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2/03 18:56:35
Name 베르커드
Subject 놀이터와 인생사
퇴근하는 길에 올해로 졸업한지 9년이 된 초등학교를 지나왔습니다.

정말 우연히 지나쳤어요.
그런데 나도 모르게 반가운 맘이 들어,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주위 시설과의 융화를 위해 교문 주위의 담장을 허물었어요.

왠지 더 편한 마음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저~기 멀리 뛰노는 아이들이 보이네요.

이제는 올라갈 수 없는 놀이기구들을 보며...

어린 아이들은 저곳에서 뛰놀며,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많은 일들을 겪습니다.
다투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과의 거리를 익혀가며, 어른이 되어가지요.

아직도 올라갈 수 없는 수직봉을 보며...

그때나 지금이나 팔 힘이 약해 오를 수 없는 수직봉.
저걸 잘 타는 애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 아이들은 그것을 잘하지만, 저는 그 아이들에게 없는 뭔가를 갖고 있었을테니까요.

세월의 무게를 느끼다

이 놀이기구들은 제가 다닐 때부터 있었던 것들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생각나네요. 저 놀이기구도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아직 더 사랑받을 수 있는데, 요새 애들은 놀이기구를 잊었습니다.
모두 집에서 컴퓨터를 끌어안고 살죠.

모두가 똑같을 순 없다, 그러나...

턱걸이, 오래 매달리기... 누구나 해봤을 학생시절의 추억입니다.
그때는 왜 그것이 중요했을까요. 친구에게 지는 것이 왜 그렇게 분했을까요.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있죠.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란 걸.
턱걸이 좀 못하면 어때요. 다른 걸 잘하면 되는데요.
그런데 왜 어른들은 모든 걸 잘하길 원했을까요?
결국 다 잘하게 되면, 아무것도 뛰어난 것이 없다는 걸 알게 되는데...

박제된 순수

우리는 이제, 어린이들에게서 더 이상 순수를 찾을 수 없다 말합니다.
무한경쟁만을 원하는 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순수를 잃어갑니다.
옆집 애에게 질 수 없다고 학원 몇개씩 돌리고, 제대로 먹고 잘 틈도 주지 않는 우리네 부모들의 욕심이, 아이들을 지치게 만듭니다.
아이들은 그런 일에 기력을 소모해야 할 때가 아님에도, 어른들의 욕심에 의해 조금씩 목이 조여갑니다.
사람을 소모품으로 만드는 사회에서 우리가 비판해야 할것은 사회입니까. 아니면 어린이들입니까.


오랜만에 모교의 놀이터에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봤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e Siria
05/02/03 21:20
수정 아이콘
어린이에게 순수를 잃도록 만드는 사회....
누가 누구에게 죄를 물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수냥~♬
05/02/03 21:38
수정 아이콘
참 좋은글인데 -0-;; 조회수 2자리대 압박이네요...

저도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케미
05/02/04 08:13
수정 아이콘
순수… 정말 누가 잘못한 걸까요.
고뇌하는 리버
05/02/04 12:46
수정 아이콘
좋은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감사 ~~
Bullet Mark
05/02/05 08:48
수정 아이콘
추억이 물씬 풍기는 글과 사진~ㅠ_ㅠ 잘 봤습니다~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댓글잠금 통합 규정(2019.11.8. 개정) jjohny=쿠마 19/11/08 378204 0
공지 게임게시판 운영위원회 신설 및 게임게시판 임시규정 공지(16.6.16) [3] 노틸러스 15/08/31 448756 4
공지 공지사항 - 게시판 글쓰기를 위한 안내 [29] 항즐이 03/10/05 611995 13
79832 [LOL] 프로관전러 PS의 EWC 젠지-TES전 밴픽 참사 분석 "2세트는 처음부터 잘못된 밴픽" [56] Karmotrine8104 24/07/06 8104 3
79831 [모바일] 젠레스 존 제로.. 시작하기 괜찮을 지도?? [41] 대장햄토리3516 24/07/06 3516 2
79830 [LOL] 7월 7일 일요일 오늘의 EWC 일정(수정) [24] 발그레 아이네꼬4433 24/07/06 4433 2
79829 [PC]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엔딩 후기 [24] aDayInTheLife3407 24/07/06 3407 1
79828 [LOL] 클템의 젠지 VS TES 찍어찍어찍어 (리뷰) [63] 포커페쑤7957 24/07/06 7957 1
79827 [LOL] 진짜들을 위한 진짜들의 경기-G2 대 플퀘 후기 [11] ekejrhw345795 24/07/06 5795 0
79826 [LOL] 울프와 민교&칸의 경기 이야기 [64] Leeka8117 24/07/06 8117 1
79825 [LOL] 젠지를 응징해준 테스형. 사우디컵은 복수의 장? [295] Leeka11530 24/07/06 11530 6
79824 [LOL] 7월 6일 토요일 오늘의 EWC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3772 24/07/05 3772 0
79823 [LOL] 아랫글에 이어서.. - 24 LCK의 양극화는 어느정도인가? [81] Leeka6451 24/07/05 6451 6
79822 [LOL] BLG vs T1 경기 짧은 후기 [72] Leeka9367 24/07/05 9367 3
79821 [모바일] 젠레스 존 제로 후기 [110] slo starer6013 24/07/05 6013 2
79820 [LOL] 7월 5일 금요일 오늘의 EWC 일정 [20] 발그레 아이네꼬6439 24/07/05 6439 4
79819 [콘솔] 해답을 찾아가는 즐거움 GOAT! 파판7 리버스 600시간 후기 [20] 아빠는외계인4753 24/07/04 4753 2
79818 [LOL] 정규시즌 17승이 밥먹듯이 나오는 LCK [64] Leeka7702 24/07/04 7702 1
79817 [모바일] [마블스냅] 이번 신카드 '아리셈' 재밌고 쎄네요!! [27] 청운지몽3615 24/07/04 3615 0
79816 [LOL] 달라진 패치 버전 14.13 사우디컵 메타는? [24] 말레우스7209 24/07/04 7209 7
79815 [LOL] [LOL] 7월 4일 목요일 오늘의 EWC 일정 [23] 발그레 아이네꼬6648 24/07/03 6648 7
79814 [기타] 포켓몬 인피니티 팬게임 소개 [1] 아드리아나5027 24/07/03 5027 1
79813 [LOL] 재미있는 사우디컵 트로피 시스템 [71] 종말메이커11608 24/07/03 11608 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