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0/09/11 01:55:20
Name 쎌라비
Subject 소박한 나의 스타 입문기
때는 98년 이였던가요??? 제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저는 여느 또래와 다르지 않는 까까머리 중학생이었고 그 시절의 중학생들에게는 pc게임 못지 않게 오락실의 아케이드 게임도 인기가
많았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제 주위 친구들의 일과 중 하나는 방과 후 학원가기 전까지 남는 시간동안 오락실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일이었죠. 킹오파는 그 당시의 적은 용돈으로 즐기기에는 너무 짧은 게임이라 전 항상 그 게임을 길게 즐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컴퓨터를 클리어하는데도 한 팀당 5게임을 챙기기 위해 일부러 컴퓨터에게 져주면서 2대2 상황까지 연출하고 잘하는 친구가 듀얼이라도
신청할 경우에는 멱살이라도 잡으려고 반대편 오락기로 뛰어나갈 정도였죠.  

  그렇게 듀얼을 피하다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늘지 않게 되고 또  모르는 사람 멱살을 잡을순 없는터라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지는건
어쩔수가 없더군요. 당시의 킹오브는 정말 인기게임이었던 터라 모르는 사람들도 듀얼을 자주 신청해서 제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점점 더 줄어만 갔습니다.

그렇게 힘겨운 오락실생활중에 전 던젼드래곤2라는 보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조금의 연습과 패턴만 안다면 단 돈 100원으로도 무려
1시간 30분 가까운 타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엄청난 그 게임을 말입니다. 물론 백원만 있다면 무한으로 즐길 수 있는 달리기 게임이
있긴했지만 전 그 게임에는 영 소질이 없었거든요. 패배하면 양변기로 상대방을 흘려보내버리는 게임인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아무튼
전 그 던젼드래곤2라는 혁명적 게임을 만나게 되고 그 게임을 하면서 킹오브로 적자를 봤던 저의 재정이 흑자로 돌아서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던젼드래곤으로 오락실 컬쳐를 즐기던 저에게 한 친구가 다가오더군요.  그 친구는 워크래프트 만든 회사에서 나온건데 정말
재밌고 후회안할거라면서 저에게 스타크래프트 구매를 권유하더군요. 전 그 친구에게 삼국지나 살것이지 이상한 게임샀다고 또 차라리
그돈으로 던젼드래곤을 친구들과 했으면 두달은 했겠다고 면박을 주고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 말고도 다른 친구들에게 스타
크래프트를 권유하고 다녔으나 친구들 사이에서는 시디잘못사고 재밌는척 하는 불쌍한 친구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전 제 자신의 무지함에 대해 제 친구에게 사과하고 맙니다. 그 일이 있은 몇개월 후에 저희 동네에도 드디어 게임방이라
는 선진문화가 들어오게 됩니다. 1시간에 1,500원이라는 무지막지한 가격(1,500원이면 던젼드래곤을 24시간 할수 있는 돈)에도 불구
하고 저와 제 친구들은 호기심에 pc방이라는 곳엘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만나게 됩니다. 단 돈 1,500원을 들고
가서 딱 한시간 게임을 했는데도 제 머릿속에서는 그 게임이 떠나질 않더군요. 마치 당구에 빠져들때의 그 느낌처럼 말이죠. 흔히 말하는
가성비(가격대성능비)로는 오락실을 게임방이 따라올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전 저도 모르게 게임방에 빠져들게 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스타크래프트에 말이죠. 그리고 저와 제 친구들은 그 게임방에서 외면당했던 스타크래프트 전도사 친구와 7대1로 붙게되지만 핵 스물일곱
방을 맞고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그 친구의 의기양양한 얼굴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검은창트롤
10/09/11 02:17
수정 아이콘
킹오파 94때는 팀을 만들어서 인근지역 오락실을 돌며 고수들을 찾아다녔었는데...
나이먹으니 이젠 손발이 안따라주네요.
고로/랄프/클락 무한잡기 버그부터 1p 하이데른 피빨기/김갑환 한방에 보내기 버그, 2p 킹 버그 등등 버그가 넘쳐나던 킹오파 94 크크크
용호의권, 킹오파94 95, 월드 히어로즈 시리즈 등은 수십연승도 해보고 멱살도 잡혀보고 근처 여학교 학생한테 연패도 당해보고 참 추억이 많네요.
10/09/11 02:1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아아 스타는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10/09/11 10:55
수정 아이콘
오락실보다 시간당 드는 돈이 열배가 넘는데 스타 하러 우르르 몰려가던게 생각나네요
스타는 좋은 국민게임이었습니다
10/09/11 14:57
수정 아이콘
Chir님// 97년 부산 PC방이 2500원했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열배가 넘기는 한듯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3372 승부조작에 대해 선고가 나왔습니다. [56] 풍경15334 10/10/22 15334 0
43358 블리즈컨 불참에 대하여 [13] 캐럿8138 10/10/20 8138 0
43335 금일 서버 다운과 관련한 곰TV 사과문입니다. (+ 방송 잡담) [42] Leeka11245 10/10/19 11245 0
43333 Today Issue & Play - Beyond the Protoss, 그리고 황제. [18] legend7057 10/10/18 7057 0
43285 2010년 10월 첫째주 WP 랭킹 (2010.10.3 기준) [4] Davi4ever4473 10/10/16 4473 0
43228 블리자드의 "A Tribute 2 과일장수" [13] Fabolous6484 10/10/13 6484 0
43216 이스트로도 해체 수순으로 [18] xeno7526 10/10/12 7526 0
43202 [쓴소리] 자업자득의 결과. 그리고 이번 주 그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33] The xian11633 10/10/11 11633 3
42965 리쌍.. 주관적 견해 [24] CANE6304 10/09/13 6304 0
42907 소박한 나의 스타 입문기 [5] 쎌라비5247 10/09/11 5247 0
42742 엄청난 수싸움.. [16] 잔혹한여사6433 10/08/28 6433 0
42730 Bigfile 2010 MBC게임 스타리그 결승전 이영호vs이제동(2) [273] SKY9211806 10/08/28 11806 0
42661 msl 결승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으로 변경 [65] empier8904 10/08/23 8904 0
42466 성숙한 패자로서의 모습이 아쉬운 최연성 코치 [153] 王天君14512 10/08/07 14512 5
42322 마.... 의 사과문(은 무슨)이 올라왔네요..... [115] SKY9216481 10/07/24 16481 0
42252 프런트의 역할 [5] Hypocrite.12414.5244 10/07/18 5244 0
41982 양대 방송사가 그래텍과의 협상에 그리 적극적인 모습이 아니었군요. [54] 물의 정령 운디8832 10/06/08 8832 0
41978 [쓴소리] 선수는 저작권 홍보하는데 협회는 저작권 침해하는 e스포츠 [4] The xian5250 10/06/08 5250 0
41915 스타크래프트2 유저로 지금 한국상황이 매우 속상합니다 [9] 밀가리6079 10/06/01 6079 1
41905 내가 협회라면 했을 멘트들 [10] 4376 10/05/31 4376 1
41899 [쓴소리] KeSPA의 과거, 과오, 과대망상, 그리고 현재와 미래 [14] The xian7162 10/05/31 7162 18
41812 모레 스타판이 멸망해도 난 내일 최후의 리쌍록을 보겠다: [이번 결승에 걸린 기록들] [62] 좋은풍경5691 10/05/28 5691 0
41756 각.인 [3] 영웅과몽상가4203 10/05/25 4203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