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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3/18 13:16:37
Name K-DD
출처 http://dfstories.com/bronzemurder/
Link #2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game_classic&no=6955960
Subject [게임] 잊고 있었다가 찾아서 읽은 게임 속 이야기

드워프 포트리스

Y2pW0fl.jpg

청동살인 요새는 인구가 66명이 넘는 번성하는 요새였다.

바깥에 위치한 병영을 가지고 있었으며, 

물을 길어올리는 펌프에 공급할 에너지를 대기 위해 풍차가 있었다. 

0층에는 입구와 작업 시설들이 있었다.

1층에는 각종 저장 시설들이 요새의 부유함을 자랑하였으며

바로 아래층에는 숙박 시설과 식당이 있었다.

이 밑에는 함정으로 가득한 터널이 위치해 있었고, 이 터널은 펌프들과 계단이 즐비한 기둥을 지나

물을 길어 올릴 수 있는 지하 동굴, -23층 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qglta36.jpg


지하 23층, 

전설적인 잊혀진 괴물(forgotten beast)는 

드워프들이 만들어 둔 마지막 펌프 위에 올라가 한가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마침 23개의 펌프가 연결된 드워프들은 기뻐하며 물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드워프들은 정말로 초보적인 실수를 저질렀음을 알게 된다.

제일 깊은 23층에 있는 펌프는 수동 펌프였다.

그렇다. 나머지 22개의 펌프는 풍차에서 제공받는 동력으로 자동 운전이 가능했지만,

23층의 펌프는 누군가가 펌프를 작동시켜야 했다.


1Zwmxwv.jpg


만일 일반적인 드워프가 그 괴물에게 어그로가 끌린다면, 

그 드워프는 당황해 요새의 중앙부로 곧장 달려올 것이고,

그러면 그 괴물도 곧장 요새의 중심부로 따라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군대라면, 아마 그 괴물을 죽이는 것도 가능 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문제는 해결이다.

만일 그들이 실패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그들이 죽기 때문에

괴물은 요새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egnTpj3.jpg


스.내.푸 

S.N.A.F.U ( Situation Normal = All F**ked UP = 망했어요)

1. 괴물 Oggz Rashas는 1초도 안 걸려 군대를 싹 쓸어버렸다. 전투 댕댕이 한 마리가 겨우 살아서 위층으로 도망쳤다.

2. Oggz Rashas는 도망치는 개를 쫒아갔고, 괴물 대응용 함정을 설치하던 공돌이를 발견한다.

3. 개는 참혹하게 참살당하고, 공돌이는 요새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4. Oggz Rashas는 그 공돌이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고, 그 와중에 펌프스택에 마지막 장인정신을 발휘하던 석공과 건축가, 공돌이들도 덩달아 도망가기 시작했다.

5. Oggz Rashas는 함정 터널을 싱겁게 통과해 버렸다.

6. 계단을 통과한 괴물이 식당에 나타나자, 식당은 대혼란이 벌어졌고 이 난장판에서 요새 인구의 1/3은 죽었다.

7. 우연하게도, 운 나쁜 이민자들이 들어왔다. 이들은 들어오자 마자 급조된 군대가 되었다.

8. 창고를 휘젓고 있는 Oggz Rashas에게 급조된 군대가 덤벼보았지만, 역시 초단위로 썰려나갔다.

9. Oggz Rashas는 창고에 있던 드워프들을 랜덤으로 쫒아다니며 학살하기 시작했다.

10. 이 사건을 용케 피한 드워프들은 병영이 있던 자리로 피신했다. 그 중 석공들이 징발되어 괴물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계단 위에 바닥을 까는 임무를 맡았다. 하지만 작업이 2/3 진행되었을 때, 괴물이 튀어나와 석공들마저 죽였다.

11. 마지막 희망은 입구쪽에 깔아둔 함정들이 괴물을 죽이는 것이었다.

12. 광기와 트라우마에 휩싸인 드워프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군인 드워프는 그 와중에 반동분자들을 잡아들이고, 때렸다. 이 광기를 멈춘 것은 함정을 유유히 돌파한 Oggz Rashas가 병영안에 있는 모두를 침묵시킨 이후였다.


Xfpmlhc.jpg


70명 정도의 희생이 있었지만, 전부 잃은 것은 아니었다.

괴물이 지상에 방목중인 가축들을 끝장내는 동안...

5명의 살아있는 드워프가 식당영역에 있었다.


첫번째 생존자 드워프는 양조를 하는 드워프인데, 구석에서 울고만 있었다.

두번째 생존자 드워프는 보석세공사였는데, 침실영역과 식당을 격리하는 벽을 지었다.

이것이 그 괴물과 드워프들을 격리하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그는 바깥에 자신을 둔 채 벽을 지었다.

이게 정말 그들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되려 그들을 죽일것인가? 아직 우리는 모른다.


나머지 세 드워프는 각각 목수, 치즈생산자, 제분자였다. 

이들은 요새의 한 구역, 침실 영역의 일부분에 벽으로 격리되어 버렸다.

그들은 저장고에도, 지면에도, 모든 것으로부터 격리 되어버렸다.


Zmjq4gf.jpg


벽 바깥에 있던 두 드워프는 살해당했다.

눈에 더 이상 살아있는 것이 없을 때 까지 학살을 자행하던 Oggz Rashas는

요새의 입구에서 휴식을 취한다.


남은 세 드워프는 살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일들을 해야 했다.


시체가 썩은 부산물에 감염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손괴된 모든 신체 부위는 예전에 귀족이 썼던 넒은 방에 쑤셔박혔다.

지금은 아무도 차지하지 않은 그 방에 시체와 온갖 끔찍한 것들을 넣은 뒤 문을 잠가버렸다.

당나귀 한 마리와 개 한마리가 드워프들과 함께 갇혔다. 그 둘이 드워프들의 유일한 식량이 될 것이다.

드워프 들은 펌프에는 접근할 수 있으므로 물은 얻을 수 있다.

드워프 들은 매우 불행했다. 그들에겐 아무 계획이 없었으며, 아마 파멸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 그들은 살아있었고

...

Oggz Rashas는 기다리고 있다.


1xgXxcQ.jpg


몇 달이 지나자 모든 희망은 사라진 것 처럼 보였다.

그 때, 한 인간 캐러반이 도착했다. 

어떤 사람은 이 말랑한 인간들도 무참히 살육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Oggz Rashas는 드워프 요새를 침공하면서 엄청난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게다가 3인의 인간 캐러반 호위무사들은 상당한 베테랑이었다.

싸움에서 한 명은 양 다리가 부러지고, 한 명은 폐가 꿰뚫리고 한쪽 눈을 잃는 중상을 입었지만,

결국, 결국에는, 마침내, 그들은 그 괴물을 죽이는데 성공했다.


EC8DJjG.jpg

괴물이 죽으며 내지르는 비명을 들은 생존자들은 바리케이트로 쓰던 벽을 허물었다.


한 드워프는 그의 침실을 벗어나는 것을 거부하며 갈증의 고통 속에서 천천히 죽어갔다.


하지만 나머지 두 드워프는 삶을 선택했다. 3년이나 걸렸지만, 그들은 모든 시체를 구덩이에서 끄집어내고, 요새에 낭자한 핏자국을 닦아냈다.

3번의 캐러밴이 방문하였고, 보석 세공사가 돌을 세공한 것과 예전의 영광스러웠던 요새에 남아있는 물건을 거래했다.

물론 그 둘에게는 거래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들은 거래를 하면서 동시에 메세지를 전파한 것이다.


청동살인 요새는 살아있다.


oCHzP5Y.jpg


결국, 이민자는 다시 도착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민자들은 청동살인 요새에 사는 두 드워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 둘은 못 처럼 터프하며, 옷도 잘 못 입었고

나쁜 위생과, 썩어가는 시체, 술로 점철된 기억을 가진 깊은 트라우마를 겪은 드워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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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8 13:56
수정 아이콘
게임 인가요?
19/03/18 13:59
수정 아이콘
와 스토리 대박이네요...
겜게에 올리셨어도 됬을 글 같은데 흐흐
좋네요!
이쥴레이
19/03/18 14:04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19/03/18 14:12
수정 아이콘
드워프 포트리스만한 시뮬게임이 드물죠. 안그래도 드워프 포트리스가 스팀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있던데 기대가 큽니다.
페스티
19/03/18 14:27
수정 아이콘
다시 읽어도 재밌네요.
만주변호사
19/03/18 14:32
수정 아이콘
너무 방대하고 난해해서 차마 시작을 못했던 겜이네요
이거 보니까 다시 도전욕구가ㅠㅠ
밀크캔
19/03/18 16:19
수정 아이콘
이게 뭐죠?
-안군-
19/03/18 17:00
수정 아이콘
어떤 종류의 게임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실 스피드왜건 안계십니까?
19/03/18 19:10
수정 아이콘
혹시 림월드 아시나요? 아니면 노모리아나... 그런 종류의 정착지 건설 생존시뮬레이션 게임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글에 쓰여진 로그도 스토리텔링만 가미되었을뿐 전부 게임내에서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요.

지상은 물론이고 지하 100층까지 구현되어 있고 이 게임의 주민인 드워프가 살아남기 위해서 물이나 술같은 음료수, 음식들을 일일이 준비해야하며 옷, 장식품, 무기, 도자기 등등을 제작하는 장인을 양성 할 수있고 전투시스템 또한 절대 간단하지 않고 팔다리, 눈알, 손가락 발가락까지 구현되어 전투중에 신체부위를 손실할 수도 있고 등등등... 정말로 엄청날 정도로 현실을 잘 모사한 게임입니다.

다만 매우 세세하고 복잡한 디테일까지 살려낸 대신에 인터페이스가 조악하고 게임 내 그래픽이 처참하며 제작자는 고집이 무척세서 혼자서 게임을 깎고 있을뿐 여러사람 데리고 좀 대중적까지는 아니더라도 볼만하게 게임을 만들어서 상업적으로 이 게임을 팔아먹을 생각이 없는게 문제인 게임이죠.
-안군-
19/03/18 19:38
수정 아이콘
아하.. 대충 이해가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19/03/18 17:15
수정 아이콘
모리아를 너무 깊이 파고들어간 난쟁이들은 어둠 속의 무언가를 깨우고 마는데...
19/03/18 18:12
수정 아이콘
두린의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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