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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17 13:10:44
Name 우주전쟁
Link #1 위키피디아
Subject [스포츠] 석고를 사랑한 복서... (수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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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마가리토는 78년 3월 18일 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렌스에서 출생했지만 두 살 때 멕시코 티후아나로 이주해서 거기서 성장했습니다. 어려서부터 동네 체육관에서 형과 함께 복싱을 배우기 시작했고 돈을 벌기 위해 짧은 아마 경력을 뒤로하고 15세에 프로에 데뷔했습니다.

나름 복싱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가면서 WBO 웰터급, IBF 웰터급, WBA 웰터급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커리어 동안 웰터급보다 한 체급 위인 라이트 미들급 타이틀에 세 번 도전했는데 모두 지면서 결국 석권한 체급은 웰터급 딱 한 체급으로 끝난 선수이기도 합니다. 스피드 보다는 맷집을 바탕으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슬러거형 복서였습니다. 맞을 거 맞으면서 파고들어서 결국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스타일이었죠.

_MargaritoMosleyPC1.jpg

이 양반이 한 번 복싱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는 푸에르토리코의 복싱영웅 미구엘 코토로부터 WBA 웰터급 타이틀을 따낸 후 첫 방어전 상대로 쉐인 모슬리라는 선수를 맞이하게 됩니다. 시합 당일 쉐인 모슬리 측 트레이너였던 나짐 리차드슨은 마가리토의 선수 대기실에서 그가 핸드랩을 감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마가리토의 오랜 트레이너인 하비에르 카피티요가 마가리토의 핸드랩 안쪽으로 이상한 패드를 집어넣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나짐은 즉시 이의를 제기했고 현장에 있던 경기 감독관은 수상한 패드를 수거하고는 마가리토 측에 핸드랩을 다시 감을 것을 명령합니다. 이렇게 새로 핸드랩을 감고 난 후 경기는 진행되었고 쉐인 모슬리는 마가리토를 일방적으로 두들긴 끝에 9라운드에 TKO 승리를 거두고 마기리토로부터 타이틀을 챙겨갑니다.

via Gfycat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압수한 패드에는 수상한 성분의 물질이 발라져 있었는데 이 물질이 수분과 접촉하게 되면 석고처럼 단단해지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만약 마가리토가 원래의 핸드랩을 감은 채 시합에 나섰다면 글러브 안에 석고를 장착하고 경기를 뛰게 되었던 셈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크게 문제가 되었고 마가리토와 그의 트레이너 카피티요는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에서 1년 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받게 됩니다. 트레이너는 잘못을 인정했지만 마가리토는 끝까지 자신은 이런 일이 벌어지는 줄 몰랐다고 항변했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지고 나자 사람들은 마가리토의 이전 경기들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쉐인 모슬리와의 경기 바로 이전 경기였던 미구엘 코토와의 경기에 과연 마가리토가 정상적인 핸드랩을 감고 나왔는지 논란이 되었습니다. 그 경기는 사실 코토 선수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던 경기였습니다. 코토 선수는 잘 생긴 외모와 깔끔한 경기 운영으로 차세대 복싱 스타로 부상하고 있던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경기에서는 5회부터 마가리토에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평소보다 더 많은 데미지를 입은 듯 얼굴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TKO가 될 때에는 마가리토의 펀치를 허용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본인이 코너에 몰린 상황에서 마가리토가 다가오자 스스로 무릎을 꿇고 경기를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어서 복싱팬들로부터 겁쟁이라는 비난도 받았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이 논란은 직접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의혹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via Gfycat



그래도 이후 마가리토 선수에게는 간접적이나마 정의(?)가 실현되게 되는 두 시합이 벌어집니다. 쉐인 모슬리 전 패배 후 한 경기를 승리로 이끈 마가리토에게 WBC 라이트 미들급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가 생깁니다. 상대는 바로 매니 파퀴아오. 이 시합에서 마가리토는 경기 내내 매니 파퀴아오에게 두들겨 맞으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합니다. 얼마나 많이 맞았던지 시합 후 안와골절 때문에 수술까지 받아야 했는데 붓기가 빠지는 데만 이틀이 걸렸다고 합니다.

via Gfycat



그리고 파퀴아오 전 이후 바로 다음 시합은 미구엘 코토와의 재대결이었습니다.WBA 라이트 미들급 타이틀전으로 벌어진 이 시합에서 마가리토는 석고파워가 없었던 때문인지 시종일관 무기력한 시합 끝에 코토에게 9라운드 레프리 스탑으로 경기를 내주게 됩니다. 코토로서는 3년 전에 당했던 패배를 깨끗하게 되갚아 주는 경기였습니다.

box_g_cotto13_576.jpg

마가리토가 정말로 쉐인 모슬리 시합 외에 다른 시합에서도 비열한 꼼수를 부렸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다만 쉐인 모슬리 시합 이후로는 계속 내리막 길을 걸었고 다시는 허리에 챔피언 벨트를 감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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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7 13:22
수정 아이콘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가우너
21/05/17 13:25
수정 아이콘
역시 파퀴아오 형님!
늘지금처럼
21/05/17 13:32
수정 아이콘
어우야 파퀴아오 형님 살벌하게 치시네요 덜덜덜
류지나
21/05/17 13:45
수정 아이콘
모슬리가 때리는 움짤 보니까 살벌하네요. 저렇게 맞으면 안 죽나;;
21/05/17 13:53
수정 아이콘
파퀴아오랑 석고리토랑 경기끝나고 파퀴아오의 경기후 인터뷰가 대단핬죠. 마가리토 가족이 있어서 가족 앞에서 이러는 건 좀 아닌거 같아서 페이스 늦췄다고 했었나..
밥오멍퉁이
21/05/17 14:37
수정 아이콘
복싱은 사람을 죽이는 스포츠가아니라며..
리자몽
21/05/17 15:09
수정 아이콘
후반에 힘 뺀게 저정도군요 덜덜덜...
관지림
21/05/17 18:23
수정 아이콘
기억나는데.
아마 그전에 계속 심판 쳐다보면서 스탑 안해?
라는 제스쳐 몇번 했을꺼에요..
안수 파티
21/05/17 15:13
수정 아이콘
그런 사건이 있었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석고라니 참 꼼수도...
Zakk WyldE
21/05/17 15:23
수정 아이콘
파퀴아오 아저씨는 그냥 동네 아저씨 같은데... 덜덜덜
21/05/17 16:29
수정 아이콘
마가리토 저때 파퀴아오한테 12라운드 내내 저렇게 쳐맞죠.. 코토가 나중에 리벤지한 경기도 재밌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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