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12/04/03 20:38:59
Name 눈시BBver.2
Subject [오늘] 4.3 (2)







이글루스 뉴히스토리아님의 "게으른 경찰"
http://nhistoria.egloos.com/1433699
http://nhistoria.egloos.com/2424784
http://nhistoria.egloos.com/2427998

"토벌대는 주민들을 집결시킨 가운데 시아버지를 엎드리게 하고 며느리를 그 위에 태워 빙빙 돌게 했다. 또 할아버지와 손자를 마주 세워놓고 서로 뺨을 때리도록 했다. 머뭇거리거나 살살 때리면 곧 무자비한 구타가 가해졌다. 심지어는 총살에 앞서 총살자 가족들을 앞에 세워놓고 자기 부모형제가 총에 맞아 쓰러질 때 만세를 부르고 박수를 치게 했다."


"이북 출신 경찰관 노 순경은 한 처녀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다. 그런데 그 처녀는 김용식(20)에게 시집을 갔다. 앙심을 품은 노 순경은 1949년 3월 22일 중산간 순찰 때 마침 민보단원이던 김용식과 같은 조에 편성되자 그를 총살했다. 토벌대는 또 부녀자 겁탈을 밥먹듯 했다. 한 주민은 이를 ‘처녀토벌’이라고 말했다."

"창고 안에는 여러 마을 사람들이 갇혔는데 무자비한 구타와 함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벌어졌습니다. 남녀를 불러내 구타하면서 성교를 강요했고 여자의 국부를 불로 지지기도 했습니다. 밤에는 그 썩는 냄새로 잠을 못 이룰 지경이었습니다. 난 그들이 제정신을 가진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홍경토(71세)

"주정공장 창고 부근에는 부녀자와 처녀들의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서청은 여자들을 겁탈한 후 고구마를 쑤셔대며 히히덕거리기도 했습니다."
- 고성중, 우익 청년단체 대동청년단

------------------------------------------------------------

49년 중반에 들어서면서 제주도는 차차 안정됩니다. 아직 무장대가 한라산에 있었지만 제대로 활동하기는 어려웠죠. 4월 5일 해병대가 창설됐고, 제주도인들 중에 입대한 사람들이 꽤 많았다고 하죠.

"우리는 빨갱이가 아니다."

이걸 어떻게든 말하려구요.

하지만 사건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습니다. 당시 전국에서 계속된 보도연맹 가입, 제주도에서는 그 인원이 5283명에 이르렀습니다. 6.25 발발 이후 이들에 대한 "예비 검속"이 시작됐고, 불순분자로 찍힌 이들 중에 돌아온 이들이 얼마나 있었을까요. 한 쪽에서는 (원래 우익 성향이기도 한 이들도 있었겠지만) 자신들이 빨갱이가 아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장성한 어른부터 학도병들까지 입대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빨갱이로 찍힌 이들이 학살당하는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이를 피해 산으로 도망간 이들까지 합류하면서 무장대는 다시 강화됐고, 모든 일이 끝난 것은 1954년 9월 21일이었습니다. 이 날 한라산의 금족구역이 해제되면서 4.3 사건은 완전히 끝납니다.


이 때 "게을러서" 예비 검속을 게을리 했던 성산포경찰서장 문형순은 단 8명의 사망자만 내면서 상부에 단단히 찍힙니다. 그에게도 명령이 내려져 왔지만 그는 "부당함으로 미이행"이라며 거부했죠. 이후 그는 여기저기 옮겨다니다가 53년에 잘립니다. 상부와의 트러블 때문이었겠죠. "상식적인 사람"이 얼마나 살기 어려웠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4.3 사건의 피해자는 14028명입니다. 하지만 연좌제에 따른 미신고를 생각하면 정확한 수는 아직도 추산이 불가능합니다. 50년 4월 김용하 제주도지사는 그 수를 27719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추정치에 따라 그 수는 3만에서 8만까지 이릅니다. 여기에 부상자, 이재민 등이 섞이냐 아니냐에 따라 또 달라지죠. 그리고 이 자체에 대한 피해 뿐 아니라 투옥됐던 분들까지 합치면 어디까지 추산해야 될 지 또 모르겠구요. 당시 제주도인구는 30만이었습니다.

공식으로 신고된 14028명 중 토벌대에 희생당한 수가 10955명, 무장대에 의한 수가 1764명입니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1266명, 이들을 기존의 비율대로 추정하면 전체 희생자 중 80%가 토벌군에 의한 것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는 10세 이하 어린이가 6%, 61세 이상 노인이 6%, 여자가 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걸 단지 혼란스러웠던 해방 후의 상황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당화 한다면, 대체 무엇을 위한 자유고 무엇을 위한 민주주의일까요? 반면 군경의 피해는 320명 정도입니다. 무장대요? 무장대가 아무리 많아봐야 초기의 500명에서 몇 배로 불어났을까요?


"이 대통령의 허락 없이 어느 누가 재판도 없이 민간인들을 마구 죽일 수 있는 권한이 있겠습니까. 이 대통령이 ‘죽이지 말라’고 했으면 제주도에서와 같은 학살사태가 있을 수 있습니까. 내가 살고 있는 가시리에서는 며칠 전에 집집마다 제사를 지냈습니다. … 아무튼 학살의 총책임자는 이승만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시훈

이 모두를 이끌었던 이승만은 4.3에서 피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할 무렵,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 됩니다. 미친 세상에 걸맞는, 아니 미친 세상을 이끈 미친 대통령의 탄생입니다.

---------------------------------------------------------------------------------------------------------------

제주 해군기지 문제에서 해적 발언 등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도 분명 문제는 큽니다. 단지 정부에 반대하기 위한 움직임이 너무 많거든요. 환경운동가들이 그 중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는데 환경 문제가 이상할 정도로 부각되죠.

특히 군사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밀어붙이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누가 자기 마을에 군부대가 들어오길 바라겠습니까? 다만 지금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정말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서 판단을 유보하고 있습니다만.

헌데, 제주도는 조금 다르죠. 그들은 건국 과정에서 건국의 정당성을 위해 희생됐고, 그 울분을 수십년째 숨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런 곳에 국가를 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게 말이 될까요? 거기다 지금 정부가 4.3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요? 그 반대죠. 어버이연합은 군복을 입고 제주도에 갔다죠. 참 잘나신 어르신들입니다.

반대 측에서도 너무 나간다 싶지만, 그럼에도 제주해군기지를 찬성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다만 천주교 측에서도 이 자체에 대한 반대 이전에 이재수의 난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 그 전에 그들이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할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거든요.

휴................

좀 늦었네요. 우선 이걸 올리고 한 시간 내로 다른 자료화면들을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마침 잘 됐네요. 보름쯤 후에 이 일을 저지른 자의 마지막 모습을 쓰겠습니다. 4월 19일, [오늘]에서 뵙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을 통해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04-16 07:33)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밝은눈
12/04/03 20:53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께서 좋은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습니다.

----------
그런데, 국가에 대한 희생을 요구하면 안된다..라는게 너무 모호한데요. 어떻게 얼마나 예외를 인정해야 하는걸까요? 이런식으로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면 육지에서 반공 관련으로 피해입은 많은 마을들, 가족들이 희생된 많은 사람들은 어찌 도와야 할지도 따져야 할 일일텐데요.
4.3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정부 차원에서의 사과 및 책임지는 문제와 해군기지 문제를 굳이 묶어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절차상의 부당함이 있었던건 맞지만 자꾸 평화의 섬이니 뭐니 하는건..
사티레브
12/04/03 21:01
수정 아이콘
만사천가량 음 학교의 한 교수님은 그 이상이었다 이만이다 라고 얼핏얘기하시긴했는데
무의미한 죽음 그 수의 원념 굳이 그렇지않더라도 그 친인의 설움은 감당이 참 힘들텐데
그분들이 그저 살아가심에 감동하고 존경할뿐이죠

좋은글 감사해요!
아키아빠윌셔
12/04/03 21:13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4.3 관련 글을 써볼까 하면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도 있었고 게으름 때문에 날라갔고 눈시님 글이 올라오네요.

문형순 서장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사람이죠. 제주 서부의 대정 지역에선 공덕비를 세우며 칭송하고, 제주 동부의 성산포 등지에선 학살자라고 욕먹거든요. 모슬포 경찰서장으로 있을때 이 지역의 청년들도 자신들도 모르게 가입된 리스트에 이름이 있었고, 경찰은 이들을 체포합니다. 이때 지역의 조남수 목사가 문형순 서장과 면담을 하지요. 결국 문 서장은 청년들에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게 가입된 것이다'는 취지의 자백을 하게 하고(이 과정에서 경찰들이 폭행이나 욕설도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무죄 방면하죠. 뭐 치안과 관련해서 잡무 정도는 추가로 시키긴 합니다만. 아무튼 이 공로로 현재 대정읍 모슬포에 문형순 서장과 조남수 목사 공덕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제 할아버지도 문 서장과 조 목사 덕분에 살아난 생존자시고요.

근데 성산포에 갔을때(6.25 전쟁 중으로 기억합니다) 보도연맹건과 더불어 낙동강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 수도를 제주도로 옮기기 위하여 반동분자들을 색출, 제거하라고 김창룡의 CIC쪽에서 명령(김종필 전 총재가 증언한 내용입니다)이 내려옵니다. 보도연맹 가입자와 4.3 때 C, D급으로 풀려난 사람들을 빨리 학살하라는 거였죠. 모슬포 경찰서장이었던 강문식(이 양반은 제주도 출신입니다-_-)은 당장 예비검속자 347명을 잡아들이고 그 중에서 252명을 군에 넘깁니다. 그리고 모슬포 주둔군 해병대에 의해 학살당합니다. 성산포의 문형순 서장은 '부당함으로 처형 명령을 거부함'이라고 하면서 앞서 끌려간 몇 명의 사람을 제외한 다른 예비검속자들의 처형을 거부합니다. 그래도 성산포 쪽에서 서귀포로 끌려가 비밀리에 총살당한 피해자의 유족들이 있기 때문에 그 쪽에선 문 서장을 좋게만 보지는 않는거죠. 문형순에 대해선 미화 논란도 있고, 폄하 논란도 있고, 만주에서 독립운동에 대한 사실 논란도 있는 사람이기도 해서 말이 많긴 합니다.
12/04/03 21:20
수정 아이콘
역시 눈시님 글이 올라왔군요. 혹시나 안 올려 주시면 쪽지로 슬며시 부탁드려볼까도 했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어서 진상규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만 언제나 제대로 이루어질지.. 핸드폰 메인화면에 뜬 날짜만 봐도 씁쓸해지는 날입니다.
가만히 손을 잡으
12/04/03 21:35
수정 아이콘
대충 알고는 있었지만..후..
이승만 국부론? 이전대통령은 연희동 29만원과 비교해야 할 사람이네요. [m]
Montreoux
12/04/03 21:44
수정 아이콘
남자분들은 환장^^하는 대전 이야기 보다는 이 꼭지가 저는 좋습니다.
잔혹한 과거사를 솜씨있게 풀어내 주신 덕분에 내현실의 번잡스러움이 졸렬해 보이는 효과=,.=
Je ne sais quoi
12/04/03 22:09
수정 아이콘
제대로 읽기가 어렵네요.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부분이라 더 그렇기도 하구요. 이 나라에서 제대로 평가받아야 할 것들이 정당한 대접을 받으려면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런 날이 안 올지도 모르죠...
김판타
12/04/03 22:59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읽었습니다. 그냥 답답하고 씁쓸하네요.
대학 4년동안 다니고, 고등학교 때 꼴에 국사 시험치겠다고 까불던 기억에, 4.3사건은 아무래도 큰 비중이 없었나봅니다.
다시 떠올리게 되고,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덕분에 생겼네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말은 안하더라도 응원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12/04/03 23:45
수정 아이콘
숫자가 정말 끔찍하네요.

일이백도 아니고
만????????????????

하,
서주현
12/04/04 00:12
수정 아이콘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2/04/04 02:25
수정 아이콘
국문과시니 혹시 신화를 삼킨 섬 읽어보셨나요? 읽고 논문 쓰면서 4.3 조사하는데 막 눈물이 나더군요.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m]
아야여오요우유으
12/04/04 03:18
수정 아이콘
언제나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다만 해군기지에 대해서는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요... 이 부분은 글을 따로 쓰시는 게 나을 뻔했네요. 눈시님 글 중에서 처음으로 설득력 없이 느껴지는 부분이라 한 마디 했습니다.
12/04/04 03:53
수정 아이콘
제주해군기지 시위진압하러 육지경찰이 제주도에 왔다는 이유로 여론이 바뀌는 현실입니다. 얼마전에는 서북청년단처럼 군복입고 강정에 온 어버이 연합도 그렇구요. 그만큼 상처가 깊은 곳입니다. [m]
사악군
12/04/04 11:15
수정 아이콘
마음이 짠하네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히 읽고있습니다. [m]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428 웃는게 예뻐~ [3] YuHa9492 12/04/23 9492
1427 대형마트 강제휴무제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 [109] Toppick15360 12/04/22 15360
1425 청춘. [3] 시크릿전효성7566 12/04/20 7566
1424 [오늘] 4.19 [39] 눈시BBver.210465 12/04/19 10465
1423 다르빗슈를 통해 본 커맨드의 중요성 - 류, 윤에게 바란다 [73] No.4213454 12/04/19 13454
1422 괜찮아요 2000원이거든요. [7] 바람모리12141 12/04/17 12141
1421 [LoL] How to play jungler [26] 까망10560 12/04/14 10560
1420 픽업과 연애 #17 쉬운 남자. [50] Love&Hate21859 12/04/14 21859
1419 [음모론]20세기말 한국 남성의 이상형 변화 [29] 절름발이이리13609 12/04/10 13609
1418 여느때와 다름없는 커피숍에서 벌어진 꽁트. [30] nickyo9491 12/04/10 9491
1417 연애상담의 불편한 진실- '내가 을인데 상대가 갑이에요' [52] 無의미14312 12/04/10 14312
1416 신문의 날에 즈음한 신문,언론의 현주소.. [6] (Re)적울린네마리9134 12/04/09 9134
1415 너무나도 멋졌고, 감동스러웠던 7경기 리뷰 [105] start15936 12/04/09 15936
1414 기적같은 이야기의 새로운 꿈의 무대를 그리며.. [16] 전준우8353 12/04/08 8353
1413 머리를 잘랐습니다. [47] 유리별9881 12/04/06 9881
1412 바람부는 날 [20] PoeticWolf7069 12/04/06 7069
1411 [신곡발표] 다윗의 막장이 부릅니다, '투표하자' [18] jjohny=Kuma8568 12/04/06 8568
1410 그녀의 속살 보기 [51] PoeticWolf21282 12/04/04 21282
1409 [선택2012] 쉽고 간단히 배워보는 여론조사 이야기 [10] Alan_Baxter7015 12/04/04 7015
1408 금천구 시흥동 재래시장 [45] PoeticWolf10996 12/04/03 10996
1407 [오늘] 4.3 (2) [23] 눈시BBver.28861 12/04/03 8861
1406 [오늘] 4.3 (1) [11] 눈시BBver.29059 12/04/03 9059
1405 남고생의 첫 키스 성공하기-화이트폰트 해제! [82] nickyo12866 12/04/03 1286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