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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2/02 02:30:35
Name Apatheia
Subject [후기] 왕중왕전 3주차.
겜벅스 다비버전.

한번 날리고 다시 쓴거라 열라 허접합니다... -_-;



리그는 열병이다.
하루 전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해서
경기 중에는 헛것이 보일만큼 열에 들뜨고
경기가 끝나면 싸아한 허망함만이 가슴을 가득히 메운다...


끝이 아까워오는 왕중왕전 3주차.
오늘도 그 좁은 메가웹 스테이션 안에서
많은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처음으로 필자의 카메라에 찍혀주셨던 김대기 선수와
언제부턴가, 경기가 있는 늘이면 늘 메가웹 한 구석에 얼굴을 비치는
베르트랑과 스머프트, 그리고 그 일행들,
그리고 이젠 꽤나 낯익은 풍경이 되어버린
각 선수 카페의 고정 현장팬들,
또한 여기저기 흩어져 끼리끼리, 혹은 팬들과 뒤섞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선수들.
이제는 꽤나 익숙하고 정다운 풍경이 되어버린 그 속에서
이제는 흘끗흘끗,
인생사를 닮은 게임과
또한 게임을 닮은 인생사가 보인다.

팬들의 박수소리를 카운트다운 효과음삼아
언제나 그랬듯 경기는 시작되고...
1차전... 황제는 아직 죽지 않았다.
몰릴데까지 몰리고 난 후, 이제 외려 평정심을 찾은 걸까.
그 날카로운 경기 운영은
어제까지 슬럼프를 걱정하던 입술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2차전. 차마 안타깝다고밖에는...
그 많던 히드라가 하나하나 잡혀나가고
이젠 더이상 슬프지도 않은 듯한 장진남 선수의 얼굴을 보며
필자는 그만 스크린에서 눈을 돌리고 말았다.
3차전. 잘하는 사람, 그러나 그보다 더 잘한 사람.
나름대로 연구한 빌드가 먹히지 않아 안타까워하는 김정민 선수는 안스러웠지만
기를 쓰고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해낸
홍진호 선수의 꺾이지 않는 투지에 더 큰 박수를 보냈다.
4차전. 테란의 카리스마...
테란. 더없이 약하고 더없이 힘든 종족.
그러나 그 벽을 뛰어넘은 테란이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한 판이었다.
물론, 그 강한 메카닉에 목이 졸려 질식하면서도
섣불리 항복하지 않은 프로토스의 긍지에도 감탄을 보낸다.


리그는 열병이다.
하루 전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해서
경기 중에는 헛것이 보일만큼 열에 들뜨고
경기가 끝나면 싸아한 허망함만이 가슴을 가득히 메운다...
...먼 훗날 오늘을 돌이켜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기를.
나 그 자리에 있어 최선을 다했노라고
나 그 자리에 있어 그들을 지켜볼 수 있었기에 행복했노라고...
어느덧 어제로 밀려간 왕중왕전 3주차의 밤.
언제나 그랬듯
돌이켜 생각할 때마다 전율의 추억으로 남는, 멋진 한합의 승부들이었다.


-Apatheia, the STable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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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멋진 글이네요.......제가 스타리그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메가웹스테이션에서 느껴지는 친밀함과 따뜻함인 것 같네요.(시합 중에는 불꽃이 팍팍 튀지만^^) 컴퓨터 상에서, 선을 사이에 두고 하는 시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스포츠에서도 느껴지지 않는 인간미가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나도 메가웹 가보고 싶어~~~~ 지방의 비애...ㅠ.ㅠ
은하늘이
02/02/02 15:00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발키리 컨트롤이 인상적이더군요. 끝까지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발키리를 2 부대로 나누어서 한부대 어택하면서 한부대는 뮤탈의 이동방향으로 따라가고 또 그 한부대로 공격하면서 뒤의 발키리로 뮤탈의 이동경로로 이동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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