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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11 09:13:46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스페인 명마 리피짜너
영화 크림슨타이드에서 함장인 진 헤크먼이 부함장 덴젤 워싱턴에게 백인의 우월함을 은

근히 내비치는 대사가 있다.

"자네, 스페인 종마아나? 세계최고의 말이지...전부 백마지.."

맞받아치는 덴젤 워싱턴,

"태어날 땐 검은색이죠."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엔딩에 함장은 부함장에게 자네의 말이 맞더군 하면서 영화는 끝난

다.

여기서 스페인 종마는 스페인 명마 리피짜너를 말하는 것이다.

리피짜너는 스페인 승마학교에서 만들어낸 품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합스부르크의 스

페인 승마학교는 막스밀리안 2세의 동생 카를 대공이 1570년대에 트리에스테(Trieste)근

처에 있는 리피짜(Lipizza :현재 슬로베니아의 리피차Lipica지방의 한 도시)에 말사육장

몇 군데를 만들면서 시작 되었다.


스페인 말과 아랍 그리고 그리고 북아프리카 베르베르 말을 교접하여 리피짜너

(Lipizzaner)라는 종자를 만들어 냈다. 이 말들은 계속해서 합스부르크에 공급하여 기병

과 공연을 위해 사용 했었다. 카를 6세는 합스부르크에 스페인 승마 학교를 영구히 남게

하였다.


1차 세계대전 후엔 말 사육장을 오스트리아 남부 지방 그라쯔(Graz) 근처로 옮겼다. 지금

은 "슬로베니아 리피차"와 "오스트리아 그라쯔" 두 지역에서 다 리피짜너 말은 생산하고 있

다.


19세기초 칙령 이후 은백색 말을 종말로 사용해오고 있다. 이 말은 처음에 흑갈색의 털을

가지고 태어 난다. 그런 뒤 약 4년이 지나면 하얀 색으로 바뀐다. 7년이 지나면서 말들은

공연을 하기위한 기초적인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여 공연장에서 유명한 말이 될 때까지 점

차 난이도 높은 기술을 배워, 32살이 지나면 은퇴하게 된다.


스페인 승마학교가 오스트리아에 있는 것도 그렇고 리피짜너를 순수한 스페인 종마라고

하기에도 약간은 모호하다.



어쨌든 리피짜너의 공연 모습을 보다 크림슨타이드의 대사가 생각났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태어날 땐 검은색 그러나 커서는 하얀색...뭔가 생각하게 하지 않는가?

리피짜너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당연히 리피짜너를 백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리피짜너 새끼를 보고 그것이 리피짜너라는 것을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겉모습은 변할 수 있다.

어린 리피짜너의 색깔은 중요치 않다.

리피짜너는 리피짜너이니까.


난 인간의 신념이나 믿음이 인간 자체를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이나 믿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는 것을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신

념이나 믿음 따위는 리피짜너의 색깔처럼 자연스레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신념, 믿음 같은 거창한 단어가 아니라도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알고있는 것을 정확히 알

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

인간이 저지른 실수의 대부분은 바로 그런 거만함에서 비롯되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학히 말하면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을 것이다.

모호한가?

하지만 이 모호함이야 말로 세상이 재미있는 근원이다.

스페인 승마학교라고 이름붙은 오스트리아의 승마학교에서 키워지는 혼혈품종에 검었던

백마 리피짜너 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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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락은 원빈
05/10/11 09:20
수정 아이콘
읽고 나서...이야 잘쓴다...누구지? 하고 봤는데 총알이 모자라 님이셨네요;;;... 하루의 시작부터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즐거운 하루되세요~
VoiceOfAid
05/10/11 09:22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
홍대진
05/10/11 09:28
수정 아이콘
그렇게 변하는 존재이기에 전 믿음을 택하겠습니다 그것이 나쁜 선택이 전혀 아닌 걸 알기에...
05/10/11 09:37
수정 아이콘
일견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란 없죠. 솔직히 1초 전의 나와 지금의 나도 다를진대요.
시간에 흐름에 따라 변하는 모습과 신념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테고, 그 선택의 결과였을 테니까요. 다만 비겁한 짓만 하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
뱃살토스
05/10/11 10:46
수정 아이콘
좋습니다~ 아침에 상쾌한 느낌~
Hustla_Homie
05/10/11 11:34
수정 아이콘
신념이나믿음이없으면 그인간은 인간이아니죠..
김동욱
05/10/11 11:57
수정 아이콘
스페인이 지금처럼 쪼그라들기 전엔 오스트리아까지 아우르는 대제국을 건설했지요. 스페인 승마학교가 오스트리아에 있는 것도 아마 이 때문인 듯 싶네요. 옛날엔 왕족이나 귀족이나 다 국제적으로 놀았으니까요. 민족주의 개념도 없었구요. 이 당시, 삼총사에 나오는 리슐리외 추기경도 어떻게 하면 스페인 합스부르크제국을 누르고 프랑스의 국제적인 위신을 드높일까를 늘 고민했었구요.
하늘 한번 보기
05/10/11 12:00
수정 아이콘
그래서 세상은 재미있죠....
신념과 믿음이 지금의 세상은 만들어 왔고....인간은 불완전하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총알이 모자라.
05/10/11 13:00
수정 아이콘
신념과 믿음이 있으면 좋지만 나의 신념이나 믿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닐수도 있으면 그것은 자연스레 변화 하기도 한다.
이 정도가 글의 주제였습니다.
아큐브
05/10/11 16:48
수정 아이콘
멋집니다..

저도 총알이 모자라 .. 님과 비슷한 생각을 해본적 있습니다
05/10/11 17:20
수정 아이콘
이야~ 읽고 나서 아래쪽으로 나올수록 출처가 아니지 했는데...
역시 총알이 모자라님...
내공 수치에 덜덜덜
05/10/11 17:20
수정 아이콘
나올수록->내려올수록
총알이 모자라.
05/10/11 17:24
수정 아이콘
그런데 가만히 보니 리피짜너라는 이름이 니피짜너 같은 느낌이...혹시 흡혈마?
피그베어
05/10/11 18:49
수정 아이콘
크림슨타이드...
단순하지만 긴장감있게 봤던 영화였죠. 말 이야기가 뭔가 했는데 이제 알겠네요^^
il manifico
05/10/11 23:30
수정 아이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05/10/12 02:37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신념, 믿음...그 시작도, 끝도 모두 사람의 손에서 태어난 것일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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