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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4/19 14:37:57
Name 감모여재
Subject [LOL] 트롤의 향연, 노말게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글의 성격상 반말체인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방금 전 PGR간담회 가기 전 주말 LOL이나 한 판 해볼까... 하고 LOL에 접속했다.

생각해보면 LOL을 시작한지 이제 고작 1년 6개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아무래도 이래저래 바쁜 일도 많고 하다보니 게임 플레이 타임은 길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특히 '30렙은 사용자설정으로 찍으면서 컨트롤 연습을 하고, AI 전에서 최소 100승을 채운후 다시 노말에서 100승을 채우고 그 후 랭겜을 하겠다.' 는 이상한 계획덕분에 (당연히 저런 식으로 게임을 한다고 실력이 늘었을리는 없다.) 아직도 랭겜에 진입하지 못하고 노말에서 놀고 있던지라 내 실력 역시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덕분에 노말게임에 접속하면 실론즈의 온갖 트롤들과 함께 게임을 하게 된다.

많은 분들이 트롤이라고 하면 우선 불쾌한 감정을 느끼시겠지만 트롤링이 꼭 불쾌감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얼마 전 동계올림픽 당시 빅토르를 골라 민병대를 신고 '빅토르 안 우승! 저는 러시아 서버로 갑니다.' 라고 외치던 트롤은 나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허탈한 웃음 정도는 안겨줬으니까.

어쨌거나, 게임에 접속하고 일반게임을 선택하고 큐를 돌리다 보니 두둥~! 하고 메세지가 뜬다. 수락하지만 역시나 거절하는 사람이 있다.

다시 큐를 돌린다.

이번에도 두둥~! 하는 효과음과 함께 수락을 권하는 메세지가 뜬다. 이번에는 모두가 수락한듯 하다. 그런데 챔피언 선택 창에서 피오라 원딜(원딜의 뜻이 무엇인지는 아는건가....?)을 하겠다는 사람과 스카너 서폿을 하겠다는 사람 둘이 열심히 싸우더니 누군가가 탈주를 한다.

하아...

다시 큐를 돌린다.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챔피언 선택창에 들어와졌다. 나는 요즘 로테인 쓰레쉬 서폿을 연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챔피언을 모두 고른 후 쓰레쉬 서폿을 고른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챔프를 모두 고를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서폿을 하게 될 확률이 80% 정도는 되는 것이 노말게임! 어쨌거나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나 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들이 모두 다 원딜을 선택한다. 애쉬, 코그모, 트위치. 3원딜 1정글 1서폿 체제. 뭔가 세 다리를 걸치는 느낌이지만 기분탓이리라. 뭐, 타워는 빨리 밀겠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마우스를 잡고 게임에 임한다.
상대편 조합을 본다. 상대편 봇듀오는 레오나 쓰레쉬였다. 서로 자기가 서폿하겠다고 싸운 것인지. 마스터 이 미드에 리신 정글 블라디 탑. 뭔가 상당히 정상적인 조합이군..

1분 10초. 갑자기 상대편 레오나가 우리 부쉬 앞으로 걸어오더니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구애의 춤' 인 것 같다. 레오나는 우리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고 사망..

2분. 다시 살아난 레오나가 정글몹을 잡고 있는 우리에게 오더니 다시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포기를 모르는 구혼자이다. 다시 레오나는 우리에게 신나게 두들겨 맞고 사망. 그런데 우리 다리도 미니언에게 처형되었다고 메세지가 뜬다.

3분. 다시 살아난 레오나가 쓰레쉬와 우리를 지나쳐 가더니 우리 타워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처형된다. 우리편 3원딜과 나는 도무지 렙업이 되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미니언 막타를 양보하고....

4분. 다시 살아난 레오나가 이제는 춤을 추지 않는다. 이제 제대로 경기를 해보기로 한 듯 하다. 우리편 원딜 누군가의 캐릭터창을 확인해보니 물약으로 인벤이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안 먹고 버티다 죽는군..

10분. 상대편 리신이 안 보이기 시작한다. 정글 루트가 어떻길래 안 보이는 걸까.

14분. 우리편 원딜들이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뭐, 자주 보는 싸움이다. 서로 서로 누가 못 하나에서 시작해서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훈훈한 광경.

17분쯤 우리편 트위치가 블라디 궁 맞고 죽었다고 성질내더니 탈주한다. 4:4가 된건가...?

25분쯤 된것 같다. 우리팀이 상대편 2차타워도 다 밀어낸 시점..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 챔피언이 레오나와 마스터이만 보인다. 그런데 우리편 다리우스도 안 보인다. 아직도 남은 원딜 둘은 신나게 싸우고 있다. 어차피 즐겜인지라 나는 원딜들이 싸우건 말건 기동력의 장화신고 3라인을 다니면서 미니언이나 먹는 쓰레쉬가 되어있다.

30분쯤. 3:2의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느낀 상대편이 서렌을 친다. 레오나가 처음에 열심히 춤 추길래 서렌 안 칠 줄 알았는데 서렌은 치고 시합이 끝나네.. 서렌 안 쳤으면 사실 우리 원딜 둘 중 한 명은 싸우다가 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일반게임을 많이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런 정도의 게임의 흐름은 일반게임에서는 매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물론 성실하게 게임하는 유저가 대부분이겠지만 아무래도 한 두명이라도 트롤을 하다보면 게임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험난한 일반게임의 세계에서 힘들게 100승을 찍고 올라가면 랭겜에서는 더욱더 험난한 비난과 욕설이 기다리고 있다고들 하니 여러모로 눈앞이 캄캄해진다. 불현듯 PGR의 랭겜 고랭 유저분들이 존경스러워지는 하루였다.

* 뱀다리 -

이번 주에 만났던 창의적 트롤들

1. 트페는 AD 트페가 짱짱맨이라며 3도란 몰왕검가던 우리 원딜 트페

2. 토비콤 메타를 보여주겠다며 시야석만 계속 사던 누누

3. 초가스가 맨발인게 슬프다며 똥신 6개산 미드 초가스

4. 전라인 파괴하는 정글러가 되겠다며 유체화 탈진 들고 정글몹은 한 마리도 안 잡으면서 우리편 부쉬에 와서 경험치만 먹고 가던 블리츠크랭크

5. 얼리어댑터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며 드래곤과 바론 생기자마자 솔용 솔바론 하다가 맞아죽던 정글 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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끵꺙까앙
14/04/19 14:45
수정 아이콘
노말이 대체로 즐겜이 많긴 하지만 말씀하신걸 보니 무간지옥에 계신듯 하군요.. 어서 탈출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리마루
14/04/19 14:50
수정 아이콘
이렇게 웃어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요 크크크
스스로가 저런 실력없는 트롤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더욱 재밌게 글 잘 읽었습니다
사티레브
14/04/19 14:57
수정 아이콘
노말 elo 잘 쌓아놓은게 참 다행이에요 흐흐
트롤이라 해봐야 정글못돌만한걸로 정글돌거나 제이스원딜 그런수준이니 크크
14/04/19 14:59
수정 아이콘
확실히 노말 elo가 좀 높으면 정말 맘편하기 겜하는데는 여기만한데가 없는것 같습니다 흐흐
뚜루뚜빠라빠라
14/04/19 15:09
수정 아이콘
노말 elo가 mmr보다 현저하게 낮아서 일반겜에서 처음하는 챔프 연습해봤자 랭겜에서 거의 털리기만합니다 ㅠㅠ

분명 처음시작할때부터 elo 높은사람들이랑 5인팟위주로 맨날 고통받으면서 게임했는데 왜이렇게 낮은건지..
신과함께
14/04/19 15:11
수정 아이콘
너무 재미있네요 크크크크
14/04/19 15:17
수정 아이콘
트롤을 할거면 센스라도 있어야죠 흐흐
MLB류현진
14/04/19 15:17
수정 아이콘
트롤은 보는맛(?)이 있어서 탈주보다는 낫다는 느낌이...
14/04/19 15:17
수정 아이콘
크크 마지막 얼리어댑터는 정말 창의적이군요.
오랜만에 유쾌한 글 고맙습니다.
FastVulture
14/04/19 15:21
수정 아이콘
ad 트페는 한 번 만나봣는데
제가 서폿이었는데.... 초반엔 최악이더니 후반 가니까 좀 쓸만하던데요 크크
가을방학
14/04/19 15:49
수정 아이콘
크크 시즌2때만해도 AP트페가 트롤이었습니다
FastVulture
14/04/19 16:08
수정 아이콘
최근에 만났어요 1~2달 전...
초반엔 쓰레기던데 템 좀 나오고 공속 좀 올리니까 딜이 꽤 나오더군요
게임은 이겼는데
서폿님 초반에 암걸리게 해서 죄송하다고 크크
잘 버텨줘서 고맙다나...
홍수현.
14/04/19 15:34
수정 아이콘
전 노멀 MMR이 너무 높아서 노멀을 못합니다 -_-;
랭은 쉬엄쉬엄해서 골드 언저리에서 왔다갔다하는데..
지인들과 2,3,4인팟 위주로해서 쭉쭉 올려놨더니
노멀은 이제 돌리면 다이아는 무조건 끼더군요. 오히려 스트레스.. 3인 이상으로 게임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차이가 너무 심해서..
저는 랭에서 차라리 처음하는 챔프를 해도 합니다. 그게 더 비벼볼만 하더군요..
스터너
14/04/19 15:43
수정 아이콘
ad 트페한테 버스받아본적있어서 웃다가 움찔하네요.
ad 트페가 캐리가능한곳 그곳은 브론즈...
라리사리켈메v
14/04/19 16:37
수정 아이콘
이즈랑 베인 밴되고, 케이틀린 뺏기고 난 후에 자기는 루시안을 다룰 줄 모른다며 원딜은 도주기가 있는게 짱 외치며
아리가지고 원딜을 가던 그 놈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아리로 빠른 평타를 치는게 소원이었다며 몰왕-스태틱-팬댄을 가던 그녀석.
무간지옥으로 떨어져라.
클로로 루시루플
14/04/19 16:58
수정 아이콘
골드,플래 친구들이랑 노말 연승 좀 하고 혼자할려니 우리편 다 플래뜨더군요.전 실번데...그때 랭은 결국 실력이다라는걸 깨달은게 탑라인전해봐도 상성상 유리한걸 가져가도 털리고,정글에 털리고 끊어먹기 환상이고 내가 정글하면 rpg한다고 욕먹고 카정 다당하고 탈곡기마냥 털렸었죠. 근데 브론즈,실버가 있는 노말하니 제가 캐리하고 1인분은 하는 기적이 생기더군요. 그후론 랭운 이런거 안믿습니다. 그냥 다 본인 실력대로 가는거에요. 그리고 그렇게 고랭한테 털리니 오히려 노하우가 늘더군요. 특히 정글은 많이 느꼈어요. 적블루 시작후 우리 레드 먹고 블루가서 대기타면 카정이 꼭 오더군요. 그거 잡아먹고 정글 파괴하는 실론즈급 3버프가 너무 잘통하더군요. 그게 아니더라도 리신으로 카정가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별로 대비를 안해요. 골드만 가도 오히려 역관광 당하고 피들한테 카정당했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닥 좋은 이미지는 아닌데 개소주 방송보는게 도움 진짜 많이 되더군요. 꿀팁이 아주 그냥...
쇼쿠라
14/04/19 17:09
수정 아이콘
저는 노말만 하는 유저인데 노말mmr이
올랐는지 대충 요샌 대충 골드 플레들 위주랑 하더군요
점수 낮을떄라 해야되나
브론즈들이랑 할떄랑 비교해서 느껴지는게

1.전체적인 게임 시간이 짧아짐
2.불가사의한 역전 비율이 낮아짐
3.캐리니 킬딸이니 하면서 싸우는 비율 낮아짐

이정도네요 특히 1 2번이 연장선상인데
보면 라인전 이후에 멀해야되나 잘모르더군요
특히 보통 젤중요한게 포탑이나 억제기라고 보는데
한타이겨도 용먹느니 바론먹느니 흩어져서 cs먹느니
하다보니 하나 둘 끊키고 정말 불가사의한 역전이
자주 나왓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킬이나 캐리에 아주 민감해서
싸우거나 조롱하는 비율은 오히려 점수 낮을떄 더 잇었던거 같군요
Tristana
14/04/19 18:46
수정 아이콘
노말 elo가 심하게 낮으신거 같네요
그래도 이정도는 아닌데... 크크크
무간지옥에서 빨리 탈출하시길
네오크로우
14/04/20 01:30
수정 아이콘
토비콤 메타. 으잌... 크크크크
노래하는몽상가
14/04/20 01:45
수정 아이콘
아 역시 이런건 재밌게 글을 써줘야 제맛이네요 잘봤습니다 크크크
최근에 전 실버로 올라왔는데 실버5는 브론즈보다 더 지옥같은 곳입니다 ㅠㅠ
에릭노스먼
14/04/20 07:29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노말에서 트롤 별로 못 만난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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