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6/10/04 12:15:12
Name Lunatic Love
Subject 그녀와 나의 눈에 보인 슈퍼파이트
A. 그녀와 함께 경기장에 가며...



" 이젠 여자친구가 저보다 더 잘해요.( ^-^)y-~ 루나틱씨는 취미가 뭐예요? "

2년전 직장에서 나이에 맞지않게 낚시를 취미로 즐기는 선배가 내게 말했다. 최근 레플에 관심을 갖게되고 많은 인증샷-0-을 보게 되는데, 심심치 않게 보는게 여자친구에게 레플을 입힌다든가 홈과 어웨이 레플로 커플룩을 한다든가 연애*-_-*나 작업*-_-*을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공통된 취미가 있거나 비슷한 관심사에 맞추고 같이 즐기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 네. 전 스타크래프트와 게임을 좋아합니다. ( -_-)v"

그런데, 낚시는 여행을 의미한다. 차에, 낚시대에, 최소한 물좋은 나이트...가 아니라 물좋은 때와 장소로 가서 자리를 잡고 파도소리와 갈매기의 울음소리에 취하면서도 한손은 낚시대를 놓지않고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누히 이야기하는 "입질하는 순간의 손맛"을 느낄 준비를 한다. 나는 그런 손맛은 스타크래프트와 게임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맑은 공기가 있는 넓은 바닷가로 가는 것과 안개처럼 자욱한 담배연기속의 PC방은 아무리 생각해도 다르다. 물론 내 기준에선 안개같은 그것도 하나의 즐거움이고 최신형 마우스를 살포시 쥐고 흔드는 "컨트롤하는 순간의 손맛"도 어떤것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즐거움이긴 하지만 말이다.

E-Sports와 그안에 큰 대회와 무대는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특별하고 독특하다. 그 스페셜중의 스페셜,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 할 수 있는 슈퍼파이트는 현재 작업중인 여자-_-에게 E-Sports를 설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고, 정중히 요청했으며 흥쾌히 응해주는 대답까지 들었다.

" 임요환은 알지요? "

당연하다. E-Sports라는 개념, 스타리그의 유무, 기타 다른 리그의 "존재"를 모를 지언정
"임요환"이란 인물은 스타크 초보인 작업녀 - 그녀도 모를리 없다. 그리고, 다행인지 모르겠으나 한때(?) 저그로 플레이하는 여성치곤 특이한, 저그 유저였다. 특이한거까진 모르겠으나, 내 주변은 열이면 열 여자들은 프로토스였다. 대부분 친구들은 여자들에게 " 질럿만 뽑아 -_- !! "라고 말하곤 했으니.

물어보았다. 왜 저그를 하냐고. 대답은 아주 간단했다.



" 집에서 개키워요 ^-^ "

" ...-_- 혹시 키우는 개 이름이 저글링? "




임요환(선수존칭생략) 과 마재윤의 대결은 그녀에겐 하나의 주제로 시선을 집중하였다.


- 저그로 테란을 이겨요?


0대3. 속된 말로 임요환이 캐발리는 걸 보더니 테란을 좋아하는 내게 그리도 반짝거리는 눈으로 감탄사를 연신 외쳤다. 임요환 팬인 내생각은 안한채 마재윤 마재윤을 연신 반복하며 그와 그의 저그를 기억하려 했다. 심지어는 재방송을 다시 보고 연구하겠다는 회심의 대사도 내게 전했으니 ... 설마 목표는 나의 스타시작한지 한달된 테란인가!! -0-


...


B. 혼자 집에 돌아오는 길에...



1. 마재윤전


수많은 고수들이 있지만, 내 나름대로 어제 슈퍼파이트 대 마재윤전과 대 홍진호전에서의 승부처라 생각되는 곳은 마재윤 전은 1경기 알카노이드였고, 홍진호 전은 2경기 라그나로크였다생각한다.

알카노이드에서 대책없는 1H 빠른레어뮤타체제에 대해 임요환은 그 나름대로의 해법을 보여줬다. 확장이후 발키리로 공대공 전투승리후 전매특허 컨트롤이 녹아있는 바이오닉 게릴라와 지상대군으로 승리하는 것.

보통 해처리를 늘리면서 계속 뮤타수를 늘리고, 준비된 뮤타의 쨉에 체중이 실려 스트레이트가 될때까지 다수를 보유하는 타이밍이 생기고 그 다수를 똘똘-_- 뭉쳐서 짤짤이-_-를 시도할때 준비된 공업발키리로 타격하고 저그의 리듬을 흐트러뜨리는 수순이여야 하는데, 마재윤은 자신의 리듬이 흐트러지기직전에 리듬을 바꾸고 임요환의 회심의 공업발키리 전략을 상성인 다수 뮤타가 아닌 뮤타 + 스컬지로 수정. 임요환의 리듬을 틀어버리고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

2,3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임요환은 회심의 전략을 준비하고 마재윤은, 그 회심의 전략을 간파수준이 아니라 게임전체를 읽고서 임요환의 전략자체도 포함시켜서 자신의 승리로 가는 교향곡의 부분변주로만 녹아들게 만들었다.

임요환이 작은 전투의 승리에서 조금씩조금씩 승리를 향해 한발짝 다가가는 스타일이라면 마재윤은 바둑을 둘때 첫돌을 두고 그 첫돌이 마지막 수싸움에 활용되는 - 정확히 표현하진 못하겠으나


the 1st Build-Order
the 2nd Strategy
the 3rd Quantity
the 4th Management 이후 오바살짝 넣어서






the 5th Concept of "Framework" and "Matrix"

틀과 정형 定型의 개념이 도입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2. 홍진호전


1경기에선 두선수의 아집과 고집이 눈에 보였다. 내가 종종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안타까워하며 하는 말이 있는데, 바로


" 이 종같은 세상은, 결과로 한 사람분의 노력의 질을 평가한다. "


1경기에서의 임요환은 확장과 운영의 묘 Management 를 택했으나, 아이러닉하게 하부개념인 Strategy과 Quantity의 홍진호에게 패했다. 연속 4패속에서 임요환은 멋진 전략과 전술Strategy을 남아있는 후배들에게 보여줬으나 그를 Framework와 Matrix내에서 100% 활용하지는 못했다. 왜냐. 못이겼으니까.

게다가, 2경기 라그나로크. 캐테란맵에서 홍진호는 엄청나게 선전했다.

나는 라그나로크에서의 임-홍을 보고 과거 결승인 M겜박성준과 이병민의 5차전이 기억났다. 한마디로 이해되기 쉽게 말하자면 라그나로크에서의 뮤타가 콩탈이 아니라 돈탈이었다면 임요환은 어제 6패했을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위로 올라오는 마린병력을 어떻게든 끊어주면서 전진을 방해하고 교전에서 승리했다면...하지만, 홍진호는 홍진호 나름대로 그 상황의 아주 큰 문제가 있었다. 자원적인 문제. 수적 열세.  진형과 타이밍. 기타등등.


임요환은 임요환을 버림으로 임요환에 더 가까워졌다.
홍진호도 홍진호를 버려라. 그러면 홍진호라는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라그나로크전에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건 아무리 상위개념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탄탄한 하위개념위에 있지않으면, 그 상위개념은 하위개념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정형定型의 스타크래프트 -  Concept of "Framework" and "Matrix" 에 접근하고 이해하기위해선 우리가 알고 있는 이 판이 더욱더 매니악하게 될 것같고, 문학사의 유행이 세월에 흐름에 따라 변하듯 스타크래프트도, E-Sports도 조금씩 조금씩 변할 것 같고, 낭만을 잃고 염증을 느끼는 무미건조함에서 향수를 벗어나기 위해 더더욱 화면에 집중할 것같다.

결국 임요환은 숙제를 풀지 못했다.  

어제 마지막 경기후 정일훈 캐스터의 마지막 외침이 주는게, 흐뭇함이 아닌 씁쓸함이 녹은 쓴웃음 인건 나뿐만은 아닐 것같다.





"임진록 우승 임요환"


이건 좀 아니잖아?  -_-a






C. 다음 약속을 잡으며


임요환은 늘 슈마GO출신들에게 약했다.
늘 아킬레스건이라 논의되던 플토전 한 가운데 있는 강민. 테테전에선 서지훈. 새롭게 등장한 마재윤.

1학년때 집에다 원래 대학은 소수점 단위로 점수를 주고 1.0이 최고점수라고 구라치고 군대가는 친구가 있었다. 제대하고선 재수강-_-을 도와줬었는데, 친구도 고생 나도 고생이었다.


임요환의 숙제는 더 커졌다.
지금은 기약없지만, 어제 풀지 못한 숙제를 과연 2~3년뒤에 풀 수 있을지.  

혹시나 스겔에서 오지마슈를 퍼뜨린건 임요환이 아닐까? -_-



...




" 큰 강아지를 키우면 이름이 울트라겠네요? ^-^ "

" 울트라가 뭐예요? "

" (_- )/                  ~ 공부하셈!!!!!!!!!!! "

"              (/-0-)/  어어어 "


by Lunatic Love




- 알카노이드에서 보여준 임요환의 전략은 아마도 나중에 리그에서 이윤열이나 서지훈, 최연성. 이 셋중 하나가 완벽하게 시현시킬 것 같다.

2002년 이윤열의 바카닉을 보고 입맛다셨던 것 마냥 ...


* 안녕하세요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0-05 12:02)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티나크래커
06/10/04 12:19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에게로!!
06/10/04 12:45
수정 아이콘
솔직히 어제는 올림푸스 4강전의 서지훈전이 생각나더군요...
진짜 무기력하게 패배하던 모습...
아마 삼대영으로 진건 그때와 어제가 처음이죠?
다만 아쉬운 것은 임요환 선수가 박경락 선수도 그렇고 박성준 선수한테도 그랬듯이...
저그전만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시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제는 기회가 없어서 아쉽네요...
항즐이
06/10/04 14:54
수정 아이콘
이런.... 종같은 염장질..

하핫

좋은 글입니다.
에게에게~
연탄맛초콜릿
06/10/04 15:16
수정 아이콘
염장질은 크나 에게로~
06/10/04 18:34
수정 아이콘
"Framework" and "Matrix". 인상깊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에게로~
체념토스
06/10/04 18:46
수정 아이콘
그래도 염장질은 싫어요 ㅠㅠ;
에게로 가지마요 ....
(잘봤어요!)
06/10/05 17:10
수정 아이콘
좋은글이네요!!
근데 좀 이해하기가 힘드네여-_ㅠ
김혜미
06/10/06 23:41
수정 아이콘
이게 무슨글인지..... 좀 다듬어서올려주시지.... 이해가잘...
06/10/08 20:37
수정 아이콘
아는 후배가 여자친구되고 여자친구가 마누라 아니 형수님 되고 그런거죠 뭐...
곧 있을지도 모르는 결혼소식을 기다리며...
-제자-
서정호
06/10/09 02:08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뜻모르는 영어로 된 용어가 좀 많이 들어간 점인거 같습니다. 그때문에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좀 있었네요. ㅠ.ㅠ
터치터치
06/10/10 14:59
수정 아이콘
굿.....재밌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356 회(膾)의 문화.. [18] LSY10863 06/10/10 10863
355 Supreme의 엉뚱한 게임토론 [16] Supreme7711 06/10/09 7711
354 라면에 김치국물을 넣음에 관하여... [51] 이오리스11420 06/10/10 11420
353 '바바리안' and '레지스탕스' [7] legend8579 06/10/09 8579
352 [sylent의 B급칼럼] <파이터포럼> 유감 [55] sylent11424 06/10/08 11424
351 함께 쓰는 E-Sports사(7) - C&C 제너럴리그 본기. [20] The Siria9394 06/10/07 9394
350 밥통 신의 싸움 붙이기 [29] 김연우10191 06/10/07 10191
349 [만화 '식객' 이야기] '부대찌개' [21] The xian10581 06/10/06 10581
348 프로리그와 기록 이야기 2 [3] 백야7583 06/10/06 7583
347 [Kmc의 험악한 입담] 어쩌다가... [20] Ntka8581 06/10/05 8581
346 진압된 반란, 대장 박대만 [7] 세이시로9554 06/10/04 9554
345 스타크래프트의 논쟁,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 [4] 김연우27539 06/10/04 7539
344 Forever SlayerS_'BoxeR' - 임요환의 836전 500승 336패 [31] Altair~★13743 06/10/04 13743
343 그녀와 나의 눈에 보인 슈퍼파이트 [11] Lunatic Love10051 06/10/04 10051
342 [sylent의 B급칼럼] MSL과 박대만, 그리고 요환묵시록 下 [94] sylent12629 06/10/04 12629
341 "어? 김양중 감독 말도 할줄아네" [62] 임태주13562 06/10/04 13562
340 정말 '잡담' [24] elecviva9981 06/09/27 9981
339 [sylent의 B급토크] 내가 임요환에게 기대한 것 [63] sylent15708 06/09/26 15708
338 흔들리는 신화, 새롭게 쓰이는 전설 [46] 김연우13956 06/09/25 13956
335 스타크래프트와 통계 [11] 순욱8822 06/09/23 8822
334 @@ 공식전적에 대한 기준과 관리가 필요한 시점 ...! [15] 메딕아빠7495 06/09/22 7495
333 <1 Min Thinking> 행복과 함께하다.. [2] Love.of.Tears.7172 06/09/21 7172
332 Who sad strong is nothing. [21] 김연우211874 06/09/20 1187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