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02/16 10:13:57
Name 산적
Subject 어설프게 비교해본 엔트리 짜기와 야구.
개인적으로 야구를 무척 좋아라 합니다.

물론 좋아하지 않는 스포츠가 거의 없긴 합니다만,

팀이란 곳에 소속되어서 직접 플레이하는 스포츠는 야구와 농구 정도 되겠네요.

축구는 그냥 어릴적에는 동네에서 친구들이랑, 그리고 군대간 남자라면 당연히 군데스리가로~(대한민국 남자들이 어설프게 나마 축구전문가가 되는건 절반은 군대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 ^)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합니다.

물론 100% 맞는 말은 아니지요.

하지만 일차적으로 공격이 시작되는 시점이 투수가 공을 뿌리고 나서 이기도 하고 그 이후도 투수가 어떻게 공을 뿌렸나로 진행상황이 결정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야구에서 투수의 비중은 엄청나게 높습니다.

단적으로 퍼펙트 게임이라도 나오면 타팀 선수들은 할게 없어지니깐요.(물론 자주 나올 수 있는 기록은 아닙니다만. 둘다 퍼펙트 게임하면 난감.ㅡ.ㅡ;;)

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단지 타자와의 승부로만 집중한다면 구질과 제구력, 커맨드 정도로  구분 할 수 있겠습니다.

구질은 투수의 가장 원초적인 능력으로 우리가 흔히 직구라고 하는 포심과 투심의 빠르기, 변화구로 불리우는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 등등의 낙차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무기이지요.

제구력은 다들 아시겠지만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볼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스트라이크 존의 구석으로 공 한두개 차이로만 스트라이크와 볼을 던질 수 있다면 구질이 떨어져도 타구의 방향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조절할 수 있겠지요.

커맨드는 뭐랄까, 이거 우리말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네요.(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 합니다.)

어쨌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구질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의 흐름과 상대타자의 성향을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볼을 던지는 것을 의미 합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는 주자가 1루에 있으면 병살을 이끌어 낸다거나 상대타자가 나름대로 노리고 있는 구질이나 코스를 파악해 그 허를 찌른다던지...... 이런 능력은 포수와의 호흡에서 많이 길러 지기도 하지요.

즉 투수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일단 가장 자신있는 구질로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를 압도하고 정확한 제구력으로 원하는 곳에 던지며 상대가 생각치 못한 구질과 코스를 노려야만 팀에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투수의 운영을 투구 하나하나만 쪼개서 본다면 극히 결과론적 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좋은 구질과 좋은 제구력으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고 생각하고 볼을 던진다고 하더라도 상대 타자가 너무 잘쳐서 홈런을 맞을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원하지 않은 곳으로 엉뚱한 볼을 던지더라도 그것이 의외로 그것이 상대 타자의 허를 질러 삼진으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결과론도 그것을 펼치기 위한 과정이 있으며 작게는 한 게임 크게는 시즌 전체를 통해 그 과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선수가 위대한 투수가 되는 것이죠.

자 그럼 이런 야구의 특성을 어설프게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에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질은 구단이 보유한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맵의 구애를 잘 받지 않고 강력한 모습을 보이는 테란을 포심과 투심 같은 빠른볼에, 체제변환이 빠른 저그를 슬라이더 같은 빠른 변화구에, 상대의 허를 찌를 수 있는 프로토스를 체인지업같은 브레이킹 볼에 비교하면 다소 억지일까요? ^ ^

출선한 선수들이 준비해온 전략을 수행하는 능력은 제구력입니다.

경기가 시작 되었을 때 긴장하지 않고 준비해온 전략을 차분히 펼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겠지요.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자신있는 선수를 보내고 상대선수의 성향을 분석해서 그 허를 지를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하는 능력은 커맨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즉 가장 중요한 승부의 포인트라는 곳에 최강의 선수를 보낼 수 있고 선수들이 준비해 온 전략을 부담없이 펼칠 수 있는 준비된 환경을 만들며 상대팀의 전체적인 특성과 선수 개개인의 특징을 파악해서 가장 좋은 선수와 전략을 내보일 수 있는 것이 엔트리 짜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엔트리 짜기도 하나하나만 쪼개서 본다면 결과론에 불과 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이 서로 너무 좋은 경기를 펼쳐서 엔트리와는 상관없이 그 순간의 경기력으로 승부가 나누어 지는 경우도 있고, 허를 찔렀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그것을 예상하고 있어서 패배 하거나 선수가 긴장을 해서 준비 된 전략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오히려 상대의 허를 찔러 승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하나하나의 결과론도 그것을 펼치기 위한 과정이 있으며 작게는 한 게임 크게는 시즌 전체를 통해 그 과정을 잘 다스릴 줄 아는 팀이 강한 팀 아닐까요? ^ ^



이상 어설프게 야구와(그 중에서 특히 투수와)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의 엔트리 짜기를 단순 비교해 보았습니다.

사실 이런 단순비교는 논리적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오류와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을 감안해서 봐 주시길 바라구요.

마지막으로 글이 길어서 보기 힘드신 분들에겐 오랜만에 스갤식으로 3줄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3줄요약

엔트리짜기는 하나하나만 보면 결과론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하나의 결과론을 만들기 위해서 거치는 과정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과정을 잘 준비해서 수많은 결과론들은 전제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것 역시 능력이 아닐까?
* 메딕아빠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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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06/02/16 10:33
수정 아이콘
재밌는 비유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봄날이야기
06/02/16 11:14
수정 아이콘
커맨드는 포수가 내리는 지시 아닐까요? 저도 잘 몰라서 ㅡㅡ;;
06/02/16 12:52
수정 아이콘
커맨드는 다양한 구질을 던질수 있는 능력으로 알고 있습니다. 팔색조 조계현 선수는 커맨드가 뛰어난 선수고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 던지는 랜디존슨은 커맨드가 뛰어난 선수라고 할 수는 없겠죠.
엔트리라면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게 있죠. 타순말입니다. 타순은 1번부터 9번까지 차례대로 돌아가고.. 1,2번엔 발 빠르고 작전수행능력(도루,주루)이 뛰어난 타자가 3,4,5에는 팀에서 가장 장타력이 있는 선수를 위주로..6번 이후의 하위타순엔 비교적 타격능력이 부족한 선수들(주로 유격수,포수등)로 메꾸는 것 말이죠. 대게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는 3,4번에 들어가기 마련인데 이 선수들이 1,2번을 친다면 어떨까요? 이론상으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더 많은 타순에 들어오므로 득점능력이 극대화 될것 같지만 그렇지 않죠. 정석적인 엔트리(타순)은 그것이 가장 안정적으로 높은 확률의 승률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엔트리는 너무 변화무쌍합니다. 야구의 경우 좌타자에 약한 투수가 등판하는 좌타자를 줄줄이 포진시키는 방법이 있지만... 스타는 맵에 따른 상대선수에 대한 예측.. 그리고 상대감독도 그걸 모를리가 없으니 정석대로 가느냐 아니냐의 심리전이 있는거죠. 스타란 게임의 특성상 보통때 누가 나와도 이길만한 선수를 내보낸다해도.. 그걸 예측하여 준비해서 나온다면 상당히 높은 가능성으로 패배할수도 있기에(상대적으로 실력이 부족한 선수라도 저격용으로 출격하였을 경우 대부분 이길때가 많더군요)결국 감독의 머리싸움이 되겠죠. 타 스포츠처럼 중간에 선수교체를 하여 용병술에 변화를 줄 수 있는것도 아니니까.
06/02/16 13:11
수정 아이콘
seed님//저와는 조금 다른 생각이시네요. 물론 조계현 선수처럼 다양한 변화구를 가지게 되면 상황에 따라 던질 수 있는 볼이 많기 때문에 커맨드가 강한 선수가 될 수 있겠지만 다종의 구질 보다는 상황에 다른 대처능력이 더 크게 차지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물론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랜디존스 같은 경우엔 구질자체가 강력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으니 커맨드 형으로 보기 힘든게 아닐까요? 하긴 구질이 다양하면 그만큼 커맨드를 잘 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에 님 말씀도 맞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쨌든 님의 비유도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말 감독의 용병술이 힘을 발휘 할려면 팀 리그 방식으로 해서 엔트리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선수를 바로바로 결정하는게 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06/02/16 13:34
수정 아이콘
아 커맨드는 제가 잘못 알았네요. 간단하게 말해 '타자를 잡아내는 종합적인 능력' 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투수에게 스터프는 빠른공을 던질수 있는 능력, 공의 위력 이런거고, 로케이션이 제구력... 커맨드는 굳이 우리말로 하자면 '수읽기' 라고 할 수 있겠지만 범위가 더 크다고 보면 되죠. 삼진/볼넷 비율도 커맨드에 속하기도 하니까.. 로케이션(제구력)이 좋은데 커맨드가 나쁘다면 자기가 원하는 곳에 공을 꽂을 수 있지만 그게 타자에게 읽혀버려서 장타를 허용하게 되겠죠. 즉 커맨드는 볼카운트조절,몸쪽몸쪽몸쪽 바깥쪽 이런식으로 타자가 기다리는 공을 읽고 그 헛점을 찔러 범타를 유도.. 구질이 다양하다면 더 다양한 방법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테니 커맨드가 좋다는 말도 맞습니다. 송진우 선수는 몇년전부터 스터프가 눈에 띄게 하락했지만 좋은 로케이션과 뛰어난 커맨드로 여전히 좋은 투수로 군림하고 있지요. 로케이션(제구력)이 괜찮은데 커맨드가 딸려서 자꾸 두들겨맞는 투수는 젊은 투수들에게 종종 보이는 현상입니다. 아무리 좋은 공을 던져도 타자가 예측하는곳에 던진다면 프로급의 선수들이 그런걸 놓칠리가 없으니까요.
핏빛파도
06/02/16 14:23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커맨드는 위기관리능력과 어느정도 통하는 개념입니다. 커맨드형 투수의 대표적인 예로 롯데의 손민한선수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손민한 선수는 특유의 경기운영으로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잘 허용하지 않는 투수죠.
홍승식
06/02/16 18:12
수정 아이콘
저는 커맨드를 로케이션과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터프가 공이 가진 본질적인 힘. 속도(velocity)와 움직임(movement)를 말한다면, 커맨드는 공은 어떤 곳에 던질 것인가에 것이겠죠.
즉. 어떤 로케이션(위치)에 공을 뿌리느냐 하는 것 말입니다.
제구력(컨트롤)이란 투수가 원하는 로케이션에 공을 가져다 놓을 수 있느냐에 대한 능력이구요.
핀포인트 컨트롤이 가능한 투수와 커맨드(로케이션)가 좋은 투수를 구별할 필요가 있겠죠.
홍승식
06/02/16 18:19
수정 아이콘
부연하자면 흔히 투수에 대한 능력치에 대해 평가할 때 stuff와 control로 나누는데, control을 control < location < command 순으로 세분하기도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control,
구질과 위치의 배합을 어떻게 하겠느냐를 보는 location,
더 크게 경기 상황에 따른 투구 패턴의 변화까지 고려하는 command로 나눠서 투수를 평가하자라는 거죠.
김대일
06/02/17 11:26
수정 아이콘
^^;; Command를 야구 해설위원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죠..

많이들 들어 보셨을 텐데요.. " 볼배합 "
F만피하자
06/02/17 16:28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 야구는 투구35% 타격40% 수비15% 주루10%
임정현
06/02/17 18:20
수정 아이콘
야구는 투수 50%, 공격 25%, 수비 20%, 주루 5% 라고 전 생각하는데요.
06/02/17 19:22
수정 아이콘
야구는 감독 50% 투수 40% 나머지가 10%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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