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즌 4때 '1200판만에 브론즈 탈출한 이야기'를 쓴 이후로 오랜만에 제 얘기를 적습니다.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클베 후반부터 약 3년동안 하던 하스스톤(군대 때문에 하스를 1년 조금 넘게 쉬었습니다.)에서 드디어 등급전 5급을 달았습니다.
전설 달면 후기를 쓰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아서 지금 작성합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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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하스스톤에 대한 관심은 가히 뜨거웠습니다. 찔끔찔끔 뿌리는 베타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싶다고 안달이 났고, 저도 목빠지던 사람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복잡하고, 어버버버 하다가 게임을 지기 일쑤라 금방 흥미가 수그라들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게임에다 현금을 쓰는 생각을 고깝게 여겼기 때문에 좋은 덱을 맞추기 어려웠고, 그 때문에 하스를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군대를 갔죠.
공군 입대 이후 한동안 하스를 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닫힌 공군 인트라넷의 게임 커뮤니티에서 하스스톤에 대한 게시물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하마코나 HIT 소식, 신작 카드에 대한 평가, 각 직업별 덱 종류나 운영법에 대해 소개해주었고, 그곳에 올라온 글들은 저에게 하스를 하고픈 욕망을 다시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사지방 컴퓨터로 유투브에 들어가 '하스스톤'을 검색해보니, 쥬팬더님이 사적으로 하스를 정말 재밌게 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 저는 '아, 하스는 이렇게 재밌게 하는 거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 판단 때문에 5급까지 3년을 허비.. 쥬팬더님 사랑해요.) 휴가나 외출 나갈 때 하스스톤을 간간히 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엔 하스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 20급만 찍어놓기만 했습니다.
정규전때 빛폭과 과학자를 떠나보내자, 기존에 하던 얼방과 컨트롤 사제가 어려워졌습니다. 고대신을 예구하고, 지난날에 쌓아뒀던 중복 카드를 정리하여 크툰 방밀, 토큰 드루이드, 템포 법사, 무가옳 성기사 등의 메타덱을 따라했습니다. 메타덱을 따라하다보니 15급을 뚫고 이기는 재미를 알게 되었는데, 운영법을 모르거나 상대 덱을 대처할 줄 몰라 자주 졌습니다. 등급은 올리고 싶은데, 더 이기고 싶은데 등급을 올리기 어려우니 갑갑했습니다. 카라잔 파티 때 덱메이킹을 알려주는 열차를 탔는데, Dawn님을 보자마자 '10급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딥답한 마음에 들어오자 마자 갑자기 물어봤지만, 제 답답함을 친절하게 받아주셨던 Dawn님 감사합니다. Dawn님께 무가옳 덱의 가이드를 받았지만, 그 다음 달에 요그드루로 10급 뚫었어요...)
가젯잔 확팩 때 사제가 대폭 버프를 받고 살아나자, 사제가 살아났다는 즐거움에 용사제만 한동안 돌렸습니다. 용사제로 커리어 하이였던 8급을 찍기도 했습니다. 또한 가젯잔 예구 때 솔리아가 나왔기 때문에 카자쿠스와 라자를 만들어 하이랜더 사제와 하이랜더 법사를 플레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비취드루와 어그로 술사, 해적전사가 판을 치니까 용덱과 하이랜더 덱으로는 등급을 올리기 어려웠습니다.
용사제와 하이랜더 덱으로 뚜까맞던 나날이 이어지는 중, 여느 때처럼 쥬팬더님 방송을 봤습니다. 도적을 포기하신 그분이 굥민잉님 핀자 도적(덱 리스트 : http://hs.inven.co.kr/dataninfo/deck/new/view.php?idx=41337)으로 연승을 하고, 영웅 난투에서 6승을 거두는 걸 보니, 저도 도전을 받았습니다. 가젯잔 운빨에 맡겨야 하는 미라클 도적이 싫어서 도적을 안하고 있었지만, 쉬운 덱 운영 난이도와 저코스트 주문으로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킬각을 볼 수 있었기에 핀자를 만들고 이 덱을 시도했습니다. 하이렌더 덱과 용사제보다 플레이타임이 짧으면서, 예상못한 수로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는 쾌감을 느낄 수 있기에 이 덱을 즐겨했습니다. 핀자도적으로 게임하다가 멘탈이 부서지면 Zetalot님의 느조스 용사제를 플레이하며 버틴 결과, 오랜 도전 끝에 오늘 5급을 달았습니다.
3년동안 게임을 해서 기본적인 룰 정도는 이애하지만, 한두 덱만 파다보니 하스스톤의 전체 판을 읽는 능력이 아직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이 한 게임을 파서 3년만에 5급이라는 이정표에 도달했습니다. 이 게임에 애정을 갖고 예약구매 정도만 돈을 쓰시면 여러분도 5급을 찍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도 전설을 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관에서 뵙겠습니다!
PS. 3년 전에 롤 골드 달면 다시 한 번 롤 리뷰 쓰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브실을 왔다갔다합니다.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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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운고로에 대한 돌알못의 예상 (재미로 읽어주세요)
운고로 확장팩에는 적응 컨셉과 정령 종족값을 메인으로 합니다. 이전 턴에 정령을 내면 부가 효과를 받는 정령 시너지는 대마상의 격려나 창시합보다는 더 낫겠지만, 고대놈 때 기계 종족이 추가된 것처럼 강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령 종족값의 위상은 손에 용이 있으면 꽤 좋지만, 없으면 약간 애매한 용족 정도의 위상을 가질 것 같습니다. 적응 효과는 10종류의 좋은 선택지를 모아두었지만, 필요한 순간에 적합한 효과를 찾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카자쿠스 물약이 9옵션 혹은 10옵션 중 최대 6옵션이 제시되고 2옵션을 선택하지만 원하는 옵션이 나오지 않아 좌절하는 판에, 10옵션 중 3옵션이 제시되고 그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되는 적응은 마냥 좋다고 낙관하긴 어렵습니다.
또한 이 확장팩에는 지금의 해적 메타를 카운터치려는 저코스트 도발 카드와 무기 파괴 카드가 여럿 추가되었고, 이 때문에 메타가 정립되면 정립될수록 해적덱의 위세는 어느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직업별로 예상해보면 트로그, 토골이 야생을 가지만 지난 확장팩에서 비취라는 방향성을 잡았고 정령 푸쉬까지 받는 주술사와 리노의 야생행으로 하이랜더 덱은 활용할 수 없지만 이번 확팩에서 푸쉬를 받은 버리기 덱으로 전향할 수 있는 흑마법사, 비취 우상으로 컨덱을 잡아먹을 드루이드는 강할 것입니다. 카드가 많이 공개되지 않아서 뭐라 평가하기 어렵지만, 매머드의 해 초반에도 해적덱의 파워는 그대로이기 때문에 전사는 어느 정도 살아남으리라 예상합니다.
불꽃꼬리 전사와 얼음창, 리노가 야생을 갔지만 크라켄의 해에서 좋은 카드(고서, 나불대는 책, 불땅차, 화산물약 등)를 받은 마법사와, 오리지널 카드가 워낙 좋아서 확장팩이나 모험 모드에서 한두 장만 차용하던 도적, 해적의 수혜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 확장팩에서 확실한 저코스트 카드를 받은 사냥꾼이 중위권을 놓고 다툴 것 같습니다. 다만 도적의 은폐가 야생을 가버리기 때문에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용덱의 주요 키카드와 생매장을 잃어버린 사제와 무가옳이 야생을 가버린 성기사는 확팩 적용 이후 하위권 직업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사제와 성기사 카드들은 새로운 덱의 방향성을 세우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제는 죽메 퀘스트를 받긴 했지만, 고대신 당시의 느조스 사제의 형편은 처참했습니다.)
운고로에서 예상 직업순위는 주술사 - 흑미법사 - 전사 - 드루이드 - 마법사 - 사냥꾼 - 도적 - 사제 - 성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