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1/04 12:54:43
Name aurelius
Subject [잡상] 러시아 2월 혁명과 제1차 세계대전 (수정됨)

예전에 몰랐던 사실인데, 최근 1차세계대전 관련 서적을 여럿 읽다보니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어 무척 재미있네요. 

다름이 아니라 1917년 러시아 2월 혁명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국내여론에 의외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 


제1차 세계대전은 본질적으로 "제국주의 전쟁"이었으나, 전쟁이 더욱 지속되고 참혹해지면서 

각국은 자국의 국민들에게 전쟁의 명분을 보다 극적으로 포장해야 했습니다. 

전쟁의 발발 이유는 기억에서 지워지고, 점점 새로운 이유로 전쟁을 계속해야만 하는 당위를 부여하려고 했던 것이죠. 

영국과 프랑스는 "독일/오스트리아/오스만제국의 전제주의"에 맞서는 "민주주의 동맹"이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위해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을 계속 끌어들이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참전 직전까지 계속 망설이고, 직접 개입하는 걸 극도로 꺼려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무제한 잠수함 작전과 짐머만 전보 사건으로, 거의 등떠밀려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참전했음에도 전쟁에 대해 매우 시큰둥한 반응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러시아 2월 혁명 소식이 전해지고 러시아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었다고 알려지자 

미국 지식인들은 환호했고 미국이 왜 전쟁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지 선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윌슨 대통령은 드디어 전쟁의 목적이 

"민주주의를 위해 안전한 세계(A world safe for democracy)"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한편 독일에서도 독일 정부는 "야만적인 차르 정부"에 맞서 "계몽되고 자유로운 독일"이 조국을 방위해야 한다고

선전했었는데, 독일의 최대 정당이자 진보정당이었던 SPD는 이를 이유로 전쟁에 찬성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민주화되자 SPD는 전쟁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면서 서둘러 전쟁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그리고 러시아의 노동자들이 전쟁을 무리하게 지속시키는 정부를 전복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도 노동자 파업과 반란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는데, 

당대 뉴스 헤드라인을 실시간으로 살펴보았을 레닌 입장에서는

러시아 혁명이 전유럽의 혁명의 시발점이 될거라고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 거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9/01/04 12:58
수정 아이콘
러시아 혁명 이후 장기적으로 전유럽에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긴 했죠.
레닌이 생각하는 그런 혁명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아무튼 아주 거대한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원더보이
19/01/04 13:25
수정 아이콘
러시아 내전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 책이 있나요?
관심이 있긴 한데
패스파인더
19/01/04 14:18
수정 아이콘
러시아 혁명 1891~1991 읽고있습니다
내전 직전부분까지만 읽은 상태인데,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원더보이
19/01/07 15: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조말론
19/01/04 16:04
수정 아이콘
카이저라이히..
19/01/04 19:41
수정 아이콘
SPD의 협조적인 태도에 독일 공산당이 될 극좌파가 뛰쳐나갔듯이 분명 평화의 시대에는 노동자들이 한편이 되서 제국주의 전쟁을 총파업이나 전쟁예산 반대 등등으로 무산시키자고 선언해놓고서는, 프랑스 좌파고 독일 좌파고 세계대전이 막상 등장하니까 모범시민들이 되었지요...

레닌이 아무리 정치적인 꿍꿍이를 가지고 혁명 이후 전쟁지속반대를 외쳤던들, 그의 유지를 이은 트로츠키의 세계혁명론으로 이어지는 낭만적인 이미지가 괜히 생긴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062 [뇌피셜주의] 빌린돈은 갚지마라 [135] 안군시대13308 24/03/03 13308 48
101061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도편 - [25] DownTeamisDown6086 24/03/03 6086 0
101060 하얼빈에서 시작된 3•1운동 [42] 체크카드7199 24/03/02 7199 0
101059 좋아하는 JPOP 아티스트 셋 [19] 데갠4344 24/03/02 4344 1
101058 환승연애 시즌2 과몰입 후에 적는 리뷰 [29] 하우스8343 24/03/01 8343 4
101057 22대 총선 변경 선거구 분석 - 광역시편 - [24] DownTeamisDown8358 24/03/01 8358 0
101056 우리는 악당들을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42] 칭찬합시다.10982 24/02/29 10982 49
101055 한국 기술 수준, 처음으로 중국에 추월 [160] 크레토스14862 24/02/29 14862 0
101054 <듄: 파트 2> -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영화적 경험.(노스포) [76] aDayInTheLife7162 24/02/29 7162 14
101053 댓글을 정성스럽게 달면 안되네요. [36] 카랑카10708 24/02/28 10708 3
101052 비트코인 전고점 돌파 [97] Endless Rain7665 24/02/28 7665 1
101051 강남 20대 유명 DJ 만취 음주운전 치사사고 보완수사 결과 [19] Croove9486 24/02/28 9486 0
101050 출산율 0.7 일때 나타나는 대한민국 인구구조의 변화.. ( feat. 통계청 ) [93] 마르키아르11247 24/02/28 11247 0
101049 친문이 반발하는 것을 보니 임종석 컷오프는 아주 잘한 것 같습니다. [231] 홍철16679 24/02/28 16679 0
101048 똥으로 세계에 기억될 영화 '오키쿠와 세계' (스포 없음) [6] 트럭4425 24/02/28 4425 5
101047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 [16] lexicon7282 24/02/28 7282 14
101046 일본 주가지수가 1989년 버블 시절 전고점을 돌파했네요. [17] 홍철5504 24/02/28 5504 0
101045 [듄 파트2 감상] 왕좌의 게임과 반지의 제왕 사이. (약스포) [11] 빼사스3646 24/02/27 3646 2
101043 여당이 고발하고 경찰이 수사하고 방심위가 차단한 ‘윤 대통령 풍자 영상’ [47] 베라히11175 24/02/27 11175 0
101042 [2/28 수정]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뚫었습니다!!!! [116] 카즈하11411 24/02/27 11411 1
101041 한동훈 "민주당, RE100 아느냐고만 이야기해…모르면 어떤가" [102] 빼사스10940 24/02/27 10940 0
101040 Pa간호사 시범사업과 의료사고처리특례법 [14] 맥스훼인4498 24/02/27 4498 0
101039 (뻘글) 유대인과 한국인과 지능과 미래인류의 희망 [41] 여수낮바다4314 24/02/27 4314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