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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12 01:49:38
Name 잠잘까
Subject 한 달간 추리소설을 읽으며 - 우부메의 여름 (스포) (수정됨)





원래 글 제목은 다량의 추리소설 리뷰였습니다. 예전에 일주일간 영화보기, 하루동안 영화보기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몰아서 쓰는 이유는 제가 글을 못써서(...) 묶어서 쓰면 좀 낫겠지란 생각으로 썼거든요.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은 그냥 글을 안쓰는건데, 그러기엔 저도 인간인지라 뭐라도 하나 남기고 싶었어요. '나 이거 읽었어요 여러분~'이라고 자랑도 하고요.

그래서 마찬가지로 약 2주간 읽은 책 리뷰란 주제로 한 권, 한 편으로 쓰기보단 묶어서 글을 써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책수가 늘어나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글이 너무 길어지다보니 주체가 안돼요. 5권 정도 썼는데 PGR 글쓰기 기준 8000자가 넘어가고 근데 써야할 책은 아직도 십여권이 남았으니. 이대로 안되겠다 싶어서 지금까지 읽은 추리소설 중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대해서 쓰자고 마음먹고 시작을 했는데...

하하.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 최고작이 일주일 단위로 바뀔 줄은.


 
처음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었어요. 스릴러 영화는 매우 좋아하지만, 소설 책은 워낙 안읽은 놈이라 추리소설의 형식이나 구성에 대해서 몰랐고 그러다보니 사건의 구성요소에 대해서 심각하게 오해했던, 혹은 편견을 가졌던 게 있었는데 모방범은 제게 '범행 동기'와 '개연성'에 대해서 지대로 알려주는 작품이었습니다. 3권은 매우 아쉬웠지만 2권에서 보여준 매끄러움, 그리고 등장인물의 행위에 대해 개연성있게 그리는 장면은 너무도 선명하게 뇌리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모방범을 중심으로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 사이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를 접하게 되었어요. 워낙 책 안읽다보니까 읽고 싶은 책은 산더미이고... 그러다보니 예전처럼 하나 보고 글쓰고 할 시간도 부족해서 그냥 책 읽다가 지치면 리뷰글쓰고 그러거든요. 그러면서 우연히 관시리즈를 접한거죠.

십각관땐 세월의 흐름, 문체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망을 했어요. 빨리 읽는 습관 아니었으면 아마 다른 추리소설 읽었을 겁니다. 그런데 수차관부터 슬슬 작품 분위기가 저와 잘 맞더라고요? 트릭은 좀 뻔했지만 관시리즈 특유의 우울함, 색감은 저를 빠져들게 만들었죠. 그리고 인형관을 읽으면서 어쩌면 드디어(...)라고 말해야 할 정도로 헤어나오질 못했어요. 다른 분들은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 트릭(?)이 저에겐 큰 충격을 안겨주었죠. 조금만 주위를 돌아봤다면, 하다못해 하루나 이틀 정도 다른 책 읽고 읽었다면 인형관의 살인은 그저 그런 책으로 남았을 텐데 순전히 저에게만은 최고의 책으로 남아버렸습니다. 

근데 문제는 저런 흥분(?) 상태에서 시계관의 살인을 읽었단 말이죠. 관시리즈 최고의 트릭이 녹아있는 책이자 추리소설 통틀어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인데, 이걸 흥분된 상태에서 읽었으니 제대로 평가를 하겠습니까. 그냥 소위 뿅가버리는죠. 트릭의 뛰어남은 둘째치고 정교함에서 혀를 내둘렀으며, 거기서 끝나면 또 모를까 그 트릭에 숨겨진 함의는 진짜.....어떻게 그런 발상을 생각해 낼까요. 하하하하하. 당시 카메라가 제 눈앞에 있었으면 가관이었을거에요. 

여기까지만 읽었으면 전 모방범과 동급으로 생각했을텐데.... 암흑관을 접하고 게임 종결이었죠. 트릭은 약했죠. 근데 그 배경이...하하. 이렇게 큰 그림을 그릴려면 책을 얼마나 읽어야할까 싶었어요. 작가는 즉흥적으로 쓴다는데 허허. 어쨌든 인형관-시계관-암흑관 3단 콤보로 제 평가는 바뀌었어요. 아. PGR 독서 리뷰글로 관시리즈를 쓰자.

그래서 불과 일주일 전까진 관시리즈를 쓰고 있었죠. 십각관은 왜 별로였나부터 시작해서 수차관이 왜 좋았는지, 미로관 때의 구성은 어떠했는지. 암흑관은 지금까지 읽은 추리소설과 비교해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그리고 우부메의 여름-교고쿠 나츠히코 을 접하게 됩니다.

어차피 스포가 있으니 적는 말인데, 첫 시리즈의 우부메의 여름보단 두번째 시리즈인 망량의 상자 감상문을 쓰는게 더 맞을 겁니다. 그게 더 명작이니까요. 지금 생각해봐도 망량의 상자가 더 복잡한 사건 구성을 띠며 고어함(?)도 있고 엄밀히 말해서 망량의 상자 구성이 더 뛰어나 보여요. 그렇다면 제가 앞서 이야기한 '최고 명작'에 맞는 책이니까 그걸 써야는데...그리고 주위 평가를 봐도 망량의 상자가 더 높자나요. 저도 알고 있는데...하하. 




고쿄쿠도 시리즈의 첫 작품 우부메의 여름을 읽을때 제가 알고 있던 사전지식은 딱 2개였습니다.

1. 단어가 어렵다. 고어가 많다 -> 이해하기가 어렵다.
2. 요괴가 메인이다.

그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가지지 못한채로 읽었죠. 여기서부터가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사건이 진행될지 감도 안왔고 어려운 책이라길래 처음부터 깊게 파 내려갔어요. 특히 저 요괴가 메인이란 문장은 이해가 잘 안갔어요. 이게 현실을 기반한 소설이었으면 별 생각없이 읽었을 텐데 요괴가 등장을 한다니까 생각이 복잡해졌죠. 요괴세계가 배경에 깔려있고 인간이 요괴와 접점을 이루며 사건을 해결하는건가? 아니면 요괴 세계속에서 소위 초능력을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부류의 소설인가? 초능력을 가졌는데 추리능력을 발휘할 사건이 있긴 할까? 등등.
 
어느정도냐면 처음 시작할때 교고쿠도란 서점이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세키쿠치 다츠미가 교고쿠도란 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시작하자나요? 전 이해가 안되었던게 서점 이름이 교고쿠도인데 왜 서점이랑 대화를 하는지 궁금했어요(...) 그때 문득 든 생각이 '아 서점이 요괴구나(...)' 이 정도로 뭣도 모르고 읽었죠.

이러니 진행이 되겠습니까. 우부메의 여름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초반 100P를 정말 오랜 시간 투자해서 읽었어요. 원체 어렵기도 했지만요. 지난 한 달간 읽었던 책 중에 최고로 긴 시간을 투자한 100p였고 솔직히 지금도 이해를 못한게 많아요. 중간에 교고쿠도가 세키쿠치에게 니 뇌에 들어가는 정보는 조작되었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하면서 세키쿠치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적 있는데 세키쿠치가 놀라면서 따지거든요. 진짜나고. 근데 읽는 저도 같이 놀라요. '뭐야 그런였어? 이런 책이었어? 이 세계가 가상세계인건가?' 

에노키즈 레이지로? 애는 발언 하나하나 마다 긴장해서 볼 수 밖에 없었어요. 사실상 극에서 유일하게 돌출된 인물이죠. 애가 20개월된 산모를 처음 보고 공포감에 뒤돌아 있었던 부분은 너무 무서웠어요. 추리소설이 아니고 공포소설이 아닌가 싶었죠.




이랬는데 결과는 하하하...
정확히 작가가 의도한 대로 전 너무 순수하게, 순진하게 빠져들었죠. 초반 100P의 주제라 할 수 있는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다.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난다.

에 아주 부합되는 좋은 결과였죠. 교고쿠도가 주술을 행했던 건 사실상 쇼에 불과했고 오히려 주위 조연들을 녹이는 것에 불과했던 건데 저도 같이 녹아버렸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의문을 가지긴 했어요. '아무리 요괴가 메인이라지만 이건 주작아닐까' 근데 그때마다 에노키즈 자식이 등장해서 한마디씩 던지는데 크크크크크... 어느정도 현실성을 띠어야 주작이라 생각하는데 하나같이 충격적인 말만 하니까 ㅠㅠ 이게 요괴를 메인으로 하는(엄밀히 말하면 요괴가 메인이지만, 그리고 에노키즈의 능력과 별개로 요괴가 존재하고 말고는 중요한 것도 아니고요)게 아닐리가 없다라고 믿어버렸죠. 요괴는 (극중에서) 실재한다. 교고쿠도가 초반 100P에서 말한 인간의 논리로는 요괴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걸 좀만 더 생각했어도 이 정도로 깊게 빠지진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중간에 등장하고 이후 마지막에 등장하는 현기증 언덕. 
마지막에 등장한 현기증 언덕은 최고의 마무리였어요. 허탈함에 종지부를 찍어줬죠.


그래서 딱 책장을 덮고 나지막히 외쳤던 건 '아 농락당했다'

작품 내 세계에선 쇼일수도 있고 그걸 교고쿠도의 화려한 언변으로 포장할 수 있지만, 책으로 보는 저에겐 교고쿠도에게, 혹은 작가에게 농락을 당했습니다. 물론 기분 나쁜 농락은 아니었어요. 어떠한 정보도 접하지 못하고 읽었던, 그래서 더욱 더 깊게 다가올 수 밖에 없었던 황홀한 농락이었습니다. 제가 그 뒤로 어떤 행동을 했냐면요, 너무도 감명을 받아서 다시 앞으로 넘어가 처음 100P를 다시 읽었어요. 태어나서 단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이야. 독자에게 작품 내 요괴가 정말 존재한다는 걸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다시 봐도 감탄이더군요.


그러고 난 뒤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궁금했어요. 나처럼 농락을 당했는지, 감동을 했는지. 좋은 평가도 많았지만, 안좋은 평가도 많더군요.

일단 처음 100p는 확실히 인상깊었으나 기승전결로 나눌때 '결'에 해당하는 부분이 너무도 크게 그려진게 문제고 그게 교고쿠도 1인에 의해 진행되는게 좀 그랬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망량의 상자와 비교해 봐도 망량의 상자는 중간중간 사건 해결을 위한 교두보가 존재한다면 이 책은 '결'에 해당하는 부분에 다 때려박으니까 사건 중심으로 읽을때는 강약강약이 아니라 그냥 '강강강'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중간중간 주위를 돌아보면 좋은데, 그냥 고속도로 주행마냥 쭉쭉 달리죠. 사건의 충격적인 진상은 어떻게 보면 억지스러울 정도로 너무 기괴한 면이 보이기도 했고요. 그렇다 보니까 나름 사건의 충격도만 따지면 관시리즈-암흑관의 살인이 더 뛰어나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니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명작이냐?

강렬한 통수로 두근거렸던 마음이 차츰 안정을 되찾고 주위 인터넷 리뷰글과 함께 냉정하게 평가를 내려보면 '내가 좀 콩깍지 씌였구나' 하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망량의 상자 언급도 했지만(제가 3일에 걸쳐 드디어 어제 아침에 다 읽었습니다. 하하하하) 그 책에 비하면 역시 점수를 낮게 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 외에 앞서 읽었던 몇몇 책들도 솔직히 아른거리기도 하고요.


근데 이 책 되새김질이 무려 4시간나 걸렸어요. 흑흑. 지난 한달간 그 어떤 책도 감정 추스르고 후기 본다고 4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30분이었고 유일하게 암흑관의 살인 때만 좀 더 시간이 투자했고요. 그 외에는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책 복기 없이 줄기차게 다른 책 읽었거든요. 우부메의 여름만 책 내용 마음속으로 복기하고 다른 사람 평가 확인하고 제 감상 정리하는데만 4시간이 걸렸어요. 하하하. 아직도 20개월이상 배가 부른 임산부 아래에서 남편이 뜬금 튀어나온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고 세키구치가 언덕에서 정신 못차리는 장면 & 교고쿠도의 여동생인 아츠코가 세키쿠치에게 언덕 지나갈때 쓰라고 건넨 등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그 모든 의문이 전부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위는 없다. 존재해야 할 것만 존재하고,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난다'라는 문장으로 귀결되니까..... 어떤게 더 좋은 책인지는 평가를 하겠는데 우부메의 여름에서 받은 충격에선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흑흑...


망량의 상자부터 읽었다면 아마 이 감정을 못느꼈을 테죠. 제가 아야츠키 유키토의 관시리즈 중에 인형관의 살인을 정말 뜻깊게 읽었는데 그거의 심화판이었어요.

지난주 토요일에 읽었던 우부메의 여름은 정말 황홀한 농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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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하고 10일 정도 되었는데 추리소설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읽은 책이 어느새 36권인가 39권 정도 되더군요. 실망했던 책도 분명 있고 위의 내용처럼 정말 뜬금없이 놀라서 정신 못차린 책도 있고...... 요즘 깊게 빠져있어요. 

지금 제 노트북 옆에는 낼 읽어야할 제노사이드가 있고 그 옆 책장에는 PGR에서 소개받은 삼월은 붉은 구렁을, 13.67이 꼽혀 있고 불과 2시간전에 아오사키 유고의 관시리즈(우라조마 덴마)를 다 읽었습니다. (이야 이거 정말...솔직히 라이트 노벨이라 무시했는데 도서관의 살인을 읽고 순간 또 리뷰글을 바꿔야 하나 고민했네요) 제가 다니는 도서관에 책이 없어서 상호대차서비스로 교고쿠도 시리즈 3편인 광골의 꿈 상,하권과 앞서 같은 분이 소개해준 그로테스크를 신청해놓은 상태고, 지금 너무 인기작이라 예약한지 20일이 넘었음에도 받지 못한 게이고 소설 악의와 신참자를 기다리고 있네요. 

한 달전에는 할게 없어서 상상도 못해본 '프듀48 정주행'을 했는데 지금은 말 그대로 잠자는 시간, 먹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책 읽기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하나 빠지면 무섭게 파고 들지만 중간에 흥미를 잃어버리면 쉽게 탈출하는 놈입니다. 이번엔 얼마나 오래갈까 생각을 하면서도 과연 그 끝이 보일까 싶기도 해요. 너무 행복한 한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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及時雨
18/11/12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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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고쿠 나츠히코가 호불호가 강한 작가인데 파장이 맞으면 또 그만한 작가도 없는 거 같더라고요.
미야베 미유키랑 오사와 아리마사까지 셋이서 같이 사무실 차리고 활동하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고 그렇습니다.
잠잘까
18/11/12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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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검색하다보니까 호불호 이야기 나와서 처음에 엄청 걱정했어요. 우부메 여름 처음 100p읽을때 그냥 망량의 상자 읽었어야 했나 했고 중간에 단어를 몰라 사전을 계속 찾아서 (...) 접을까란 생각도 했고 ㅠㅠ

다행히 잘 맞아서 (...) 기쁩니다. 질도 질인데 양이 너무 많다보니까 아직도 읽어야할 책이 엄청 많구나 하는데서 안도감조차 느낄 정도에요. 흐흐.
及時雨
18/11/12 03:37
수정 아이콘
아예 파장 맞는 사람들끼리 교고쿠 나츠히코 작품 국내에 계속 내고 있을 정도니까요 흐흐...
저는 도중 하차했습니다 흑흑 광골 즈음에서...
세오유즈키
18/11/12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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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 이유도 재밌습니다.사회파 추리소설다운 전개였어요.
기시 유스ㅔ도 좋고 제노사이드 작가의 데뷔작인 13계단도 추천합니다.
요네자와 호노부도 좋고 우타노 쇼고의 작품도 진짜 좋습니다.
1주에 1권씩 읽다가 요즘 좀 뜸한데 진짜 재밌는 추리소설 많은 것 같아요.
及時雨
18/11/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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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진짜 좋죠 개인적으로 미야베 미유키 최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잠잘까
18/11/12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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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읽었는데 음 초반은 르포 형식과 결합되어서 색다른 재미를 줬는데 중간 이후부터 뭐라고 해야하나 제 스타일과 멀어진 감이 있어서 좀 그랬어요. 전 좀 기괴한 면이 있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여주가 한마디도 안하는 화차가 더 잼나더라고요. 모방범 3편도 같은 의미였고요.

13계단은 얼마 안되는 독서량 중에 유일하게 3년전에 읽은 책...흐흐.
우타노 쇼고 작품은 이제 2개 (밀실살인시리즈, 벚꽃) 읽었는데 전자는 몇몇 글귀가 제 추리 소설 작품
선택에 있어서 방향성 제시해 주는거라 좋았고 후자는 확실히 예상못한 뛰어난 구성이었지만, 문체가 저랑 안맞...아서 못읽을 것 같아요. ㅠㅠ 제가 책 별로 읽지도 않은 놈인데 참 이런 평가를 할 줄은.

기시 유스케는 왕 기대중입니다. 제가 전에 신세계에서 애니 보고 이번에 책도 봐서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책 엄청 많이 낸 유명한 작가였더라고요. 덜덜. 교고구토 시리즈 읽으서 중간중간에 읽을려고요. 흐흐.
及時雨
18/11/12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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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 유스케는 사실 시작부터 호러 쪽에 조금 더 가까운 출발을 보여준 작가이긴 한데, 확실한건 정말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점 같네요.
저는 천사의 속삭임 정말 좋아합니다.
최근에 작법서도 쓰셨더라고요 흐흐
HuggingStar
18/11/12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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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은 다 좋았는데 마지막에 법인이 지 입으로 진상을 술술 불어버리는게 아쉽더라구요. 뭔가 개연성이 떨어진달까.. 그래도 개꿀잼이었습니다. 살인사건에 있어 가해자의 가족, 피해자의 가족이 겪어야할 어려움을 잘 보여줬던것 같아요.
及時雨
18/11/12 03:4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사실 호러에 매우 치우친 작가긴 한데, 미쓰다 신조 정말 좋아합니다.
호러를 아예 못읽는 게 아니라면 전 작품 다 추천하고 싶을 정도에요.
도조 겐야 시리즈나 사상학 탐정 시리즈 쪽은 미스터리 색채가 없는 것도 아니긴 합니다만...
태엽감는새
18/11/12 07:28
수정 아이콘
망량의 상자가 전 더 재밌었습니다
츄지Heart
18/11/12 07:52
수정 아이콘
농락 분야는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시리즈 세 권을 추천드리고 싶네요.
유지애
18/11/12 08:38
수정 아이콘
시리즈로 죽읽다가 무당거미에서 더이상 못 나가고 막혔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다시 시작해봐야하는가 갑자기 생각이드네요 크크
강미나
18/11/12 09:02
수정 아이콘
제게는 최고 명작입니다.
界塚伊奈帆
18/11/12 09:37
수정 아이콘
묻어가는거지만 혹시 여기서 추리소설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18/11/12 09:48
수정 아이콘
우타노 쇼고의 밀실살인게임
니시자와 야스히코의 일곱 번 죽은 남자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노리즈키 린타로의 요리코를 위해, 또다시 붉은 악몽

대충 남한테 부담없이 추천할만한 건 이 정도 떠오르네요
界塚伊奈帆
18/11/12 10:2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 집 들어가기 전에 서점 들려서 사가야겠네요.

- 어머님이 추리소설 좋아하시는데 요새 몸이 안 좋아지셔서 집에만 계시니까 뭐라도 해드리고 싶어서 추천 부탁드렸습니다.
18/11/12 09:53
수정 아이콘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살육에 이르는 병
두개 추천합니다.
界塚伊奈帆
18/11/12 10:21
수정 아이콘
추천 감사드립니다 // 윗 댓글에도 달았지만 어머님이 좋아하셨으면 좋겠네요.
잠잘까
18/11/12 10:24
수정 아이콘
헉 어머니께서 읽으신다면 살육에 이르는 병은 패스 하셔야.
이거 생각보다 굉장한 고어(...)물입니다. 추리소설에 살인이 안등장할 수는 없는데, 이 책은 그거에서 좀 더 나아간 편이거든요. 좀 자세하게 기술합니다.
界塚伊奈帆
18/11/12 10:26
수정 아이콘
CSI 즐겨보시는 분이라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보류할까요? 덜덜;;
잠잘까
18/11/12 10:35
수정 아이콘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고민했는데 위키에 딱 맞는 말이 있네요.
소재가 일반적이지 않은 '양들의 침묵' 수준의 고어함이라고 생각합니다.
界塚伊奈帆
18/11/12 10:39
수정 아이콘
그거 재미있게 보셨던 분이니 상관없겠군요.(?!)
잠잘까
18/11/12 10:50
수정 아이콘
역시 이 세상 어머니들은 위대합니다(?)
18/11/12 11:06
수정 아이콘
네크로필리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엽기 행각이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초능력자
18/11/12 10:37
수정 아이콘
도불의 연회까지 쭉 달리시는 겁니다. 얼마 전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와서 다시 전편을 읽었더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저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모방범 같은 사회파는 재밌게 읽긴하지만 기억이 오래가진 못하더라고요. 결국엔 추리로 승부하는 정통파가 오래가는 것 같아요.
18/11/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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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회파 추리소설들은 그냥 좋은 소설 읽은 느낌이라면 좋은 본격파 추리소설들은 잘 맞춰진 정교한 퍼즐을 보는 느낌이죠.
시린비
18/11/12 11:0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마이너한 모리 히로시... 를 추천해보고 싶네요. '모든것이 F가 된다' 로 시작되는
S&M시리즈 전 10권이 몇년전인가 겨우 다 나왔더랬죠.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일드로도 나오고 애니로도 나오고 게임으로도 나오고.. 크흠
이공계 미스터리.. 라고도 불릴정도로 나츠히코의 문과적인 그것과는 감성을 달리하고
작품이 씌여진지 오래되서 약간 이것저것 낡았다.. 고 느낄수도 있는데 그 시점을 지금 보는것도 또 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종화
18/11/12 12:09
수정 아이콘
일본 미스테리 팬으로서 이런글 반갑네요. 삼월과 그로테스크 추천한 입장에서 이 두 책은 좀더 순수문학에 가까운 편이라 취향이 어떠실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교코쿠도 시리즈 한편씩 번역되어 나올때마다 아껴가며 읽었는데 아직 읽으실게 많으시니 부럽기도 하고요..크크
잠잘까
18/11/1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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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최근에 용의자 x 헌신 읽고 굉장히 아쉬웠는데 그거 빼면 지금까지 읽은 책은 특정 부분의 아쉬움이 있을 뿐이지 대체로 전부 만족한 편이라 괜찮을 것 같아요. 그냥 두리뭉실하게 가리지 않고 읽거든요. 흐흐.

그리고 특정 작가 글 소설을 전부 읽는게 아니라 재미있는 것만 빼내서 읽게 되는지라 다양하게 읽는 편이 저에겐 더 좋고요. 흐흐.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리건 앤슬랜드
18/11/12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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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도 아라타나 다카무라 카오루 추천드립니다. 사사키 조 경관시리즈도 좋았구요. 추리 미스테리쪽은 아니지만 달과 게 요소설도 근 몇년 나오키상 받은 소설중에 제일 감명깊었습니다.
18/11/12 13: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우부메의 여름은 결말이 항상 헷갈려요.

다소 스포라서 뭐라 물어보기는 애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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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구치와 료코의 관계가 너무 납득이 안간다할까나요.

둘이 서로 왜? 지키고 도우을 요청하는지 한명은 피해자 한명은 가해자에 가까운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잠잘까
18/11/12 14:54
수정 아이콘
저도 그거 좀 애매하더라고요.

료코가 피해자지만 당시 몸의 상태나 정신상태에 비추어 봐서 그런 행동을 원했다라고 생각을 해서 넘어갔는데,

세키쿠치의 경우 왜 주위에서 이것에 대해 강력한 질책을 하지 않는지, 가해자인데도 가해자 취급을 받지 않는게 좀 그렇더라고요. 시대상이 2차대전 후인 1950년대로 생각해서 여자 인권이 낮(...)다라고 해석을 해야하는건지.
강미나
18/11/1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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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는 료코가 유혹해서 이루어졌으니 세키구치가 가해자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죠. 오히려 피해자라면 모를까....
다만 이후 당시 료코가 약에 취해 있었다는 게 드러났으니 료코도 피해자라고 보는 쪽이 맞아서 둘 다 피해자 포지션을 가져가게 된 거고요.
18/11/12 13: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평가없이 읽으신 39권 리스트업을 해주시면 재미있겠는데요. 아비코 다케마루는 탐정영화가 고어같은 거 없이 재미있었고, 니시자와 야스히코는 맥주별장의 모험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왕 시작하신 김에 쿄코쿠도는 다 달리시는 걸 추천합니다.
잠잘까
18/11/12 14:56
수정 아이콘
그냥 책 수량이 그렇다는거지 시리즈로 묶으면 많지 않아요. 흐흐. 저번에 질게에 글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책 추천해주셔서 그거 다 읽으려고 계획중입니다.

그리고 교고쿠도는 끝까지 읽겠습니다. 흐흐.
세츠나
18/11/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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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카오페이지에서 기무로 풀려서 우부메~도불까지 다 읽었는데 엄청 재미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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