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0/23 01:40:54
Name kali
Subject 농락모드....
오랜만에 공방에서 게임을 했습니다. 평소엔 배넷에선 그냥 아는친구들과 겜을 했는데 친구들이 워낙 고수인지라, 나도 내아이디 승률좀 신경쓰자..는 취지(?)에서요.

1:1로템 초보만.. 방만들고 잠시 있으니 들어오더군요. 상대방 아이디는 익명으로..

***** has joined the game.
*****'s record:
Normal games: 2-84-0

옳다쿠나..싶었죠. 아싸 1승이다 기뻐하며 Ok버튼을 눌렀습니다. 상대방 6시 테란, 저 2시 테란.. 맘푹놓으며 엽기적으로 전진투배럭스 올렸죠. 정찰 들어갔는데 상대방의 마린이 이른타이밍인데도 불구하고 입구를 지키고 있는게 놀랐지만, 그렇게 배럭스에서 나온 마린들 나오는즉시 상대방기지로 보내서 싸우는데.. 첨엔 밀리더군요. 웬일인가하고 봤더니 상대도 투배럭스 테크를..;; 마린이 좀 쌓이니까 압도할수 있었습니다. 상대방이 벙커짓고 버티길래 저도 상대방미네랄 근처에 벙커짓고, 반대편에도 벙커 지으며 농락모드로 들어갔죠.. 상대방기지를 벙커로 도배를 해버리니 커맨드센터를 띄워서 유유히 도망가더군요. 사악하게도 그 커맨드센터 보내주고, 모든 멀티지역에 터렛깔고, 멀티 확확 늘렸습니다. 11시 섬지역으로 도망가더군요. 미네랄과 가스 몇천을 유지하며 모든 유닛 업그레이드를 해주며 상대를 괴롭혔습니다. 상대는 11시에서 그좁은땅에 서플라이 배럭 터렛지으며 버텨나가더군요. 이때부터 별짓다하며 괴롭혔습니다. 모든 SCV에 락다운걸기, 모든 SCV에 블라인드 걸기, 벙커짓고 커맨드센터 때리자 커맨드센터 끝까지 고쳐가며 버티더군요.. 대체 얼마나 버티나 보자..하고 계속 괴롭혔습니다.. 그러기를 40분..; 초보를 상대로 이게 뭐하는짓인가부터 생각이 들더군요. 84번 지고 두번이긴 상대방은 상황파악도 못한채 '이것만 막으면 이길수있다'는 신념으로 버티는데.. 초보만 오라는 방에 저사람은 온거뿐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제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어딘가에서 스타크래프트 방송을 보고 무작정 시작해서, 84번 지고 세번째 승리를 위해서 1시간가까이 포기하지 않는 상대방을 보니, 진짜 승자가 누구인지 알거같더군요.. 그깟 1승 저는 다시 따면 그만이지만 상대방에겐 1승의 의미가 너무도 클것같았습니다.
제가 저지른 악행(?)이 용서는 안되겠지만, 메세지를 날렸습니다

you good
gg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eMarineFan
03/10/23 01:50
수정 아이콘
^^; 저도 2승 84패 정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초보 수준입니다. 그런데 너무하셨네요 ㅡㅡ; 크흐흑 ㅠ.ㅜ , 근데요 딴지나 시비는 아니구요. 저도 아주 예전에 상대방으로 부터 you good 이라는 메시지를 받은적이 있는데 그 땐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ㅡㅡ; 근데 그 상대방도 이런 마음이였겠군요. 아~~ 착해져야지. 저는 게임만 들어가면 나쁜 놈이 되어가는 듯한 ^^;
보드카 레몬
03/10/23 01:52
수정 아이콘
저도 초보시절, 배틀 크루저로 커맨드 센터랑 건물만 부시고 가던 친구가 저를 농락(?)하는 줄 모르고, 돈 모아 열심히 커맨드 센터 지으며 2시간 넘게 버텼던 기억이 나네요. 그땐 게임이 돌아가는 물정도 몰랐지만 이기는 것보다 커맨드센터를 지을 돈이 있으니 gg를 치고 나갈 수 없다는 희망이(?) 있었어요.
음~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한 kali님도 you good입니다.^^
꿈그리고현실
03/10/23 01:54
수정 아이콘
정말 배넷 공방에서 '1:1초보로템' 처럼 가식적인 방제 있을까요..
정말 초보를 만나서 ㄱㅏㅇㄱㅏㄴ 플레이를 하면서 사악한 웃음을 짓고 있는 나 자신을 볼 때 문득 자신이 싫어지더군요..실력이 엇비슷한 사람과 하는게 스타는 제일 재미있는것 같습니다. 치고박고 상황이 역전되었다가 다시 역전되고..
TheMarineFan
03/10/23 01:5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초보들은 방제에'초보' 가 들어가야 들어가요 ^^; '초보' 없는 방제만 있을때는 서럽기도 해요..
물빛노을
03/10/23 02:09
수정 아이콘
'초보'방엔 초보가 없다...라는 속설도 있었는데;; 요즘은 아닌가보죠?^^;
쉬면보
03/10/23 02:14
수정 아이콘
저는 '초보'라서 '초보'방만 들어가는데 '초보'가 없더군요. -_-
clonrainbow
03/10/23 02:33
수정 아이콘
새벽에 초보방은.......-_-
데체 진정한 초보가 이땅에 있긴한겁니까?
세이시로
03/10/23 02:43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 ^^
몽키.D.루피
03/10/23 04:59
수정 아이콘
초보 로템은 찔리니까 하수 로템이라고 합니다..^^;;
03/10/23 07:21
수정 아이콘
보통 2승 10패 이런분들이 못하고 2승 80패 이런분은 잘하는데 의외군요...... 보통 승패에 신경쓰고싶지 않고 순수히 게임만 즐기시는분들은 상황이 유리하거나 엘리 전에 게임을 바로 나가기때문에 막 3승 2000패 이런 경우도 많습니다..... 조심 하지않으면 오히려 게이머용어로 "강물" 당합니다
염화미소
03/10/23 09:12
수정 아이콘
gg
두글자에 참 많은것들이 담겨 있는것 같읍니다.
LikeAlways
03/10/23 10:49
수정 아이콘
글 보고 딱 한가지 느꼈습니다.

"찔리네요-_-"

양아치 테란이 너무 싫어서 다크 아콘으로 드랍쉽 먹기를 얼마나 즐겼는지-_- (전 초보 보다는, 스타일이 기분 나쁜 상대를 강x게임 하는걸 ;)
iamdongsoo
03/10/23 15:51
수정 아이콘
1. 우선 팀플시, 예를 들어 2대2인데, 상대방 한 명이 초보여서 저희가 이긴 경우에는 그 초보 한 명을 엘리시키고(혹은 그 초보가 퇴장하자마자), 혼자 고군분투했던 또 다른 한 명에게 그냥 얼라이 맺어줍니다(3대3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그 초보 때문에 게임 내내 혈압 올랐을 상대방의 심정을 이해하기에.... 그냥 얼라이해줍니다.

2. 하지만 캐논러쉬했던 상대방에게는 관용 없습니다.

3. 장시간의 게임이었어도 반전을 거듭했던 명승부였다고 생각되면, 그냥 얼라이 맺어 게임을 드로시켜 줍니다. 열심히 싸워준 상대방도 기분 좋을 거라 예상됩니다.
Zprotoss
03/10/23 18:07
수정 아이콘
저는 장기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아이디를 적어놓고 나중에 꼭 메세지 보내줍니다. 좋은 승부였다고 한수배웠다고.^^ 매너 좋으신분들은 꼭 답하더군요. 재밌었다고.. 스타도 참 인간미 넘치는 게임이라고 생각할때가 이럴때지요..
03/10/23 20:35
수정 아이콘
아직 중수에도 못 미치는 실력이지만 일꾼 10기도 생산하지 않은 채 각 생산건물 하나씩 건설해서 엘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시는 초보 분들, 3색4색 러시가 들어와도 마우스 끌어서 꿋꿋이 캐넌 소환하시는 초보 분들 보면 열심히 하려구 하시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냥 동맹 맺어주곤 합니다.
03/10/23 22:02
수정 아이콘
비류님 / 전 왜 님같은 분을 못만났을까요. 맨날 엘리시키고 T.T(근데 저는 그동안 상대방기지에 파일론 짓고, 가스러쉬 하고 그런답니다.)
sad_tears
03/10/23 23:23
수정 아이콘
나쁘다....ㅡㅡ; 그냥 핵이나 두방놓고 기분좋게 보내시지.~
zprotoss님의 매너는 최고군요.저도 다음에기회가 닿는다면 베넷에서 한번 플레이를 가져봤으면 합니다.
언덕저글링
03/10/24 02:41
수정 아이콘
초보방 리플 apm 220 vs350 -_-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378 수능. 그리고 일상들. [17] The Siria1656 03/10/23 1656
14377 남의 집에서는 그 집의 규칙을 지켜 주세요. [45] 글곰2493 03/10/23 2493
14376 [잡담]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것.. [8] 대박드랍쉽1558 03/10/23 1558
14374 전위의 선택 그리고 온니저그의 우승 [41] 찬양자3897 03/10/23 3897
14373 [문자중계] 엠비씨게임 메이져리그 패자조4강~* [178] 태상노군3992 03/10/23 3992
14372 각 선수가 우승했을때의 그 의미. [13] K.DD3232 03/10/23 3232
14371 [잡담]여러분의 운동화는 어떤건지... [41] SUSAN3593 03/10/23 3593
14368 광주프리미어리그 선수 사진들... [7] 미니3868 03/10/23 3868
14367 [잡담]사랑은 이제 그만.... [65] Zard3813 03/10/23 3813
14366 붕당정치 [8] 키드팝1962 03/10/23 1962
14365 가을...타나봐요-_-;; [1] ElaN1673 03/10/23 1673
14364 베틀넷에서... [11] 총알이모자라..2959 03/10/23 2959
14363 정말 잡담 [2] 엘케인1664 03/10/23 1664
14362 [잡담]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19] cyanstar2277 03/10/23 2277
14361 오랜만에 괜찮은 만화..스피드도둑 [12] 白い死神3631 03/10/23 3631
14360 그럼에도 불구하고 PGR21 입니다. [14] clonrainbow2198 03/10/23 2198
14359 농락모드.... [18] kali2806 03/10/23 2806
14357 과거로 회귀하려는 한국축구 [from 후추닷컴] [20] 두더지2966 03/10/23 2966
14356 드디어 다봤습니다. 아이즈. [44] 막군4189 03/10/23 4189
14355 스타천재 스타바보 [20] kaka2965 03/10/23 2965
14353 사회,.......신문......? [64] 악돌이2434 03/10/22 2434
14352 솔직히 이윤열선수는 천재는 아닌거 같다.. [85] 32128243 03/10/22 8243
14349 내일 모래 경기(악마 vs 안마사)예상 [16] 초보랜덤3159 03/10/22 315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