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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25 00:42:34
Name LucidDream
Subject 테란vs테란, 그 속도전의 미학. 그리고 프로토스와 저그.
최근 가장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 선수로 이영호 선수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바이오닉은 물론이고, 프로토스 상대로 보여주는 메카닉, 그리고 놀랍게도 동족전인 테테전에서
그가 병력을 주물럭 거리는 속도는 속칭 '현기증 난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어찌보면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답답하고 지루한 테테전이 속도전으로 풀이될 수 있다니.

사실 동족전에 있어서의 '스피드'만 놓고 보았을 때 가장 빠른 것은 저그전이어야 할 것이다.
기동성 하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저글링, 최고의 공중 스피드를 자랑하는 스커지,
그리고 공동 2위 그룹인 뮤탈리스크. 이 세가지만 등장하는 저그vs저그 전의 스피드는
말도 못하게 빠르다. 경기 시간도 짧고, 승부도 순식간에 난다. 하지만 저그전에서 '속도감'을
느끼기는 의외로 어렵다. 오히려 웅크리고 매복하고, 유인하는 것이 자주 나타난다.

물론 기동성을 이용한 작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리스크가 너무도 크기에
1류 저그전의 능력과 전적을 갖고 있는 저그들이라 해도, 그러한 전술 시도는 쉽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저그전에서 일반 시청자가 느끼는 속도감은 매우 느리다. 아니, 거의 없다.

종족의 매커니즘이 저그와 아예 다른 프로토스 역시 동족전에서 속도감을 느끼기는 힘들다.
프로토스는 아무래도 '힘'으로 대변되는 종족이며, 그 힘싸움이 리버나 하이템플러의 테크니컬이든
게이트웨이를 통한 물량이든, 그곳에 속도가 끼어들 여지는 크지 않다.

한 타 싸움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리버와 템플러라는 변수가 가지는 변화폭이
큰 플플전에서 역시, 저그 전과 마찬가지로 몸을 사리는 운영이 대세를 이룬다.

테테전도 마찬가지였다. 이영호 선수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전의 테테전이란 것은 4,50분의 장기전도 심심찮게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일단 '길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간의 눈치를 보며 멀티 가져가고 드랍십으로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면서
눈치만 보다가, 실질적인 교전 등은 매우 적고, 낭비되는 시간이 많은, 한 마디로 지루한 게임이었다.
누가누가 선 잘 긋고 잘 먹고 드랍십 잘 쓰나, 혹은 거리 잘 재나.

사실 선 긋는 운영이 나온 것만 해도 테테전의 양상은 많이 변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영호는 거기에 '판단의 속도'라는 자신만의 무기를 더했다.

상대가 멀티를 하고 있을 때, 같이 먹을 것인지 밀어 붙일 것인지 팩토리를 올릴 것인지, 이후의 레이스를 추가할 것인지
드랍십을 쓸 것인지 벌쳐로 흔들 것인지 중앙으로 진출해 선을 그을 것인지...이 모든 판단을 내리는 과정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현재 존재하는 테란 가운데 이러한 '사고의 속도'를 보여주는 테란은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고,
이마저도 이영호와는 조금이나마 갭을 보이고 있다.

바둑에서는 흔히 몇 수 앞을 보고 수를 던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영호는 동시에 수를 두면서도 몇 수 앞의 수를 두는 셈이다.
남이 돌 하나를 둘 때 혼자서 돌 세개를 두는 꼴이니, 이기기 어려운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예전에 어느 글에서인가 박성균이 대단한 점은 맵에 죽은 병력이 없다는 점이다 - 라는 글을 본 기억이 있는데,
최근의 이영호의 경기가 어찌보면 박성균 보다도 더 그 말에 근접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무엇을 판단하고 그것에 대해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 까지, 그 판단의 속도는 빠른데다가 대개는 정확하다.
이같은 사고의 속도는 테테전에서 그동안 보기 힘든 스피드를 가져다 주었다. 최근 이영호와의 경기에서 그 속도에
근접이나마 한 경기를 보여준 선수는 염보성과 전태양 정도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영호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태양은 초반의 불리함을 포기하지 않고 맵의 이동 루트와 특유의 멀티태스킹을 이용해 이영호를 밀어붙여
간담을 서늘하게까지 하는데 성공했다. 만약 이영호의 판단과 행동이 조금이라도 덜 빨랐다면, 분명히 경기는
전태양의 역전승으로 끝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미니맵 상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비하고 공격할 듯한 액션을 취하며
실질적인 타격을 들어가는 소수 병력의 움직임이 이영호의 '생각의 속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히 전태양이 깨달았을 부분이겠지만, 그 경기에서 드러난 두 선수의 속도 싸움은, 기존의 테란전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어쨌든 이영호로부터 시작된 테란의 속도전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서 얘기하는 속도전은 생각의 속도다. 어떠한 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거기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냐는
이제 무의미한 논란이 되었다. 그 상황에 맞는 대처 뿐 아니라, 그 이후의 그림까지 그려나가는, 보다 큰 스케일의
운영이 테란 선수들에게 장착되고 있는 중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생각의 속도는 분명히 타 종족전에도 영향을 줄 것이며, 실제로도 주고 있다. 현재 프로토스 진영에서
이러한 테란의 속도전에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하는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김구현이다.
김구현의 대표적인 특징을 꼽는다면 외형적으로는 견제를 들 수 있겠다. 그러나 견제는, 풀이하면
게임 내에서 선수가 만드는 변수의 다른 이름이다. 보통의 상황에서는 수비가 이루어지지만,
그것을 선수의 능력과 타이밍으로 비틀어 빈틈을 만들고 피해를 주는 것이 견제이기 때문이다.
김구현은 자신의 견제 플레이를 가중시키고, 전장에서의 병력 움직임을 통해 상대 선수로 하여금
판단할 자료를 방대하게 만들어 사고의 속도를 조절한다.

리버는 막을 수 있다. 다크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리버와 다크가 동시에 떨어진다면?
분명 프로토스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있는 전략이지만 테란 입장에서도 이같은 상황에서의
'판단적 사고 속도'는 아무래도 느려지고, 부정확해질 수밖에 없다.

사칙연산을 풀던 사람이 갑자기 함수 문제를 풀 수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비록 몇 번이고 문제풀이에 성공한 이영호에게 패하긴 했지만, 김구현은 아직 이영호에게 던질 문제가
많아 보인다. 만약 프로토스로서 이영호를 격파할 선수가 나오게 된다면, 그 선수는 김구현 또는
김구현 선수보다 복잡한 사고를 강요할 선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저그는 종족의 특성상, 사고의 판단이 극과 극이기 때문에 딱 어떤 선수라고 말하기는 곤란한 점이 있다.
일단 글쓴이 자체가 저그를 잘 모른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굳이 이름을 거론하자면
생각하는 저그인 김윤환 선수에게 그 가능성을 두고 싶다.

물론 이제동 선수는 이영호의 대항마이나, 그 혼자서 발전하는 테란 전체를 짓누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무너지기도 쉽다. 저그 최후의 보루였던 홍진호 선수가 최연성 선수에게 무너지고 나서
도래했던 저그의 암흑기를 돌이켜보면, 이제동 혼자서 수많은 테란의 속도전에 대항하는 것은
어찌보면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하는 일이다.

그리고 김윤환은 현존 저그 중 사고의 폭이 가장 넓기에 가능성이 있다. 이 선수가 판단하는 속도가
어떠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 선수가 테란을 잡는 모습을 보면, 그릇된 판단이나
선택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물론 그렇게 하니까 이기는 것이겠지만. 이번 MSL 16강에서
정명훈 선수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징검다리 오버로드는 김윤환의 사고의 폭과 거기에 맞춰 행동하는
손이 결코 따로 놀고 있지 않음을 잘 보여준, 이 날 경기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마치 자로 잰 듯한
오버로드 간격에 정명훈은 자신의 생각과 완전히 어긋난 상황에 조우하게 되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김윤환의 압승이었다.

이영호로부터 시작된 테란의 속도 전쟁은 난전의 전태양, 자신감의 정종현, 타이밍의 박지수
외줄타기의 신상문 등 많은 테란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 속도전은 APM,
즉 피지컬로 대표되던 김택용 이후의 세대에서 다시금 물갈이가 되고 있다는 것을 뜻 한다.

앞으로도 '일단 먹자' 식의 게임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하지만 그 이후의 싸움에서
사고의 속도와 폭, 그리고 그것을 실제로 옮기는 손과의 일체화가 되지 않는 선수들은 나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현재 거기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것은 테란이다. 과연 누가 이 속도전의 최후의 승자가 될지,
아니면 속도전을 뒤집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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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은?
10/04/25 00:48
수정 아이콘
원래 테란유저들은 알고 있죠. 테란대 테란전이야 말로 가장 빠른 속도 싸움이라는걸...
저도 프막이라 토스로 전향했는데.. 예전에 테란할떄는 테테전을 가장 좋아했거든요....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하지만 테테전이야 말로 정말 엄청난 눈치싸움과 속도싸움이 붙는 경기라는걸...

아마 저그유저분들중에 많은분들이 저그대 저그야 말로 라바관리의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할때, 저와 같은 다른 종족 선수들은 그걸 못알아먹는거랑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그대 저그... 저는 재미없거든요.. 보는 입장에서..
그런데 하는 사람은 정말 심리전이 장난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10/04/25 00:55
수정 아이콘
테테전은 순간적인 반응과 전체적인 판단력이 경기 외적으로 잘 보이니 보는 사람이 재밌죠...
저그전도 그런 면이 많긴 하지만, 요새는 빌드조차도 컨트롤로 극복해버리니..
피날레
10/04/25 01:25
수정 아이콘
전 이영호랑 전태양 경기를 보고.. 눈에 띄는거라곤 전태양 선수의 차후 전투발생지역을 예측하여 마인을 심음을 통해 전투이익을 발생시키고 또한 마인을 통해 위치상의 탱크 이동경로와 시즈의 공백의 위치를 파악하여 그곳을 노리는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운체풍신
10/04/25 01:35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쓴 글이네요. 확실히 요즘 이영호 선수가 치고 나가면서 다른 테란 선수들도 이영호 선수를 벤치 마킹하러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이영호 선수가 저그전에서 처음 보여줬던 소수 마메 부대 진출로 뮤탈을 상대하는 플레이나 장기전으로 가면 타스타팅 멀티를 먹고 탱크를 모으며 자원전으로 가는것도 이제는 정석 플레이가 됐고 최근 테란의 토스전도 올인 플레이 외의 중장기전 양상에
이영호 선수가 엄청난 영향을 끼쳤죠.
10/04/25 02:2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나오기 전까지는 테테전은 지루한 동족전일 뿐이었는데...
이영호 선수 덕분에 테테전이 재미있는 경기구나 하고 느낍니다.
Korea_Republic
10/04/25 02:49
수정 아이콘
옛날에 테테전을 잘해야 진정한 테란고수라는 얘기가 있었지요. 그말은 지금도 변함이 없는듯 합니다.
배추열포기
10/04/25 02:51
수정 아이콘
테란은 상대종족에 따른 주력유닛의 편향이 심하죠.
저그전엔 마메, 플토전엔 벌탱, 테테전엔 팩토리유닛... 하지만 테테전에선 저기에 드랍쉽이 추가됩니다.
종족의 특성상 기동력이 느린 점을 보완하고 요지를 선점하여 이득을 보기 위해 수송선을 활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테테전에선 드랍쉽이 주 병력에 포함될 정도로 필수유닛이 되었고 그 결과 타 동족전에서는 보기 힘든
지상부대와 수송부대의 혼합운용 형태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거점방어 형태의 지상군과 기동타격 형태의 드랍쉽을 혼용하면서 선수들에게는 빠른 사고와 판단이 중요해졌고
(탱크는 느리지만 요지를 선점할 수 있으며 전방위에 쓰임, 방어적 / 드랍쉽은 빠르지만 요지를 뺏어야 하며 국한된 범위에 쓰임, 공격적)
그러한 머리싸움이 글쓴이님의 말처럼 기동력 최하위 종족인 테란끼리의 '의외의 속도전' 양상이 된 듯 합니다.

그리고 지금 그러한 플레이의 정점에 달해 있는 자가 바로 이영호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BonJwaLoaD
10/04/25 03:16
수정 아이콘
전태양vs이영호에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이영호 선수가 울타리를 만들어주고는 그 안에서 전태양선수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만들어준 느낌이었습니다.
Gallimard
10/04/25 04:29
수정 아이콘
[그 판단의 속도는 빠른데다가 대개는 정확하다.]는 본문에 정말 동감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들'이 한꺼번에 엄청난 속도와 정확성을 가지고 터질 때,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0/04/25 09:25
수정 아이콘
빠른 테란이란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예전의 한동욱선수가 떠오릅니다. 당시의 한동욱의 테테전은 포트리스와 쉬지 않는 드랍쉽이 정말 놀라웠었는데요. 지금의 이영호의 3팩 줄긋기나 눈치 100단의 플레이... 테테전이 이렇게나 예술적으로 발전한게 너무나 재밌습니다!
날아랏 용새
10/04/25 10:08
수정 아이콘
테테전 한번 중계하면 눌러앉아 자리잡기에 결판은 배틀or레이스로 승부내며 4~50분 걸리던 것이 지금처럼 드랍쉽을 이용한 속도전으로 간 것은 아무래도 한동욱 선수가 선구자 아닐까요..?
정점에 달한자는 이영호 선수지만 트렌드를 바꾼 선수는 한동욱 선수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4/25 11:33
수정 아이콘
저저전에서 일반 시청자가 느끼는 속도감이 없다라는 명제에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쓰는 유닛이 획일화되어 있고 장기전이 거의 불가능해서 말하자면 "스토리가 부족한 경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이지 속도감 자체는 느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뮤탈+스커지 들이 날아다니면서 홀드컨트롤하다가 일점사하는 그 상황에서는
짜릿한 속도감을 느낍니다. 요새 선수들의 컨트롤이 좋아져서 더 그렇더군요.

다른 부분은...이영호 테란전이 스피드의 백미라는 건 100% 동의하고요.
Revolusian
10/04/25 11:43
수정 아이콘
8강전 전태양과 이영호의 태풍의눈 경기에서 이영호가 전태양의 본진으로 드랍십 8기 분량의 드랍을 갔을때, 전태양선수가 마지막 남은 최후의 병력을 이끌고 이영호선수의 본진을 치러 갔을때, 이영호 선수의 탱크 배치를 보신분 계십니까? 만약 그냥 남은 탱크 5기 가량을 전부 비슷한 위치에서 모드했다면 뚫렸을 수도 있는 그 상황에서 앞에한대 조금 뒤에 두대 또 조금 뒤에 두대 이런식으로 징검다리 배치를하여 시간을 버는 것을 보고 이선수는 진짜 머리가 무슨 쿼드코어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BoSs_YiRuMa
10/04/25 18:4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게임 내적인, 판단력의 회전속도가 이영호는 정말 남다릅니다.
이제동이 작년 한해 컨트롤과 난전, 다전제 판짜기로 대다수의 리그를 휩쓸엇다면..
요즘의 이영호는 최고의 '속도'를 보여줍니다.
단순 스피드가 아닌 판단력의 속도와 유닛 전투상 이득계산의 속도(vs 전태양전), 상대 유닛 종류에 따른 경로 예측의 속도(vs김구현 in 폴라리스랩소디), 상대 유닛 조합의 이동거리의 한계를 계산하고 자신의 유닛은 더욱 더 빠르게 이동시키거나 상대가 들어오기 위해 손해를 보아야만 하는 지역에서 컨트롤 교전을 일으키는 상황판단의 속도(vs김민철 in 그랜드라인) 등의 회전이 정말 빠릅니다.
최근 이영호의 움직임은 유닛의 상성이나 유닛 자체의 속도를 이용해서 상대를 뒤흔들기보다는 상성상 무너지는 유닛으로도 내가 쓰면 이긴다는 그런 기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토스전 배럭더블의 극상성인 다크드랍빌드조차 피해를 주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무슨무슨 상황이 일어나면 내 병력은 저기로 보내면 상대 병력은 나의 어디가 제일 약하니 그곳으로 반드시 올꺼야. 그럼 내 추가 병력은 그쪽으로 보내서 대기하고 있으면 내가 유리해.' 이 판단의 포인트는 맵을 읽는 능력과 연습으로 다져진 맵상의 주요 포인트를 잡는것, 그리고 끊임없는 정찰을 통한 상대 병력의 종류와 경로파악인데 이영호는 유닛이 자리를 잡고 있어도 scv나 큰 힘을 발휘하기 힘든 레이스 한기, 벌쳐 한기, 바이오닉 소수 병력이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맵에서 쉬는 경우는 그 병력이 몇군데 포인트를 지정하고 그 자리를 잡았을 경우죠.
이런 대단한 이영호의 대항마로 이제동이 계속 손꼽히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맵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난전에 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동의 절정기였던 작년 위너스 플레이오프때, 이제동은 이영호를 상대로 맵의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난전으로 인하여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물론 그당시 기본틀이 되었던 9시 몰래멀티가 큰 힘이 되어주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이영호는 그 이후로 맵의 모든 자원지역에 대한 정찰을 끊임없이 하게 되었고, 그때와 같은 전술로는 이미 통하지 않는다는걸 저번 스타리그에서 이제동을 상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투혼에서의 노점단속플레이.. 3가스를 먹지도 못했엇죠.
이제동이 현재 득도한 이영호를 잡으려면 테크나 자원의 우세가 아닌 이영호가 생각하는 맵의 포인트를 먼저 알아내서 그 자리를 먼저 잡고 그 포인트를 통한 끊임없는 이득을 노려서 이영호의 큰 판을 망쳐야 합니다.
이 두 선수가 화요일날 붙게 된다면.. 개인적으로는 이제동이 이기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는 이영호가 이길 것 같습니다.
노련한곰탱이
10/04/26 13:03
수정 아이콘
아마 이영호 선수는 바둑을 했어도 대성을 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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