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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2/27 02:57:45
Name 섹쉬한 뇌
Subject 스타 ... 후아유 ... 강민 ... 프로토스
2002년 겨울, 기숙사 방장 형의 소개로 스타크래프트 게임 중계방송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
스타리그라는 정규 프로게임도 있다는 것을 알고 저는 무척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는 게임이 아니라 보는 게임은 어떤 것일까. 다른 사람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본다는 것이
그렇게 재밌는 것일까. 스타라는 게임을 해본적이 없는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003년 초, 겨울방학을 맞아 집에 들른 저는... tv 채널을 돌리다가 스타크래프트
중계방송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저게 방장 형이 말한 바로 그 e-sports란 말인가?
콘서트 홀 같은 곳에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고 무대는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의 선수들이
묘한 유니폼을 입고 앉아서 게임을 하고  3명의 해설자들이 쉴새없이 무척이나 흥분된 목소리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게임 상황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고...
그건 정말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임요환 이윤열 박정석 홍진호 ... 방장 형이 하도 열심히 설명을 해줘서 귀에 익숙한 이름들의
선수들이 나와서 경기를 하고 최종 우승자를 가리고... 아마 무슨 경기인지 아실겁니다.

맞습니다. 바로 bigi배 4대 천왕전이었죠. 그게 제가 처음 본 스타크레프트 게임 중계였습니다.
비록 스타크레프트에 대해서는 종족이 셋이라는 것 밖에는 모르는 저였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본 그 경기가 전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후로 저는 스타중계에 빠져서 tv만 틀면 게임방송을 틀고는 했습니다.
저희 집은 엠게임, 온게임 다 나오는데... 사실 전 온게임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우연히 채널을 알게된 엠게임을 통해서 스타를 계속 봐 왔죠.
그러다 이윤열 선수를 해설진들이 '그랜드슬래머' 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왠지 의아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이유가 엠비시게임, 온게임넷, 게임tv 대회를 같이 우승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 게임방송이 더 있었구나.
그렇게 해서 뒤늦게 온게임 방송경기도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게임tv는 보지 못하지만...
거의 매일 스타경기를 볼 수 있게 되어서 저는 무척이나 즐겁더군요.


왜 임요환 선수를 테란의 황제라고 하는가. 왜 이윤열 선수를 천재테란, 그랜드슬래머라고 하는가,
왜 박정석 선수가 영웅이고, 홍진호 선수가 폭풍이고, 종족의 상성, 몰래 건물, 전략, 전술,
바이오닉, 메카닉, 바카닉, 목동저그, 땡히드라, 천지스톰, 한방러쉬, 미네랄멀티, 가스멀티,
섬맵, 반섬맵  등등... 생소한 용어들과 그 의미들.
그런 것들을 알아가면서 점점 더 흥미를 더 하게 되고, 무엇인가 기대를 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저는 스타 게임을 직접 해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첫번째 문제는 종족을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제 맘을 끌었던 것은 "테란" 이었습니다. 임요환 선수나, 이윤열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테란의 강력함과 인간이라는 종족 자체도 맘에 들고 아무튼 테란을 해보려고 했습니다.
일단 빌드에 대해서 완전히 파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테란의 경기는 더욱 관심있게 집중해서
보았습니다. 사실 초보자에게 프로게임머들의 경기가 큰 도움이 안되는 것일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저로서는 그냥 프로게임머들의 경기가 교과서였던거죠.

그리고 그날 밤... 잠이 오질 않아서 tv를 켜고 습관적으로 74번(엠겜)을 눌렀을 때...
무슨 셀프카메라 같은 화면이 나오는 것입니다.
'내가 잘 못 틀었나?' 다시 한번 74번을 꾹 눌렀는데 화면이 그대로더군요. 난생처음 보는
낯선 외모의 안경쓴 친구가 나와서 왠 여자 두명하고 코엑스몰이라면서 데이트(?)를 하는
것이었는데... 셀프카메라 형식으로 찍은 거더군요. 일단 배경음악이 맘에 들어서
계속 보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몰라도... 대충 그 남자가 프로게이머이구 두명의 여자는
그 선수의 팬인 것 같았습니다. 처음 하는 프로라는데... 임요환이나 이윤열선수도 아닌
저런 낯선 선수가 주인공인 게 저는 무척 의아하더군요. 그리고 그다지 머릿속에 담아두진
않았습니다. (그 프로가 지금의 W.A.U 입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저는 스타우트배 스타리그, 채러티라는 섬맵에서 이윤열 선수를 상대로
놀라운 옵저버 운영과 완벽한 경기운영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끈 그 선수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임요환 선수를 상대로 또다시 승리를 거두고... 결국 결승까지 올라가서
다시 이윤열 선수를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그를 보게 되었습니다.
내 기억속에 첫 우승자는 비기배 4대천왕의 임요환 선수였고 가장 강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선수는 이윤열 선수였는데... 두 선수를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선수가 완벽하게 제압해
버려서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강민.

왠지 차가워 보이고 냉정해 보이는 외모라... 쉽게 친근감이 가지 않았지만,
그의 경기를 볼 때면 그가 얼마나 매경기에 대비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오는지 얼마나 많은
연습을 하고 연구를 하고 노력을 할 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토스로서 양대리그를 모두 석권하는 것도 의미있고, 유일한 프로토스로서 테란들 속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고...
전자는 명예를 더해 줄 것이고... 후자는 명성을 높여주겠죠.
그리고 둘다 쉽게 이루어지진 않겠죠. 저그의 벽을 넘어야하고 극강 테란의 벽을 넘어야하고
그 벽을 넘어도 결코 만만치 않은 벽들이 버티고 있고...

설사 그게 현실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결국 양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응원을 받을 거란 것만은 확실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극적인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겠죠.


PS 1) 예전에 왜 강민선수가 후아유의 첫번째 주인공으로 뽑혔을까 의아해 했는데...
        결과적으로 후아유 제작진의 놀라운 안목과 선견지명에 감탄을 보냅니다.

PS 2) 결국 제 주종족은 프로토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민 선수 때문만은 아닙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어바웃스타크래프트에 임성춘 선수(?)가 출연했을 때
     목동저그를 상대로 보여준 마에스트롬+천지스톰+아칸+드라군+질럿+다크+옵저버의
     한방러쉬에 감동 받아서입니다.

PS 3) 사실 가장 좋아하는 프로토스 게이머는 박정길 선수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걸까요?
     빨리 메이져대회에서 볼 수 있었음 좋겠습니다.

PS 4) PGR에 남기는 첫 글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길어져 버렸습니다. 글재주가 없어서 정리도
     잘 안되는 군요. 오타도 많을 거 같고, 맞춤법도 맘에 걸리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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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칩
04/02/27 03:01
수정 아이콘
전 오늘도 박정석 선수를 꿈꿉니다 .
영원히 못 이룰 꿈이라지만 .
그의 플레이를 보며 환호하는 제 자신에 족합니다 .

저에게 프로토스를 알려주신 박정석 선수 .
오늘밤도 평안히 . 그리고 화이팅 입니다 ^^
04/02/27 03:02
수정 아이콘
ps1 ) 그때가 아마.. 스타우트 결승전 직전이라서 강민선수가 첫번째 주인공이었을껍니다
섹쉬한 뇌
04/02/27 03:10
수정 아이콘
midaS님// 그렇지 않습니다. 후아유는 작년 초에 방영 시작했었구요.
스타우배 결승은 여름에 있었죠. 그리고 그때 내용이 강민 선수가 팬2명과 함께 코엑스 구경하는 거였는데... 그때 세중게임월드가 아직 공사 진행중 이어서 강민 선수가 다음에 여기에서 경기를 한다고 소개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04/02/27 03:14
수정 아이콘
아~~ 그 방송이었군요.. 저도 정말 재밌게 봤는데..
그때 최인규선수가 강민선수 생일이라고 선물해준 운동화를 신고 나와서
그 방송에서 말해준게 기억이 나네요.. 그때부터 강민선수 팬이 된거 같네요
59분59초
04/02/27 09:38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시기에 스타리그를 보기 시작하셨군요... 그래서인지 이글 참 공감가네요...
저도 이윤열선수를 그랜드슬래머라고 하는 것에 의아했었고 박정석선수가 왜 영웅인지 궁금해했었죠..
아 그리고 왜 강민선수가 후아유 첫 주인공이 되었는가... 그것은 아마도 강민선수의 드넓은 인간관계 덕분 아닐까요?^^(어디까지나 제 추측임돠)
그리고 차갑고 냉정한 외모라 쉽게 친근감이 안간다는 부분은...뭐 그럴수도 있겠지만... 제겐 그래서 더 멋있어 보입니다.
지적이고 샤프한 느낌이랄까... 남자답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네 저 강민선수팬입니다 ^^;
04/02/27 10:21
수정 아이콘
VOD확인해 본 결과 첫번째 주인공은 아니었고요. 두번째 주인공 이었습니다. -_-;
04/02/27 10:34
수정 아이콘
강민 화이팅~!!!!
Return☆GARIMTO★
04/02/27 11:06
수정 아이콘
저에게 있어서 프로토스를 알려준 선수는 김동수 선수,,

김동수 선수 빨리 복귀하세요~+_+
04/02/27 11:16
수정 아이콘
아~ 박정길 선수, 재작년 강민 선수와 더불어 최고의 기대주로 예상했는데 아직까지 큰 대회에 명함을 못내밀고 있군요. 충분히 강민급(소위 S급) 플토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믿습니다. 좋은 모습 좀 보여주세요!
59분59초
04/02/27 11:20
수정 아이콘
상혁님 대단하십니다^^
거짓말같은시
04/02/27 12:09
수정 아이콘
물론 저두 강민선수를 가장 좋아합니다...저에게 프로토스를 가르쳐준 선수 기욤패트리 선수..랜덤이긴했지만..그의 토스 실력을 절 열광하게 만들었었는데..월요일날 씨유엣에서 방가웠씁니다..^^ 다시 한번 세계최강의 자리에 설수 있기를...
04/02/27 12:19
수정 아이콘
첫번째 주인공은 홍인균씨죠. 예전에 엠겜에서 임진록 해설을 하시던... 강민 선수는 2회때 나왔구요. 그러고보니, 그게 벌써 1년 전이군요 ;;
메롱+_+
04/02/27 12:22
수정 아이콘
저도 그 때의 후아유 생각납니다^^ 그 때 그 세 분이 세중게임월드를 못찾으셔서; 계속 돌아다니셨던 것 같네요-_-a;
Classical
04/02/27 13:49
수정 아이콘
어제 이병민 선수와의 3경기 닥템게릴라는.. 강 민 선수만이 할 수 있는 플레이라 생각하네요
이직신
04/02/27 14:37
수정 아이콘
흐흐..임성춘 선수가 뒤에 어바웃 스타크래프트 (김철민님,이승원님과 진행하셨을때) 진행하실때 임성춘 선수의 그 화려했던 리얼게임이 잠시 나온적이 있는데.. 그때 하신말이 기억나네요.


" 아, 저프로토스.. 손놀림이 굉장히 빨라요 "


역시 임성춘선수.. 그때 배꼽잡고쓰러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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