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28 01:42:33
Name strawb
Subject 나다의 1위 등극에 대한 잡생각...
이윤열 선수에 대한 최초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그가 제 지각범위에 들어온 게 2001년 중반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게임아이에서 엄청 날리고, 주장원전 등에 모습을 보였던 것.
그러다 송호창 감독의 게임아이 팀에 홍진호 선수와 함께 활동하게 되었다는 거.
코카콜라배 때 홍진호 선수 결승 상대로 연습 많이 해줬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2001년 여름 쯤에 itv에서 시청자 인기투표로
선수 뽑아서 경기하는 뭐 그런게 있었는데,
그가 충대 서버에서 자기한테 투표 좀 해 달라고 했다는 걸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욕심 많은 친구로군 하고 생각했었지요.

그 당시에도 이미 그는 김정민 류의 단단함을 선보이는
신예 테란으로 이름이 높아서 스타리그 진출이 유력시되었지만,  
본선에 오르는 데는 번번이 실패를 했었죠.
sky배 예선에서 임성춘 선수에게 2대1로 패하고 나서 머리를 긁적이며 돌아서던
조그맣고 여드름 난 얼굴이 기억이 나네요.

또, is팀 합병이 이야기될 시점에 is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요환이 형 주진철 선수 저그가 무서우니 우리 조심해야겠어요."
뭐 이런 식의 글을 보았던 것도 생각이 나구요.
한참 후 겜비씨 '최은지의 게임세상'에서 한웅렬 선수와 함께 출연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 때 팀 리더 임요환 선수와 전화 연결을 해서;;;얘기를 나누었던 것도.

그후 2002, 2003년을 거치며
itv 랭킹전, 겜비씨 종족 최강전에서 몸을 풀고;;;
kpga를 평정하고, 겜티비, 온게임넷에서 까지도 제왕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죠.
정말 계속 '말도 안돼'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지켜본 숨가쁜 상승곡선.
그러나 파나소닉배 이후의 잠깐의 비걱거림,
소속의 문제, 썩 좋지 않은 건강.
그 이후의 다시 프리미어리그와 msl에서의 연승행진,
4년제 대학 수시 합격.

그리고 이제 6개월 째 kpga 랭킹 1위,
누적 랭킹인 pgr21에서 까지도 랭킹 1위를 차지하는군요.
소년 만화의 주인공처럼
한 단계, 한 단계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넒은 무대, 더 높은 곳을 차지하고야 마는...
야심만만한 그의 행보를 따로 보자면 그야말로 입지전적이라 할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 놀라운 성공스토리에 감동하지 못하는 건
이미 다른 화려한 성공스토리의 주인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처음에는 시야의 밖에서 별 의식되지 않는 존재였던 그가 점점 중심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박서의 팬인 저에게 이윤열선수는 오히려 껄끄러운 존재가 되어 버렸었죠.
박서 만의 것을 하나하나 그가 흡수해 간다는 피해의식,
타이틀 하나 둘 씩이 그에게 넘어간다는 위기감,
특히 플레이 자체의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듯한 압박감,
그와 붙는 상대에게 감정이입이 되서
막 억울해하면서도 감탄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자유게시판조차 없었던,
pgr21이 오래 전 나이브한;;; 스킨을 입고 있었을 당시부터
맨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던 박서가 그 자리를 내주었다는 건,
역시 박서의 팬에게 상당한 상실감을 주는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상실감, 실망감에도 박서의 팬들은 박서를 차마 탓하지는 못하고,
과거 회상, 애도(?), 이별 준비 등
여러 불안정한 징후를 보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러저러한 변화들은 분명 게임계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들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각축전은
각각의 승부에 더 많은 이야기와 재미를 덧붙이겠죠.
또 어떤 역전과 달성이 이루어질지 흥미롭게 지켜봐야죠.

( 1승만 더하면 이윤열선수는 300승, 1패만 더하면 임요환선수는 200패에 달하네요.
최고의 명승부로 꼽히는 코카콜라배 결승 1차전의 vod조회수를
몇 천 회 차이로 이미 임요환 대 도진광선수 경기 조회수가 넘어 섰네요.
온게임넷 역사상 최초의 플토 대 플토전의 야구장 경기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최초의 100승자는 누가?
내일 심장터지는 듀얼의 결과는 어떻게 될런지...)


pgr 1위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다,
이윤열 선수에 대한 몇가지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아, 그런데 박서에 눈물짓는 글로 빠지다가-_-엉뚱해지는;;;)

이윤열선수, 축하해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많이 보여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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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28 02:00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가 드디어 1위로 올랐네요. 하긴 그동안의 실력 행사(?)에 비하면 2위라는 간판은 너무 초라한게 아닌가 했었는데.. 이제 명실공히 스타크 최강 유저가 되었군요. 축하합니다 ^^
03/10/28 02:38
수정 아이콘
pgr랭킹이 그렇게 크게 작용한 건가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BairOn..
03/10/28 03:13
수정 아이콘
너무 완벽해서 생겼던 그 거부감..
그의 인간적이고 Cuty한(^^*) 모습을 보고 그 거부감이 없어졌습니다..
처음에는 Boxer의 팬으로서 Boxer의 플레이를 흡수하고 Boxer를 뛰어넘는 플레이를 펼쳤던 그가 미웠지만.. 이젠 가장 좋아하는 프로게이머중의 한명으로 자리 잡았네요..
그동안 실력에 비해 평가절하됐던 그가.. 드뎌 Pgr종합랭킹에서 1위가 됐습니다...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빌께요..
LikeAlways
03/10/28 08:45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의 방송 데뷔는 아이티비 고수를 이겨라 이윤열 vs 최인규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최인규 선수의 대 이윤열전 악몽의 시작이었죠.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하얀 악몽
03/10/28 08:54
수정 아이콘
최인규 선수가 최악의 경기로 기억될만한 경기는 아마도 듀얼토너먼트에서 양선수가 5차전에서 만났던 경기가 아닐까 싶네요.
네오 포비든 존에서 기습 레이스로 최인규 선수가 승기 다 잡았는데,
잠시 눈돌린 사이 드랍쉽이 지상에 내려와서 끝나버린 경기.
결국 그 이후로는 스타리그에서 볼 수가 없었죠.
가장 결정적인 경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03/10/28 12:06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물빛노을
03/10/28 12:09
수정 아이콘
전 itv 프로리그 랭킹결정전에서 대뜸 어린 이윤열 선수(당시 Game-i)가 당대 최고의 테란인 김정민선수(당시 KTB Futures)의 상대로 나왔을 때 정말 놀랐었죠. 맵은 Winter Conquest. 이정한 해설의 "이 선수가 어리지만 테테전은 정말 잘하는 선수라는게 송호창 감독의 얘기였는데요" 원사이드하게 끝났죠ㅡㅡ;; 물론 남자개인전-여자개인전-남자개인전의 3전 2승 형식인데 당대 여자부 최강인 김가을 선수(프로리그 불패-_-)를 보유하고 있었던 Game-i가 좀더 넓은 선수 기용폭을 가졌었다고 볼 수는 있지만, 정말 송호창 감독의 사람보는 눈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꽃단장메딕
03/10/28 22:39
수정 아이콘
도진광선수와의 경기가..조회수 1위인것이 그렇게 대단한것인가요..온겜넷 게시판을 보니...안나와서 여러번 클릭했었다는 분들 많으시던데..그 영향도 큰것 같습니다...나다의 1위 등극에 대한...축하글인줄알고 읽었는데 나다를 욕심쟁이로 표현하신것같아 조금 속상합니다..-_-*
파라소닉배 이후에..나다가 부진했나요? 겜티비 우승하며 그랜드 슬램달성한것이나..핫브레이크배 우승한것이나..모두 파라소닉배 이후랍니다..
03/10/29 01:32
수정 아이콘
꽃단장메딕님//조회수 1위가 대단하고 아니고가 아니라, pgr랭킹 뿐 아니라 기록들이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는 걸 말하고자 끄집어낸 이야기에요.(솔직히 여러번 클릭이고 자시고 70만회 이상 클릭 되었다는 건 놀라운 일 아닌가요.)그리고 전 욕심쟁이들만이 뭔가를 이루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잠깐의 비걱거림이란...파나소닉배 직후 라기 보다 이후 불운한;;;2회 연속 온게임넷 16강 탈락을 그냥 뭉뚱그려서 말한 겁니다. 제 딴엔 축하글 맞는데..아무래도 제가 나다의 팬의 입장에서 글을 쓴게 아니다보니, 팬분께 서운한 점이 있었나 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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