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8/03/21 10:17:54
Name Judas Pain
Subject (이영호+송병구)/김동수
시작하기에 앞서 김동수 해설의 글을 링크해두겠다.
[혹 동수님께 문제가 된다면 지우겠습니다.]

http://garimto.ivyro.net/bbs/view.php?id=fast&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89



난 김동수의 팬이다.(동시에 미운 부분도 있긴 하지만)

동수형이 옛 사건에도 불구하고 꺼림낌없이 기묘한 전략으로 스카이에서 파란을 일으켰고
후에 거침없이 박지호와 김택용이 토스의 미래라고 했는진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동수형의 문제는 항상 머리가 너무 좋다는데 있었지.



이번 결승 끝나고 그가 이영호에게 한 평가를 보며 수긍도 부정도 했는데.

일단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단 저 평가가, 꼼수에 대한 반감만은 아니다.
그렇게 우직한 사람이 은퇴신고 끝나자마자 바로 인비해설로 데뷔했겠나.




독단적인 내 견해론 아마도 동수형은 이영호에게서 임요환을 봤지 않나 싶다.


승부사로서나 프로로서의 임은 동수도 크게 인정하는 바이지만
난 게이머나 내적으로 극한을 추구하는 구도자로서 그가 임을 인정한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적이 없다.



오히려 동수형은 이윤열을 정말 대단하게 봤지.


왜냐면 이윤열은 게이머로서 개념이 달랐고 스타의 차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으니까.
자신이 따라했고 또 극복해낸 임의 교묘한 심리전과는 달리 이윤열은 잡히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로 이영호에게 임요환을 본다.
이영호는 물론 임이최의 흔적을 다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가장 짙은 냄새가 뭐냐고 묻는다면 임의 향기다.
물론 이영호는 메카닉도 잘하고 기본기도 출중하다. 스타일도 틀리다. 그러나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은 딱 임이다.


"이기면 장땡"




리그 전체, 넘어서 타리그나 인터뷰같은 게임외적인것 마저도 게임의 승부에 연결시키는 승부짜기는 임의 전매특허다.
자신을 제외한 천하의 모든 사람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결승 3연속의 간특한 승부수는 임요환이나 보여줄법한 것이다.



그래서 난 이영호의 결승이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나 앞으로 결승흐름의 방향이 크게 달라지리라 보지도 않는다.
임은 늘 그래왔다.그리고 그것도 옳다.



동수형이 이영호에게 붙여준 'Last Generation' 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수형은 이영호가 승리에 집착하는 승부사가 아니라 패러다임의 파괴자가 되길 원했는데

[테란의 거장 최연성 이후 테란의 바다는 이미 레드오션이고
패러다임을 건드리는데 관심이 있는 테란은 박성균 정도라 생각한다.]





커리지매치 준비할때 남들이 양산형 빌드와 양산형 기본기를 닦을 무렵
당시부터 이기기 위해서라면 치즈러쉬나 날빌도 꺼리김없이 사용하고
OSL에 올라서도 꼼수를 남발하고 무난한 후반엔 이길 수 없는 이제동도 빌드빨로 결국은 제압하는 테란.

이게 이영호다.


테란이 다양한 빌드와 운영을 모조리 습득하고
각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리고 과단성있게 실행해 쇼부치는 것만큼 무서운게 없다.
여기다 상대를 심리전에서 읽고 그것을 섞어서 맞춰 타격할 수 있으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그토록 이영호란 테란의 싹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테란은 승리를 위한 효율과 조립의 종족이고 승리만을 보는 테란은 미학은 없으나 그만큼 허례허식도 없다.



그리고 빌드를 넘어선 경기운영의 다양한 폭은 임요환은 불가능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최근 플테전의 대세인 리버-캐리어에 대한 안티 운영으로 극강 삼토스를 오전제에서 연파하고 주목시킨뒤
결승엔 3연속 승부수로 이기는건 임요환은 할 수 없다.

결승을 좀더 살펴보자면,
1경기 블루스톰- 안티캐리어에 대한 저격빌드를 감추기 위해 방어적으로 수성한 사이 정찰도 없이 삼탱크 조이기
2경기 카트리나- 노게이트 더블넥 vs 센터 BSB
3경기 트로이-   언베아카 째고 커맨드 쉰뒤 4->5팩타이밍러쉬(원에드온)


특히 3경기를 주목하고 싶은데, 근래에 보기드문 양질의 승부수가 아니었나 싶다.
맵의 위치유불리(세로), 지형상의 이득(옆언덕), 드라압박으로 다수마린과 원탱크를 잡고 테란이 움츠리라 예상하고 트리플을 들어갈것을 예측한 벌처1기의 위치와 과감한 빌딩. 그리고 전진. 딱 한번에 끝났다. 질수가 없는 체제와 체제의 갈림.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영호는 인터뷰에서 밝힌것처럼 트리플을 들어가던 말던 거기서 승부를 볼 생각이었다는것.
이건 이전 1,2경기도 같은 맥락이다. 상대가 뭘하던 관심이 없었다. 이미 상대에게 주문을 해 놨으니까. 아니면 말뿐이다.
확실한 빌드 우위나 운영우위를 못점하면 올인러쉬하고 만다는게 이영호에게서 자주 보여지는 모습이나
그것이 자주 통하는건 그가 기본적으로 소화할수 운영의 폭이 넓고 어제의 판과 오늘의 판을 연결시키며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고정시킬려는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놀라운 지능이 때때로 상대가 자신의 예측범위에서 벗어나는 순간 혹은 정면승부가 어려운 승부처를 과감히 캐치하게 한다.
이번 결승은 단판에서 보여지는 이영호의 마인드가 인비 결승과 박카스 결승으로 확장된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전의 삼연속 오전제 사이에서도 이영호는 판과 판을 연결시켜서 이득을 봤다. 대표적으로 박카스 4강 김택용을 상대로 블루스톰의 빠른 더블업마인을 활용하고 그것을 지켜본 인비결승의 송병구는 질럿-더블을 포기해 초반빌드 이익이 없어지게 된다. 물론 이영호는 무난하게 했다.


어쩌면 이영호야 말로 임요환 그 자신이 이상적으로 바랬던 테란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심리전에 능통하건만 임요환의 경기에선 항상 임요환만 보였다. 그리고 이영호의 경기에서도 이영호만 보인다. 자아중심적이고 존재론적이고 독단적이다. (최근의 임요환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드디어 상대방의 호흡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내가 주고 네가 받고 주고 받고 그리고 부드럽게 외통수를 찍는다. 근래에 임요환이 보여준 테테전의 판짜기에서 난 그도 나이를 먹었음을, 연륜이 쌓였음을 느꼈다.)




송병석과 오리오리는 결승을 보면서 복받쳐오는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난 그랬을것 같다.(응? 영호는 케텝이던가?)




어떤 의미에선 이영호는 확실히 테란 재능들의 용광로고, 철저한 실용주의자다.
그리고 그것도 '라스트제네레이션'이란 호칭에 충분히 어울린다고 본다. 끝은 끝이지 않나.


'실용테란의 끝'



결승전 직전 김정민의 인터뷰에서 이영호는 이렇게 말했다.
"3:0이 아니면 질것 같아요"

결승후 시상식에 이영호는 또 이렇게도 말했다.
"안티캐리어 빌드는 하나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이영호다.





그리고 송병구란 백만대군의 사령관은 분명 한마리 요마의 환술에 '희생'당했다.
지더라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면 그건 송병구가 어리단 증거겠지.
특히나 눈물의 의미가 그렇다면 더 그렇다. 그런 그릇이 아니길 빈다.
* 라벤더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03-30 04:40)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마술사얀
08/03/21 10:36
수정 아이콘
'지더라도 후회없는 경기'를 치르고 싶은 욕망이 '그릇' 운운하면서 폄훼당해야 할 철학인지 모르겠네요.
결국 이 글도 이기면 장땡이라는 차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군요.
Judas Pain
08/03/21 10:39
수정 아이콘
승부는 냉정하니까요.
송병구 선수는 졌고 결국 자책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승부의 세계에 적을 둔 사람이라면 옳고그름을 떠나 그런것에 마음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봅니다.


전 스타는 구도의 게임이고 상대와 자신이 같이 벌이는 대화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스타는 승부 그자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음을 인정합니다.

이영호 선수는 그런 선수라 생각합니다.
08/03/21 10:55
수정 아이콘
공감하는 부분이 많네요
특히 제가 이영호를 높게 보는건 "테란이 다양한 빌드와 운영을 모조리 습득하고" <- 이점입니다.
단 데뷔 1년만에 말이지요...
드론찌개
08/03/21 10:58
수정 아이콘
글쓴님께서 짚어주신 김동수 해설의 은밀한 이율배반적 성향을 전 참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선수생활을 다시 거치면서 - 극한까지 양산화된 프로의 세계를 다시 체험하면서 이제 한쪽으로 완전히 기우신 것 같습니다. 해설도 예전처럼 냉정하고 날카로운 맛이 엷어진 것 같구요. 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영호 선수에 대한 분석도 대단히 공감이 되네요.
08/03/21 10:59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글 잘 읽었습니다. 뭔지 산만한게 Judas Pain님 특유의 느낌이 덜드는데요. 잘 지내시죠 ? ^^

가림토님은 항상 발전하시려고 노력하시는군요. ^^ 그런 모습 부럽습니다.
( 이영호 선수가 보여준건 승부 라는게 아니었을까? 이길수 있는최단거리가 있는데 왜 돌아갈생각을 하겠어요. 재미는 좀 없었지만 하하 )
08/03/21 11:03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테테전에 관한 부분은 글쎄요?언제 승부수를 던지느냐의 차이일뿐이라고 생각 합니다.임요환 선수가 그동안 보여줬던 대다수의 전략들은 초반부에 이루어 졌고,예컨데 BBS같은 4드론을 제외하면 시간상 가장먼저 이루어 지는 공격이니 상대방이 뭘하든 신경을 안쓰는 독단적인 모습으로 보일수도 있겠죠.BBS하려고 맘먹었으면 상대방이 다크드랍을 계획하고 왔는지 리버드랍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센터로 일꾼을 보내 배럭스를 두개 지으려면..8번째 일꾼이 나오기전에 이미 마음을 굳혀야 하니까요.
트리플을 저격하는 타이밍러쉬도 비슷할꺼라 생각합니다.교전이 일어나는건 한참후지만 타이밍을 잡기위해선 째야하는데
상대방의 수를 정찰 하는 타이밍보다,쨀까 말까?고민하는 시간대가 더 먼저라서 상대방을 신경쓰지 않는것처럼 보일뿐..
그리고 근래의 전략적인 테테전들은 초반전략의 발상에 한계에 부딪혀 걍 시간대를 뒤로 늦춘거라 보이구요.
강민,김동수,신희승식 판을 짜오는 전략이랑 같은거죠.임요환 선수도 훨씬 이전부터 종종 보여줬구요.
뭔가 특별한 변화가 있는것까지는 모르겠네요.
My name is J
08/03/21 11:03
수정 아이콘
선수가 승리를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그러기를 바라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승리하는 선수들이 참 소중합니다. 성적과 관계없이.
(그래서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과 무관하게 김성제 선수를 좋아라했었지요. 으하하하-)


그래도 자꾸지면 그냥 닥치고 이겨주길 바라지요. 데굴데굴.
The Drizzle
08/03/21 11:05
수정 아이콘
근래에 본 이영호선수 관련 글중에서 최고네요!
저 역시 같은 향기를 맡았습니다.

일전에 송병구 선수와 몽환(...이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에서 경기를 하는데, 송병구 선수의 앞마당 멀티를 확인 후 과감히 치즈러쉬를 감행하는 모습을 보고 임요환 선수의 향기를 느꼈습니다.(실제로 경기는 졌습니다. 하지만 예전 임요환 vs 박경라 in 개마고원 에서의 치즈러쉬가 오버랩이 되더라구요.)

플레이 스타일은 전혀 다르고, 단순 게임만 보면 공통점을 찾기가 더 어려울 수 있지만, '이기면 장땡' 이라는 마인드, 그리고 승부처에서의 과감함과 같은 면은 이영호 선수에게서 보이는 임요환 선수의 일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08/03/21 11:07
수정 아이콘
이영호가 안티 캐리어 빌드로 이기지 않았기에 앞으로 더 높이 올라가지 않을까 전 생각합니다.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그것으로 우승까지 하더라도 하나의 빌드에 고착화 되기 시작하면 그것이 무너지면 와르르 급하락하는 선수들을 많이 봐왔기에
Judas Pain
08/03/21 11:10
수정 아이콘
;; 아마도 이글이 한번 간결하게 흘려 썼다가 살을 덧붙여 완성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요샌 예전과 다르게 글도 빨리 쓰고 글을 정제하는데 섬세한 신경을 안쓰고 그러는군요.
사실 제 글쓰는 방식에 대해 고민중이긴 한데, 이것도 나름 얻어가는게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호미님이야말로 건강하신지. 통 안보이셔서 살짝 걱정했습니다.


김동수 해설.. 아니 동수형은 참 평가하기 복잡한 사람이지않나 싶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 모습은 정말 부럽습니다.


맞습니다. 재미는 좀 없었죠. 승부라면 돌아갈 생각이 없어요 그 친구는.
이영호 선수의 경기는 앞으로도 좀 곱씹어봐야 스덕후로서의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그 옆에 박성균 선수가 함께 있으니까. 꽤 재밌는 08년이 될듯한 예감입니다.
마술사
08/03/21 11:12
수정 아이콘
예전 임요환선수 전성기 시작 시절...임요환선수가 항상 다전제를 3:0으로 이기자 (vs장진남, vs프레드릭, 등등) 당시 캐스터인 정일훈씨가 물었죠
"항상 3:0으로 이기면 재미없지 않느냐?"
임요환선수가 대답하길, "제가 3:0으로 이기지 못하면 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결승에서,
(본문 발췌) 결승전 직전 김정민의 인터뷰에서 이영호는 이렇게 말했다. "3:0이 아니면 질것 같아요"
Judas Pain
08/03/21 11:28
수정 아이콘
676756님// 네 맞습니다. 느린 호흡의 강민식의 운영이고 전략입니다.

둘은 같은 전략가로 불렸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많이 달랐습니다.
선수가 주로 보여주는 게임방식은 그 사람의 가치관을 나탄낸다고 보는 저로선 꽤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기본기의 문제던 초반전략 발상의 문제던 무엇이던 무게 중심이 이동한 것은 맞다고 봅니다.(저그전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예전보다 저런 판짜기를 더 자주 더 잘 사용하지요. 제 생각에 임요환 선수는 지능에 더해 한층 더 지혜로워 진것 같습니다.
08/03/21 11:49
수정 아이콘
임요환 선수의 게임 흐름을 보는 눈이라거나 몸으로 느끼는 능력은 아직도 발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해졌을지도 모르죠. 연륜이라는 게 무시 못할 만큼 쌓인 선수니까요. 그런데, 피지컬이 따라주지 못해 패배하는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봅니다. 단적인 예가 항상 놀림당하는 물량이고, 후반 운영도 비슷한 맥락이죠. 멀티태스킹이 안 되니까요.

그런데, 글쓴분 말씀대로 이 부분을 보완하고 최종적으로 발전시킨 선수가 이영호 선수 같아요. 게임 자체가 굉장히 파격적이고 유연합니다. 이윤열 선수의 프리스타일과는 약간 다른 느낌인 게, 이윤열 선수는 '이렇게 해도 이긴다'라는 자신감 같은 게 묻어났던 반면, 이영호 선수는 '이렇게 안 하면 진다'라는 독기 같은 게 서려 있는 느낌입니다. 그런 점에서 임요환 선수의 향기가 묻어나고 있구요. 덕분에 꼼수테란이라는 비아냥도 받긴 하지만.. ^^; 뭐.. 프로라면 이기는 것으로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동이라는 거물급 라이벌이 존재하는 시대에, 이영호 선수가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네요.
있는혼
08/03/21 12:08
수정 아이콘
정말 날카로운 글이군요.. 추천 누릅니다.
실용주의 이영호. 정말 이영호에게서 임요환의 냄세가 납니다.
임진록에서 3연벙의 여파처럼, 이번 결승전도 여러가지 말들이 많이 생기는것도
어찌보면 경기 내적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원했던 사람들이 조금은 허무한 마음에 그러는거 같기도 하구요.
정말 이영호 선수 어디까지 갈지 궁금합니다.
08/03/21 12:11
수정 아이콘
저두 이영호에게서 임요환의 향기를 많이 느꼈습니다. 이번 결승전만 보면.. 2001년의 기욤전이나 2004년이던가 삼연벙이 연상되는 경기였죠.

경기의 질이나 스타일은 임요환가 많이 판이하지만. .승부를 내고자 하는 근성, 초반부터 빈틈이 보이기만 하면 상대를 찌르는 플레이. 그래서 초반부터 상대방을 안심시키지 못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올지 모르는 그런 모습은 임요환선수를 닮았다고 생각하네요.
08/03/21 12:41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의 팬이었는데 동수를 형이라고 호칭하니 참!...

호미님의 아이디와 코멘트를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 그지없네요. ^^
레몬과자
08/03/21 12:54
수정 아이콘
승부사
이영호 선수는 그 메카니즘에서 누구보다 임요환 선수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검승부니 꼭 이겨야하는 한판이니 하는 수식어가 붙는 경기에서 이영호 선수는
꼭 이겨야겠다는 빌드를 가져와 대부분 승리를 챙겨갔습니다.
그런데 그의 실력은 백프로 인정하면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이영호라는 게이머에게 감동을 느끼지 못합니다
앞으로의 스타판에서 그의 숙제이기도 하고 나의 숙제이기도 한 것 같네요
아니면 그냥 스타를 보는 제 개인적 취향의 문제일뿐 그뿐.
08/03/21 13:26
수정 아이콘
p.p님//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
08/03/21 14:39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김동수해설은 전 KTF 선수기도 했고, 이영호 선수를 지근거리에서 봐왔을테니까...
"얘는 이렇게 안해도 충분히 우승할만한 실력이 있는데, 이기는데만 집중하니까 아쉽다." 라는 생각 아니었을까 싶네요.
자신의 직속후배이기도 한 선수가, 자신의 모든것을 보여주지 않은데 대한 실망도 있었을테구요.
물론, 그 시점에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이영호 선수가 무시무시하기도 하지만,
똑같은 전략을 미리 짜오고 연습이 충분했다면, 이영호 선수가 아니더라도 그 상황에서 승리를 챙겨갈 수도 있었던 거기 때문이죠.
완전연소
08/03/21 15:06
수정 아이콘
이영호 선수가 우승하고 처음 올라온 축하 리플에서도 말했지만 저도 이윤열선수 보다도 그분의 향기를 찐하게 느꼈습니다.

아직 어리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만큼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임선수처럼 큰 감동까지 줄 수 있는 선수로 자라주면 좋겠습니다.

2007시즌 마지막 스타리그의 우승자이자, 2007년 최고의 테란, KTF의 새로운 에이스, 이영호 선수의 화이팅을 기원합니다 ^^
08/03/21 16:36
수정 아이콘
읽고보니 공감이 가네요
이영호는 이윤열과다!! 라는 생각에 의심을 품어본 적 없건만 이 글을 읽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네요.. 그럼 이영호선수는 임이최를 다 흡수한거군요 후훗
08/03/21 22:36
수정 아이콘
뭐 당대 최강테란들은 여태껏 다 이런소리를 들어왔었죠.
이영호 선수라 해서 딱히 다른건 아니라고 생각이 드네요.
이윤열 선수도 정점에 있을때 선대테란들의 모든점을 다 융합했다는 말이 있었고
최연성 선수 또한 그러했죠.
두 선수 다 다른 스타일도 줄곧 보여주고 다채로운 빌드선택과
올인빌드도 잘 쓰고 임요환 선수처럼 승부사적인
모습도 판짜기도 보여줬으며 자신만의 빌드개척 또한 해냈습니다.
이와 비슷한 글 포모스에선 별로 공감을 얻지 못한 기억이 나는군요.
08/03/22 02:07
수정 아이콘
Judas Pain님 글이군요 :)
김동수해설 글까지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결승 이후 읽어본 글중에 가장 공감이 가네요.
인연과우연
08/03/22 03:07
수정 아이콘
공감가는 부분이 많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지만, 임요환 선수가 한창 잘 나갈때 이것과 비슷한 이유로(지금은 그의 나이를 잊은 열정에 응원을 보냅니다만...)
다른 선수를 더 응원하곤 했었는데,
이영호 선수도 왠지 응원하고 싶지는 않더군요.
승리 마인드가 확실한 것은 좋지만, 오로지 '승리'에 몰두하는 것은 역시 제 취향이 아닌가 봅니다.
08/03/22 07:37
수정 아이콘
저도 어느정도는 공감이 됩니다...

이래저래 영호선수는 좋아할 수도 , 미워할 수도 없는 선수가 되어버렸네요.
벨리어스
08/03/22 09:57
수정 아이콘
"지더라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라는 것은 적어도 애초에 장기전을 가겠다 는 생각으로밖엔 보이지 않거든요. 물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멋진 장기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라는 생각이 잘못됬다는 것은 아니지만 애초부터 장기전에만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면 그건 게임을 함께 치루는 상대방은 철저히 배제하고 자신만 생각했다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지더라도 후회없이 경기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면 그걸 멋지게 잘 막았어야했다고 봅니다.
wkdsog_kr
08/03/22 11:06
수정 아이콘
주다스페인님의 글에선 언제나 천재의 느낌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王天君
08/03/22 14:52
수정 아이콘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나 공감가는 부분이 게이머의 마인드를 나타낸 "이기면 장땡" 이라는 곳입니다. 임요환 선수가 테란의 황제라는 화려한 명칭을 얻었을 때부터, 전 그의 경기를 보면서 화려함 보다는 절박함, 처절함 같은 어떤 음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전략이나 타이밍의 사용에서도 날을 바짝 갈았되, 너무 갈아서 부러질 것 같은 위태로움마저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리고 프로리그 테테전에서 보여주는 판짜기 능력이나 전술은 부드러워지고 미래지향적이다 라는 느낌을 받았구요. 제가 평소에 품고만 있었던 생각을 구체적으로 멋들어지게 잘 표현해주셨네요.
저 이외에도 이영호에게서 임의 향기를 맡으신 (?) 분들이 많아서 어쩐지 반갑습니다. ^^ 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죠.
어찌됐건 송병구 선수가 이번 결승에서 진 것은 '승부사'로서의 한 수에 밀렸기 때문이지 '실력' 자체로서 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보다도 경기 내의 완성도를 추구하며 결벽적인(무결점의 총사령관) 게임 스타일이 이 선수의 앞날을 기대하게끔 만들거든요. 정석을 통해 이상을 실현하는 능력치가 역대 최고인 게이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목이 어쩐지 아쉬운데요? 글의 내용에 걸맞는 훨씬 근사한 제목을 달아주세요 쥬다스 페인님(추천 누릅니다!!)
벨리어스
08/03/22 15:18
수정 아이콘
적어도 게이머로서는 이기는게 최우선(=이기면 장땡)인 것이지요. 물론 시청자입장에서는 차이가 있지만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친다는 것도 하나의 게이머로서의 의무이겠지만 그래도 이기는게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어도 송병구 선수는 결승전에서같이 허무하게 패배하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indego Life
08/03/30 09:44
수정 아이콘
분석 잘 하셨네요.. 재미 있게 봤습니다.
08/03/31 09:51
수정 아이콘
프로게이머에게 승리란? (라디오스타 공식질문?)
최우선이지만 장땡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우선과 장땡은 분명 다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98 홍진호, 정치 - 명승부를 기대합니다 [13] 나는 고발한다13265 08/03/26 13265
796 곰TV를 돌아보며… 4 - FACE OFF [5] 점쟁이11066 08/03/25 11066
795 곰TV를 돌아보며… 3 - 테란의 역습 [7] 점쟁이11433 08/03/25 11433
794 곰TV를 돌아보며… 2 - 플토의 시대 [2] 점쟁이10977 08/03/25 10977
793 곰TV를 돌아보며… 1 - 기적의 혁명 [11] 점쟁이13045 08/03/25 13045
792 (이영호+송병구)/김동수 [31] Judas Pain13201 08/03/21 13201
791 엄재경 해설위원을 지지합니다. [38] 문근영15384 08/03/19 15384
790 김택용의 장점 [38] 김연우17219 08/03/19 17219
789 게임 게시판의 공지사항 및 15줄 규정을 지켜주세요. [19] TaCuro8356 08/03/17 8356
788 이영호선수를 보며 이윤열선수를 느끼다. [39] Yes15158 08/03/17 15158
787 비수류의 정석화 [28] 김연우13805 08/03/14 13805
786 게임으로 자신을 알리고, 게임으로 한계에 도전하는 멋진 사나이... [33] 워크초짜17309 08/03/11 17309
785 PGR21 학업 청취도 평가 답안지 [13] 포로리9503 08/03/09 9503
784 최연성 당신에게 [28] 산화12818 08/03/08 12818
783 프로토스의 결승진출.. 아직 쓸쓸하다. [23] 뉴[SuhmT]12995 08/03/08 12995
782 이영호를 통해 그 시절을 회상하다 [14] 당신은저그왕10488 08/03/07 10488
781 제가 생각하는 프로게이머 역대 포스전성기 정리 (2008.03.07 업데이트) [16] 이영수`12786 08/03/06 12786
780 [L.O.T.의 쉬어가기] 난 진짜 e-Sports를 원한다!!! [6] Love.of.Tears.9499 08/03/05 9499
779 축제를 선택한 OSL 투기장을 포기한 MSL [55] Judas Pain16557 08/03/04 16557
777 이영호의 대플토 9연전을 본후 진지하게 생각해본 이영호의 빌드와 운영 [43] 휀 라디엔트19228 08/03/01 19228
776 PGR 스타크레프트 학업 성취도 평가 [37] 포로리11281 08/02/29 11281
774 그가 그랬으면 하는 이야기. 둘 [15] Ace of Base9710 08/02/26 9710
773 1년 전 오늘, 고작 스물 한살의 남자 이야기. [31] 포스13349 08/02/24 13349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