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 카사딘을 보고 페이커가 부활할거라는 기대를 했었죠.




'암사자'라는 폄하를 견디면서 절치부심 끝에 권토중래를 이룩해낸 15 시즌 SKT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갑니다.
지금 생각하면 수많은 고비도 있었고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지만, 그때처럼 롤을 재밌게 봤던 시기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팀이 다시 잘되고, 페이커도 다시 정점의 자리를 되찾아가는 그 과정이 팬으로서는 더없이 즐거웠기 때문이겠죠.

서머 시즌 17승 1패, 세트 35승 6패 우승, 롤드컵 15승 1패 우승. 100전을 넘긴 시즌 승률 80%.
롤챔스 2연패, 롤드컵 우승, MSI 준우승. 명실공히 역체팀의 성과를 낸 이 시즌은 사실 이지훈이라는 대체재가 있었던
페이커의 부활보다도 SKS에 있었던 선수들의 포텐셜이 폭발한 것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벵기의 부활도 컸죠.
페이커가 아직 완연하게 회복하기 전에 그 틈을 완벽히 메운 것은 이지훈이었죠.

이 시즌 페이커의 위치는 이지훈보다 약간 앞선 정도였고, 13 시즌처럼 무소불위와 같은 입지까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최강자의 위치를 완벽하게 되찾은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고, 그와중에 보여준 기행에 가까운 챔프폭과
라인전, 한타, 운영 모든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올마이티의 면모를 되찾은 페이커는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제2의 전성기는 결과적으로 볼 때, 제 예상보다도, 또 많은 사람들의 예상보다도 더 길었습니다.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
다전제의 SKT.
큰 무대의 페이커.
빅게임 정글러 벵기.
페뱅울과 꼬초리.
잼구(...).

...와 같은 수많은 SKT를 상징하는 밈들이 쏟아져 나온 시즌 6는 그야말로 격동의 시즌이었습니다.
시즌의 왕좌를 놓고 대립한 구 락스, 신흥 강호 신 삼성, 위대한 정글러를 앞세운 kt와 더욱 날카로워진 해외팀들까지.

16 시즌 커리어는 13, 15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했습니다.
롤챔스 우승-3위. 국제대회는 IEM-MSI-Worlds까지 모두 석권.
어찌보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포지션별 커리어 격차를 벌려버린 시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시즌을 통해 페이커는 명실공히 역체미로서의 위치에 항구적으로 못을 박아버린 느낌마저 있습니다.
롤드컵 3회 우승, MSI 우승, IEM 우승, 롤드컵 MVP, MSI MVP, 롤챔스 5회 우승...
LOL = 페이커라는 상징성이 더욱 강화된 시즌이었습니다.

15 시즌과 비교해 탑, 정글에서 16 시즌 슼의 전력은 분명 애매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즌 팀을 캐리한 것은 딱 꼽자면 상반기에는 바텀, 하반기에는 '미드'였습니다.
특히 이 시즌에 큰 경기에서 보여주는 페이커의 집중력과 경기력은 정말 남달랐습니다.
속칭 '빨간불 들어온' 페이커는 감당이 안된다는 말이 돌 정도로.




결국 모든 도전을 물리치고, 시즌 MVP까지 거머쥔 그가 남긴 한마디는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죠.

[Not anymore.]







16시즌부터 17시즌에 이르기까지 슼팬으로서도 참 힘든 순간이 많았습니다. 선수들의 승리로 기쁨을 맛보기도 했지만, 그만큼 따라오는 이런저런 이야깃거리들은 그다지 유쾌한 것들만은 아니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이루고 이룬만큼 여유가 생겨야 정상인데, 반대로 부담은 켜켜이 쌓인만큼 여유는 더 사라져가는 느낌을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까지도 같이 겪게 된건 아닐까 싶습니다.

17 시즌은 처음부터 '빈집털이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된다는 압박감에 선수들부터 시달렸던 것이 은연중에 드러날 정도였고 결국 돌이켜보면 그거 하나만 증명하고 나머지는 놓쳐버린 시즌이 되어버렸죠. 그동안 이룰대로 이룬 선수들이라 번아웃이 생기지 않는게 말이 안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그걸 또 당연히 이해할 수도 없는 참 힘겨운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팀게임이니까요.

우스갯소리로 리라로 흥한자 리라로 망한다고, 리라의 웃음소리를 기점으로 다시 전성기를 이어나간 팀은 리라 결승 직후부터 몰락이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내상이 너무 컸고, 연습부족의 독이 그때부터 터지기 시작했죠. 지금에 와서 새삼 그걸 탓하는건 아닙니다. 이번 시즌은 잘해줬으니, 사실 빚(?)도 갚은 셈이고... 이미 그건 지나간 일이니까요. 그걸 이해해주기에는 다른 선수들의 분전이 눈에 밟혀서 화가 났을뿐.

시즌 초에 너무 잘나가면 좋을게 없다는 불안감은 항상 있었는데, 스프링 우승과 msi 2연패로 '빈집털이론자'들을 입다물게 했다는 성취감은 있었지만, 그만큼 이르게 방전되는게 아닐까 하는 불안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페이커가 msi에서 다소 헤메는 모습이 나온 것부터가 걱정스러웠구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데 있었다는건 리라가 지난 이후에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17 서머 포스트시즌부터 롤드컵에 이르기까지 페이커는 정말 눈물겨울 정도로 처절했습니다.
14 시즌에 이미 경험해본 것이기라도 한 듯 동료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페이커의 플레이는 확신에 차있었고
다른 쪽의 실점을 본인이 되갚아 주면서 팀을 캐리해냈습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전 아직도 이정도로 일정기간 내내 중요한 대회에서 원맨캐리에 가까운 포스를 보여준 경우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롤드컵 결승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물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은
변함없이 보여주는 프로로서의 자세와 노력, 그리고 의지에 대한 경이가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겠죠.



사람들은 가끔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왜 페이커만 감싸고 도느냐고.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페이커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씹히고, 부당하게 욕을 먹는 경우도 갈 수록 많아지고 있지만, 그동안 어느 정도의 경기력 부진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 익스큐스되는 면도 왕왕 있었습니다. 그걸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선수 본인이 대부분 다시 좋은 경기력으로 증명해왔긴 하지만요. 그리고 그런 이중잣대에 질려서인지는 몰라도 대놓고 안티를 표방하는 분들도 있죠. 심지어 pgr에서마저도.

저 역시도 페이커에게는 남들보다 관대한 기준을 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봉 최고액 받는 선수치고, 아니 연봉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페이커에게 과거 잼구 시절 블랭크나 최근 운타라 혹은 작년 뱅에게 했던거 만큼의 비판이나 비난을 가하진 않고 있으니까요. 그걸 번아웃 운운하면서 면피용 변명이나 해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것도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페이커팬이면서 동시에 SKT팬으로서 봐도, SKT가 이런 위치에 서기까지 그 누구보다 많은 기여를 한 선수는 페이커입니다. 그래서 리스펙트의 감정이 절로 들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보기에는, 그동안 해준게 너무 많아서 그럴 수가 없더군요. 너무 많습니다. 너무, 너-무 많아요. 규격 외로요. 그렇다고 프로로서 뭔가 잘못을 한적이 있는 것도 아니구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페이커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 탓만 하면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죠. 저 역시 그런식으로 페이커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만 평가하진 않았구요. 이 부분은 보는 사람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이번 시즌 페이커가 탑이나 정글과 비교해서 아주 독보적으로 못했다고 보진 않기에 그나마 욕을 덜하는 것도 있습니다. 흔히 하는 명예사(...) 효과를 받은 걸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연봉과 팀에서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페이커는 분명 변명의 여지 없이 본인 커리어 중에 최악의 시즌을 보낸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후 철저히 피드백하고 복기하면서 서머 시즌을 대비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페이커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부진하다면, 그 연봉이 낭비 수준이고 팀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먹튀'수준이기 때문에 당연히 팀 차원에서도 고민이 커질겁니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전력과 대전략의 중심으로 수년간 활약해온 선수라고 해도, 프로씬에서 예외는 없는거죠.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응원할 뿐입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제가 지난 시즌 가장 충격을 받았던 페이커의 인터뷰입니다. 이걸 두고 혹자들은 배부른 소리 한다, 다른 선수들이 욕먹을 땐 뭐하다가 자기가 좀 욕먹으니까 저러는거냐는 식으로 또 한소리 하더군요. 제가 15 시즌 이후부터 롤을 즐기면서 보기보다는 신경 날카로워지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트래쉬토크나 자신감 있는 인터뷰를 하면 빠짐없이 조롱거리가 되고, 커리어와 승리가 아니면 난도질 당할 일만 있으니 선수들, 감독들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숨막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비단 SKT만의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롤드컵 결승 직후 페이커의 눈물을 봤을 때, 저 인터뷰가 떠오르면서... 롤드컵 직후에 저는 정말 싫은 직감이지만, 페이커의 스프링 시즌 부진을 공공연히 이야기 하고 다녔습니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번아웃이 올거라 짐작이 들더군요. 이런게 정말 싫은게, 흔한 말로 촉이나 직감이라는 건 꼭 자기 의지나 바람과는 관계 없이 어느 순간 찾아온다는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그런 직감이 찾아온 이유는, 페이커의 그 모습에서 과거 골든마우스를 쟁취할 때의(...) 임요환이 오버랩되는 면이 있었기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14 시즌과 15 시즌에서 이미 경험한 바가 있구요. 이건 페이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상당히 많은 전례가 있기도 하니까요.

15 시즌 초 벵기에게 필요했던 것이 자신감, 16 시즌 블랭크에게 필요했던 것이 경험, 17 시즌 뱅-울프에게 필요했던 것이 연습량이었다면 지금 페이커에게 필요한건 휴식과 재충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시즌 중간에 체력적으로 쉬고 이런게 아니라, 정신적인 부담을 덜어내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보는거죠. 다시 올라간다는 것은 단순히 본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닐테지만, 항상 정점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해야하는 것보다는, 적어도 한번은 내려올 필요성은 있습니다. 선수 생활은 아직도 긴 세월이 남아있으니까요.

이번 시즌 내내 페이커가 제발 마음을 편하게, 좀더 내려놓고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달고 산거 같은데... 이참에 진짜 좀 내려놓고 부담을 많이 덜었으면 좋겠네요. 순위가 낮다고 도전자의 마음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고루한 격언도 있으니까요. 어느 한 시점의 실패가 곧 좌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이미 15 시즌을 통해서 경험해 봤지 않습니까.








이미 2014년에 페이커의 시대는 한번 종말을 고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다시금 페이커 시대의 종언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많은 이들이 페이커 시대의 끝을 논하며 그때가 아닌 작년 서머나 롤드컵을 언급합니다.
사람들 기억속의 종말의 기점마저 희석시킬 정도로, 페이커와 SKT는 더 큰 도약을 이뤄내며 시대를 연장시켜 냈었다는 의미겠죠.

폰 루키 다데 꿍이 페이커 시대의 제1막을 닫았고, 비디디 유칼 쿠로 크라운이 페이커 시대의 제2막을 닫았습니다.

지금은 잠시 내려와 있지만, 다시 비상할 날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날개를 접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머 시즌, 제3막의 시작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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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5 13:05
수정 아이콘
크흡 감동이네요 진짜 팬이여야만 쓸 수 있는 글인것 같아요
왕좌 씬은 정말 대박이네요. 그때 페이커가 그라가스를 리븐으로 3렙 솔킬 따던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고...

2016 롤드컵 4강전은 정말 영원히 못 잊을 것 같긴 합니다. ROX를 응원했지만 두 팀 모두 기세가 엄청났고 숨겨둔 조커 카드까지 꺼내며 합을 맞댄 그 순간을....
바보야
18/04/05 13:23
수정 아이콘
그 미포터 맞죠? 저도 락스팬이라 공감가네요.

작성자분 글도 정성 가득이네요.
추천합니다.

저역시 쉽게 페이커가 꺽이지 않을거 같습니다.
응원팀의 라이벌이라고 항상 생각해서 말이죠.

좀 더 큰 무대에서 2016 롤드컵 4강 같은 날을
다시 기대해 보겠습니다.
러블세가족
18/04/05 13:12
수정 아이콘
늘 얘기하지만, 뱅이 부활했던 것처럼 페이커도 부활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이대로 계속 저점으로 남지는 않을거예요. 프로의식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래왔듯이. 믿음의 영역을 제외한다면.. 롤이라는게 고착화 된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선가 반등 할 타이밍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내려놓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송하나 긔여워
18/04/05 13:13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교자만두
18/04/05 13:14
수정 아이콘
클라스있으니 한번 올라오겠죠. 뱅도 훨씬 더 업그레이드 됐으니서브멤버가 아쉬울뿐..있었다면 푹쉬고 올라왔을텐데요.
YORDLE ONE
18/04/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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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즌 기대합니다!!
18/04/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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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슼과 페이커는 언제나 이슈의 한가운데에 있던 느낌이라 피로가 상당했을 겁니다.
팬은 팬대로 안티는 안티대로 모두 쳐다보고 있으니...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성격도 이런 관심을 즐기기 보다는 프로의식으로 감내한다에 가까운거 같아서...
모두가 페이커의 프로의식을 칭찬하지만 오히려 이런 프로의식 때문에 가볍게 비워내는게 어려운거 같아 아이러니한거 같습니다.
어쨌건 페이커는 페이커죠. 휴식과 재충전후 서머에서 다시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ThisisZero
18/04/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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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그분 골마없....읍읍.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작년 롤드컵 결승 이후에 올해는 그냥 쉬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하필 롤드컵을 한국에서 하게 되니까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왜 하필 올해....
도토루
18/04/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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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과 정성이 담긴 글엔 추천!
바부야마
18/04/0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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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찔끔나네요 페이커 응원합니다.
무민지애
18/04/0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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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페이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오죠.
그런데 다음 시즌에는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SKT 전체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롭게 출발해야 되는데
참 어려운 일이죠. 페이커 혼자 휴식하고 반성하고 재충전 해서 될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 상태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여름시즘에 SKT에 오고 싶어 할까요? 독이 든 성배를 누가 마시려고 하겠습니까.
결국은 지금 있는 선수들 혹은 신인들로 롤드컵을 준비해야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여담으로 기인 vs 스멥 + 쿠로 vs 유칼 의 경기가 너무 기대가 됩니다.
세대교체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18/04/0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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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선수들이 가장 올만한팀 아닌가요? 어차피 구멍이라고 확실하게 나와있는 라인은 한개 정도인데
skt가 4위이긴해도 그래도 그 줄에있는 팀중에는 가장 확률이 높은팀이죠.
kartagra
18/04/0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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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어느정도 맞춰준다면야 롤드컵 노리는 탑정글 선수 입장에서는 가장 갈만한 팀이긴 하죠. 그 위 팀들은 기존 멤버들 자리가 너무 확고해서..바로 아래 ksv도 멤버 확고한건 마찬가지고.
18/04/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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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탑, 정글에서 영입이 있으면 좋겠지만 설령 영입이 없더라도 트할-블랭크로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블랭크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회의적인 생각을 하시고 계시지만 전 블랭크-블라썸 2B 정글 체제로 계속 경기력 다듬어 나가면서 피드백하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요 16 시즌 블랭크의 부진과 지금 블랭크의 부진은 분명 맥락이 달라도 많이 다르다고 봐서요.
18/04/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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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팀에 탑정글 선수라면 갈데도 없지않나요? 롤드컵 포인트 벌어놓은팀중 패권을 도전할곳 skt말곤 없어보입니다만.. 무슨 팬 이런거 무서워서 선수생활 못하면 블랭크는 예전에 은퇴했겠죠. 하루라도 커뮤니티 안하고 못 사는사람이 아니면 저라면 skt가고 말겠내요
18/04/0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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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담긴 글이네요
팬이 아닌데도 울컥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상승세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클라스는 영원하다고 다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18/04/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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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우승하세요 크크 뭐 아무나 우승해도 상관없지만 스코어 성불도 해야 할듯 크크크
18/04/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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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칼이 시켜줄것인가, 스맵/뎊트가 막아줄것인가...
후유야
18/04/0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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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1 때부터 롤까지 SKT에게 당한 게 워낙 많아서 이 팀을 동정하거나 조금이라도 인간적으로 안타까운 마음은 안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올해 슼이 5연패를 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소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무너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들더군요. 올시즌은 그래도 kt가 skt에게 우세를 점하고 있는 시즌이라서 여러모로 안심도 되고 여유도 생겨서 일까요. 이러다가도 언제 또 살아나서 kt 천적 노릇을 할지 모르니 지금을 즐기도록 하겠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라이벌팀이지만 리스펙트할 수 밖에 없는 위대한 선수입니다... 사실 skt의 다른 선수들(현재 뿐만 아니라 지나간 선수들까지)과는 다르게 이 선수는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빛을 잃고 무너지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Eden Hazard
18/04/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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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로 페이커 시대의 2막이 끝났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서머도 남아있고 그 이후의 성적에 따라 롤드컵도 있으니까요.
전 슼팬도 아니고 페이커팬도 아니라 이대로 끝없이 몰락하든말든 크게 관심없지만, 페이커가 진짜 위대한 선수라면 반드시 반등할겁니다. 어느 종목이든 역사에 남을만한 선수는 커리어 끝까지 자기 존재감을 발산하더라고요.
18/04/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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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페이커의 부진은 번아웃이라고 생각합니다. 휴식+새로운 자극+동기부여 가되면 살아날꺼에요.

막말로 만약 제가 페이커의 게임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페이커의 부담감을 똑같이 격었다면 전 훨씬 먼저 지쳐 떨어졌을꺼에요. 누구라도 그랬겠지요. 존경스러운 선수입니다.
18/04/0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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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응원합니다. 푹 쉬고 다시 재충전해서 돌아오시길.
Nasty breaking B
18/04/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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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레전드 네버 다이 팬아트는 정말 기억에 남는 명짤
18/04/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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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 글에서 처음 봤는데 소름돋는 짤이네요
18/04/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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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체 눈물을 잘안흘리는 편인데 페이커가 울때도 허탈감만 있었거든요.
근데 페이커가 우는거랑 저 팬아트가 동시에 올라온걸 봤을때는 그냥 눈물이 나더라구요.
18/04/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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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눈물 흘리는걸 걸어놓고 보고 싶은 선수는 없겠지만
저 팬아트는 페이커가 가보로 남겨도 될것 같아요
1등급 저지방 우유
18/04/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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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심이 뚝뚝 묻어납니다. 이런글을 좋아라하는 편입니다.
아래 페이커 시대의 종말...이란 타이틀로 붙은 글에 꽤나 설전이 오고갔지요.
그리고 그 단어가 약간(?) 과할수는 있겠으나 저 역시 동의했구요.
하지만, 그것 역시 찬사이기에 대단한 선수에게만 붙일 수 있는 [페이커의 시대]라는 말이 제겐 더 와닿았다는거죠.
LOL판에 있어서 페이커라는 선수를 빼고 어떻게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리스펙트 되어야 하는...아니 리스펙트 되고 있지요.

그렇기에 이제는 독보적인 언터쳐블 No.1의 페이커가 아닌 상황이기에 다들 안타까워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위 영웅이란 존재가 그렇게 저물어가는 것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난다는거죠.
한국 예능의 판도를 바꾼 [무한도전]이 재미가 없다고 대차게 까일때에도 누군가는 다시금 날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었고,
중간중간 반등의 기회를 잡긴 했지만 얼마전 완전한 종영을 했을때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음에 안타까워 하는것처럼 말이죠.

너무 오랫동안 달려왔습니다. 그 절대무적의 상징이던 선수가요.
예전에 한풀 꺾였다고는 했지만, 다시금 정상의 자리에 오른 것처럼.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많은 팬들은 조금 쉬어가려고 하는가보다...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와신상담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정점을 찍던 선수나 가수가 은퇴 후 복귀해서 예전의 화려함은 없지만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제2의 제3의 전성기를 찍은것처럼,
이제는 페이커 혹은 skt가 우리 미드는 절대 무적이야! 무조건 라인전부터 찍어누를 수 있어! 우리팀은 미드 중심으로 간다! 등에서 탈피해서
다른 컬러를 입혀보는 건 어떨까...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다. I'm back!! 을 다시금 보여주는 서머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그를 칭송하는 게시글과 각종 기사가 넘친다면 그 또한 멋진일이 될 것 같긴 하네요.
18/04/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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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먹는 페이커 이미지는 무얼 의미 하나요?
18/04/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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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캐?
18/04/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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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16 롤드컵 테마 MV인데, 저 장면은 왕좌에 위치한 페이커를 향한 수많은 도전(검은 손들)을 물리치고 브로콜리 씹고 굴러서 도전자들을 제압했다 뭐 그정도 늬앙스 크크..
무더니
18/04/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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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5때 페이커가 브로콜리(?)머리를 했어서 그걸 활용한 이미지입니다.
ThisisZero
18/04/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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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5 롤드컵 우승하고 브로콜리 생으로 된걸 씹어먹는 세레머니도 했죠. 보면서 저거 안씻은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뭐 지금까지 별 탈 없던 걸 보면 괜찮겠죠 크크
The Special One
18/04/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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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 구락스 - KT,킹존 테크로 팬질을하던 제게 페이커는 저승사자 그 이상이었습니다. 딱 미드차이로 졌다고 생각한 경기가 수도 없었어요.

페이커가 이대로 끝날리가없죠. 좀 쉬고 재충전하면 뱅처럼 돌아올겁니다. 이선수 돌아오기전에 응원팀들 우승좀 해먹게요.
세인트
18/04/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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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 정성 가득한 글 잘 읽었습니다.

뭐 저도 이번 준플옵 페이커 못한거 가지고 오지게 깠던 사람이라 미안한 기분도 있긴 한데...흠흠;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듭니다.

다들 [페이커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라고요.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이 선수의 부진이 길 거라고 생각도 안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앞에 그랬던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듯 잘 할거라고 생각하는게 사실 너무 말도 안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거죠.
정점을 찍고, 부진에 빠지고, 다시 살아나는 - 아니 심지어 살아나다 못해 정점을 다시 찍는 - 것 자체가 지극히 드문 일이죠.
롤판 뿐 아니라 e스포츠 역사 전체를 봐도 정말 거의 몇 건 되지 않는 일입니다.
그걸 저 선수는 이미 두 번이나 해냈어요. 두번 한거 세번 못하겠냐는 생각도 물론 듭니다만 (여기서도 까이는 콩...)
너무 말도 안 되는 걸 보여줬다고 앞으로도 또 말도 안 되는걸 보여줘야 할 리가 없잖아요.
만약 못 살아나고 이대로 부진이 길어진다고 해도
경기 한 판 한 판 내적으로 보이는 부분에서의 비판은 나올지 몰라도...
앞으로도 저만한 선수는 이스포츠판 전체를 통틀어 나오기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이번 시즌 내내 달린 SKT 팀, 페이커선수, 팬분들 수고하셨습니다.
18/04/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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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는 반드시 다시 돌아올 것입니다. 굉장히 강경한 무신론자인 제가 이런 종교적인 말을 하게 될 지는 몰랐는데, 이 선수가 그 동안 쌓아온 그 커리어가 바로 바이블입니다. 다시 돌아올 거에요 페이커는. 그리고 돌아와서 그 망할 안티들 입 좀 닥치게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격수
18/04/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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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봤자 언젠가 다시 위기를 겪는 날이 올 거고, 안티들은 그때 또 활개치겠죠.
저는 페이커 팬이 절대 아니지만, 페이커 팬분들이 "돌아와야 한다" 는 식으로 말씀하실 때마다 굉장히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페이커가 역대 최고 선수로 불리기 위해서 "더 해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돌아와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해도 이미 최고의 선수입니다. 마이클 조던이 60살, 70살까지 뛰어야 합니까?
18/04/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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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돌아올 거라는 예기는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거란 예긴 아닙니다. 폼이 돌아올 거란 예기죠. 그 동안의 명성과 비교해서 급격히 무너지지 않을거란 예깁니다. 마이클 조던처럼 완만한 하향세를 타면서 지속가능한 선수생활을 했으면 해요. 안티들 활개치는거야 원래 그런 작자들이니까 할 수 없고... 한 순간만이라도 그냥 그 입 다무는 거 보고싶어서 그래요.
K. De Bruyne
18/04/0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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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인터뷰 중에 not anymore은 뭘 의미하는건가요?
페이커 인터뷰는 웬만하면 다 본거같은데 기억이 안나네요
글 잘읽었습니다.
저격수
18/04/0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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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theplayerstribune.com/en-us/articles/faker-league-of-legends-worlds-unkillable
====
For a while there it felt like my intuition was off, and I didn’t know if I could recover. But right now I feel like I can play forever. At the start of the year, I’d have fears that I was falling from the top and that maybe people were right when they said other players were eclipsing me.

Not anymore.

마지막 문단입니다. Not anymore의 의미를 보는 데에는 이 정도를 가져오는 것으로 충분해서 가져왔습니다.
인터뷰는 2016년 10월 28일자입니다.
The Special One
18/04/0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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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 나는 나의 게임에 대한 통찰력이 사라진것처럼 느껴졌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회복할수 있을지 장담할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 나는 언제까지라도 플레이 할 수 있겠다고 느낀다. 올해 초, 나는 내가 정상에서 내려오고 있다는 공포를 느꼈다. 사람들이 다른 미드레이너들이 나를 넘어서고있다 말했을때, 아마도 그들이 그때는 맞았을지 모르겠다.

더이상은 아니다.
18/04/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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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멋진 문장이네요. 트리뷴에 올라왔을 때 바로 읽어 보았는데, 지금 읽어보니 더욱 와닿는....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18/04/0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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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걸 생각하게 하네요..
VrynsProgidy
18/04/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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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중에도 몇번 밝혔지만 저는 지표충이라 페이커의 기량은 아직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량을 게임에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이 약해졌다고 생각해요.

지금 메타에서 좋은 미드라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정글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블랭크를 팀적으로 도저히 신뢰 할 수 없다면 신뢰할 수 있는 정글러를 데려왔으면 합니다.

또한 현 메타에서 미드라이너는, 팀이 밀리는 와중에도 혼자 잘 커서 뭔가 해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같은 역할을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씨에스고 뭐고 재기발랄하게 정글러랑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막 해보다가 잘 안되면 캐리는 원딜보고 알아서하라고 하면 되는 그런 포지션이죠.

좋은 글 잘 읽었고, 팀적으로 잘 보완해서 다음 시즌 페이커의 귀환을 기대해봅니다.
18/04/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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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전 어떤 면에서는 팀적으로 블랭크를 지나치게 과신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이번 시즌에 정말 극도로 부진한 블랭크임에도 별반 날선 비판을 안한 이유가, 지금 블랭크의 부진은 클래스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자기 스타일이나 역할에 걸맞지 않는 롤을 '버겁게' 해내고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슼에서 라이너 시팅 흔히 커버형 정글이라고 하지만 노예형 정글이나 다름없어요. 이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 전제조건이 붙죠. 라이너가 반드시 라인전이 강하고, 캐리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정글은 철저하게 변수를 지우는 역할을 도맡아서 하면 되구요. 이게 그렇게 만만한 플레이롤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라인전에서의 약간의 우위도 최대한 굴려내면서 상대 정글러의 변수도 지우고 본인 성장+오브젝트 관리+교전에서의 이니시나 시야장악까지 다 해야 하는거거든요. 그야말로 모든 디테일의 얼개를 상당부분 정글에 의존하는 역할이고 과거 댄디-마타로 대표되던 역할을 벵기 혼자서 거의 70% 정도 한다고 느껴질 정도니까요. 그리고 그 여분만큼 울프는 교전과 합류 및 원딜 케어에 더 많은 역할을 부여받구요. 이런 정글스타일은 솔직히 말해서 전 벵기말고는 해낼 정글러가 거의 없다고 보고, 그 벵기도 그걸 시즌 내내 꾸준히 유지하기가 어려웠죠. 그런데 이런 전략을 고수했던건 그만큼 라이너 캐리력이 투자대비효율이 엄청날 정도로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국 커리어 쌓을대로 쌓았으니 대성공인 셈이죠.

하지만 영원한 최강이 없듯이, 영원히 독보적인 원패턴도 없습니다. 과거 13 SKK가 본인들의 기량하락 외에도 미드 라인전 구도의 변화와 메타 변화, 그리고 와드갯수 제재 등 여러가지 변수에 대응을 못하면서 쓸려나갔듯이 패치와 폼의 변화로 인해서 원패턴 전략은 얼마든지 한두시즌만에 파훼되고 분쇄될 수 있는거거든요. 그걸 참 용케도 약간의 대응과 수정만으로 2시즌 반을 해먹은셈이니 롤판 최강의 원패턴이라고 해도 무방할지도 모릅니다. 슼은 그정도로 지금까지 노예+다재다능한 정글러와 라이너 캐리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짜왔고, 롤은 미드게임이자 딜러게임이라 이건 '옳은 방향'이었죠. 능력이 되는 선에서는.

2년간 보면서 느낀건데 분명 블랭크는 나쁜 재목이 아니에요. 포텐셜도 충분합니다. 포텐셜 없는 선수가 단순히 버스타서 롤챔스 우승하고 그러지 않아요. 멘탈 지적도 나오지만 돌골렘 처형같은건 그 벵기도 겪었던 일이고 벵기도 기복으로는 유명했습니다. 슼이 지향하는 대전략으로 인해 모든 슼의 정글러가 '벵기화'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 라이너 캐리력이 절대적인 팀에서는 그게 나쁜건 아니죠. 다만 한가지 간과한 것은, '전령'의 등장, '초록강타' 및 시야석 삭제와 같은 운영에 영향을 주는 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있다는 점과 어느 순간부터 라이너들의 라인전을 등한시하고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무장한 조합을 즐기면서부터 균열이 보이기 시작한거라고 생각합니다. 올 시즌 페이커보다 더하면 더했다고 보는 블랭크의 부진에 대해서 16 시즌과 비교하면 그닥 비판, 비난도 안하는 이유는 이건 팀적인 문제가 크고 블랭크의 클래스보다는 폼의 문제가 겹쳐 서로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올시즌처럼 페이커가 라인전에서부터 전체적으로 불안정하고 판단과 시야가 좁아진 상태에서는 페이커의 롤을 최대한 줄이고 변수는 정글에게 돌리는게 맞죠. 그런데 슼은 어쨌든 그런식으로는 최강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항상 예전에 그래왔듯이 정면승부를 고집했고, 그래서 졌죠. 물론 영리하게 다른 방향으로 돌렸다고 결과가 달랐을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어차피 끝은 같죠. 기량의 문제가 분명 있는거니까.

어떤 면에서 저는 17 SKT에게 정말 그런 롤판의 절대적인 명제를 부술 수 있을까? 라는 불안섞인 기대를 한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러 변수가 있었다고는 해도 실패였죠. 그리고 그 가운데 다시 예전과 같은 문법을 그대로 써먹기에는 이미 낡았고, 그 중심축에 있는 미드가 지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으며 예전보다 더 안좋은 환경속에서 벵기와 같은 임무를 부여받은 블랭크는 '고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시즌 경기 보는게 참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와카전-준플옵까지 기대 이상으로 이만하면 치렀다고 보고, 나름 아쉬웠다곤 해도 3강인 상대를 몰아붙일 정도로 한수를 보여줬다는 점이 긍정적이었습니다. 적어도 준플옵에서는 미드-정글의 기량차이는 보였고 팀게임에서 약간 밀리긴 했어도 형편없는 운영이나 팀게임이 나오진 않았어요. 맥락은 다시 잡아가고 있다는거죠. 그래서 패배한 순간에는 아쉬웠어도, 서머시즌은 상당히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탑, 정글의 영입이 그냥 무조건 필수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트할-블랭크/블라썸-페이커-뱅-울프/에포트로 계속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려가는게 더 좋은 방향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요.
카서스
18/04/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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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호날두도 시즌 절반을 날려먹었는데 어느새 발롱 유력후보죠.
페이커도 클래스가 있으니 섬머 혹은 다음시즌을 기대해 봅니다.

번외로 페이커 부진은 번아웃도 있지만 자기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도 있는것 같습니다. 다른라인이 망해도 그것보다 내가 성장하고 내가 딜넣어서 캐리해야 한다는게 실수할때마다 느껴져요.
정신과 상담이라도 받으면서 좀 편해졌으면 하네요.
18/04/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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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런 강박관념을 이번 시즌 내내 느껴서 항상 불판에서도, 별도로 겜게에 글을 썼을 때도 부담을 줄이고 자기가 뭔가 예전처럼 팀의 hero로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떨쳐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죠. 이건 롤드컵 결승에서 보인 눈물 이후로 이미 앞서 다른 예시들이나 페이커 본인의 14 시즌 이후의 행보에서 겪었던 것이라 자연스레 나타날 문제라고 봤었습니다. 그게 말처럼 쉽진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탑정글이 불안한 상황에 신예들이 많은 팀게임에서 본인이 해내야 한다는 마음이 안생길리가 없죠.

저는 그런 마음가짐이 경색되고 굳어지게 되면 플레이 스타일에서 매너리즘이 나타나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결국 그 매너리즘이 시즌 내내 고쳐지질 않았고, 중요고비에서 큰 실수를 연달아 하게 되는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죠. 한번쯤은 어떻게든 붙들고 있는 그 정점의 줄타기, 그 꽉쥔 손을 잠시 풀고 숨고르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재충전을 해왔으면 하네요. 심적으로 부담도 많이 덜고, 본인이 고수해온 게임 스타일과 팀차원에서의 대전략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14 시즌 이후처럼, 지금이 그 분기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제1기 SKT(13 SKK), 제2기 SKT(15 SKT-17 SKT)에 이은 제3기 SKT의 성패가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14 시즌 이후에 그랬듯이 분명 팀차원에서의 대전략도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에버쉬러브
18/04/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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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글 잘 읽엇어요
부활할꺼라 생각하고 못하더라도 그는 이미 전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와 비슷하게 잘하는 선수는 나올지라도
롤판에 상징 페이커같은 선수는 안나올꺼같아요
힘내시길
18/04/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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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팬이지만 페이커는 부활하리라 봅니다... 저는 뱅도 다시 폼을 찾을거라 봤거든요.. (블랭크는 아닌게 블랭크가 폼을 찾는건 그냥 SKT 전라인이 잘하면 가능하다고 예상합니다)
지금 미드는 딜링적인 측면떄문에 대회에서 나오는 챔프가 굉장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메타가 지나고 활용할 수 있는 챔피언이 조금 더 다양해지면 그때 페이커는 다시 부활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순해져라순두유
18/04/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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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는 1인분만 한다는 마인드로 했으면 좋겠어요
어제 스웨인잡고 끝까지 유체화 고집하는것을 보면서 이래서 탑이였구나 란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 고집이 지금 발목을 잡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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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즐기던 갈리오를 텔도 안든 스웨인으로 대체해서 고집하는걸 보고 패배를 직감했습니다. 마침 트할 스웨인 컨디션도 좋아보였는데, 그냥 탑 보내고 본인이 갈리오나 혹은 카르마와 같은 서포팅 챔피언을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밴픽에서 딱 그점이 제일 아쉬워요.
글라시엘
18/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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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이후로 페이커한테는 이번이 아마 가장 오래 쉬는 휴식기가 아닐까 싶네요. 그동안 스프링-msi-썸머-(작년엔 리프트라이벌즈도)-롤드컵-올스타-쉴새도 없이 바로 또 스프링...이 스케쥴을 소화하면서 중간중간 계속 해외 행사도 다니고 했으니 배터리를 충전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썸머가 5월 중순~말 쯤 시작하니까 한달 넘게 쉴수 있는건데, 이 시간동안 재충전도 갖고 마음도 편하게 갖고 부담감좀 내려놓고 썸머엔 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클라스 있는 선수니까 반드시 올라올거라고 믿습니다. 페이커 화이팅!
18/04/0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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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와 팬은 비례하니만큼 어쩔수 없는거같아요. 페이커가 프로로서 멘탈은 최상같은데
신공표
18/04/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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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페이커는 임요환이랑은 느낌이 확연히 다른데, 임요환은 매라에 좀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18/04/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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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1 대 1 비유는 종목이 다르니 딱맞게 떨어질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종목내 최초의 세계구급 간판스타+플레이 스타일의 창의성과 화려함+소위 본좌 시절로 불릴정도로 시대를 지배한 선수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하나의 그 종목의 아이콘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고 그게 저는 스타1은 임요환, 워크3는 장재호, LOL은 페이커라고 봐요.
라이언 덕후
18/04/0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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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로 안되면 야투를 쏴야죠
18/04/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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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의 몰락을 딛고 15년에 일어섰고, 16 서머의 충격적인 패배(자기 지분은 없다시피 했지만)를 딛고 롤드컵을 우승했으며, 17 서머에서도 팀 전체가 흐트러진 가운데 롤드컵 결승으로 팀을 이끈 주역이었죠.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 싶기도 합니다. "다시 할 수 있다" "페이커는 돌아올거다" 라고 말하는 것도 어쩌면 페이커 선수에게는 부담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이제 쉬어도 된다. 그래도 너는 여전히 역대 최고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 명 정도는 있었으면 합니다. 페이커 선수 본인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몰라도.
18/04/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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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저도 기다리고는 있지만, 우선 롤드컵에 가는 것을 목표로 해줬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목표를 세워서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다시 한걸음씩 나아갔으면 합니다. 팀적으로 봐도 9위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도 많이 나아진거니까, 페이커 본인부터가 좀더 내려놓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한걸음씩 올라가다보면 다시 정상이 보일거예요.
18/04/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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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는 영원하니까, 어떻게든 다시 돌아오리라고 봅니다. 롱런하는 탑클래스 선수들, 앰비션, 스코어, 뱅, 프레이 모두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저점을 치고 올라왔으니까요.
사실 지금까지 안 지치고 버텨온게 더 대단하죠
18/04/0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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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디까지나 시즌단위로 구분해야하지않나 싶어서 사실 이런글도 시기상조라고 보는 편입니다.(정성은 지극히보이고 좋은 글입니다) 당장 이론상으로 패이커/SKT가 섬머 우승하거나 포인트 모아서 롤드컵 가서 우승하면 이불킥 감이죠.
다만 현 시점 기준으로 내용으로 볼때 와카전~현재까지 페이커가 이토록 단 한 경기도 '빛나지 않은' 건 데뷔 대회인 13스프링 이후로 최초인 것 같네요. 무언가의 시그널인가하는 생각은 드네요.
쉬라는것도 저는 공감 못하는게 프로게이머 수명 매우 짧고 사후보장도 불투명합니다. 계속 달려도 충분하지않나 싶고 그만한 열정, 야망 충분히 있어보이고요. 더군다나 롤계 레전드 원탑인 페이커라면 말이죠. 실력이 문제지 번아웃은 잘 모르겠어요. 번아웃 이야기하려면 빠른별 은퇴할 때예전에 말한것처럼 져도 아무렇지 않을때가 진정한 번아웃, 쉬어도 될때라고 봐요. 페이커가 아직 이 단계는 아니지 않나 싶네요
18/04/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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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로 관계자들 말로도 우승 한번만 해도 엄청난 현자타임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페이커처럼 쉴새없이 트로피를 쌓아가며 오랜시간 달려온게 오히려 이레귤러라고 생각합니다. 휴식을 말한다고 해서 치열한 경쟁의 궤도를 이탈해서 완전히 벗어나서 쉬라는 의미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매너리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발짝 물러나있어야 하는 시기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롤판에서 프로게이머의 수명은 짧고 기회는 늘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 들어올 때 열정적으로 노 저어야 한다는 마인드로 페이커는 데뷔 이후로 계속 달려왔습니다. 끊임없는 성공의 스케쥴 속에서 축적되는 불안요소들을 털어낼 시간도 거의 주어지지 않았죠. 사실 저는 그 정신적인 휴식이라는 것, 재충전의 기회라는 것도 의도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이러한 재충전의 계기도 자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분히 타의적으로 처해지는 '상황'이죠.

단지, 그 상황을 어떤식으로 받아들이고 또 활용하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향배를 가른다고 봅니다. 이제부터는 좀 적당히 하자는 의미라기보단 이와 같은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이 되겠끔 회복의 기회로 삼자는 거죠. 그리고 빠른별의 예를 들어서 말씀하신 부분은 은퇴의 시그널이지 다시 충전가능한 의미의 번아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18/04/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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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롤판에서는... 현자타임을 이야기하기엔 패이커가 우승을 거의 해먹어서 이외에는 적합한 예시들이 없는 상황에서 3연 롤드컵 결승을 해버린 페이커한테 현탐 이야기하는건 좀 아닌것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빠른별 이야기도 결과가 은퇴인거지 감정의 출발점은 동일하다고 봐서 끌어왔고요. '지친다'는 감정 말이죠.
이번에 '탈락했으니' 재충전하자 가 맞지 일단 얘는 너무 달렸으니 재충전해야돼 라는 초반부터 시선은 이해가 안되서 적어보았어요. 우승하자마자 ogn인터뷰했을때 다음에 또 오고싶다고 한게 페이커에요
18/04/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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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그 번아웃이 오고 안 오고, 혹은 그런 상태가 되고 안되고가 모두 선수 본인의 의지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커의 멘탈과 의지는 정평이 나있을 정도니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만, 한명의 사람으로 볼 때 페이커에게 지치고 힘들다는 느낌이 없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승하는게 본전이 되어버린 팀과 최고가 되지 않으면 본전이라는 페이커 본인의 인터뷰처럼요. 그런 것들이 내부에 하나하나 쌓이면 항상 동일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새로운 탐구보다는 보수적인 현상 유지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만치 뒤떨어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거구요.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항상 의지가 가득차 있다고 볼 수도 없죠. 그런 점에서 어느 순간 찾아오는 슬럼프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어떤 스포츠 종목의 선수라도, 항상 자기 자신이 번아웃이 되었다고 그 순간에 말한적은 없어요. 지나고 나니 반추했을 때 그것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물론 페이커는 항상 동일한 의지를 지니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초인적인 프로의식으로요. 그러나 한명의 젊은 청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위치에서 몇년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비정상'이에요. 유행과 경기력이 빠르게 변화하는 롤판에서는 더욱 괴현상에 가깝죠.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해서 앞으로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앞서 페이커의 여러 인터뷰에서처럼 서서히 멘탈면에서도 누수되고 균열이 가는 상황에서 그걸 다시 보수하고 재건할 수 있는 시점이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탈락'을 환경적으로 주어진 기회로 삼자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이런 시기가 한번은 필요하다는 것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고(앞으로 더 길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게 지금이 되길 바라는 것이죠. 재충전 필요하다고 해서 고의로 탈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크크.. 그러다보니 꼬박 3시즌을 쉼없는 스케줄을 소화했던 거구요.
18/04/0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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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간적인 시선보단 하나의 프로페셔널 플레이어로서 페이커가 기록 갱신하거나 레전드 탑 쌓는게 더 중점이라 그런가봅니다. '비정상'을 유지하는 재미랄까요. 저는 섬머때 갑자기 회복해서 탑 찍어도 이상하지않다고봐서요. 이건 페이터에 대한 믿음이라기보단 수년간 증명한 '사례'덕분에 이러는것 같고요. 실력만 다시 남을 뛰어넘는게 중요하다고봐서.. 뭐 반대로 남과 어깨를 나란히 힘들 수도 있고.. 그런가보다 할것 같아요. 과정이나 감정적인선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보는편이라. 섬머때까지는 보류해보심이..호호
18/04/0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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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당연히 제 바람도 서머때 바로 부활해서 탑을 찍었으면 좋겠죠. 이미 지금까지의 행보만으로도 충분히 신화적인 기록을 썼다고 생각하지만, 저 역시도 페이커가 아직 젊은 나이고 더 많은 커리어를 달성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인생사라는게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고, 과거 어느 분야의 전설적인 인물들도 다 그랬듯이 지금이 끝은 아닐지라도 한 시대가 가는 그 고비는 반드시 찾아오죠.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그걸 극복하고 또 극복해서 그 전설적인 인물들의 이야기가 지금까지 회자되는 것일테구요. 페이커의 휴식을 이야기하는 저나 많은 다른 분들 역시도 이렇게 다시 찾아온 고비를 훌륭하게 극복해내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정도 했으니 그만 쉴때도 되었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죠 크크...

사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원래 작년이나 올해 초에 이 글을 쓰기로 했었을 때보다는 상당히 희망적인 전망으로 글을 쓴겁니다. 원래는 정말 문자 그대로 페이커의 시대가 다시금 저물어가는 시기가 온 것에 대한 담담한 인정과 그동안 잘해준 페이커에 대한 고마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예전 벵기에 대한 글처럼요. 확실히 지금보다는 좀 더 팬으로서 많은 것을 내려놓으려고 했었죠. 하지만 리그 9위의 낭떠러지에서 다시 이만큼 회복한 것 만으로도 참 다행이다 싶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여러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도 희망적인 요인들도 많았어요. 좀 웃긴 이야기일진 몰라도 어제 페이커의 경기력도 사실 시즌 중에서 제일 괜찮았다고 봐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와카전이나 시즌 중에 기복을 보일 때는 아예 작년부터 이번 스프링은 잘 견디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생각했던 저마저도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니까요.

급하게 올라오면 급하게 내려가고, 힘겹지만 내실을 다지면서 탄탄하게 올라오면 그만큼 오래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을 말했다고 해서 그것이 정말 완전한 끝은 아니죠. 끝이 있으면 또 새로운 시작이 있을테니까요. 최고의 고비는 지나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선수들과 코칭스탭도 좀 더 부담을 벗어던지고 이제부터 시즌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합니다. 서머 시즌부터 단숨에 회복해서 바로 치고 올라갈거라는 섣부른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롤드컵까지 반드시 되돌아올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좀 더 긴 호흡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에스테반
18/04/05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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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던건 지든 이기든 예전처럼 "역시 페이커!"하는 장면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더군요. 이번 스프링들어 그나마 기억나는건 삼성 전에서 카시딘으로 후반 한타 때 멋지게 존야로 어그로 흡수하던 장면 정도네요.

15년 이후 가장 긴 휴식기(?)를 가지게 됐는데 차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폼을 가다듬었으면 좋겠습니다.

ps. 팬아트에서 갈리오 앞에 있는건 누군가요?
18/04/05 18:55
수정 아이콘
리븐이라고 들었습니다. 갈리오-리븐-아리-르블랑-라이즈-제드.
Normalize
18/04/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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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이번 기회에 제대로 휴식을 좀 취했으면 좋겠네요.
그 부담감이 조금이나마 덜어졌으면 합니다.
18/04/05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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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나진 소드-구 락스-킹존 팬이라 아직도 페이커의 아지르 쓰로잉이 머리속에 생생합니다.. 근데 페이커나 슼이나 그 때 페이커가 미드 2차로 들어갈때 2대4를 질 거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을 겁니다 크크
18/04/0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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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Vesta님. SKT 팬이자 페이커 선수의 팬이라서 저도 읽고 울컥했습니다.
제가 페이커 선수를 알게된 것도 13년 그 위대한 결승전에서였습니다. 당시에는 동생이 틀어놓고 저를 억지로 보여줘서 제드 미러전도 시큰둥하면서 봤지만요.
이후로 SKT와 함께 하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15MSI에서의 석패, 보란듯이 LCK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친 15롤드컵 우승, 개인적으로 최고의 명경기(시리즈)라고 생각하는 16롤드컵 4강전과, 손 떨면서 보았던 더 정글 벵기의 16롤드컵 결승전.
멋진 경기들이었습니다.
17년 페이커의 눈물은 보는 저도 정말 힘들더군요.
18년 만신창이가 된 팀을 어떻게 해서든 이끌고 가던 그의 모습에서 '지쳤다' 라는 느낌이 확 오더군요. 어제 준플옵 경기를 보고 확신이 들었습니다.
잠깐이나마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그의 선수 생활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저는 전설의 행보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18/04/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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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는 부활할꺼라고 봅니다. 그 부활이 예전처럼 - 찍어누를 수 있는 기량+ 찍어누르는 플레이 - 는 아닐지라도 최상급 미드로서 돌아 올 수 있다고 봐요. 나이가들면서 피지컬이 떨어졌다고 보기에는 아직 동시대의 게이머인 쿠로, 폰, 스코어, 프레이, 뱅 등도 너무나 잘 하고 있어요. 다만 그동안 너무 쉼없이 달려왔기 때문에 휴식 및 플레이를 재조정할 시간이 없었을 겁니다. 이번 긴 휴식기간이 큰 약이 될 수 있을거에요.
18/04/0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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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는 위대한선수죠
그러니 최상의컨디션으로 다시 돌아올겁니다
설령 이전의 압도적인모습을 다신보여주지 못한다해도 역대최고의선수임을 부정할사람은없고요
18/04/06 00:14
수정 아이콘
페이커는 프로중에 프로에요 무조건 살아납니다.
18/04/06 02:38
수정 아이콘
어떤 전설과 함께 살았다고 후대에 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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