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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17 21:00:27
Name dopeLgangER
Subject [스타2] 프로게이밍 팀, 혹은 마케팅기업 EG의 명과 암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해외 프로게이밍 팀은 아마도 Evil Geniuses(EG)일겁니다. 스타 2 초창기부터 보아왔던 팬들에게는 Idra, Huk등의 해외 유명 플레이어들이 속해있던 팀으로, 스타 1 팬이었다가 케스파 팀들이 스타 2로 전향하면서 스타2를 보아왔던 분들에게는 Team Liquid와 연합하여 프로리그에 참여한 팀으로, 그리고 lol 팬들에게는 CLG.EU를 인수한 게임팀으로 잘 알려져있는데요 그 밖에도 도타2, 카스 등등 다양한 종목의  팀들을 보유한 국내, 해외 통틀어서 E-sports 계의 가장 큰 손으로 불리우는 기업이죠.

EG의 이러한 영향력은 막대한 자금력에서 나옵니다. 미국, 독일, 한국에 팀 하우스를 가지고 있고 Huk, 스테파노 등등의 선수에게 억대 연봉을 지급해왔으며 해외 대회 참여 등의 기타 경비지원에도 전혀 인색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Schroet Kommando (SK), Meet Your Maker (MYM), Fnatic과 같은 다른 해외팀들이 예전 워3, 카스 시절부터 급여 미지급, 계약 불이행, 일방적인 계약 해지 등의 트러블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EG에서는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바로는 )선수와 팀간에 금전문제로 인한 트러블이 발생한 적이 없으며 EG를 나간 선수들과도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재정 안정성을 바탕으로 인기선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다른 팀들을 인수하면서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온거죠.

이러한 자금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한국의 대기업 팀이나 지금은 없어진 IPL처럼 특정 기업의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고있는 것일까요??? 혹은 예전 워3 시절의 MYM 팀처럼 브랜드 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매각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투자를 하고 있는것일까요?? 놀랍게도 이들의 막대한 자금력은 스폰서에게서 나오고 있으며 부채도 제로입니다. 그리고 EG가 막대한 금액의 스폰서를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의 프로게이밍에 대한 독특한 관점과 마케팅 전략에 기인하고 있고요. 본 글에서는 EG의 철학과 운영방식의 명과 암, 그리고 프로게이밍 팀의 운영방안에 대한 함의점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1. EG의 시작
EG의 CEO 알렉스 가필드의 인터뷰에 따르면 EG의 시작은 1999년에 만들어진 퀘이크 클랜이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퀘이크 클랜으로 시작해 이후 카운터 스트라이크까지 종목을 확장하였으나 스폰싱의 문제로 인해서 팀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았고 2005년에는 거의 해체되기 직전까지 갓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해당 팀의 팬이였고 'Evil Geniuses'라는 이름을 마음에 들어했던 평범한 그리스어 전공 대학생 알렉스 가필드는 이를 지켜보고있다가 팀 운영진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이 이들을 위해 스폰서를 알아봐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이후 대학 기숙사 방에서 MS워드로 사업 제안서를 작성해 여러 회사들에게 메일로 보냈고 Steel Series를 비롯한 몇몇 회사에게서 500$ 규모의 후원을 얻어 EG 팀을 Cyberathlete Professional League(CPL) 대회에 참여시키는데에 성공합니다. 500$ 규모로 시작한 소규모 스폰서쉽은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그 과정에서 알렉스 가필드는 EG의 CEO가 되고 EG를 세계 최대규모의 프로게이밍팀으로 키워냅니다.


2. EG의 정체성
EG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을 프로게이밍 팀이라기보다는 프로게이머를 활용한 마케팅 회사로 포지셔닝하고있습니다. 단순히 내부 방침이 그런 것이 아니라 개인방송, 인터뷰를 통해서 대놓고 말하고 다니죠. 유명 게이머들을 영입하긴 하지만 이들이 주로 보는것은 실력, 트로피의 갯수보다는 스타성, 스토리입니다. 비매너 유저로 유명했던 Idra를 스타 2 초창기부터 영입한것도 Idra의 비매너짓이 북미 팬들에게 일종의 meme(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DC 짤방, 필수합성요소와 같은)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고 Huk, 스테파노에게 억대 연봉을 주면서 영입한것도 Foreigner의 유일한 희망, 최후의 보루라는 스토리라인을 만들기 위해서고요.

이들은 단순히 대회에 자사 선수들을 파견하고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관심이 없습니다. 좋은 일이긴 하지만 그게 메인은 아닌거죠. 선수들의 복지를 위해 팀 하우스를 만들고 숙박, 비행기 티켓 등의 필요경비를 지원하지만 연습을을 빡세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 대신 EG가 주력하는 것은 인지도 높은 선수들을 활용한 마케팅입니다. EG의 선수들은 전원 주기적으로 개인방송을 하고 있으며 (영어가 되는 해외 선수들에 한하긴 하지만) 각종 인터넷 podcast 토크쇼 출연하고 직접 대회를 주최하거나 전략 전술에 대한 강의 영상을 만듭니다. 심지어는 아래에 나오는 것 처럼 자사 프로게이머들을 이용한 광고 영상을 제작하기도 합니다.

* EG 팀원들이 참여한 Kingstone HyperX 광고

Idra편

이드라가 타고 등장하는 자동차가 유머네요

Huk 편

스폰싱 받은 컴퓨터 부품들을 사용하여 앵그리버드, 카드집 쌓기를 하는 내용입니다.


3. EG의 프로리그 진출은 성공적일까???

작년에 개막한 프로리그 2012-13의 가장 큰 화제는 EG와 Team Liquid(TL) 연합팀의 프로리그 참여입니다. 프로리그 개막 전부터 EG가 프로리그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긴 했지만 Team Liquid와 같이 연합해서 생각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죠. 전 개인적으로 FNATIC과 연합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FNATiC과 EG 둘다 Raidcall이 네이밍 스폰서니까요.

EG-TL의 프로리그 참여의 가장 큰 걸림돌은 참가비 문제였습니다. 프로리그에 참여하려면 케스파에 가입해야 하고 케스파 연간 회원비는 억단위니까요. 아무리 EG가 이스포츠계의 레알마드리드, 혹은 맨시티 소리를 듣는 팀이라고 해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금액이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EG-TL이 공군 ACE를 대신하는 점이라는 점을 들어 참가비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공군에게 참가비를 받지는 않았을테니까요. 금액 문제에 관해서는 관계자가 아닌지라 잘 모르겠지만 Team Liquid의 CEO인 빅터 구센의 인터뷰에 의하면 상당한 수준의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마케팅 회사로써의 EG의 정체성을 감안하면 상당한 할인혜택(?)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G-TL이 프로리그에 참여한다는 것 만으로도 프로리그의 인지도가 오르고 유료 스트림 시청자수가 증가할수밖에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Team Liquid는 해외 스타2 팬들에게있어 네이버와 같은 사이트입니다. 아니 스겔 + pgr +포모스의 개념에 더 가깝겠네요. 여튼 커뮤니티, 쇼핑몰, 팬클럽, 관련 기사 및 컨텐츠 컨텐츠생산을 담당하는 사이트가 Team Liquid이고 이러한 Team Liquid와 연합하여 참여한다는 것은 Team Luquid 사이트에서 프로리그 관련 기사 및 컨텐츠를 더 신경써서 생산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겠죠. 잘은 모르지만 제가 EG CEO라면 이러한 점을 들어 상당한 수준의 참가비 할인혜택을 받아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프로리그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현재와서 보면 EG의 프로리그 참여는 성공적이였을까요?? 일단 성적만으로 보면 실패입니다. 프로리그 초기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었던 전력이지만 지금은 7위에 머무르고 있죠. 하지만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EG의 프로리그 진출은 충분히 성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쌓았고 해외 시장에서도 자사 및 스폰서 브랜드의 노출 효과를 높였죠. 프로리그가 진행되는 몇개월간 TWITCH TV를 통해 주 2회,  한번 방송을 탈 때마다 많으면 2만명, 적어도 1만명 이상의 동시 시청자수를 기록했습니다. 거기다가 프로리그 참여를 빌미로 국내팬들뿐만 아니라 해외팬들에게도 가장 유명한 스타였던 이제동 선수를 영입하기까지 했죠.

케스파의 입장에서도 EG-TL의 참여가 충분한 마케팅이 되었죠. EG-TL이 출전한 대회 개막전에서 거의 2만명에 가까운 동시시청자를 기록했습니다. EG-TL이 아닌 다른 케스파팀의 경우 초기에는 3~4천명 수준의 저조한 시청자 수를 기록했지만 경기가 진행되면서 점점 인지도가 높아져 EG-TL이 출전하지 않더라도 1만명 이상의 동시시청자를 기록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정도면 EG와 케스파 모두 성공한 좋은 마케팅으로 볼 수 있을겁니다.


4. EG식 마케팅 모델의 명(明)
EG식의 마케팅 모델은 팀, 스폰서와 선수 모두에게 만족도가 높을수밖에 없습니다. 팀 입장에서는 유명 선수들을 활용하여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팀 자체의 브랜드 네임에 환원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스타2건 lol이건 dota2건 카스건 다양한 종목의 팬층을 끌어모으고 이들에게 단순히 한 종목의 팬이 아닌 하나의 팀의 팬으로 엮어 같은 팀 내의 다른 종목팀에게까지 관심을 확산시킵니다.  

스폰서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사 제품 관련 컨텐츠들을 만들어 배포하고 스토리라인을 만드는 EG식 모델은 매우 효과적입니다. 단순히 프로팀을 스폰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아예 광고 대행사 하나를 고용하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EG의 성적이 아닌 홍보능력을 보고 돈을 지불하는거죠. 이게 EG가 다른 우승자를 보유한 강팀들보다 더 많은 금액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EG의 마케팅 능력에 대한 평판이 좋고 EG를 스폰하려는 회사가 줄을 서다보니 EG에서는 아예 자매팀(어찌보면 요즘 화제가 되고있는 페이퍼컴파니와 비슷할지도 모르겠네요)인 Alliance 팀을 만듭니다. 스폰서 수요는 많지만 각 품목별로 스폰 계약은 한개 업체밖에 할 수 없다보니 아예 다른 회사의 스폰을 받을 수 있는 자매팀을 만들어버린거죠. 공식적으로는 EG와 Alliance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나온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 호스팅 회사가 같고 도메인 주소도 똑같이 .gg로 끝나며 스폰서 품목도 겹치는 것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확실하죠. 거기다가 얼마전에는 Alliance 소속인 나니와 선수가 한국에 와서 EG-TL하우스에 머물면서 연습을 하기도 했죠. 이쯤되면 EG의 CEO인 가필드에게 '거상'칭호를 부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선수 입장에서도 EG의 일원이 된다는건 기분좋은 일입니다. EG는 다른 해외팀들에 비해 많은 연봉, 복리후생과 대회 경비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G라는 브랜드네임이 크고 팬덤도 확고하다보니 EG의 일원이 되는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인지도가 높아질수밖에 없죠. 그리고 케스파나 연맹팀에 비해 자유도도 높은 편이고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기도 편합니다. EG 소속인 박진영 선수는 작년 검정고시 공부를 하여 고졸 자격을 얻었습니다. 검정고시 공부를 하다보면 연습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죠. 아마 케스파나 연맹팀에 있었다면 검정고시 공부가 불가능했을겁니다. 하지만 EG에서는 검정고시 공부에 대해 별다른 제약을 하지 않았죠. 박진영 선수도 연습시간이 줄면서 좀 주춤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후 어찌어찌 코드 S까지 오르는 등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요. 토르제인 선수도 작년 스웨덴 대입시험 공부를 병행하면서 게이머 활동을 했죠. 프로게이머들의 연습시간이나 강제성에 대해서는 논의가 분분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EG식의 자유방임주의 모델은 (게임을 위한 동기유발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팀과 게이머 모두에게 만족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EG식 마케팅 모델의 암(暗)

1) 자유 방임주의의 한계
앞서 언급했듯이 EG의 자유방임주의 모델은  적절한 동기유발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기존의 개인리그 중심의 체계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EG가 TL과 같이 연합하여 프로리그에 참영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죠. 개인리그야 상금이 있지만 프로리그에서는 케스파 팀과 같은 인센티브 모델이 없어서 제대로 집중 및 연습을 하기 어려웠죠.  그나마 박용운 감독이 오면서 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프로리그 중반까지의 EG-TL의 성적은 실망의 연속이였습니다.

자유방임주의의 한계는 얼마전에 있었던 IDRA방출사건에서도 드러납니다. IDRA가 예전부터 대회에서 (소위 rage quit이라고 불리우는)  뜬금없는 GG나 동료 선수들에 대한 모욕(악수거부, 가운데 손가락을 사용한 제스처)등의 기행을 저질러왔지만 EG는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기행을 장려하지는 않았지만 내심 기행을 저지르기를 바랬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IDRA가 기행을 저지를수록 네거티브 마케팅이 되어 EG의 유명세가 더 커질테니까요. 하지만 이드라가 계속해서 기행을 저지르면서 스폰서들도 서서히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는 이드라가 자신의 팬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퇴출 결정을 내리게 되었죠. 물론 이드라의 퇴출은 비교적 우호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겉으로는 퇴출이지만 사실상 소속 변경(?)에 가깝죠.이드라는 EG를 떠났지만 대신 EG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드라는 애리조나 EG 팀하우스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옮겼는데 숙소 임대료도 EG가 지불하였습니다. 이드라는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고 해설자 및 예능인으로 직업을 바꾸었고 이드라의 이후 활동 및 매니지먼트는 EG가 관리합니다. 어차피 게이머로써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고 해설자로써의 전환을 진지하게 고려해왔던 이드라로써는 별로 손해볼 일은 아니죠.

얼핏보면 해피앤딩이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드라도 프로게이머였던 이상 내심 우승을 바랬을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IDRA가 대회에서 제대로 성적을 못 내는 이유는 특유의 쿨GG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이드라의 연습시간은 꽤 긴 편입니다. 스타2가 출시된 후 연습을 거른 날이 하루도 없다고 하죠. 그리고 작년 WCS 파이널에서도 스테파노, 신노열 등의 강자를 잡아내기도 했고요. 기본적인 자질은 있지만 게임이 조금만 자기 의도와는 다르게 풀려도 짜증을 내는 성격때문에 재능이 있음에도 게임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자기가 불리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GG를 치는거죠. idra를 본적은 없지만 idra를 데리고 심리검사를 한번 해보면 아마 충동 및 분노조절의 문제점이 보일 것 같습니다.  개인방송이나 오프라인 대회에서의 욕설이나 기행도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요. 제가 EG 운영진이라면 임상 및 코칭 심리학자를 불러 면담 및 심리치료를 진행했을 것 같네요. 이러한 성격이라면 일생상활에서도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하지만 EG에서는 이를 방치하는 것을 택합니다. 물론 이드라의 특유의 캐릭터는 본인의 성격에서 나오는거고 이러한 성격을 잘 활용하여(?) 엔간한 대회 우승자를 능가하는 수입(개인방송 및 개인교습으로 연수익이 1억원을 넘었다고 하죠)을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수의 장래를 위해서라면 선수의 성격 문제에 대한 어느정도의 개입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2) 장비 문제
게임에 사용하는 키보드 및 마우스는 프로게이머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전 스타 1 시절에는 획일적으로 구식의 마소 볼 마우스, 멤브레인 키보드인 dt-35가 명기취급을 받았으나 최근들어서는 기계식 키보드가 각광을 받고있습니다.  다양한 게이밍 기어들이 나오면서 게이머들의 선택지도 늘어나 자신의 취향, 감도, 무게에 맞는 장비를 선택하여 게임을 합니다. 그리고 게이밍 기어의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팀을 스폰하는 일이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프로 게임팀, 특히 해외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해당 팀의 스폰으로 자신의 장비를 바꾸어야 하는데 이게 성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죠. 이러한 장비 문제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EG -TL의 프로리그에서의 성적이죠.

프로리그 시작 당시 EG의 마우스, 키보드 스폰서는 A사였습니다. 하지만 프로리그 진행 도중 장비 스폰서 계약이 만료되었고 재계약 과정에서  스폰서가 B 사로 바뀌었습니다. 아마 A사보다 더 나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장비의 감도에 민감한 프로게이머 입장에서 장비 교체가 별로 좋지는 않죠. 마우스 감도나 키보드 입력속도의 미묘한 차이때문에 한동안은 성적이 떨어질수밖에 없으니까요.
거기다가 새로 보급된 B사의 키보드는 셜계상의 문제인지 게임 도중 키 입력이 안되는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관련 기사: http://esports.dailygame.co.kr/news/read.php?id=74491). 이로 인해 프로리그 및 개인리그 경기에서 황당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프로리그 막판에 EG-TL이 꼴찌로 추락한 이유는 이 키보드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손에 안맞는 걸 넘어서 언제 오작동을 할지 모르는데 이런 장비를 가지고 제대로 게임에 집중하기가 어려울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어디 하소연하기도 어렵죠. 어찌되었건 스폰서에게 돈을 받고 사용하던 제폼인데 장비문제를 대놓고 토로할 경우 스폰서에 누를 끼칠수밖에 없죠. 데일리 이스포츠 기사를 통해 이 문제가 외부로 공개된 것도 솔직히 놀랍습니다. 아마 EG측에서도 기사화되길 원하지 않았으나 데일리 이스포츠측에서 임의로(?) 기사화한거같은데 데일리 이스포츠가 별로 인지도가 없어서 다행이지 이게 해외 사이트에서 기사회되었으면 법정 소송 문제로까지 비화되었을 것입니다.

여튼 정리하자면 EG 측의 책임은 아니지만 스폰서 위주의 수익모델은 이러한 문제점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거죠.


5. 프로 게이밍 팀의 운영에 관한 함의점
지금까지 간단하게 살펴본 EG의 마케팅 및 수익모델은 케스파 및 연맹팀의 운영에도 많은 함의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케스파 팀은 전통적으로 선수보다는 팀 위주로 운영되어왔습니다. 하지만 팀 중심의 운영이라는 것이 꼭 개인리그 < 팀리그 인 것은 아니죠. EG가 해왔듯이 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먼저 팀의 일원을 스타로 만들고 이를 자연스럽게 팀의 인기로 환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맹팀의 경우 팀의 일원을 스타로 만드는데에는 케스파 팀에 비해 신경을 많이 쓰이고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스타 만들기라는게 단순히 게임을 잘하고 트로피를 얻는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개성과 스토리라인이 있어야합니다. SNS나인터넷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글을 올리고 좀 떨어지는 문법이나 어휘력으로도 자신있게 영어로 소통하고 거만한 '프통령'컨셉을 만들면서 국내 및 해외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있는 현재 SK 소속인 장민철 선수가 좋은 선례이죠. 또한 좋은 조건의 스폰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로피의 숫자. 프리미어 리거 숫자를 내세우기보다는 어떠한 방식으로 스폰서를 홍보할 수 있냐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스타 테일의 스타테일 TV와 같은 시도들이 국내에서도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해보입니다. 앞으로 연맹 팀들도 자체 대회 개최, 방송 컨텐츠 제작 등의  다양한 홍보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성이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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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17 21:04
수정 아이콘
EG의 프로리그는 실패는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전반기 자유의 날개에서 5할 정도의 성적을 거뒀어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도 높았다고 보여집니다. 군단의 심장 성적은 5할 정도라 나쁜편이 아니구요
쿤데라
13/06/17 21:05
수정 아이콘
드립핵 중간 쉬는 시간에 나오던 광고들이네요.크크 .좋은 정보글 잘봤습니다! 해외팀이라 팀역사나 세세한 부분들을 알 수가 없었는데 좋은 글이네요.
곡물처리용군락
13/06/17 21:06
수정 아이콘
해외팀들이 지원은 빵빵한데 이런 약점도 있네요. 그렉필즈선수의 의료문제는 정말 아쉽습니다

그러나 EG-TL의 경우 북미에서 꽤나 독보적인 성적을 내고있는걸보면 비록 패배하더라도 한국팀과의 경기가 많은 도움이 되는거같습니다.
swordfish
13/06/17 21:1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eg의 문제는 성적이라고 봐요. 여기 들어가면 기량 향상이 아니라 하락이 좀 보이니 말이죠.
신예terran
13/06/17 21:13
수정 아이콘
이런 비하인드 이야기가 있다니 쉬지않고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실상 팀 또는 구단보다는 그저 스폰서쉽에 가까운 수준인듯 하네요. 신인 발굴이나 기존 선수를 우승자로 만들어서 스토리를 만들어 내려 하기 보다는, 기존의 인기선수들을 막대한 돈으로 영입해오는, 과거같으면 레알마드리드, 요즘에는 맨시티 혹은 파리생제르망 느낌이 강한데, 사실 그거보다 더하죠.
리듬파워근성
13/06/1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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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몰랐던 내용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Rorschach
13/06/17 21:19
수정 아이콘
EG-TL밖에 몰랐었는데 EG가 이런 팀이었군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 중간에 박용욱 감독 -> 박용운 감독이죠?
dopeLgangER
13/06/17 21:31
수정 아이콘
햇갈렸네요. 수정하엿습니다.
모리아스
13/06/17 21:27
수정 아이콘
좋은 팀이네요

보통 우리가 말하는 닭장 그 너머의 이상향이네요
13/06/17 21:36
수정 아이콘
박용운 감독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팀이죠. 5승 16패->9승 7패인가 그럴겁니다
Colossus
13/06/17 21: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냥 돈많은 해외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오늘 자세히 알게 되네요.
어두운 부분보다는 밝은 부분이 더 많은, e스포츠계의 좋은 모델 같습니다.
담대찬바람
13/06/17 21:48
수정 아이콘
갑작스레... 이제동의 8게임단에서 EG 1년 임대가
이 선수에게 결과적으로 득이 되었나 해가 되었나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좀 득이 되었음 하지만요 흐흐
흐콰한다
13/06/17 21:53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선수들 이름값은 있어서 기대했던게 사실이긴 하지만, 애초에 구조 자체가 프로리그 같은 장기간 팀단위리그에서 좋은 성적내긴 힘든 팀이었죠.

본문에 들고 계신 동기 문제, 스폰서 사정으로 인한 장비 문제, 잦은 해외대회 스케줄로 전력을 풀가동하기가 힘들다는 점 외에
2군 및 연습생 시스템의 부재 역시 장기 레이스 팀리그를 치르는 팀으로서는 약점이라고 보네요.
(이건 아마 프로리그에 참가하지 않는 연맹팀들 역시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두 개의 팀이 연합하지 않았다면 로스터 꾸릴수도 없죠.
곰성병기
13/06/17 22:28
수정 아이콘
EGTL의 프로리그 참가는 성공적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성적은 아쉽지만 국내 인지도도 올렸고 무엇보다 EGTL경기의 시청자수나 화제성이 프로리그내 경기중에 통신사 더비를 제외하고는 가장높은편이죠.
다음시즌에도 참가할지는 모르겠지만 스2로 넘어온 협회나 협회팬들에게 프로리그참가로 EG라는 팀을 각인시켰고, 국내+해외인지도 최상급의 선수인 이제동선수를 영입해서 해외대회와 개인방송으로도 볼 수 있게 해줘서 참 고마운 팀입니다.
13/06/17 22:5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저 모델이 딱히 크게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네요. 암이라고 적으신 부분도 1)은 선수 개개인의 자기관리와 관련된 부분이라서 EG라는 팀의 문제라고 보지는 않고 2)정도가 좀 문제이긴 하나 이건 스폰서와 관련된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나는 거라...

일종의 스타마케팅 같은 체제로 보이는데 다른 프로스포츠의 수익구조를 생각하면 꽤나 괜찮은 모델이라고 봅니다.
모지후
13/06/17 23:2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EG 하면 후원사 명단이 정말 화려한 점, 잘하던 선수가 입단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일명 'EG의 저주'(?)밖에 안떠올랐는데 조금 다르게 보이네요.
Smirnoff
13/06/17 23:25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13/06/17 23:46
수정 아이콘
얼라이언스는 현재로는 성공적인데, 나니와 선수보다도 도타2 팀이 굉장히 잘 나가고 있습니다. 노 타이드헌터란 팀을 영입해서 만든 팀이었는데, 최근 대회란 대회는 모두 우승하는 중이거든요. 당장 160만 달러짜리 대회인 더 인터내셔널에도 16강에 있고요.
13/06/18 00:02
수정 아이콘
냉정한 분석이네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거리고 있는..
캐리어가모함한다
13/06/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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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에 대해 궁금했던 점이 시원하게 해소된 느낌이네요. 좋은 글 추천 드립니다.
13/06/18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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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몰랐던 부분을 이렇게 잘 정리해서 알려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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